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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세상을 꼬집는 여자

새앨범 ‘오락가락’으로 세상 풍자 나선 신신애

“‘요지경 세상’이 ‘오락가락’ 하기까지 하니 저라도 나서서 일침을 가해야죠”

■ 기획·최미선 기자 ■ 글·조희숙 ■ 사진·최문갑 기자

입력 2003.07.09 18:15:00

드세고 고집불통인 촌아낙 역할을 도맡아 했어도 항상 행복했다는 탤런트 신신애. 간호사에서 연기자로 전업하고 다시 가수로 앨범을 4장이나 냈으니 그도 이제는 탤런트이기 전에 엄연한 중견가수.
10년 전 신신애표 막춤과 함께 세상은 요지경이란 노래로 대박을 터뜨린 이후 최근 4집 앨범 ‘오락가락’을 선보이면서 요절복통 춤연습에 한창인 행복한 독신녀, 신신애를 만났다.
새앨범 ‘오락가락’으로 세상 풍자 나선 신신애

“사람들은 제 춤이 막춤이라고 하지만 그것도 나름대로 얼마나 열심히 연습하고 준비한 끝에 나온 건 줄 아세요? 이번에는 우아하게 등장해서 갑자기 분위기를 바꾸는 게 4집 앨범의 포인트죠. 아유~, 이렇게 다 말해버리면 재미없는데… 하여간 난 안된다니까(웃음).”
무표정한 얼굴로 ‘막춤’을 추어대던 탤런트 신신애. 그가 올여름 4집 앨범을 내고 가요계에 다시 한번 도전장을 냈다. 지난 93년 ‘세상은 요지경’으로 빅히트를 친 그는 ‘돈아돈아 돈돈’ ‘공짜는 없어’ 등 제목만 들어도 웃음이 절로 나오는 음반을 꾸준히 내놓았던 가수 겸업 연기자다. 재미삼아 시작한 일이지만 벌써 정규 음반만 넉장째. 가수협회에 등록까지 되어 있다고 하니 이제는 ‘가수 신신애’라는 타이틀도 그리 낯설지만은 않다.
“솔직히 제가 무슨 가수인가요? 노래 잘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요. 6개월 전부터 계속 제의를 받았지만 처음에는 안한다고 했어요. 본업이 가수도 아니고 작년에 3집이 실패하면서 실망도 컸었거든요. 그런데 타이틀곡 ‘오락가락’의 가사를 보니까 이 정도면 되겠다 싶더라고요.”
지금까지 그가 불러온 노래는 대부분 세상을 꼬집는 일종의 풍자가요들. 멜로디도 중요하지만 가사가 더 중요하다는 그의 생각처럼 4집 앨범은 ‘신신애표 풍자가요의 결정판’ 쯤으로 여겨도 좋을 듯하다. 타이틀곡 ‘오락가락’ 후렴구는 ‘하루아침 당첨당첨 부자 됐네/간밤사이 고쳐고쳐 미인 됐네’처럼 중심을 못 잡고 뭐든지 일순간에 오락가락하는 요즘 풍토를 재미나게 비꼬고 있다.


다른 것은 숨김없이 대답하면서도 나이만큼은 절대 밝히지 않는 여자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루 아침에 복권에 당첨돼서 부자가 될 생각을 하고, 돈만 있으면 모두 예뻐질 수 있다고 생각하죠. 이건 사람이 아니라 돈이 지배하는 세상이에요. 요즘은 돈이 없으면 사람노릇도 못한다고 할 정도로 돈이 사람을 부린다는 생각이 들어요. 돈이 아니라 사람이 중심이 되는 세상이 돼야죠.”
6월말 앨범 출시를 앞두고 그는 요즘 압구정동 한 댄스학원에서 열심히 춤연습을 하고 있는 중이다. 이번에 그가 보여줄 춤은 10년 전의 막춤이 무색할 만큼 별나다고 한다. 또한 무대에 등장하는 것부터 뭔가 심상치 않은 것 같다. 자신이 키우고 있는 애완견을 데리고 무대에 등장할 생각이라는 그는 기회가 된다면 닭이나 소, 돼지도 끌고 나올 참이라고. 그러고 보니 방송에서 보여줄 그의 모습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그는 TV와 영화, 연극무대를 넘나들면서 없으면 밍밍한 조미료처럼 감칠맛 나는 연기를 보여준 대표적인 중견 연기자다. 탤런트 길용우, 권은아 등과 함께 MBC 9기 공채 탤런트로 출발해 그동안 드라마 ‘또ㅁ방각하’ ‘호텔리어’와 영화 ‘봄날은 간다’ ‘조폭마누라’ 등 숱한 드라마와 영화에서 개성 있는 모습을 보여준 그는 고려대학교 간호학과 출신으로 간호사에서 뒤늦게 탤런트로 전업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새앨범 ‘오락가락’으로 세상 풍자 나선 신신애

10년전 ‘막춤’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별난 춤을 선보일 예정이라는 신신애.


“이웃을 위해 더 큰 사랑을 실천하고 싶어서 간호사가 되었어요. 하지만 업무에 시달리다 보니까 짜증이 많아지고 환자들을 대할 때 저도 모르게 무표정한 얼굴에 냉정해지게 되더라고요. 그건 제가 원하던 삶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느끼는 감정을 다 드러내며 살고 싶어서 탤런트가 됐는데 방송국은 더 막막한 곳이더라고요.”
연기 초년병 시절 그는 배역이 없어도 매일 방송국에 출근했다. 막상 방송국에 나오긴 했지만 딱히 할 일이 없어 탤런트실 청소도 하고 선배들 커피 심부름도 도맡아 하며 ‘때’를 기다렸지만 언제나 주어지는 배역은 단역뿐이었다. 오랜 무명의 설움을 씻고 그가 주연을 맡은 작품은 MBC 드라마 ‘또ㅁ방각하’. 이 작품은 속편이 제작되기를 바랐을 정도로 그에게는 남달리 애착이 가는 작품이다.
그동안 그가 가장 많이 맡았던 배역을 꼽으라면 단연 간호사다. 전직 간호사라는 이유 때문인지 MBC 드라마 ‘깁스가족’이나 영화 ‘산부인과’에서 그가 연기했던 간호사 역할은 누구보다 자연스러웠다. 그래도 간호사 역할을 맡았을 땐 그나마 스타일이 구겨지진 않았다. 언제부터인가 그에게는 시골 아낙네나 드센 아줌마 역할만 돌아왔다.
“MBC ‘제3교실’이라는 드라마에서 갈치장사 아줌마 역할을 맡은 후로 줄곧 구멍가게 아줌마, 시골 아줌마 역할만 계속 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 ‘세상은 요지경’ 때문에 제 이미지가 완전히 코믹한 스타일로 굳어진 거예요. 그후로는 진지한 연기를 해도 사람들이 웃더라고요. 연기도 아닌 노래 하나가 사람을 그렇게 뒤집어놓은 거죠(웃음).”
뭐든지 숨기지 않고 수더분하게 말하는 것 같으면서도 몇번을 물어도 그가 절대로 대답하지 않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현재 그의 나이다. 대충 마흔을 넘어선 나이라고만 짐작되지만 그는 자신의 나이에 대해서는 절대 노코멘트다. 이유는 ‘연예인은 베일에 싸여 있는 존재여야 한다’는 것.
현재 그는 칠순 어머니와 마르티스 재래종 8마리, 그리고 얼마전 새식구가 된 고양이 ‘호돌이’와 함께 살고 있다. 두 여동생은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를 대신해 집안의 가장역할을 해온 그의 뒷바라지로 모두 출가한 상태. 그는 아직 싱글이다.
“오래 전부터 독신으로 사는 것이 나에게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방송국에 들어오기 전에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제가 집안의 가장이 됐어요. 내가 결혼하면 남은 가족들을 돌보기가 아무래도 어려울 것 같았어요. 결혼하는 대신 가족과 이웃들에게 더 많은 사랑을 실천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혼자 살면 자의식이 너무 강해진다는 게 단점인 것 같아요. 그래서 요즘은 가끔 결혼해도 상관없겠다는 생각이 들곤 해요.”
짓궂게 물어본 끝에 알아낸 그의 이상형은 깔끔한 스타일에 독실한 크리스천. 결혼할 생각이 있냐고 묻자 그는 “솔직히 남자가 남자로 안 보인다”며 손을 젓고 만다. 혼자 사는 것이 전혀 외롭지 않다면 거짓말일 터. 가끔씩 지독하게 외로움을 타기도 하지만 그는 쉬는 날에도 하루가 바쁜 사람이다.
“친구들은 밖에도 안 나가면서 뭐가 그렇게 바쁘냐고 해요. 그건 몰라서 하는 소리예요. 집에 있으면 할 일이 얼마나 많은지 몰라요. 고양이랑 강아지들 밥 챙겨줘야죠, 정원에 심은 꽃에 물 주고 풀도 뽑아줘야죠, 어머니랑 틈틈이 얘기해야죠, 그래도 남는 시간은 인터넷을 하면서 보내니까 지루할 틈이 없어요.”
지금까지 그를 지탱해준 사람은 함께 살고 있는 칠순 노모다. 한번도 어머니 뜻을 어겨본 적 없다는 그는 자칭 ‘마마걸.’ 적지 않은 연세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소녀처럼 밝고 건강한 어머니를 보며 그는 삶의 위안을 찾을 때가 많다고 한다.

새앨범 ‘오락가락’으로 세상 풍자 나선 신신애

“결혼하고 싶은 생각은 없냐”는 말에 신씨는 “솔직히 남자가 남자로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어머니는 흥이 아주 많으신 분이에요. 저를 네살 때부터 무용학원에 보내셨는데 덕분에 고등학교 때까지 현대무용, 한국무용까지 안해본 게 없어요. 무용대회라도 나가면 어머니는 무대 앞에서 연신 ‘웃으라’고 코치하느라 바쁘셨죠. 무대의상도 직접 만들어주시곤 했는데 남들이 스팽글 장식 50개를 붙이면 어머니는 기어이 1백개를 채우실 정도로 욕심이 많으신 분이에요.”
알고 보면 그가 가진 탤런트로서의 끼와 재능은 모두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것이다. 독실한 크리스천인 그는 참 성실한 연기자다. 비록 조연이지만 데뷔 이후 지금까지 쉬어본 적이 거의 없다. 그동안 출연한 작품 목록만 해도 두툼한 노트 2권 정도는 너끈히 채울 만큼 그는 주어진 배역에 최선을 다한다는 연기관을 가지고 있다.
“연기자는 자신의 모습 위에서 새로운 인물을 만들어내는 것 같아요. 주어진 배역을 통해 새로운 사람이 되어본다는 것이 연기의 매력이죠. 많은 역할을 해보면서 그동안 모르고 지냈던 남의 사정을 알아간다는 것에 참 감사해요. 그것 때문에 연기를 계속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의 삶의 철학은 가계부에서도 드러난다. 들어오는 돈은 적지만 나가는 돈은 적지 않는다는 것이 철칙이라고. 남들 모르게 하는 선행도 그에게는 당연한 지출목록이 됐다. “젊은 시절엔 정영숙 언니나 윤미라 언니를 닮았다는 소리를 듣기도 했었다”며 멋쩍게 웃는 탤런트 신신애. 화려한 배우는 아니지만 그는 분명 향기 나는 연기자라는 느낌이 들었다.

여성동아 2003년 7월 47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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