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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생활 11년동안 10억원 모은 개그맨 김생민의 특급 재테크 노하우

“단순하지만 잊기 쉬운 원칙을 세워두고 지키는 게 중요해요”

■ 글·임수영 ■ 사진·조영철 기자

입력 2003.06.10 19:26:00

리포터로 유명한 개그맨 김생민은 주택 세채와 1억원이 넘는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실속파 자산가다.
첫 출연료 28만원을 받았을 때부터 다른 리포터에 비해 세배가 넘는 출연료를 받는 지금까지 방송생활 11년 동안 수입의 80% 이상을 저금하고 있는 그의 재테크 방법은 의외로 쉬운 곳에 있다. 출연료만으로 11년 동안 10억원을 모은 특급 노하우.
연예계생활 11년동안 10억원 모은 개그맨 김생민의 특급 재테크 노하우

현재 8개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중인 개그맨 김생민(31)은 방송가에서 알아주는 저축왕이다. 데뷔 초부터 수입의 80% 이상을 저금해 알뜰한 살림꾼으로 불리는 그는 데뷔 11년째인 지금, 10억여원의 자산가가 되었다. 아파트 2채와 오피스텔 1채 이외에 15개 가량의 통장에 1억여원의 현금이 들어 있다.
“통장엔 예금자 보호법에 의해 보호받을 수 있을 만큼씩 저금해두었어요. 모두 네 군데 은행에 나누어 적금 혹은 일반 통장에 넣어 관리하고 있는데, 요즘은 은행 이율이 낮아 대체로 4.8% 정도를 보장하는 1년 정기적금을 선호하는 편이죠. 물론 수익적인 면을 따진다면 다른 쪽으로 투자하는 것이 나을지도 모르지만 갑자기 현금이 꼭 필요할 때가 있거든요. 그런 때를 위해 예비비로 준비해놓은 셈이에요.”
김생민은 자신이 이만큼 ‘재산가’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절약’에 있다고 말한다. 누구처럼 CF 한편에 몇억원을 받았던 것도 아니고, 하루아침에 스타급 개그맨이 되어 출연료가 몇십배로 껑충 뛰어오르지도 않았다. 방송국에 들어와 첫 출연료 28만원을 받았던 시절부터 대기업 간부의 10배가 넘는 연봉을 벌고 있는 지금까지 지출을 최소화하고 절약하는 습관을 통해 이만큼 저축할 수 있었다는 말이다.
그래도 10억원을 모으는 데 어떤 지름길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에 이것저것 묻다보니 그가 이만큼 성공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분명 있었다. 1백원을 벌면 80원을 저금하는 짠돌이 기질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욕심을 내지 않고 한 계단 한 계단 쉼 없이 밟아온 그의 성실함이다. 이제 서른한살, 11년 동안 10억원을 저축한 김생민의 재테크 성공은 의외로 단순하다.
하나. 돈의 절실한 필요성을 알아야 한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는 김생민이 적극 추천하는 책이다. ‘이 책을 안 읽고 어떻게 인생을 살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할 정도로 두고두고 곱씹게 되는 책이다.
김생민의 아버지는 택시 운전사다. 그가 고3이었을 때, 집안이 기울면서 아버지가 택시 운전대를 잡게 되었다. 당시 방 2개짜리 집에서 두명의 누나와 엄마, 아빠 그리고 뇌졸중으로 거동이 어려운 할머니가 함께 살아야 했다. 방은 적고 식구는 많았기에 그는 고시원 지하방에서 지내야 했다. 그런 어느날, 그는 신문에서 ‘최진실, CF 출연료 2억원’이란 기사를 보고 진로를 연극영화과로 바꿨다. 연예인이 되면 쉽게 돈을 벌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것이다.
“사립 초등학교에 다녔는데, 친구들은 아주 어려서부터 모든 것을 즐기며 살았어요. 저 역시 부모님이 해주시는 모든 걸 누리며 지냈죠. 지금 생각해보면 어렸을 때 이미 부유함이 주는 편안함에 대해 알아버렸던 것 같아요. 그러다 집안이 어려워지면서 돈에 대한 복수심이 생겼어요. 불편하고 짜증스러웠죠. 아버지가 힘들어하시는 걸 보면서 ‘내가 꼭 돈을 벌어야지’ 하는 마음이 생겼어요. 그때 제가 처음으로 결심한 게 뭔지 아세요? 서른살 전에 집을 산다는 것이었어요.”

연예계생활 11년동안 10억원 모은 개그맨 김생민의 특급 재테크 노하우

김생민은 최근 압구정동에 문 연 게 요리 전문 패밀리 레스토랑 ‘크레이지 크랩’에 20%의 지분 투자를 했다.


첫 소망을 위해 그는 대학시절 내내 아르바이트를 했고, 방송일을 시작한 후에는 수입의 80% 이상을 저금했다. 그때부터 은행과 친해지기 시작했다. 그의 아버지는 아들에게 부유하게 사는 즐거움이 무엇인지 느끼게 해주었고 집안이 기울어서는 돈의 소중함을 가르쳐준 것이다. 경제적으로 갑자기 어려워지면 상대적인 박탈감이 크기 때문에 성격이 변하거나 좌절하기 쉽지만 그는 ‘부모님이 편히 살 수 있는 넓은 집을 사고, 해외여행을 보내드릴 수 있을 정도로 돈을 모아야겠다’고 결심할 정도로 오히려 전보다 더 효자가 되었고 성실해졌다.
지금으로부터 5년 전, 그는 현금 2억원을 모았다. 그때까지 그의 재테크 방법은 무조건 저금하기였다. 모든 은행 상품을 꼼꼼히 비교해 이율이 0.1%라도 높은 상품을 선택했고, 활용할 수 있는 비과세 상품은 모두 들었다.
당시는 IMF로 은행금리가 최고로 올랐던 때였다. 22%까지 뛰었던 고금리 덕에 짭짤한 이자수익을 올렸다. 그러다 얼마 후 그 돈으로 김포에 60평형의 아파트를 구입해 부모님께 선물했다. 당시는 집값이 폭락한 상태라 큰돈 들이지 않고 살 수 있었다.
“그때 강남이나 다른 곳에 아파트를 샀더라면 지금쯤 몇곱절은 올랐을 거예요. 하지만 그때는 부모님께 큰집을 사드려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어요. 융자를 얻어 강남에 큰집을 살 수도 있었지만 융자도 빚이라고 생각해 갖고 있는 현금에 맞춰 구입했죠.”
그는 저축을 계속했고, 김포의 아파트를 전세 놓으며 받은 전세금과 여윳돈을 합쳐 마포에 아파트 한채를 더 구입했다. 현재 부모님과 살고 있는 집이 그곳이다. 그리고 오피스텔 한채를 구입해 매월 1백만원에 월세 임대를 놓았다. 불편한 몸으로 아직까지도 택시 운전을 하는 아버지에게 임대료를 받아 용돈으로 쓰라고 마련한 것이다.
주변에서 그에게 돈을 모으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하면 그는 “여유 현금이 4천만원이 될 때까지는 무조건 저금하라”고 말한다. 무엇을 하든지 현금 4천만원은 보유해야 한다는 것이 기본 철칙이다. 융자를 얻어 부동산을 사든, 주식을 하든, 부업을 하든 지는 그후 문제라는 것.

셋. 과한 욕심은 오히려 손해를 부른다
세채의 집을 갖고 있지만 그가 부동산으로 얻은 불로소득은 1억원이 채 안된다. 최근 강남의 소형 아파트가 몇달 만에 1억원 가까이 오른 것에 비하면 그의 부동산 수익은 아주 적은 셈이다. 그는 몸을 움직이지 않고 버는 돈에 대해서는 욕심이 없다. 주식을 하지 않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인지 모른다.
“전 안전주의자예요. 위험한 요소가 있는 것에는 왠지 손을 대기가 어려워요. 주식을 한 적이 있긴 해요. 가장 안전하다는 삼성전자를 19만원에 사서 26만원에 팔았어요. 주식을 할 때는 고스톱 치는 돈으로 하라고 하더군요. 잃어도 될 만큼만 투자하라는 얘기죠. 그래서 잃는다 생각하고 천만원을 투자했었는데 운이 좋아서 몇백만원을 벌었어요.”
수입이 생겼으니 더 욕심을 낼 법도 한데 그는 거기서 주식 투자를 멈췄다. 쉽게 번 돈은 쉽게 나가기 마련이므로.
꼼꼼한 성격의 그이지만, 판단 착오로 돈을 잃은 적도 있다. 아는 사람에게 투자했다가 3천만원을 돌려받지 못했던 것이다. 그는 이 돈을 수업료라고 말한다. 그후 실수하지 않게 됐다는 의미다.
얼마 전 그는 아는 사람 2명과 함께 압구정동에 ‘크레이지 크랩’이라는 게요리 전문 패밀리 레스토랑을 열었다. 부업을 하기는 이번이 처음. 깨끗하고 모던한 실내가 돋보이는 이곳 지분 중 20%를 그가 갖고 있다.
“스타벅스를 만든 사람이 그랬대요, 커피가 너무 맛있어서 스타벅스를 만들게 되었다고. 게요리 전문점을 낸 것도 그런 이유예요. 싱가포르에서 게요리를 먹었는데 너무 맛있는 거예요. 그래서 그곳에서 주방장 2명을 데려와 게요리 전문점을 내게 된 거죠.”
그를 비롯해 동업자 2명, 일하는 직원은 모두 같은 교회에 다니며 오래 전부터 알던 관계다. 그래서 친한 사람과 함께 일한다는 즐거움에 다들 열심히 일하고 있다. 그 역시 촬영이 없을 때는 손님들의 차를 주차해 주거나 서빙을 돕는다. 그곳에서 그는 연예인이 아니라 직원이다.

연예계생활 11년동안 10억원 모은 개그맨 김생민의 특급 재테크 노하우

다음 목표는 4억원의 현금과 강남에 아파트 한채를 사는 것이라고 말하는 김생민.


데뷔 초, 그는 잘생긴 외모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 인기를 유지했더라면 지금쯤 잘나가는 개그맨이 되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제대로 잡지 못했다. 그는 “자신의 운이 거기까지였다”고 겸손하게 말한다.
그는 개그맨으로서 제 빛을 발하지 못한 채 돈을 벌기 위해 다른 분야로 눈을 돌려야 했다. 그렇게 시작한 것이 아침방송 리포터였다. 리포터는 보통 사전촬영을 한 후, 스튜디오에서 화면을 보면서 다시 설명을 해야 하기 때문에 두번 일을 한다. 사전촬영은 야외촬영이 기본이고 지방촬영도 많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새벽 4시에 방송국에 나가 생방송을 준비해야 했다. 하지만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그는 아무런 불평 없이 열심히 했다. 덕분에 몇년 후에는 ‘시네마 데이트’ ‘연예가 중계’ 등 굵직한 프로그램의 고정 리포터 겸 게스트로 출연하게 되었다.
“영화 소개를 하는 프로그램은 대체로 30초 정도만 얼굴이 나오고 나머지는 화면에 더빙을 하는 식으로 진행돼요. 그래서 좀 알려진 연예인들은 별로 하고 싶어하지 않아요. 제가 만약 그런 식으로 일을 골라서 했다면 지금처럼 돈을 모으지 못했을 거예요. 그때는 어떤 일이든 무조건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연예가 중계’도 스케줄이 급박하게 움직이는 게 대부분이에요. 그래서 시간이 되는 리포터를 먼저 현장으로 보내죠. 그럴 때 무조건 시간이 된다고 우겨서 촬영을 하곤 했어요.”
지금 그는 8개의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다. 이제는 리포터로 경력을 많이 쌓았기 때문에 처음보다 몸도 훨씬 편해졌고, 좀더 폼 나고 쉬운 일을 하고 있다. 그리고 다른 리포터에 비해 세배 이상의 출연료를 받고 있다. 만약 그가 몇해 전 아침방송이 피곤하다는 이유로 하기 쉬운 일만 골라했다면 지금처럼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다섯. 분수를 잊으면 평생 가난하다
“거품은 망하는 지름길이에요. 남들은 쓰면서 사는데 왜 나는 그렇게 못하냐고 흉내내다가는 큰일나죠. 저도 뭐가 좋은지는 알아요. 비싼 시계도 갖고 싶고 좋은 옷도 입고 싶죠. 하지만 나중에 진짜로 모든 것을 갖춘 후에 그런 것을 누리는 것과 지금 없는 상황에서 기분을 내기 위해 즐기는 건 전혀 달라요.”
그는 돈을 모으려면 가장 먼저 자기 자신을 제대로 읽어야 한다고 말한다. 자신의 현재 위치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먼저 판단하고 그에 맞는 생활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전에 내가 얼마나 잘 나갔는데’ 하는 식의 한탄이나 ‘내가 이런 일을 어떻게 해’ 하는 생각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 또 ‘남들은 다 가졌는데 왜 나는 없는 거야’ 하는 식의 자기 비하는 더더욱 버려야 한다고 충고한다.
“누나 두명이 모두 미국에 살아요. 결혼도 미국에서 했죠. 저는 결혼식에 두번 다 못 갔어요. 그때 한창 아침방송 리포터를 하고 있었을 땐데, ‘일이 있어서 한주 정도 빠져야겠어요’ 하는 말을 못하겠는 거예요. 물론 제가 잘 나가는 연예인이었다면 ‘저 한주 쉽니다’ 그랬겠지요. 그때 진짜 많이 슬펐어요. 나는 왜 이것밖에 못될까 하는 생각도 했지요. 하지만 그런 생각이 무슨 소용있어요. 현실이 그런 것을. 그런 건 빨리 잊는 게 좋아요. 그리고 얼른 자기 자리를 찾아야 하죠.”
이제 결혼해야 하지 않냐는 질문에 “강남에 괜찮은 아파트 한채 정도 사고, 은행에 4억원 정도 여유자금을 마련한 이후에 할 것”이라고 답한다. 물론 이것이 그의 꿈의 전부는 아니다. 스무살 때 서른살 이전에 내 집을 사겠다고 결심한 것처럼, 몇년 안에 이룰 작은 꿈일 뿐이다. 이 꿈을 위해 그는 또 성실하게 저금할 것이다.

여성동아 2003년 6월 47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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