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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에서 MC로 변신해 방송계 종횡무진하는 탁재훈·이효림 부부

“아기 웃기는 데 목숨 건 남편, 아이 네명은 낳고 싶다는 아내의 알콩달콩 신혼일기”

■ 글·구미화 기자 ■ 사진·정경택 기자

입력 2003.06.03 16:21:00

남성 듀오 ‘컨츄리꼬꼬’의 멤버였던 탁재훈이 1년간의 공백을 깨고 홀로서기에 나섰다.
컨츄리꼬꼬로 인기 정상을 달리던 2001년, 슈퍼모델 출신 이효림씨와 전격 결혼해 화제를 모았던 그.
이제 7개월 된 아기의 아빠, 엄마가 된 탁재훈 이효림 부부를 만났다.
가수에서 MC로 변신해 방송계 종횡무진하는 탁재훈·이효림 부부

인기 남성듀오 ‘컨츄리꼬꼬’의 탁재훈(35)이 오랜 침묵을 깨고 브라운관으로 돌아왔다. 4월말 첫 방송된 SBS ‘이문세의 사이언스 파크’에서 가수 이문세, 아나운서 정지영 등과 함께 공동 MC를 맡으며 방송활동을 재개한 것. 컨츄리꼬꼬의 5집 활동을 끝낸 지난해 7월 이후 10개월 만이다.
지난해 컨츄리꼬꼬가 소속사와의 계약기간이 만료되면서 신정환과 서로 다른 곳에 둥지를 틀고, 각각 활동하기 시작한 탓에 그는 방송을 앞두고 ‘감이 떨어지지는 않았을까, 컨츄리꼬꼬가 아닌 솔로로 활동하는 걸 시청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까’ 걱정스러웠다고 한다. 하지만 그의 우려와 달리 특유의 유머와 재치에 힘입어 SBS ‘가슴을 열어라’와 KBS FM ‘탁재훈의 뮤직쇼’의 진행을 꿰차는 등 1년간의 공백이 무색할 정도로 맹활약하고 있다.
가수에서 MC로 거듭나며 일단 홀로서기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숨돌릴 틈 없이 바쁘면서도 즐거워하는 그를 아내 이효림씨(27)와 함께 동부이촌동 그의 집에서 만났다.
그의 집에 들어서자 테두리를 빨간색으로 칠한 현관문과 독특하면서도 편안한 분위기의 인물화가 손님을 맞는다. 가구와 소품이 적어 약간 ‘휑∼하다’는 느낌을 주면서도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안정된 느낌을 줬다. 더욱이 현관과 화장실 문을 빨강색과 초록색으로 칠해 젊은 부부의 톡톡 튀는 발랄함을 느끼게 했다. 영국과 프랑스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아내 이효림씨의 뛰어난 인테리어 감각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탁재훈은 방송에서는 순발력 있다고 자부하지만 아내의 감각이 훨씬 뛰어나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인테리어 등 집안일에 대해서는 아무 얘기도 하지 않는다고 했다.
지난 5월12일은 ‘탁재훈의 뮤직쇼’ 첫 방송 날이자 이들 부부의 두번째 결혼 기념일이었다. 남편은 밤 11시쯤 집에 오면서 꽃과 케이크, 와인을 사 가지고 들어왔고, 아내는 이날 아침 카드를 남편의 머리맡에 올려놓았다.
남편은 아내에게 받은 카드를 들고 나와 보여줬다. 아내가 유럽으로 떠났던 신혼여행을 떠올리며 골랐다는 카드에는 이탈리아 베니스의 풍경이 담겨 있었다. “우리 이 정도면 참 잘살고 있는 거야. … 나 당신을 너무 사랑하고, 항상 고마워요. 나의 사랑.” 작은 글씨 한자 한자에서 남편에 대한 아내의 사랑이 묻어났다.

“아기 낳고 보니 싸울 때도 남편이 귀엽다”는 아내
가수에서 MC로 변신해 방송계 종횡무진하는 탁재훈·이효림 부부

탁재훈 가족의 행복한 모습.


두 사람은 2000년, 측근의 소개로 만나 1년간 교제하다 2001년 5월12일 결혼했다. 결혼 발표 당시 탁재훈은 ‘오! 해피’ ‘일심’ ‘김미김미’ ‘오! 마이 쥬리아’ 등을 연속 히트시키며 절정의 인기를 누리고 있었다. 인기를 의식해 이성교제 사실을 부인하기에 바쁜 연예계에서 갑작스러운 그의 결혼 발표는 화제가 될 수밖에 없었다. 더욱이 신부가 여덟살 아래인데다 수퍼모델 출신으로 프랑스와 영국에서 순수미술과 디자인을 공부한 재원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여덟살이라는 나이차이 때문에 결혼생활에 어려운 점은 없냐고 물었더니 아내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대답한다. 아기를 낳고 보니 오히려 남편이 귀여워졌다고 했다.
“전에는 다투고 나면 ‘아범’이 그렇게 얄미울 수가 없었어요. 이튿날 아침에 밥을 차리면서도 얄밉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런데 지금은 언성을 높여가며 싸우다가도 가만히 생각하면 아범이 귀여워요.”
아내 이효림씨는 인터뷰 내내 탁재훈을 ‘아범’이라고 표현했다. 걸어서 10분 거리에 시집이 있어 시부모와 매일 만난다는 그가 평소 시부모와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지 짐작이 가는 대목이다.

가수에서 MC로 변신해 방송계 종횡무진하는 탁재훈·이효림 부부

이효림씨는 남편 탁재훈을 두고 ‘너무 귀여운 아빠’라고 했다.


딸 소율이가 태어난 건 지난해 10월. 마침 방송활동을 쉬고 있던 탁재훈은 소율이가 세상에 나오는 과정을 아내 곁에서 지켜봤다. 공백기간이 길어지면서 불안감이 없지는 않았던 그에게 소율이는 새로운 희망과 삶의 목표가 됐다고 한다.
“쉬는 동안 처음엔 너무 좋았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방송감각이 떨어지는 건 아닌가 불안해지더라고요. 그런데 소율이가 태어났잖아요. 산부인과에서 아내가 진통을 겪는 걸 지켜보고, 소율이가 처음 세상에 얼굴을 내미는 것도 봤어요. 탯줄도 직접 잘랐고요. 그렇게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제가 좋아하는 축구를 열심히 하면서 제2의 도약을 위한 발판으로 삼는 시간이라고 생각했죠.”
아내는 탁재훈을 ‘자상한 아빠’라고 말하면서 남편이 입덧도 같이 했다고 한다.
“평소에 사랑한다는 말도 잘 못하는 사람이었는데 제가 입덧으로 고생하니까 자기도 속이 이상하다며 입덧을 같이 하는 거예요. 그걸 보면서 그동안 서운했던 게 사르르 녹아버렸죠.”
그리고 소율이가 태어나는 순간 남편이 많이 울었다고 얘기했다.
“아범은 딸한테 너무 귀여운 아빠예요. 아기를 웃겨야한다는 사명감 같은 게 있는지 오히려 아빠가 아기 앞에서 재롱을 부려요. 그래서 소율이도 아빠만 보면 방긋방긋 잘 웃어요. 똥기저귀도 잘 갈아주고요. 아마 제가 갈아준 만큼 아범도 했을 거예요.”
이씨는 남편이 결혼한 뒤로 표정이 훨씬 여유로워졌다며 좋아했다. 이들 부부가 함께 즐기는 것 중 하나가 한 밤중에 영화 보기. 밤늦게 방송을 끝내고 돌아온 남편과 함께 가까운 극장에서 심야 영화를 보는 게 너무 즐겁다고 한다.
이들 부부가 소율이를 두고 마음놓고 한밤중에 영화를 보러갈 수 있는 건 아기를 봐주는 아주머니가 계시기도 하지만 신기하게도 지금껏 소율이는 한번도 밤에 울면서 보챈 적이 없기 때문. 소율이가 우는 건 주사를 맞을 때뿐이라고.
“아기가 성격이 좋고, 속이 편해서 그런지 성장도 빨라요. 지금 소율이가 만 7개월 됐는데 몸무게와 키가 15개월 된 아기 수준이에요. 생후 두달 만에 혼자 뒤집었고, 4개월땐 혼자 앉았어요. 몸무게 때문인지 아직 기어다니지는 못하고. 저러다 설 것 같아요. 아범은 소율이 다 컸다며 학교 보내자고 하는 걸요(웃음). 어제 보니까 아랫니가 나기 시작한 거 있죠. 근데 슬퍼지더라고요. 저도 모르게 소율이가 쑥쑥 자라는 것 같아서. 저러다 내가 해줄 일이 없을 만큼 다 커버리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소율이란 이름은 이씨가 직접 지은 이름이다. 고등학교 때 책에서 본 것도 아니고 그냥 한 글자씩 찾아서 딸을 낳으면 ‘소율’이, 아들이면 ‘유단’이라고 짓기로 마음먹었다는 것.
“임신 막달에 뱃속의 아기가 딸이란 걸 알았을 때 시어머니께서 작명소에서 아기 이름을 지어오셨어요. 하지만 저는 뜻을 굽히지 않았고, 결국 시어머니도 받아들여 주셨어요.”
유단이라는 이름을 써먹기 위해서는 아이를 적어도 하나는 더 낳아야 하지 않겠냐고 물으니 의외의 대답이 돌아온다.
“시어머니는 다섯을 낳으라고 하세요. 저는 넷까지는 괜찮은데 다섯은….”
이씨는 시어머니와 마치 친모녀처럼, 자기보다 다섯살 위인 둘째시누이와는 친구처럼 지낸다고 했다.
“어머니가 소율이를 너무 잘 봐주세요. 매일 오시는 걸요. 제가 아가씨하고 친한 것처럼 어머니하고도 친딸처럼 지내요. 아마 소율이도 저와 아가씨 중 누가 엄마인지 헷갈릴 거예요.”
연예인 축구단 ‘FC 시스템’의 단장으로 활동하는 남편이 매주 일요일, 축구 시합을 위해 집을 비울 때면 그는 시어머니와 함께 식사를 하고, 산책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매주 남편을 뺏기는 게 서운하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전혀 그렇지 않다고 했다.

가수에서 MC로 변신해 방송계 종횡무진하는 탁재훈·이효림 부부

“정열적으로 뛰는 모습이 너무 멋있어요. 일요일 새벽에 들어와도 2시간만 자고 나갈 정도로 열심이에요. 축구 끝난 다음에 회식자리도 좋더라고요. 축구에 대해 열성적으로 이야기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어요.”
이씨는 축구장에 따라가면 잠이 들 정도로 축구는 물론 운동에 통 관심이 없다면서도 남편이 축구에 푹 빠져있는 것이 싫지 않은 눈치다. 탁재훈은 아내의 말에 우쭐해지더니 “요즘은 스포츠신문 연예면보다 축구면에 더 자주 이름이 등장하고 있다”며 너스레를 떤다.
깔끔하게 꾸민 그의 집은 사실 세 사람이 살기에는 꽤 넓어 보였다. 방송을 통해 그의 집이 소개되자 일부에서는 “탁재훈이 처가 덕을 본다”며 삐딱한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그의 측근들은 탁재훈을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입을 모았다. 그는 지난해 대통령 표창을 받았을 만큼 연예계에서는 알뜰하기로 소문이 자자하다. 연예인의 수입이 불규칙한 탓에 저축을 열심히 한다는 그는 저축하는 게 습관처럼 몸에 뱄다고 한다.
“저의 재테크 실력은 꽝이에요. 컨츄리꼬꼬 1집을 냈을때 주식에 투자했다가 8천만원을 날린 적이 있거든요. 그 때 이후로 은행에 저축하는데 그게 속편해서 좋아요.”
이씨도 “아범은 은행에 가는 걸 너무 좋아한다”며 거든다.
“요즘은 텔레뱅킹도 하고 인터넷 뱅킹도 많이 하잖아요. 그런데 아범은 꼭 은행에 직접 가요. 은행 가기를 좋아해서 공과금도 아범이 직접 내요. 그리고 아범은 여행가면 열쇠고리 같은 자질구레한 것들 사기를 좋아하는데 저는 굵직굵직한 걸 사고 싶어해요. 그래서 결국 서로 말리다가 아무것도 안 사요(웃음).”
그의 집을 자주 찾는 연예인은 가수 김건모. 이미 결혼 적령기를 훌쩍 넘긴 그가 이들 부부가 사는 모습을 보고 자극을 받지 않았을까 싶다.
“나이는 못 속인다고 아기를 보면 너무 예뻐해요. 그래서 중매를 설까 하는 생각도 했는데 건모 오빠는 아직 결혼보다 음악과 방송활동에 더 관심이 많은 것 같아요. 나이 마흔은 되어야 결혼하겠다고 하던 걸요.”
인터뷰 도중에도 아내의 말이 길어진다 싶으면 탁재훈은 방에 들어가 틈틈이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의 게시판을 살폈다. 그러더니 라디오 방송의 위력이 대단하다며 달려나왔다.
“나 군대 있을 때 같은 내무반에서 바로 밑에 있던 친구의 와이프라면서 글 올린 거 있지? 남편한테 내 얘기 많이 들었다고. 그 친구 연락처도 남겨놨네.”
아내는 “그래? 어떻게 산대?” 응수하며 신기해한다.
임백천의 바통을 이어받아 ‘임백천의 뮤직쇼’를 ‘탁재훈의 뮤직쇼’로 간판을 바꿔 달고 진행을 맡은 그는 라디오 방송에 게스트로는 수없이 출연했지만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DJ를 한 건 처음이라고 한다.
“CD를 직접 걸어야 하고, 원고와 시간, PD의 사인, 여기에 인터넷 게시판 점검까지 여러가지 일을 동시에 진행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에요. 지금도 긴장되고, 스트레스도 많아요.”
라디오 방송 둘째날, 드디어 일이 터지고 말았다. CD를 걸어놓는다는 게 DVD를 걸어놓아 몇초간 정적이 흐른 것. 음악 대신 당황해하는 그의 말소리가 전파를 타고 흘러나갔다.
“다행스러운 건 실수했을 때 전 식은땀까지 흘리며 당황하지만 청취자들은 오히려 제 실수를 재미있어한다는 점이에요. 요즘은 실수 한 번 없이 말끔한 진행을 원하지 않는 것 같더라고요.”
정적이 흐른 몇초 사이 집에서 남편의 방송을 듣고 있던 아내의 가슴도 콩당콩당 뛰었다고. 이씨는 평소 라디오를 즐겨 듣지 않았지만 남편의 방송이 시작되는 오후 2시면 어김없이 라디오를 켠다고 했다. 그러고는 귀를 쫑긋 세우고 남편의 말투가 이상하다 싶으면 휴대전화로 알리거나 인터넷 게시판에 ‘집에서’란 아이디로 반응을 올리며 남편을 내조한다. 특히 라디오를 진행하기 시작하면서 남편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했다며 아내는 흐뭇해했다.
“새벽 2시에 들어와서도 인터넷 게시판에 올라온 반응과 모니터들을 보고 메모하면서 공부해요. 그 뒷모습을 보고 제가 ‘당신 그 뒷모습이 너무 아름답다’ 했더니 어깨를 으쓱 하는 거 있죠.”
새롭게 시작한 방송활동이 이들 부부에게 쏠쏠한 재미를 주고 있음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내는 남편이 대중적인 인기보다 감동을 줄 수 있는 음악을 하는 가수로 남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노래할 때가 훨씬 힘 있어 보여요. 그렇다고 빨리 가수활동을 시작하기를 바라는 건 아니에요. 정말 하고 싶을 때 좋아하는 음악을 했으면 좋겠어요.”
탁재훈 역시 가을 무렵 다른 가수들과 함께 작업하는 프로젝트 앨범이나 컨츄리꼬꼬 앨범으로 다시 음악을 시작할 계획이다. 물론 라디오 진행도 철저하게 배운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할 생각이다. 아내도 소율이가 돌이 지나면 플라워 숍을 열고 싶다고 한다.
함께 살아온 날들보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더 많은 이들 부부의 앞날이 늘 행복하길 빌어본다.

여성동아 2003년 6월 47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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