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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결혼 이야기

탤런트 이윤성이 얘기하는‘김국진과의 알콩달콩 신혼생활’

“드라마 함께 하며 연인된 우리 부부, 연기 연습하며 금슬 키워요”

■ 글·이영래 기자(laely@donga.com) ■ 사진·조영철 기자 ■ 의상협찬·페이퍼백 ■ 스타일리스트·배영윤 정수연 ■ 헤어협찬·쟝피엘 ■ 장소협찬·ely

2003. 02. 28

MBC 시트콤 ‘연인들’에서 연인 사이로 출연하다 실제 연인으로 발전한 개그맨 김국진과 탤런트 이윤성이 지난 2002년 10월17일 1년간의 열애 끝에 결혼했다. 결혼후 4개월, 달콤한 신혼생활을 보내고 있는 두 사람의 결혼생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탤런트 이윤성이 얘기하는‘김국진과의 알콩달콩 신혼생활’

“요즘은 왜 모델료를 안 주나 몰라요?” 이윤성(29)은 모델 출신이다. 잡지, 카탈로그 모델로 잔뼈가 굵은 그는 요즘 탤런트로 활동하면서도 스스로 모델임을 자처한다. 때문에 그는 화보를 찍건, 인터뷰 사진을 찍건 기껏 같이 작업해놓고 모델료를 안 줄 때면 화가 난다고.
“제가 모델로 먹고 산 게 몇 년인데, 탤런트 잠깐 했다고 그러는 거예요? 모르는 사람들도 아니고 어떻게 그렇게 다 안면을 바꿨는지 몇달 전에도 화보 촬영해놓고 ‘모델료는요?’ 물었더니 ‘넌 이제 모델료 안 나가’ 그러더라고요(웃음). 오빠(김국진)에게도 얘기해봤는데 오히려 ‘받아야 되는 거냐?’고 되묻더라고요.”
옆에 앉아있던 매니저가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쳐다보자 그는 “오빠는 받아본 적 없거든” 하고 설명을 덧붙였다.
이윤성의 모델 경력은 1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3 시절, 어머니와 같이 역삼동 지하철역을 지나다 모델 에이전시 관계자 눈에 띄어 모델로 데뷔하게 된 것. 당시 그는 해태제과 전속 모델로 활동했다. 그러다 그는 SBS 드라마 ‘열정시대’에 김지수 등과 같이 출연하며 탤런트로 데뷔했다.
“의외로 재미없었어요. 짜맞춰진 생활도 너무 싫었고, 모델일 하는 게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모델 생활로 돌아갔어요. 어렸을 때니까 다른 모델들하고 어울려 다니면서 지내는 게 더 좋았던 것 같아요. 방송은 사실 즐기면서 한다는 생각이 없었거든요. 제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일은 일단 우리 신랑 만난 것이고요(웃음), 다른 행복한 추억들은 대부분 모델하던 시절의 일들이에요.”
한창 청소년 대상의 패션지가 창간 붐을 일으키고 있던 95년, 그는 모델로서 전성기를 누렸다. 당시 여름 비키니 수영복 화보촬영 때 찍었던 상반신 컷이 모 패션잡지의 표지로 선정되면서 여기저기 카탈로그 촬영 등 섭외가 줄을 이어 들어왔다. 덕택에 그는 모델로서도 ‘남부럽지 않은’ 수입을 얻을 수 있었다.
“당시에는 해외 촬영 가면 꼭 수구를 했었어요. 밥 내기, 음료수 내기 같은 거 하기 좋았으니까 그랬겠죠. 그때, 편을 나눠가지고 수구를 하는데 저쪽 팀 모델 한명이 그만 뛰다가 비키니 수영복이 벗겨진 거예요. 본인은 벗겨진 것도 모르고 ‘여기! 여기’하면서 공달라고 소리를 지르고 있고, 그 앞에 있던 남자분은 그것도 모르고 계속 우리쪽만 보고 있고…. 얼마나 웃겼는지 몰라요.”
95년부터 97년까지, 각 잡지마다 세 컬럼, 네 컬럼씩 모델로 등장하며 왕성한 활동을 펼치던 그는 어느 순간 모델 일의 분량을 줄여나갔다.

탤런트 이윤성이 얘기하는‘김국진과의 알콩달콩 신혼생활’

이윤성은 SBS ‘야인시대’의 ‘애기보살’역으로 결혼 후 처음 TV 드라마에 출연한다.


“사실 모델 일을 계속 하고 싶었는데 나이가 문제가 되잖아요. 나이는 먹어가고, IMF 터지면서 모델료는 깎이고…. 자존심 때문에 깎인 모델료 받고 일하기는 싫더라고요. 그때 마침 ‘열정시대’ 찍을 때 같이 일했던 송홍조 감독님이 ‘이제 다시 방송일을 해보지 않겠냐?’고 제의해온 거예요. 그래서 다시 연기자로 뛰어든 거죠. 물론 얼마 전까지 모델 일도 병행했어요.”
다시 방송국으로 돌아간 그는 SBS 오픈 드라마 ‘남과 여’의 단막극 ‘홀로서기’편에 출연했다. 그리고 영화 ‘조용한 가족’, SBS 일일드라마 ‘소문난 여자’를 거쳐 MBC 시트콤 ‘연인들’에 출연했던 것.
“모델 시절, 나중에 나온 제 사진 보면 기분이 좋았거든요. 근데 연기는 타인의 삶을 얼마나 제가 잘 구현해냈나 하는 성취감이 있어요. 사실 방송일 하면서 우리 신랑도 만났고, 저한테야 금상첨화였죠(웃음).”
‘연인들’을 찍으면서 남편 김국진(37)을 만났다. 처음엔 같이 방송을 하면서도 동료 이상의 호감은 없었다. 그러다 2001년 12월 크리스마스신을 촬영하며 두 사람만의 은근한 교감이 싹트기 시작했다.
“그 다음엔 매스컴이 맺어준 거죠. 스캔들 터지면서 결혼까지 서둘러 한 거예요(웃음). 둘 다 나이가 있으니까요.”
교제 사실이 공공연하게 드러났을 때도 당시엔 촬영 일정이 빡빡해 맘 편하게 두 사람만의 오붓한 시간을 가질 수 없었다. 때문에 결혼을 하고 나서는 한동안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두 사람만의 단출한 시간을 가지려고 노력했다. 김국진도 “일은 네가 하고 싶은 만큼만 하고 즐기라”고 권했다고 한다.
“제 뒤에 든든한 우리 오빠가 있다는 생각만 해도 행복해요. 오빠가 예뻐해주니까 좋죠(웃음)”라며 깨 쏟아지는 신혼생활의 즐거움을 자랑하던 그는 “싸운 적은 없냐?”는 질문에 샐쭉한 표정을 지으며 쌓여있던 불만들을 털어놓았다.
김두한 대사까지 줄줄 외워가며 대사 연습 도와주는 외조남 김국진
“생활 습관이 달라서 싸운 적은 없어도 다툰 적은 몇번 있어요. 제가 뭔가에 화가 났을 때 그걸 심각하게 생각하질 않고 건성으로 ‘알았다, 알았어’ 하고 넘어가려는 거예요. 진짜 뭣 때문에 화가 났는지 알려고 하지 않는 그런 태도 때문에 처음엔 제가 화를 많이 냈어요. 나중에 오빠가 ‘다음부터는 하나하나 작은 일 가지고 싸우지 말고 원인을 놓고 대화하자’고 해서 화해했죠.”
결혼하고 나서 더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을 그렇게 깨달았다고 한다. 대화로 서로의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다 보니 하나둘 두 사람 사이의 갈등이 줄어갔다고.
“오빠나 저나 서로 매니저가 챙겨주는 생활을 오래 해왔잖아요. 그러니까 받을 줄만 알지, 챙겨줄 줄은 모르는 거예요. 더욱이 사람들 앞에서 전혀 다정하게 굴지 않았어요. 나중에 따지면 오빠 말로는 그렇게 해야 하는지 몰랐다고 하더라고요. 뭐, 말은 그렇게 해도 사실 쑥스러워서 그랬을 수도 있겠지만…. 한번은 여러 커플들 모인 자리에 갔었거든요. 근데 한 남자가 자기 부인 빵이 조금 타있는 걸 보더니 자기 접시 위로 가져와서 탄 부분을 칼로 긁어내주는 거예요. 몸에 안좋다고. 근데 오빠는 저한테 신경 하나 안 쓰고 그냥 먹더라고요. 얼마나 비교되고 화가 나던지….”

탤런트 이윤성이 얘기하는‘김국진과의 알콩달콩 신혼생활’

탤런트 아내를 외조하느라 김국진은 ‘야인시대’ 김두한의 대사를 다 외울 지경이 됐다고.


자잘한 투정이 오히려 ‘우리 이렇게 행복하게 살고 있다’라는 자랑으로 들렸다. 몇 가지 불만을 털어놓고 나더니 그는 노골적으로 남편 자랑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그가 감사하는 건 자신의 방송활동에 대한 김국진의 전폭적인 외조다.
그는 지난해 10월 결혼한 이후 처음으로 TV 드라마에 출연한다. SBS ‘야인시대’에서 기생 ‘애기보살’역을 맡아 지난 2월13일 첫 촬영을 마쳤다. 시대극이 처음인 터라 그는 무엇보다 대사를 어떻게 처리할까 고민이었다. 애기보살은 배포가 크면서도 남자를 사로잡는 매력을 지닌 3공화국 시절의 한성권번 출신 기생으로 김두한이 정치활동을 할 때 많은 도움을 준 인물이다. 항상 젊고 발랄한 역할만 맡아오던 그에겐 버거운 배역이란 생각이 들었다.
“대사가 평소 말투가 아니잖아요. ‘그랬습니다’ ‘어쨌습니다’ ‘드시지요’ 저음으로 낮게 깔면서 대사를 해야 하니까 힘들더라고요. 말이 좋아서 그렇지, 위풍당당하면서 남자를 사로잡는 여성적 매력을 표현하는 게 사실 쉬운 일이에요? 게다가 촬영장엔 제 또래도 없고, 전부 선배들, 그것도 남자분들이니 너무 긴장이 되더라고요.”
“엄마가 약 해주며 노력하시니 봄쯤엔 아이 소식 있지 않을까요?”
하지만 이때 그를 붙잡아준 사람이 바로 김국진이다. 대사 톤 잡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그는 연습 상대역을 자처했다. 결혼 이전에는 데뷔 시절부터 코디일을 해주던 친구가 대사 연습을 도와줬지만 이제 그 상대가 남편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김국진과 같이 연습을 하면서 느낀 것은 “우리 오빠가 ‘제법’ 연기를 하더라는 것’. 그러면서 그는 쑥스러운 듯 웃음을 터뜨렸다. 김국진은 현재 ‘야인시대’ 김두한 대사를 줄줄 외울 정도. 아침에 밥 먹을 때도 김국진은 낮은 톤으로 “밥 먹읍시다” 하며 김두한 흉내를 낸다고 한다. 그러면 그 또한 “알겠습니다, 드시죠” 하고 대꾸한다고.
그래도 안심이 안됐던지 첫 촬영이 있던 날 김국진은 일산 근처에서 골프를 치다 탄현 SBS에 들러 그의 촬영신을 지켜봤다. 촬영을 마치자 김국진이 환한 표정으로 “정말 보는 내가 더 떨렸다. 윤성아, 너 정말 잘했다” 하고 격려해주는 데 눈물이 나올 뻔했다고 한다.
“요즘은 오빠에게 골프를 배우고 있어요. ‘김국진의 파워 골프쇼’에 같이 출연하고 있거든요. 오빠가 두명의 초보, 저하고 홍진경씨를 가르치고 있는데 다음달초쯤 저하고 홍진경씨하고 시합을 할 예정이에요. 지면 망신당한다고 오빠가 저에게 닦달을 하는데 오빠 말로는 제가 공 가지고 하는 운동에는 감각이 있대요. 제가 사실 포켓볼도 즐겨 치고 그랬거든요.”
한편 김국진은 오는 3월말에 있을 아홉번째 세미프로 골프테스트를 준비하면서 MBC ‘느낌표’와 KBS ‘슈퍼TV 일요일은 즐거워’ 등의 방송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임신 계획에 대해 물었다. 그는 쑥스러운 듯 “(친정)엄마가 약을 해다 주시는데 써서 잘 안먹어요(웃음). 아마 열심히 하면(?) 자연스럽게 될 거라고 생각해요. 정상적인 과정 다 밟는 평범한 삶이 제일 좋은 거잖아요. 좋은 소식 있겠죠. 소식 있으면 연락드릴게요.”
두 사람의 부부 침실에는 스탠드가 없다고 한다. 대신 잠자리에 들 때 아로마 향초를 피워둔다. 장미향과 페퍼민트 향의 아로마 향초는 은은한 향으로 숙면을 도와준다고 한다. 요리와 가사는 당연히 자기가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는 “오빠가 워낙 매운 음식을 좋아해서 찌개를 끓일 때도 청양고추를 듬뿍 넣어요. 오빠는 제가 해주는 된장찌개가 제일 맛있대요”하고 은근히 자신의 요리솜씨를 자랑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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