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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옥소리 부부가 처음 공개하는 “우리 부부 7년 결혼 생활, 육아법& 몸매관리법”

■ 글·조득진 기자 ■ 사진·박해윤 기자

2003. 07. 31

어디로 튈지 모르는 화끈한 입담의 소유자 박철이 ‘박철의 2시 폭탄’을 통해 라디오 DJ로 돌아왔다. 방송중 ‘욕설 파문’으로 SBS ‘박철의 2시 탈출’에서 중도하차한 지 두달 만의 일. “생방송의 매력을 못 잊어 돌아왔다”는 그의 곁에서 아내 옥소리와 딸 준이가 함께 “파이팅”을 외쳤다.

박철·옥소리 부부가 처음 공개하는 “우리 부부 7년 결혼 생활, 육아법& 몸매관리법”

지난 6월30일부터 i FM ‘박철의 2시 폭탄’의 DJ를 맡은 박철. 말 그대로 ‘폭탄’처럼 청취자에게 활력을 주는 방송을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br>아내로, 엄마로 지내는 지금 생활이 너무 좋아 행복하다는 옥소리. 딸 준이가 좀더 큰 후 드라마를 통해 방송에 복귀하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지난 4월은 이들 부부에게 참으로 잔인한 달이었다. 박철(35)이 SBS 러브FM ‘박철의 2시 탈출’ 방송 도중 청취자를 모독했다는 이유로 방송위원회로부터 징계를 받아 DJ 자리에서 물러난 것. 지난해 대통령 선거 당시 특정 후보를 지지했다는 이유로 잠시 마이크를 내려놓은 이후 두번째 벌어진 사태였다. 재치 있는 입담과 거침없는 달변으로, 그를 ‘두목님’이라고 부르는 인터넷 다음 카페 팬클럽 회원만 4천명에 육박하는 인기를 누리는 그였지만, 결국 ‘방송 부적격자’로 찍혀 물러나야 했다. 그리고 두달 만의 복귀.
“본업이 탤런트인데 DJ로 ‘복귀’한다는 말을 들으니 어색하네요. 제가 워낙 솔직하고 진솔해 사람들이 진행자로 복귀하는 것을 기다린 것 아니겠어요, 하하. 다시 DJ로 복귀해 마이크를 잡으니 감회가 새로워요. 백의종군하는 마음으로 다시 시작할 겁니다.”
사뭇 비장한 어투로 말하는 남편과는 달리 아내 옥소리(35)는 연신 미소를 지으며 즐거운 표정이었다.
“남편은 라디오를 할 때 가장 활기차 보여요. 신들린 사람처럼 다니는 게 정말 적성에 맞는 것 같거든요. 연기를 할 땐 보지 못했던 모습도 많이 봐요. 새로 개국한 채널에서 시작하는 만큼 톡톡 튀는 자신만의 개성과 함께 인간미가 느껴지는 방송을 했으면 좋겠어요.”

밖에선 대장, 집에선 응석받이 남편 무엇이든 척척, 대범한 아내
아내가 우려하는 것이 무엇인지 너무도 잘 아는 남편은 “라디오의 생명은 청취자들과 같은 시간에 서로 호흡하는 것이죠. 이번에는 좀더 사려 깊게 방송을 할 생각이에요. 그렇다고 제가 예쁘고 정갈하게 진행하리라는 기대를 하는 청취자는 없을 거예요. 딸도 학교에 갈 나이가 다 됐으니 좀 자제하겠다는 뜻이죠, 하하” 하며 웃었다.
서른다섯살 동갑내기 부부. 함께 연기활동을 했고, 벌써 결혼생활을 한 지 7년이 지났으니 어느 정도 닮아갈 만도 하지만 서로 다른 점이 많다고 한다. 딸 넷인 집안의 장녀인 아내가 진지하고 대범한 스타일이라면, 3남매의 막내인 남편은 다소 소심하고 막둥이답게 응석을 많이 부린다.
“남편은 밖에선 대장이에요. 사람들 몰고 다니기 좋아하고, 또 그 안에서 반드시 리더를 맡아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죠. 나폴레옹 기질이 있어 괜히 터프한 척 하고, 폼을 재는 편이에요. 하지만 집에만 오면 영 딴판이에요. 밖에서 기력(?)을 다 써서 그런지 집에만 오면 조용해져요. 대신 응석(?)을 많이 부리죠. 시부모님이 마흔 넘어서 낳으셨다고 어려서부터 너무 곱게만 키우셨대요.”
대신 애교가 넘쳐 늘 아내에게 ‘예쁜 짓’을 하거나, 밖에서 생긴 일을 조근조근 들려준다. 아내가 시큰둥하다 싶으면 그 애교는 장모님에게로 옮겨간다. 신혼 초 강남에 살다 아이가 생기면서 처가가 있는 일산으로 이사 온 이후, 딸만 넷을 낳아 아들이 없는 장모님에게 남편은 곧잘 아들 노릇을 한다. 가끔 아내 몰래 장모님과 함께 외식을 하기도 하고, 아내 옥소리를 위해 이벤트를 꾸미기도 한다고.

박철·옥소리 부부가 처음 공개하는 “우리 부부 7년 결혼 생활, 육아법& 몸매관리법”

오랜만에 온 가족이 ‘인터뷰 나들이’에 나섰다. 방방 뜨는 남편과 현모양처형 아내, 그리고 부부를 꼭 닮은 딸 준이의 모습이 무척 화목해 보인다.


이에 비하면 아내 옥소리는 장녀답게 무엇이든 이해해주고, 집안일도 척척 해내는 ‘현모양처’다.
“준이 유치원 보내고, 남편 일 나간 후에 설거지며 집안 정리하고, 또 시간이 날 때마다 꽃다발 한아름 사다가 이곳저곳 장식하는 게 너무 좋아요. 주부로서의 행복감을 만끽한다고 할까요. 준이 머리를 감겨주고 밥을 떠먹여주고, 함께 놀아주다 보면 문득 ‘내가 잘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아내가 살림꾼이면 자연스레 남편의 몫은 줄어들게 마련. 일 나가면서 분리수거한 쓰레기를 내다놓는 것이 전부지만 아내는 남편이 ‘이건 어쩌고, 저건 어쩌고’ 하는 까다로운 성격이 아닌 것만 해도 다행이라고 한다.
“그래도 불만은 있죠. 준이 유치원에 가는 시간을 맞추려면 아침 시간에 너무 바빠요. 아이가 워낙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해 씻기고 밥 먹이고 옷 입히고 하다 보면 정신이 하나도 없죠. 그때 남편이 조금만 도와주면 좋으련만 아이랑 노느라고 바빠요. 아들 하나, 딸 하나를 키우는 기분이라니까요.”
하지만 부부싸움은 잦지 않다. 신혼 때는 사소한 일로 자주 다투기도 했지만 그때마다 남편의 애교 섞인 개인기에 쉽게 풀어져버렸고, 요즘은 부부 사이의 기류가 이상하다 싶으면 눈치 빠른 준이가 달려와 싸울 ‘분위기’를 망쳐버린다.

‘잔다르크’ 같은 영웅으로 키우고 싶은 아빠 ‘빨리빨리’ 표현 안 쓰려는 엄마
아빠처럼 이름이 한 글자인 딸 준이는 올해 다섯살. 부부가 한날 한시에 태몽을 꾼 아이답게 얼굴형은 엄마를, 이목구비는 아빠를 쏙 빼닮았다. 엄마가 꾼 태몽은 키가 큰 캥거루가 자신을 보고 방긋 웃는 꿈이었는데, 뱃속에는 예쁜 새끼 캥거루가 있었다고. 아빠는 보물섬에나 나옴직한 커다란 보석상자에 온갖 보석들이 가득한 꿈을 꾸었다.
“아빠를 많이 닮았죠? 아빠를 닮아 애교도 많고, ‘개인기’도 많아요. 또 사람들 좋아하는 것도 똑같아 주변에 늘 아이들을 몰고 다녀요. 식당에 가도 종업원 언니들과 금세 친해지고, 재잘재잘 수다도 많고요.”
준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엄마 아빠와 함께 쇼핑하는 시간. 저녁식사를 마치고 산책을 겸해서 쇼핑을 하러 가는데 가족 모두 꽃을 좋아해 꽃집에 자주 들른다. 엄마가 식탁이나 거실에 놓을 꽃을 고르고 있노라면 어느새 아빠와 준이는 토끼나 물고기를 쳐다보느라 나란히 유리상자에 코를 박고 있다고.
“가끔 외출하느라 친정에 맡기는 것 빼곤 5년 동안 제 손으로 아이를 키워서 그런지 정이 더 많이 가는 것 같아요. 첫 걸음마, 처음으로 ‘엄마, 아빠’ 소리를 내던 날, 첫 예방주사 맞은 날짜까지 모두 기억하고 있어요. 엄마로서의 자부심이 있다고 할까요. 배우로서 활동은 못하고 있지만 엄마로서 얻는 것이 더 많은 것 같아요.”
부부는 성격이 다른 만큼 아이에 대한 육아방침에도 차이를 보인다. 박철은 ‘잔다르크’나 ‘뮬란’처럼 나라의 운명을 좌우하는 영웅호걸로 키우자는 주의. 그래서 비디오 한편을 빌려도 반드시 역사적이고, 영웅적인 내용의 것을 선택한다고.
“전 그래요. 어려서부터 남자, 여자 구분 지으며 키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건 굳이 가르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알아 가는 것이니까요. 대신 여자라고 해서, 남자라고 해서 스스로 한계를 짓는 아이는 아니었으면 해요. 다른 의미겠지만 ‘잔다르크’처럼 큰 것을 위해 싸워나가는 아이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남자아이가 때리면 그 두배로 때려주라고 강조하는 아빠 박철의 말이다. 이에 대해 엄마 옥소리의 생각은 좀 다르다. 다른 무엇보다 자신을 가꾸는 아이가 되었으면 하는 것.
“어느 CF의 문구처럼 가진 것이 많은 아이로 키우고 싶어요. 여행도 자주 가고, 다른 사람과 대화도 많이 하고, 그래서 영혼이 풍요로운 아이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이거 해’라는 말보다 ‘이거 하자’ ‘넌 어떻게 생각해?’라는 말을 많이 한다고. 어느 날인가는 식당에서 음식을 먹다가 약속시간에 늦을 것이 염려돼 한참 맛있게 먹고 있는 아이에게 “빨리 먹어, 빨리!” 하고 재촉하는 자신을 보고 놀랐다고. 이후론 ‘빨리 빨리’라는 표현을 쓰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쯤에서 나올 만한 질문 하나, ‘둘째 계획은?’
“올해 가지려고 시도중인데…. 하하, 내년까지 가면 제 나이도 있고 해서 힘들 것 같아서요. 아들이든 딸이든 아이를 하나 더 갖고 싶어요.”

박철·옥소리 부부가 처음 공개하는 “우리 부부 7년 결혼 생활, 육아법& 몸매관리법”

박철 옥소리 부부는 최근 주한태국대사관 홍보대사로 임명됐다. 태국대사 부부와 함께.


옥소리는 처녀 때의 모습 그대로다. 딸 준이와 같이 있지 않으면 처녀라 해도 믿을 만큼 젊고 아름답다. “아냐, 엄마보다 내가 더 예뻐”하는 준이의 질투에 웃음을 터뜨리는 박철은, 그러나 준이의 말에 공감할 수 없다는 표정.
“수영을 오래 다녔고, 틈나는 대로 러닝머신 위에서 달리다 보니 살이 안 찌는 것 같아요. 집에 있을 땐 준이랑 함께 스트레칭도 하고, 오이를 갈아서 마사지도 하고,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신나게 춤도 춰요. 아이와 함께 놀다 보면 살찔 틈이 없다니까요.”
옆에서 지켜보던 남편이 한마디 거든다.
“이 사람은 집에서도 가만히 있는 타입이 아니에요. ‘나중에 하지’ ‘몰아서 하지’ 하는 걸 못 봤어요. 그렇게 바지런하니 살이랑 친할 틈이 있겠어요?”
이에 반해 남편 박철은 요즘 살과 전쟁중이다. 7월말부터 영화배우 정준호가 제작하는 영화 ‘동해물과 백두산이’에 출연하는 것. 극중 나사 빠진 형사 역으로 출연하는 그는 북한 초병들에게 옷을 빼앗기고 ‘올 누드’로 해변을 달리는 장면을 찍어야 한다. 처진 가슴도 올리고, 배 주변의 살도 정리해야 할 판. “출연 계약서에 살 빼는 조건이 들어 있어요. 돈과 살을 바꾸는 셈이죠, 하하” 하며 너스레를 떨었다. 풀코스 8번, 최고 기록 4시간44분이 보여주듯 이미 ‘중독’ 증상을 보이고 있는 마라톤으로 몸매 가꾸기를 한다고. 9월엔 새 드라마 촬영도 할 예정이다.
“지난 4월 ‘욕설 파문’으로 남편이 방송에서 물러나야 할 때 참 많이 울었어요. 매일 오후 2시면 라디오에서 오토바이 소리와 함께 남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는데, 어느 날부터 그 시간에 집에 앉아 있는 모습을 보니 안쓰럽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하고…. 라디오 할 때 가장 행복해 보이는 사람이거든요. 다시 DJ로 복귀한다는 말을 듣고 또 얼마나 울었던지.”
그런 남편을 위해 아내는 당분간 방송과 거리를 둘 참이다. 요즘 드라마 ‘아내’를 통해 화려하게 복귀한 탤런트 김희애가 부럽기도 하지만, 아직은 아내로서 엄마로서 할 일이 더 많다고.
“남편은 제게 언제든 일이 하고 싶으면 하라고 하죠. 아낌없이 외조를 하겠다며. 하지만 아직은 제가 집에 있는 그림이 더 좋은 것 같아요. 남편에게 ‘내가 아이 키울 테니 당신은 내 몫까지 돈 벌어와’ 하고 말해요. 아이를 위해, 남편을 위해 그리고 저를 위해 현재 방송활동을 접은 거에 대해서 후회 없어요.”
남편은 그런 아내가 고맙기만 하다. 톱스타의 자리에 있었던 아내, 그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와 인기에 대한 미련을 접고 가정에 충실한 아내에게 그는 무한한 신뢰를 보낸다.
“아내는 늘 제게 어떤 가르침을 주고 있어요. 세상의 많은 것들 중 어느 것이 가장 소중한지, 제가 마지막까지 붙들고 가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주죠. 그리고 가족을 위해 자신의 꿈은 잠시 접어두는 모습을 보면 ‘엄마는 위대하다’는 말을 실감하게 돼요.”
쑥스러운 듯 고개를 숙이고 있던 아내도 이쯤 되면 한마디 안할 수 없는 분위기.
“참 인정 많고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에요. 충동적이고 기분파여서 간혹 불안하기도 하지만…. 제가 좀 직선적인 성격이라 본의 아니게 상처가 될 말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래도 마누라 잘 만났다며 웃는 얼굴이에요. 굉장히 정의롭고 때론 아기 같기도 하고, 아무튼 많은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이에요.”
너무 달라 오히려 편하고 잘 어울리는 부부. 결혼 7년째로 접어든 두 사람의 여유와 서로에 대한 신뢰를 가득 느낄 수 있는 인터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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