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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이 남자의 요즘

해양 액션영화 <블루>로 돌아온 영화배우 신현준

■ 글·이지은 기자(smiley@donga.com) ■ 사진·최문갑 기자

2003. 01. 14

영화배우 신현준이 오랜만에 팬들 곁으로 돌아온다. 1월말 개봉 예정인 해양 액션영화 <블루>에서 해양구조대원 김준 역을 맡은 것. “촬영 내내 실제 군인과 똑같이 살았다”는 그는 “군대를 다녀오지 않아 힘들었지만 값진 체험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신현준을 만나 촬영 뒷이야기와 근황을 들어보았다.

해양 액션영화 로 돌아온 영화배우 신현준

영화 <블루>에서 신현준은 부대 내 가장 뛰어난 실력을 가진 잠수사 김준 대위 역을 맡았다.


영화배우 신현준(35). 그는 데뷔작인 <장군의 아들>을 비롯해 <은행나무 침대> <비천무> <사이렌> 등 대다수 출연작품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선 굵은 역할을 많이 해왔다. 1월말 개봉 예정인 영화 <블루>에서도 그는 실존 해군특수부대 해난구조대(SSU·Sea Salvage Unit) 소속 군인으로 분해 강인한 남성의 매력을 한껏 보여준다. 그래서일까. 과묵하고 비장한 터프가이라는 고정된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직접 만난 그는 시종일관 얼굴에 환한 미소를 지으며 농담도 잘하는, 아주 재미있고 편안한 사람이었다.
“선이 강한 얼굴 때문인지 다들 저를 과묵한 사람으로 봐요. 하지만 저는 사람 만나는 것을 무척 좋아하고 쉽게 친해지는 편이죠. <블루> 촬영장에서도 제가 분위기 메이커였는 걸요(웃음).”
영화 <블루>는 ‘심해 150m에서 선체 인양 작업 성공’이라는 세계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SSU 대원들의 우정과 사랑을 그리고 있다. 신현준은 부대 내에서 가장 뛰어난 실력을 보유한 잠수사 김준 대위를, 신은경이 상대역인 강수진 소령을 맡았다. 실제 아버지가 해병대 대령 출신인데다 아버지의 공관이 있던 경상남도 진해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신현준은 시나리오작업 단계부터 출연의사를 밝힐 정도로 <블루>에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이 영화가 제작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부터 ‘이건 내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다’ ‘내가 반드시 출연해야 한다’고 결심했죠. 아버지는 처음에 반대를 많이 하셨어요. 군대도 다녀오지 않은 제가 촬영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걱정하셨던 거죠. 하지만 이젠 아버지도 매우 뿌듯해하세요. 이 영화는 아버지께 드리는 좋은 선물이 될 겁니다.”
하지만 그는 촬영 자체가 녹록지 않았다고 털어놓는다. 우선 6개월여의 촬영 기간 내내 출연자 모두 실제 SSU 대원들과 함께 생활을 했고 훈련도 똑같이 받았다. 의상도 실제 대원들이 입었던 ‘땀에 푹 절은’ 군복을 그냥 입었다. 군 면제자인 그가 “필요한 군 경험을 모두 한 것 같다”고 말할 정도로 고생이 많았다고 한다.
또 해양 액션영화라는 타이틀답게 대부분의 촬영은 물에서 이뤄졌는데, 신현준은 체질적으로 물과 맞지 않았다고 한다. 다른 배우들이 하루 만에 수압에 적응했던 것과 달리 그는 사흘이 지나서야 수압을 견딜 수 있었고, 잠수 장면을 찍다가 귀에 심각한 문제가 생기기도 했다. 촬영하면서 온몸에 크고 작은 상처를 입었다는 그는 ‘영화를 찍다 죽을 수도 있겠구나’ 하고 느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힘든 촬영 기간 내내 여자친구 손태영이 큰 힘 돼
해양 액션영화 로 돌아온 영화배우 신현준

상대역을 맡은 신은경은 “항상 열심히 촬영에 임하는 신현준의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다”며 그가 아주 매력적인 남성이라고 치켜 세웠다.


“남들은 안전하게 영화를 찍던데 저는 이상하게도 불과 싸우거나 물과 싸우는 등 위험하고 고생스러운 촬영이 많았죠(웃음). 하지만 촬영하면서 스킨스쿠버 자격증도 땄고, 지금은 인터넷 사이트를 돌아다니며 좋은 다이빙 코스를 찾을 정도로 물과 친해졌어요.”
사실 그는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자신이 맡은 역할에 그다지 만족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가 지금껏 보여줬던 영화 속 이미지 그대로 과묵하고 차가운 터프가이로 그려졌기 때문.
“감독님께 제가 가지고 있는 ‘가증스러운’ 이미지를 모두 빼고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는 인물로 만들어달라고 부탁했어요. 그래서 제가 맡은 김준 대위는 강인한 군인이지만 기본적으로 자유분방하고 유머러스하며 인간적인 캐릭터로 그려졌죠. 연기라기보다 그냥 제 모습을 그대로 표현했어요. 일반인들에게는 낯설겠지만 저를 아는 사람들이라면 ‘바로 너다’라고 할 정도로 인간 신현준과 비슷하죠.”
힘든 촬영 기간 그에게 큰 힘이 되어준 것은 바로 여자친구 손태영. 촬영이 진해, 광주 등 지방에서 진행돼 자주 만나지는 못했지만 촬영 틈틈이 전화하고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으며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한다. “휴대전화 통화료가 장난이 아니었다”며 너스레를 떠는 그는 “태영이가 없었다면 이렇게 위험하고 고생스러운 촬영을 제대로 마치지 못했을 것”이라며 변함없는 사랑을 과시했다.
또 두 사람은 최근 단편 영화 <울 아빠>에 나란히 우정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신현준과 친분이 있는 유재환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이 영화에 신현준은 총기를 밀매하는 건달로, 손태영은 유치원 여교사로 출연한다. “배역의 비중은 작지만 함께 출연한다는 데 큰 의미가 있지 않느냐”며 특유의 함박웃음을 지었다.
“현재 살아서 숨쉬고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고 말할 정도로 어렵고 힘든 촬영이 많았다는 영화 <블루>. 신현준은 힘들었던 만큼 이 영화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다고 한다. 게다가 자신과 가장 비슷한 캐릭터를 연기해 더욱 자연스럽고 좋았다는 그의 새 영화 <블루>가 자못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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