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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살 연하 신부와 7월 결혼하는 ‘야인시대’ 장세진

■ 글·조득진 기자 ■ 사진·최문갑 기자

입력 2003.07.02 10:08:00

드라마 ‘야인시대’와 영화 ‘조폭마누라 2’로 데뷔 이후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는 영화배우 장세진이 오는 7월3일 결혼한다.
상대는 열살 연하의 이영주씨. 4년전 지인의 소개로 만난 두 사람은 서로 상처를 보듬으며 사랑을 키워왔다고. 예비 신랑 신부를 만났다.
열살 연하 신부와 7월 결혼하는  ‘야인시대’ 장세진

“힘든 고비를 잘 참고 건너와 주어서 고마워. 부족한 나를 믿고 따라와 준 만큼 너에게 잘할게. 자상한 남편이 되도록 노력할게. 사랑해.”
“오빠를 믿어요. 오빠가 훌륭한 배우가 될 수 있도록 내조 잘 할게요. 우리 서로 맞추어 가는 부부가 돼요. 사랑해요.”


“늦어서 죄송하다”며 계단을 성큼성큼 올라오는 배우 장세진(38)은 방송과 영화에서 보이는 이미지와는 달리 맑고 순한 눈을 가진 사람이다. 결혼을 앞둔 새신랑의 입가엔 연신 미소가 넘쳤다. 이어 다소곳이 나타난 신붓감 이영주씨(28). 165㎝의 키에 늘씬한 몸매, 화사한 외모를 가진 그녀는 인터뷰가 쑥스러운 듯 자꾸만 그의 등뒤로 숨으려 했다.
“사업을 하는 후배의 소개로 만났어요. 아마 소개해준 그 친구도 우리가 결혼할 줄은 몰랐을 거예요, 하하. 처음엔 저를 몰라보기에 영화 ‘남자의 향기’를 보았냐고 물었더니 ‘김승우씨만 생각난다’고 하더군요. 기분이 상하긴 했지만 솔직하고 예쁜 모습이 마음에 들더군요. 전 이미 그때 이 사람을 배우자로 찍은 것 같아요.”
그에 대한 그녀의 첫인상은 어땠을까? 당시 그는 긴 머리가 어깨를 덮을 정도였다고 한다.
“첫인상이 너무 튀더군요. ‘보기 드문 사람이다’ 하는 생각을 했죠. 사실 남자로서의 끌림은 없었어요. 이렇게 독특한 사람과 어울릴 만한 여자는 과연 누구일까 하는 궁금증이 들었다고 할까요.”
그러나 이후 만남이 잦아지면서 그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생겼다고 한다. 가까운 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가기도 하고, 새벽시장을 둘이 돌아다니면서 데이트를 한 것.
“짧은 기간 동안 자주 만났어요. 제 남동생도 함께 오빠를 만나곤 했죠. 그러면서 정이 든 것 같아요. 오빠가 자신의 핸디캡을 감추지 않고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며 진실함도 보았고요.”
사실 두 사람이 만난 시기는 그에게 있어 인생 최대의 시련기였다고 한다. 유명세를 치렀던 첫 결혼의 실패와 연기활동의 부진함으로 긴 슬럼프에 빠졌던 것. 사람들의 시선도 부담스럽고, 그런 상황에 처한 자신이 한심스러워 그는 오랜 기간 외국에 머물렀다.
“힘들었어요. 연기자가 방송이나 영화에 자신의 모습을 보이지 못할 때의 고통은 아무도 모를 거예요.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선배가 있는 필리핀으로 갔죠. 그곳의 조그만 섬에 들어가 정말 아무 생각도 없이 시간을 보냈어요. 그러다 영화 관계자들이 급하게 찾아 한국으로 왔어요.”
그러나 상황은 별반 나아지지 않았다. 경제적인 문제야 젊기 때문에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여전히 곱지 않은 사람들의 시선은 견딜 수 없는 고통이었다. 바로 그때 만난 사람이 바로 이씨였다.

초혼 실패, 부상으로 꿈 좌절된 상처 서로 어루만져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에 만났어요. 모두 외면할 때 저를 지켜준 사람이 바로 이 친구예요. 외국을 오가며 마음을 잡지 못하고 방황하는 저에게 큰 힘이 됐죠. 그때 느꼈어요. ‘아, 이 친구라면 내 아픈 상처를 덮어줄 수 있겠구나’하고.”
그러나 이씨에게 청혼을 하기까지 장세진은 많이 고민했다고 한다. 자기 자신이야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다고 하지만 여자측의 입장을 생각하면 자신이 없었던 것이다.
“객관적으로 저를 바라봤어요. ‘만일 내 여동생이 나와 같은 사람과 결혼을 한다면 난 어떻게 했을까’ 생각하니 ‘노’라는 답이 나오더군요. 나이차도 많고, 또 결혼에 실패한 경험도 있으니까요.”
게다가 교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씨 집안의 반대도 심했다. 이씨의 어머니는 첫 만남에서 “열심히 방송활동하면 더 좋은 사람이 나타날 것”이라며 간접적으로 교제를 반대했고, 오빠들 또한 강력하게 반대 의사를 표시한 것.
“결국 안되겠다고 느껴 이별을 준비했어요. ‘이 여자를 놓아주어야겠다’고 생각한 거죠. 그래서 일부러 못되게 굴고, 화나게 했어요. 가슴속에선 눈물을 흘리고 있었지만 제 입장에서는 그럴 수밖에 없었어요. 한달 정도 모든 연락을 끊어버렸죠.”
그러나 집안의 반대와는 달리 이씨의 마음속엔 이미 그가 가득 차 있었다. 그녀 역시 자신이 안고 있는 상처를 그로 인해 치유받고 있었던 것이다.
“프로골퍼가 꿈이었어요. 대학에 입학한 후 어느날, 라운딩을 하다가 날아오는 골프공에 맞아 얼굴에 큰 부상을 입었어요. 몇번의 수술을 거치는 동안 자신감도 떨어지고 마음의 상처를 입었죠. 그뒤 1년동안 집에서 칩거하다시피 했어요. 그러나 오빠를 만나면서 예전의 활기찬 모습을 찾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녀에게 더는 집안의 반대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성격 차이가 있지만 남자답고, 또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있는 그를 놓칠 수 없었던 것이다. 이젠 이씨가 더 적극적으로 그에게 대시했다. 오랜 시간 흔들리지 않고 곁에 있어준 그녀를 보며 그도 ‘다시는 헤어지지 않을 것’을 다짐했다고 한다.
양가 부모의 상견례는 지난 5월15일에 했다. 결혼식은 7월3일 오후 5시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하기로 했다.
“저희는 ‘조폭마누라 2’가 개봉하는 추석 이후로 생각하고 있는데 ‘어린 나이도 아니고, 기왕에 하는 거 빨리 하라’는 양가 부모님의 말씀이 있었어요. 그러다 보니 요즘 결혼 준비에 정신이 없어요. 촬영 때문에 바빠서 도와주지 못하는 게 가장 미안하죠.”

무뚝뚝하지만 사랑하는 사람 앞에선 감동 연출하기도
결혼식 날짜와 장소만 잡았을 뿐이지 아직 준비된 것은 하나도 없다고 한다. 신혼집을 구하지 못해 신혼살림 장만도 더딘 상태. 다만 하와이로 신혼여행을 다녀온다는 계획만 잡아놓았다고.
“결혼 준비를 하면서 자주 티격태격 싸워요. 오빠가 워낙 무뚝뚝한 타입이라 가끔 서운할 때가 있거든요. 옆에서 엄청 애교를 떨고 있는데 반응이 시원찮으면 기분이 상하잖아요. 또 오빠는 마음은 그렇지 않으면서 말을 서운하게 하는 편이에요. 결혼하면 확실하게 버릇을 고쳐놓겠어요.”
그렇게 무뚝뚝한 남자지만 잊지 못할 이벤트를 펼치기도 했다. 심하게 다툰 어느날, 화를 삭이러 한강 고수부지를 찾았던 그는 폭죽놀이를 하는 사람들을 보며 화해의 방법을 생각해냈다고.
“이 친구 집이 한강변이거든요. 폭죽을 사다가 화를 풀어주어야겠다고 생각했죠. 제가 손이 좀 큰 편이거든요. 폭죽을 한아름 사다가 집 앞에서 불꽃놀이를 펼쳤죠. 동네 사람들이 하나둘 창문을 열고 구경하더라고요. 그래서 신이 나 이 친구의 이름을 고래고래 부르며 환호성을 질렀죠. 그런데 갑자기 발 밑이 뜨거워 쳐다보니 바지에 불이 붙은 거예요. 끄느라 난리였죠. 지금도 동네 사람들은 저를 보면 실실 웃고 지나가요.”
두 사람은 결혼과 동시에 2세 계획에 돌입할 것이라고 한다. 그의 나이가 올해 서른여덟. 초등학교 입학식 때 할아버지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서둘러야 한다고. 그래서 결혼 전부터 운동과 한약으로 ‘몸 만들기’ 중이라고 한다.
“처음엔 오빠가 연예인이라는 것이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요즘엔 불편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거리를 가다가도, 쇼핑을 하다가도 자연스럽게 애정표시를 하고 싶은데 사람들 시선 때문에 그렇지 못하거든요. 공인의 아내로서 제게도 어떤 책임이 주어지는 것 같아 부담스러워요.”
그러면서 그의 팔짱을 끼는 그녀의 얼굴엔 신부의 쑥스러움과 행복감이 묻어있었다. 바라보는 시선에 서로 상처를 어루만지며 꽃피운 사랑에 대한 믿음이 담겨 있었다.

여성동아 2003년 7월 47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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