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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이 부부 살아가는 이야기

‘사랑의 집짓기’홍보에 나선 이재룡 유호정 부부 출산 후 첫 인터뷰

“결혼 7년 만에 얻은 돌배기 아들 키우면서 새삼 행복의 의미를 생각해요”

■ 글·최숙영 기자 ■ 사진·박해윤 기자, 정경진

입력 2003.07.01 17:50:00

된장맛 나는 남자와 로맨틱한 여자, 이재룡 유호정 부부가 한국 사랑의 집짓기 운동연합회 ‘해비타트’의 홍보가정으로 위촉됐다. 해비타트는 무주택 서민들에게 집을 지어주는 국제 NGO 단체다.
지난 6월초 위촉식을 갖고 ‘사랑의 집짓기’ 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이재룡 유호정 부부를 만났다.
‘사랑의 집짓기’홍보에 나선 이재룡 유호정 부부 출산 후 첫 인터뷰

쑥스러운 모양이다. 한국 사랑의 집짓기 운동연합회 ‘해비타트’의 홍보가정으로 위촉된 이재룡(39) 유호정(34) 부부가 얼굴을 붉히며 지난 6월4일 하얏트호텔 그랜드볼룸에 나타났다. 두 사람이 공식석상에 모습을 보인 건, 이재룡이 MBC 드라마 ‘맹가네 전성시대’, 유호정이 KBS 드라마 ‘태양인 이제마’ 출연 이후 처음이다.
그새 어떤 변화가 있었던 걸까. 이재룡은 약간 살이 찐 것 같았고 유호정은 살이 많이 빠진 것 같았다. 이재룡에게서는 편안함이, 유호정에게선 결혼 전과 다름없는 여성스러움과 발랄함이 느껴졌다.
“쑥스럽네요. 남을 돕는 일은 모르게 해야 하는데 말이죠. 저희 부부가 해비타트의 홍보대사를 맡은 이유는 사랑의 집짓기 운동이 외부에 많이 안 알려졌기 때문이에요. 무주택 서민들에게 집을 지어주는 이 운동이 좋은 일임에도 불구하고 모르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내나 제가 연예인이라서 어떤 행사를 알리고 홍보하는 데는 좋잖아요. 앞으로 열심히 홍보를 하겠지만 저희 부부로 인해 많은 이들이 사랑의 집짓기 운동에 참여했으면 좋겠어요.”

까만 원피스 차림의 유호정은 남편 이재룡의 팔짱을 꼭 끼고 있었다. 올해로 결혼 8년째, 그럼에도 여전히 신혼부부 같다. 유호정은 말끝마다 꽃잎처럼 입술을 활짝 벌려 웃었고 이재룡은 그 모습을 사랑스럽게 쳐다보았다.
“제가 해비타트에 대해 알게 된 것은 지난해예요. 자원봉사자들만도 6천명이 된다는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랐죠. 구슬땀을 흘리면서 봉사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저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기부금을 내는 것보다 사랑의 집짓기 운동에 참여하는 게 더 아름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난해 태풍 ‘루사’로 인해 피해를 입은 수재민들 중에는 아직도 컨테이너에서 생활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들의 아기들은 비가 오면 컨테이너에 떨어지는 빗소리 때문에 시끄러워서 잠을 못자고 밤새 운다고 한다. 그 얘기를 듣고 마음이 아팠다는 유호정. “아기나 엄마나 얼마나 고통스럽겠냐”면서 안타까운 표정을 짓는다. 지난해 3월 결혼 7년 만에 아들을 낳았던 터라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수재민들의 심정이 더 잘 이해되는 모양이다.
아들을 낳고 깐깐해진 남편, 아기도 잘 봐주고 집안 청소도 꼼꼼히 해
‘사랑의 집짓기’홍보에 나선 이재룡 유호정 부부 출산 후 첫 인터뷰

“아이를 낳고 어떤 점이 달라졌냐?”는 기자의 질문에 유호정을 대신해서 이재룡이 말했다.
“아이를 낳으니까 어머니 아버지 장인 장모님 생각을 많이 하게 돼요. 부모님도 나를 이렇게 키웠구나 싶고 어른들한테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예전보다 한결 더 어른스러워진 것 같았다. 아닌 게 아니라 그 역시도 “신혼 때보다 어른이 된 것 같다”며 하하핫 웃음을 터뜨린다. 그렇다면 이재룡은 어떤 남편일까.
“자상해요. 남자다운 면이 많고 의리파이고 주변에 사람들이 많아서 항상 바쁘죠. 집에 있을 시간이 없어서 그렇지, 집에 있으면 아기도 잘 봐줘요. 성격도 꼼꼼해서 저는 웬만한 건 ‘괜찮아’ 하고 그냥 넘기는 편인데 이이는 안 그래요. 태연이가 기어다니니까 아기를 위해서 청소를 깨끗하게 해야 된다는 말을 자주 해요. 지저분한 꼴도 못 보고 태연이 뒤를 늘 걸레를 들고 따라다녀요. 걸레도 소독해야 한다고 그러고요.”
보이는 이미지하고는 다른 것 같다. 겉으로 보기에는 이재룡보다 유호정이 더 깐깐할 것 같은데 알고 보니 이재룡이 더 깐깐하고 유호정이 오히려 털털한가 보다.

‘사랑의 집짓기’홍보에 나선 이재룡 유호정 부부 출산 후 첫 인터뷰

기자는 “사랑스러울 때는 언제냐?”는 짓궂은 질문을 던졌다. 이재룡이 대답하기가 낯간지러운지 뒤통수를 긁으면서 “사랑스러울 때요?” 하고 웃으면서 유호정을 쳐다보았다.
“깨끗하게 화장할 때 예뻐보이죠.”
자칫 잘못 받아들이면 유호정이 집에서는 부스스하게 하고 있다는 뜻으로 오해를 할 수도 있는 말이다. 아니나 다를까, 유호정도 그렇게 생각했는지 장난스럽게 이재룡의 어깨를 때리면서 귀엽게 눈을 흘겼다.
“아, 제 말 뜻은 그런 뜻이 아니고요, 샤워를 하고 나서 로션을 바른 얼굴이 예뻐 보인다는 얘기예요. 저는 여자들이 화장하는 걸 별로 안 좋아해요. 사실 아내는 화장을 한 얼굴보다 안한 맨얼굴이 더 예뻐요.”
약간은 당황스러워하면서 덧붙이는 이재룡의 말에 유호정이 새침했던 표정을 푼다. 그리고 고개를 뒤로 살짝 젖히고 흰 이를 드러내며 웃는다. 유호정은 ‘남편이 사랑스러울 때’에 대해서 이렇게 대꾸했다.
“남편은 먹는 걸 좋아해요. 제가 해준 음식을 맛있게 먹어줄 때와 아기랑 잘 놀아줄 때 고맙죠. 어떤 때는 아기가 아빠인지, 아빠가 아기인지 분간이 안될 때도 많지만, 아기하고 정말 잘 놀아줘요. 축구도 하고 공놀이도 하고 물장난도 하고 아기 낳고 남편이 더 아기가 된 것 같은 느낌이에요.”
두 사람의 결혼생활을 점수로 매긴다면 95점이라고 이재룡은 말한다. 100점이 아닌 것은 “요즘 장모님이 아프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댔다. “장모님이 간이 안 좋으셔서 병원에 입원했다가 퇴원하셨는데 그 때문에 걱정이 많다”는 것이다. 그 문제말고는 걱정할 것이 없다는 이재룡 유호정 부부, 행복해 보인다.

“8년 결혼생활 점수 매긴다면 95점, 더 모범적인 가정 이루겠다”
“부부가 살다 보면 왜 티격태격하는 일이 없겠어요. 하지만 행복이란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어떤 상황이 벌어지든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중요하지 않나 싶어요. 별문제 없이 가정을 꾸리는 것도 행복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둘째아이는 언제 가질 계획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약속이라도 한 듯 똑같이 “계획은 항상 있다”고 한다. 물론 이어서 그 다음 얘기는 하지 않았지만 이들의 말줄임표 속에는 ‘계획은 있는데 바빠서 둘째를 가질 시간이 없다’는 말이 숨어 있는 것 같았다.
‘사랑의 집짓기’홍보에 나선 이재룡 유호정 부부 출산 후 첫 인터뷰

해비타트의 홍보가정으로 위촉된 이재룡 유호정 부부. 지난 6월4일 하얏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위촉식을 가졌다. 한국해비타트의 정근모 이사장으로부터 위촉장을 받는 모습.


“저희 부부가 해비타트의 홍보가정으로 위촉된 것에 대해 나름대로 생각해보면 더 모범적인 가정을 이루라는 뜻인 것 같아요. 이 일을 계기로 해서 결혼생활을 돌아보게 되고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날 이재룡 유호정은 해비타트가 주최한 사랑의 집짓기 건축기금 마련을 위한 패션쇼와 바자 행사에 참석, 위촉장을 받았다. 한국해비타트의 정근모 이사장으로부터 위촉장을 받아든 두 사람은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에 부부가 함께하게 된 것이 기쁘고 책임감도 느껴요. 오늘 행사의 모금액은 지난해 태풍으로 피해를 본 수재민들을 돕기 위한 집 짓는 건축기금으로 쓰여질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우리의 자그만한 정성이 수재민들에게 보금자리를 마련해주고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지금으로서는 수재민들에게 힘내라는 말밖에 할 수가 없네요. 저희 부부도 열심히 홍보를 하겠습니다.”
두 사람은 오는 8월초 강원도 강릉과 삼척에서 수재민들을 돕기 위한 사랑의 집짓기 행사에 참가할 예정이다. 여태껏 집을 지어본 적은 단 한번도 없다고 하는 이들은 그러나 의욕에 차 있었다. “지금부터 체력관리를 하고 있다”면서 “사랑의 집짓기 행사에 가서 열심히 땀을 흘리고 오겠다”고 각오를 다진다.
인터뷰를 하는 내내 이재룡 유호정 부부는 시종 팔짱을 꼭 끼고 서로 믿음과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아직도 ‘행복한 떨림’을 느끼는 것 같았다. 이재룡 유호정의 결혼생활을 날씨에 비유하자면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맑음’ 그 자체였다.

여성동아 2003년 7월 47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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