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PEOPLE

궁금한 부부

신혼 1년 맞은 신동진·노현희 시시콜콜 인터뷰

“우리 부부 가정생활, 돈관리, 부부싸움, 사랑법 공개”

■ 글·조득진 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2003. 06. 03

아나운서와 탤런트의 만남으로 화제가 됐던 신동진·노현희 커플이 어느새 결혼 1주년을 맞았다. 바쁜 방송활동으로 ‘깨 볶을 시간’도 없다는 부부. 그러나 서로에 대한 애정은 연애할 때와 다르지 않다고 한다. 궁금한 그들의 신혼일기를 들어보았다.

신혼 1년 맞은 신동진·노현희 시시콜콜 인터뷰

“안녕하세요.” 경쾌한 인사와 함께 나타난 탤런트 노현희(32)에게선 결혼 전의 발랄함이 그대로 묻어났다. 그 어디에서도 ‘유부녀’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고, 오히려 결혼 전보다 더 날씬하고 예뻐진 모습. 신혼의 꿀맛 때문일까?
“하하, 아니에요. 요즘 너무 바빠서 신혼의 재미라는 걸 못 느끼며 살아요. 결혼하자마자 뮤지컬 등 공연에 매달렸고, 요즘엔 방송일이 많아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요. 남편도 오전 시간대에 뉴스를 진행하기 때문에 함께 아침식사 한번 제대로 못하는 걸요.”
결혼하면 시간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부부가 서로 바쁘다 보니 오히려 연애할 때보다 함께 하는 시간이 줄어든 것 같다고.
현재 노현희는 MBC 드라마 ‘다모’와 KBS 라디오 ‘신영일 노현희의 2시가 좋아’, SBS의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 외에도 많은 쇼·오락 프로에 패널로 출연 중. 남편 신동진(33) 아나운서는 오전 9시 반에 방송되는 ‘MBC 뉴스’를 진행하고 있다.
“드라마 ‘다모’ 촬영이 주로 지방에서 밤샘촬영으로 진행되거든요. 그러다 보니 새벽에야 집에 들어가는데 이미 몸이 녹초가 된 상태라 그대로 쓰러져요. 자고 있는 남편 얼굴 한번 쓰다듬고는 바로 잠에 빠지죠.”
그렇게 그녀가 잠이 들고 나면 잠시 후 새벽출근을 위해 남편이 잠자리에서 일어난다. 결국 두 사람 모두 서로의 잠자는 모습만 보는 셈. 남편은 곤하게 잠든 아내가 혹시라도 깰까봐 불도 켜지 않은 채 발뒤꿈치를 들고 출근 준비를 한다고. 그러다 보니 웃지 못할 해프닝도 있다.

식사와 양복 스스로 챙기는 남편 돈관리는 각자 독립적으로
“하루는 아침 뉴스를 끝낸 남편에게서 전화가 왔는데, 글쎄 양복 상의와 하의를 다르게 입었다고 하더군요. 뉴스 카메라는 아나운서의 상반신만 찍으니까 다행이었지만 방송국 스태프들 보기가 민망했나 봐요. 그뒤론 다음날 입을 양복을 미리 거실에 꺼내놓더군요.”
신혼 1년 맞은 신동진·노현희 시시콜콜 인터뷰

지난 5월로 결혼 1주년을 맞은 신동진·노현희 부부. 결혼 후에도 아나운서와 연기자로서 활발한 방송활동을 하고 있다.


하루는 이런 일도 있었다. 드라마 ‘다모’에서 천민 신분의 푼수끼 많은 ‘타박녀’로 나오는 그녀가 촬영 후 돌아와 너무 피곤한 나머지 화장을 지우지 않고 잠든 것. 아침에 일어난 남편은 기겁을 하고 말았다. 쪽진 머리에 커다란 점까지 붙여 맹하기 그지없는 조선시대의 한 여인네가 자신의 팔을 베고 잠들어 있었기 때문.
“물론 제가 하고 싶어서 하는 연기지만 그런 모습을 보면서 남편은 많이 안쓰러워해요. ‘너무 욕심부리지 말라’고 하지만 일이란 게 그렇잖아요. 이왕 하는 거 제대로 해야죠.”
지난 5월10일은 부부의 첫 결혼기념일이었다. 결혼 전 출연 중인 방송에서 “노현희 만세”를 외칠 정도로 공개적인 교제로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던 두 사람의 첫 기념일은 어땠을까?
“몇달 전부터 ‘어디를 갈까, 무엇을 먹을까, 어떤 선물을 할까’ 고민했는데, 마침 그날 지방 행사가 잡혀 아무것도 못했죠, 뭐. 다행히 남편이 스케줄이 없어서 함께 내려갔다가 근사한 곳에서 식사를 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어요.”

신혼 1년 맞은 신동진·노현희 시시콜콜 인터뷰

연애 때는 영화도 보고, 이따금 교외에 드라이브도 가곤 했는데 결혼 후 방송활동이 많아지고, 각종 집안행사를 챙기느라 그럴 기회가 줄어들었다고. 대신 함께 있을 땐 누구에게도 간섭받지 않고 단 둘만의 시간을 가지려 노력한다. 주말엔 함께 성당에 다니고, 이따금 팔짱을 낀 채 동네 시장 구경이며, DVD를 빌리러 가는 것이 작은 행복이라고.
“남편이랑 저랑 먹는 걸 참 즐기는 편이거든요. 하지만 외식보다는 집에서 요리해 먹는 걸 좋아해요. 다른 사람들 시선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되고. 저요? 요리솜씨가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에요. 하지만 남편은 뭐든지 잘 먹어요. 떡볶이도 좋아하고, 김치찌개도 좋아하고….”
그러나 집안일을 많이 도와주는 편은 아니라고. 그도 그럴 것이 결혼 전부터 그녀의 매니저 일을 보고 있는 친정어머니가 가까이에 살면서 웬만한 집안 살림을 도맡아 해결해주고 있기 때문에 특별히 손댈 구석이 없는 것.
“대신 자기 일은 스스로 알아서 하는 편이에요. 아침에 일어나서 혼자 밥을 차려 먹고는 설거지까지 하고 출근해요. 양복이나 옷 같은 것도 출퇴근길에 세탁소에 맡겼다가 찾아오는 등 자기가 챙기는 편이죠. 결혼 전까지는 시댁에서 어머님이 다 해주셨다고 하던데, 결혼 후에 일하는 아내 때문에 자립심이 생겼나 봐요, 하하.”
사실 결혼 초만 해도 총각 때 버릇이 남아서인지 손끝 하나 움직이지 않으려고 했다고. 식사를 한 후 그대로 몸만 빠져나가고, 치약도 중간부터 짜는 바람에 그녀의 잔소리가 늘어갔다.
“하지만 지적을 하면 금방 고치는 성격이에요. 식사 후 밥그릇을 물에 담가놓고, 반찬그릇을 냉장고에 차곡차곡 넣는 것부터 시작해 총각 때 버릇을 고치더라고요.”
결혼 당시 그들의 독특한 프러포즈는 화제가 되기도 했다. 남편 신동진 아나운서가 자신의 월급명세서를 보여주며 “나는 이것밖에 못 번다, 고생 많이 시킬 거다”라는 말로 청혼을 해 그녀의 눈물샘을 자극했던 것. 그렇다면 결혼 후 경제권은 누가 가지고 있을까?
“돈 관리는 각자 해요. 사실 연예인 부부들 사이에서 경제적인 문제로 다툼이 많잖아요. 저희 부부는 그런 면에서는 서로 철저해요. 수입 중 일정 부분을 저금과 생활비로 분담하고, 나머지 쓰임새에 대해선 각자 알아서 하는 거죠. 남편은 월급쟁이라 수입이 뻔하지만 전 들쭉날쭉한 편이거든요. 많이 벌어서 저금할 돈을 더 내놓으면 왠지 어깨에 힘이 들어가기도 해요, 하하.”

성격 차이로 신혼 초엔 기선제압 다툼 이젠 ‘십오야’ 막춤도 개성으로 이해
신혼 1년 맞은 신동진·노현희 시시콜콜 인터뷰

평소 댄스로 몸매 관리를 해오던 그는 이번에 다이어트용 댄스 비디오까지 낸다. 평소에 보였던 막춤 대신, 다양하고 재미난 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아무리 신혼이라고 해도 부부가 살아가는 데는 크고 작은 다툼이 있게 마련. 이들 부부도 신혼 초에는 트러블이 있었다.
“방송에서 보이는 것과는 달리 남편은 조금 보수적이에요. 그래서인지 처음엔 연예계 생리를 잘 이해하지 못하더라고요. 드라마 촬영을 하거나 동료들과 어울리다 보면 귀가가 늦어지기도 하는데 그럴 때면 ‘넌 연예인이기 이전에 가정주부다’ 하며 화를 내더라고요. 하지만 녹화 스케줄이라는 것이 제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럴 때면 자신을 이해해주지 못하는 남편이 서운해 아무 말도 하기 싫었다. 잠시 동안의 냉전. 그러나 금세 미안한 기색이 역력한 표정으로 커피잔을 내미는 남편을 보면 마음이 풀어질 수밖에 없다고.
“어느 부부나 결혼 후 2∼3개월은 ‘기선제압’을 위한 다툼이 많잖아요. 저희 부부도 그런 셈이었죠. 누가 이겼냐고요? 부부싸움에 승부가 나나요?”
‘노현희’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바로 ‘십오야’. 방송에 나와 ‘십오야’를 부르며 막춤을 추는 것을 보고 “진짜 술집 출신 아니냐”는 말이 나돌 정도로 화제가 됐다.
“결혼 전에는 ‘그런 거 안하면 안되냐’고 하더니 요즘은 달라졌어요. 제가 방송인으로서 나름대로의 색깔을 찾고 있는 과정이라는 걸 인정한 거죠. 얼마전에도 ‘십오야’ 막춤을 한번 췄는데 숨넘어갈 듯 웃더라고요.”
결혼기념일에 있었던 지방공연 현장이 그 무대. 공동 사회를 보던 개그맨 유재석이 갑자기 “십오야와 메뚜기의 만남을 보여드리겠습니다”며 예정에 없던 주문을 했다. 자리가 자리인지라 ‘내숭’을 떨지 못하고 특유의 막춤을 선보인 그녀. 관객석은 웃음바다였다. 한바탕 웃음이 지나간 후 “신랑이 함께 왔다”는 그녀의 말에 유재석은 무대 뒤로 도망가려 했다고.
“그때 관객석에서 목소리가 들려왔어요. ‘잘했어요. 좋았어요’ 바로 남편이었죠. 그래서 또 한번 관객석에서 웃음이 터졌어요.”

신혼 1년 맞은 신동진·노현희 시시콜콜 인터뷰

지난해 5월 결혼 당시의 모습. 결혼 후 서로에 대한 애정에 믿음까지 더해졌다고 한다.


아내가 바라보는 남편은 ‘듬직함’ 그 자체다. 결혼 20일 전 “우리의 결혼을 기념해 담배를 끊겠다”고 말했던 남편은 지금까지 그 약속을 지키고 있다고. 장모에게 안부전화를 자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콘서트나 연극 등 공짜 티켓이 생기면 처남에게 슬쩍 건네는 등 처가 식구들에게도 잘한다고 한다.
“사실 전 바쁘다는 핑계로 시댁을 잘 챙기지 못하는 편이에요. 시어머니께서 절 많이 예뻐해주시고, 시댁 조카들도 절 잘 따르는데 자주 찾아가지 못해 늘 죄송하죠. 그래도 지난 설엔 제가 출연하는 뮤지컬 ‘더 플레이’에 시댁 식구들을 초대했어요. 어머니께서 ‘우리 며느리 노래만 잘하는 줄 알았더니 춤도 잘 추네’ 하시며 얼마나 칭찬을 하시던지….”
최근 그녀는 춤바람이 단단히 났다. ‘노현희의 다이어트 댄스’ 비디오를 제작하고 있는 것. 일주일에 닷새를 댄스연습에 투자하다 보니 남편으로부터 “이러다 마누라 얼굴 잊어버리겠다”는 말을 들을 정도.
“드라마 촬영이 끝나고 연습을 하다 보니 새벽에야 집에 들어가요. 남편에겐 미안하지만 더 나이 들기 전에, 아이를 낳기 전에 꼭 한번 이런 추억을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아내는 다양한 활동, 남편은 뉴스 복귀 내년 초에 2세 가질 계획
사실 ‘십오야’ 막춤으로 화제가 되긴 했지만 노현희의 댄스실력은 이미 연예계에서 널리 알려진 사실. 대학에서 무용을 전공한 그는 날씬한 몸매에 타고난 리듬감과 끼로 똘똘 뭉쳐있다. 이번 비디오에서는 힙합 디스코 외에도 섹시 댄스 등 나이트 댄스와 노래방 댄스까지 다양한 장르를 선보인다.
“두달 정도 맹연습을 했더니 몸에 지방이 줄고 근육이 생겼어요. 복부가 단단해지고 처졌던 팔뚝, 허벅지 살도 탱탱해지는 등 보디라인도 살아났고요. 아령 다이어트나 요가 다이어트는 사실 재미는 없잖아요. 비디오 틀어놓고 자는 사람도 많고. 이건 놀면서 살 빼는 다이어트라고 할까요.”
아내가 드라마, 라디오, 댄스 다이어트 등을 통해 화려한 변신을 꾀하는 중이라면 남편은 정통 뉴스 프로그램으로 복귀 중이다. 그동안 연예 관련 프로에 나와 뛰어난 입담을 과시, 시청자들에게 친근한 이미지를 심어주기는 했지만 상대적으로 아나운서로서의 무게감을 잃은 게 사실. 그래서 요즘은 집에 들어오면 시사상식 공부에 몰두한다고 한다. 그래서 가끔은 ‘개그콘서트’를 보려는 아내와 ‘MBC 뉴스데스크’를 보려는 남편 사이에 채널쟁탈전이 펼쳐지기도 한다.
“결혼을 하고 나니 많은 것이 달라지는 것 같아요. 항상 누군가의 보살핌만 받다가 이젠 스스로 다 꾸려가야 한다는 것, 성격 다른 두 사람이 서로 맞추며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 힘들 때도 있지만, 오히려 둘이기에 잘 헤쳐나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이는 내년 초에 가질 계획이다. ‘아들과 함께 목욕하는 게 소원’이라는 남편의 바람대로 건강한 아들이 생겼으면 한다고.

  • 추천 0
  • 댓글 0
  • 목차
  • 공유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