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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육아상식

나이에 따른 적절한 체벌방법 & 유의점

매를 아끼면 자식을 망친답니다~

■ 기획·이한경 기자(hklee9@donga.com) ■ 글·김민정

2003. 02. 05

매도 하나의 교육방법이다. 따라서 매가 좋은가, 나쁜가라는 이분법적인 논쟁보다는 매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일관성 있고 절제된 부모의 매는 가장 좋은 사랑의 표현이기도 한 것. 부족해도, 지나쳐도 문제인 매, 바로 드는 방법을 알아보았다.

나이에 따른 적절한 체벌방법 & 유의점

하루 2시간만 컴퓨터 게임을 하기로 엄마와 약속한 성혁이(9). 그런데 성혁이는 4시간이 넘었는데도 컴퓨터 끌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 모습을 보고 엄마 주지애씨(38)가 당장 끄라고 말해도 들은 척도 않고 게임에만 몰두하기 일쑤. 보다 못한 주씨가 강제로 컴퓨터를 끄고 소리를 질렀더니 도리어 엄마에게 화를 내며 옆에 있던 책을 집어던졌다. 결국 화가 머리끝까지 난 주씨는 성혁이의 엉덩이를 때렸고 매를 맞은 성혁이는 자기 방으로 들어가서 문을 잠가버렸다. 사태가 이쯤 되자 주씨는 자신이 한 행동이 과연 옳은 것이었는지 혼란스러웠다.
매, 과연 들어야 할까
부모가 야단을 쳤을 때 아이들의 반응은 다양하게 나타난다. 순순히 부모의 말을 따르는 아이도 있지만 투덜대거나 동생을 때리는 등의 폭력적인 행동을 하는 아이도 있다. 더 나아가서는 부모에게 대드는 아이까지 있다. 바로 이런 경우에 ‘매’가 필요하다. 아이들도 용서받지 못할 행동을 했을 때 매가 사용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매는 자녀 교육의 한 방식이자 사랑을 표현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사랑의 매’라고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매는 무조건 안된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들은 아이가 어려서 자신이 무슨 잘못을 했는지 모른다는 논리를 내세운다. 그래서 그들은 아이 스스로 잘못을 인정할 때만 제재를 가해야 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돌이 지날 무렵부터 부모들은 자녀에게 해도 되는 행동과 해서는 안되는 행동을 가르친다. 아이들이 뭔가 뜨거운 것을 만지려고 할 때 부모가 “앗뜨” 하고 말한다. 이때 아이들은 부모의 놀란 목소리나 행동을 보면서 해도 될 행동과 해서는 안될 행동을 구분한다. 부모는 무엇이 잘못된 행동인지 어릴 때부터 아이에게 가르칠 의무도 함께 지니고 있다. 자녀에게 지나치게 매를 아낄 경우 무엇이 옳고 그른지조차 모르는 성인으로 성장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연령에 맞는 체벌 및 야단치는 법
1기:만 3세 이전
엄마가 아이에게 매를 들기 시작하는 가장 일반적인 시기는 ‘미운 세살’이라고 하는 만 2세경. 이때부터 자신과 타인을 구별하고 자아가 싹터 부모의 인내심을 테스트할 때가 많다. 그러나 이 시기 아이들에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매가 아니라 혼자 내버려두고 반성의 시간을 주는 ‘타임아웃(time out)’이다. 타임아웃을 실시하면 대부분의 아이들이 5분 정도 혼자서 떼를 쓰다 먼저 엄마에게 화해의 손길을 내민다.
주의할 할 점은 아이가 불안을 느낄만한 장소, 예를 들어 장롱 같은 밀폐된 공간에 있게 해서는 안된다는 사실. 엄마가 항상 곁에 있다는 신호를 주어야 하며 방안에 혼자 둘 때도 문을 조금 열어둔다. 이 시기의 아이들이 떼를 쓰는 것은 극히 정상적인 발달 단계이므로 이를 문제 행동으로 보고 아이를 야단치거나 매를 드는 것은 좋지 않다.
2기:만 3세~초등학교 입학 전
말로 해서 안될 경우 매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한 시기. 이 시기 아이들에게서는 흔히 지나친 공격성과 폭력성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공격성과 폭력성 또한 이 시기에는 당연한 발달 과정이며 대부분의 아이들이 거쳐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리고 제1기의 아이들의 떼쓰기와 같이 분노와 좌절감에서 발생하는 자기 감정의 표현방법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단계의 폭력성과 공격성은 그 대상이 있다는 점에서 1기와 큰 차이가 있다. 처음에 그 대상은 물건이나 동생들이지만 나중에는 부모, 친구들, 주위 사람이 될 수 있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혼자 방치해두면 방안에서 책을 찢는다든지, 혹은 장난감을 부수는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심하면 자신의 몸에 상처를 내기도 한다.
따라서 소리를 지른다거나 책을 던지는 행동은 묵과할 수 있지만 장난감을 부순다거나 깨질 물건을 일부러 집어던지는 일, 자해 등은 용서할 수 없다. 물론 이럴 때도 말로 해서 안 듣는 경우에만 매를 사용하도록 한다.

나이에 따른 적절한 체벌방법 & 유의점

3기:초등학교 저학년
이 시기의 아이들은 사회적인 관계가 성립됨과 동시에 사회적인 규범과 규칙을 이해한다. 따라서 자기 행동의 잘잘못뿐만 아니라 타인의 잘잘못도 따질 줄 알며 잘못한 행동에는 책임이 뒤따른다는 사실도 안다. 그래서 매를 포함한 체벌이 가장 효과를 볼 수 있는 시기라 고 할 수 있다.
4기:초등학교 고학년
초등학교 고학년이면 빠른 아이들은 사춘기가 시작된다. 따라서 이때부터는 매나 체벌을 가했을 때 역효과가 더 많이 나타날 수 있다. 이 시기의 아이들의 특징은 수치심과 반항심을 느낀다는 것. 그래서 부모에게 대드는 아이들이 나타나는가 하면 가출하는 경우까지 생긴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체벌보다는 다른 대안이 필요하다. 잘못을 하면 용돈을 적게 준다든지, TV시청시간을 줄인다든지, 컴퓨터 게임을 못하게 하는 식으로 대처한다. 또한 진지한 대화가 가능하므로 감성에 호소하는 대화를 나누도록 노력한다.
매를 들기 전에 꼭 알아야 할 것
사랑이 빠진 매는 ‘폭력’이다
만약 매를 든다면 이는 반드시 ‘사랑의 매’여야 한다. 다짜고짜 손찌검을 하거나 매부터 들고 보는 부모들은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매를 아이를 통제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생각하는 부모들이 있는데 사랑의 마음이 빠지고 나면 매는 폭력에 불과하며 결국 폭력이 폭력을 낳는 악순환을 초래하게 된다.
매는 잘못을 자백받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
“이놈의 자식, 끝까지 잘못했다는 소리 안 하는 것 봐라, 빨리 말 안 해?” 대부분의 부모들이 아이를 때리면서 하는 말이다. 매는 아이의 잘못된 행동에 대한 대가로서 아이가 받는 벌이며 또한 어떤 행동이 잘못되었다고 알려주는 교육의 한 과정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부모들은 잘못을 알려주는 교육적인 수단으로 매를 드는 것이 아니라 잘못을 자백받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한다.
이런 경우 어떤 아이들은 매만 들면 ‘잘못했어요’ 하고 용서를 빌지만 고집이 세거나 반항심이 강한 아이들은 끝까지 버틴다. 그러다 보면 부모 역시 ‘네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한번 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매가 가는 대로 손을 맡긴다. 아이들에게 매를 사용할 때는 아이가 잘못을 인정할 때까지 때리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이해를 하든 못하든 처음부터 ‘어떤 행동이 잘못되었기 때문에 너는 몇 대를 맞아야 한다’고 한계를 정하고 때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후의 수단으로 매를 사용한다
매는 최후의 수단이 되어야 한다. 바르게 키운다는 명목으로 너무 어려서부터 매를 들면 아이의 정서 발달에 큰 해가 된다. 한창 호기심 많을 나이에 부모가 지나치게 엄하게 키우면 소심하고 위축된 아이로 자랄 가능성이 높다.
아이를 키울 때 가장 염두에 둬야 하는 것은 자녀에게 따뜻한 관심과 배려를 가져야 한다는 것. 부모의 관심과 배려가 부족할 때 아이들이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다음 단계는 바로 대화다. 아이들의 문제행동의 원인을 알기 위해서는 무슨 불만이 있는지 혹은 무엇을 원하는지 부모가 알아야 한다. 그게 터무니없다거나 들어줄 수 없는 때만 훈계와 체벌, 매가 사용되어야 한다.

나이에 따른 적절한 체벌방법 & 유의점

체벌 후 바로 아이를 안아주지 않는다
때린 후에 바로 애정표현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 잠시 아이가 무엇을 잘못해서 맞았는지를 생각하고 반성할 시간적 여유를 주는 것이 좋다. 또한 이 과정에서 부모들도 자신들의 행동이 정당했는지를 냉정히 판단해야 한다. 그러고 나서 다시 아이와 충분히 대화하는 시간을 갖고 이때 따뜻한 사랑으로 꼭 안아주는 것을 빠뜨리지 않도록 한다.
체벌할 때 극단적인 말을 하지 않는다
때리면서 부모가 극단적인 말까지 하면 아이는 반성은커녕 분노를 느낀다. “너 때문에 못살겠다” “나가! 너 같은 애는 필요없어” “꼴도 보기 싫어” “이런 멍청이 같으니라고” 등의 부정적인 말은 아이를 주눅들게 하고 소극적인 성격으로 변하게 한다. 아무리 화가 나도 극단적인 말을 절대 해서는 안된다.
체벌에도 기술이 필요하다
체벌의 목적은 아이를 고통스럽게 하는 것이 아니므로 체벌을 가할 때 기술이 필요하다. 일부러 매를 어긋나게 때리면서 센 소리가 나도록 해 아이가 크게 아픔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너무 심한 신체적 고통이나 체벌은 아이 마음에 상처를 주며 평생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는다.
정해진 매를 사용, 신체적 부위를 가려서 체벌한다
아이의 행동에 화가 난다고 주변에 있는 빗자루나 먼지떨이, 구둣주걱 같은 것을 들고 와서 아이를 때리는 엄마들이 많다. 그러나 이는 반드시 피해야 할 금기사항. 평소 회초리를 일정한 장소에 마련해 두었다가 때려야 할 상황이 되면 아이에게 잘못을 충분히 이해시킨 후에 매를 들도록 한다. 아이 자신에게 몇 대를 맞아야 할지를 물어봐서 매 맞는 횟수를 정하는 것도 아이가 잘못을 뉘우치게 하는 데 효과적이다. 또한 맞는 부위도 손바닥이나 종아리, 엉덩이 등 맞아도 별 탈이 없는 곳으로 가려서 체벌한다.
체벌 장소와 주변 상황도 고려한다
아이에게도 어른과 마찬가지로 자존심과 체면이 있다. 만약 남들이 모두 보는 앞에서 머리를 쥐어박히거나 뺨을 맞으면 잘못을 반성하기 전에 창피함과 분노, 억울하다는 감정이 앞선다. 체벌은 아무도 없는 곳에서 하는 것이 원칙이며 만약 여러 사람이 있는 곳에서 잘못을 했을 때는 그 자리에서 반드시 잘못을 일러주되 체벌이나 꾸중은 집에 와서 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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