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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화제의 현장

박정자 주연의 연극 <19 그리고 80> 시연회에 모인 스타들

■ 글·정지연 기자(alimi@donga.com) ■ 사진·최문갑 기자

2003. 02. 03

지난 1월9일 대학로 설치극장 ‘정미소’에서는 특별한 행사가 벌어졌다. 박정자 주연의 연극 <19 그리고 80>의 첫 공연이 열린 것. 특히 이 날은 ‘후원대사’를 자임한 ‘국민배우’ 안성기를 비롯해 쟁쟁한 영화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 눈길을 끌었다. 스타들의 훈훈한 연극 사랑이 보기 좋았던 현장을 전격 공개한다.

박정자 주연의 연극  시연회에 모인 스타들

엉뚱한 팔순 할머니와 염세적인 십대 꽃미남의 로맨스를 다룬 연극의 한 장면.


지난 1월9일 대학로 설치극장 ‘정미소’에는 공연이 열리기 두 시간 전부터 취재진이 모이기 시작했다. ‘정미소’의 대표인 연극인 윤석화의 움직임도 더욱 부산스러웠다. 아니나 다를까. 오후 6시부터 영화 시사회장이 아니고서는 모습을 보기 어려운 스타들이 속속 입장하기 시작했다. 영화배우 안성기, 박중훈, 설경구, 이혜영, 영화감독 이장호, 이창동, 이광모를 비롯해 촬영감독 정일성, 가수 김수철과 유열, 음악가 노영심과 방송인 김연주, 연극배우 손숙에 이르기까지 그 면면도 다양했다.
대한민국에서 바쁘기로는 내로라하는 이들을 한 자리에 모은 것은 엉뚱하게도 한편의 연극이었다. 현명하고 사랑스러운 팔순 할머니 모드와 열아홉살의 꽃미남 해롤드의 사랑을 다룬 연극 <19 그리고 80>이 스타들을 한자리에 끌어모은 주역이었던 것.
<19 그리고 80>은 에이즈로 인해 38세의 나이로 요절한 미국 작가 콜린 히긴스의 원작을 번안한 작품이다.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엽기적’인 커플의 진지한 사랑을 통해 인류의 사랑과 화해, 구원의 메시지를 담아낸 작품으로 세계적으로 ‘컬트’의 반열에 올라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15년 전 김혜자 김주승 주연으로 무대에 올라 화제가 된 바 있다.
박정자 주연의 연극  시연회에 모인 스타들

이번에 연출가 장두이가 각색 연출한 새로운 <19 그리고 80>에는 박정자와 이주혁이 각각 모드와 해롤드를 맡아 연기 앙상블을 선보인다. 박정자는 “올해 내가 환갑인데, 아직 팔순의 모드를 연기하기에는 미흡한 점이 있다. 팔순이 될 때까지 매년 이 역할을 맡게 된다면 오죽 좋을까”라고 말할 정도로 현재 ‘모드’역할에 흠뻑 빠져있다. 특히 공연장이 ‘친동생처럼 아끼는’ 윤석화의 극장이니만큼 다른 때보다 더욱 열과 성을 다하겠다는 각오. 실제 공연 연습중 시어머니가 쓰러지자 빈소와 무대를 오갈 정도로 각별한 애착을 보였다. 이런 박정자의 자세는 ‘국민배우’ 안성기를 한달음에 달려오게 만들었다. 평소 박정자, 윤석화와 각별한 친분을 나누고 있는 안성기가 이 연극의 ‘홍보대사’를 자임한 것.
“박정자와 같은 배우를 가진 건 우리의 복이다. 미약한 힘이나마 도와드릴 수 있다면 돕자는 생각에서 홍보대사로 나서게 된 것”이라고 자신의 입장을 밝힌 그는 연극 관람 후에는 “연극이 참 좋다. 앞으로 주변에 많이 권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19 그리고 80>은 현재 순조로운 관객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관객들이나 언론의 반응도 좋은 편. 연극 한편을 위해 기꺼이 시간을 쪼갠 스타들의 따뜻한 마음 씀씀이만큼이나 연극 자체도 그 예술성으로 화제가 되길 바라며 롱런을 점쳐본다. (3월16일까지 공연, 문의 02-3672-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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