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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이 여자의 사랑 방식

KBS 드라마 ‘아내’에서 처음으로 순정파 연기하는 엄정화

■ 글·이영래 기자(laely@donga.com) ■ 사진·조영철 기자

2003. 01. 09

영화 '결혼은 미친 짓이다'에서 연기자로서 주가를 높인 엄정화가 6년 만에 KBS 드라마 '아내'로 브라운관에 컴백한다. 기존의 섹시한 이미지를 탈피, 순정파 여인 역을 맡아 가슴이 설렌다는 그녀와 나눈 사랑과 결혼에 대한 담백한 인생 토크.

KBS 드라마 ‘아내’에서 처음으로 순정파 연기하는 엄정화

엄정화(32)가 SBS 드라마 ‘아름다운 죄‘ 이후 6년 만에 KBS 드라마 ‘아내‘를 통해 브라운관에 컴백한다.
“평생 이런 역할 못할 줄 알았어요. 항상 강한 캐릭터 아니면 섹시한 역할만 했잖아요. 근데 이렇게 착하고 예쁜 이미지의 배역이 주어지니까 너무너무 좋아요. 섹시한 이미지가 나쁘다는 게 아니라, 이미지가 고착되는 게 싫었거든요. 제가 맡던 배역이 항상 그랬어요. 부잣집 딸 아니면 항상 남자를 뺏고, 뺏기는….”
한 남자와 두 여자의 사랑이라는 삼각관계를 기본축으로 눈물샘을 자극하는 이 드라마에서 엄정화는 지고지순한 순정파 간호사 ‘윤현자’역을 맡았다. 82년엔 유지인이 맡아 열연을 펼쳤던 배역으로 그가 기존에 보여줬던 섹시하고 당찬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이미지를 선보이게 된다. 그는 이 드라마를 위해 3월경 발매할 계획인 8집 앨범 준비까지 뒤로 미뤘다.
“안 어울릴 것 같다고요? 안 그래요. 가수 활동을 하면서 제 이미지가 섹시함으로 굳어졌는데, 실제 제 모습과는 거리가 있어요. 가수 활동과 연기 활동은 아무 연관이 없는데 왜 똑같이 보려고 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사실 연기 활동은 안한게 아니라 못한 거예요. 제가 댄싱퀸 자리를 지키다보니 바빠서(웃음). 앞으로는 윤현자로 살 거고, 극 시작하면 여러분도 저를 윤현자로 느끼실 거예요. 아니면 조기 종영하겠죠(웃음). 그냥 지켜봐 주세요. 5년 동안 제 삶 속에 축적한 에너지를 연기로 보여드릴게요.”
그는 올해도 무척 바쁘게 보낼 예정이다. 무엇보다 주목되는 건 가수보다 연기자로서의 활동 비중이 커졌다는 것. 10대 후반의 가수들이 주류를 이루는 가요계에서 그녀가 언제까지 ‘댄싱퀸’의 자리를 지킬 수는 없는 법. 하지만 ‘결혼은 미친 짓이다‘ 이후 배우 엄정화에 대한 평가는 상한가를 쳤다. 그러니 당연한 선택인 셈이다.
“드라마만 하는 건 아니고 어떻게 하다 보니 영화도 병행하게 됐어요. ‘싱글즈‘란 영화예요. 사실 영화를 하면서 앨범 준비를 하려고 했던 건데, 배역이 탐나서 드라마까지 하게 됐어요. 영화가 올해 초 크랭크인에 들어가는데, 빠르면 4월쯤에 끝나지 않을까 싶어요. 드라마하고 영화 끝나면, 다시 댄싱퀸으로 돌아가야죠? 앨범 안팔려도 전 가수 할 거예요(웃음).”
올 1월초 크랭크인하는 영화 ‘싱글즈‘에서 그는 장진영, 이범수와 호흡을 맞춘다. 이 영화는 애인 없이 혼자 지내는 싱글들이 겪는 에피소드를 담은 영화로 지난 94년 일본 후지TV에서 ‘29세의 크리스마스‘라는 제목으로 방영된 드라마를 각색한 작품. 이 영화에서 엄정화는 과감하고 섹시한 독신녀 역할을 맡는다.
“남자친구 있지만 올해도 결혼 계획은 없어요”
KBS 드라마 ‘아내’에서 처음으로 순정파 연기하는 엄정화

김희애와 엄정화는 드라마 <아내>에서 유동근을 사이에 두고 연기대결을 펼친다.


32세. 이미 만만치 않은 나이다. 과연 그는 올해도 ‘싱글’로 보낼까?
“남자친구가 있다고 전에도 말했잖아요. 공개는 절대 못해요(웃음).”
그는 지난해 봄 영화 ‘결혼은 미친 짓이다‘ 개봉 당시, “남자친구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남자친구는 D증권 오너의 아들로 하버드대를 졸업한 뒤 벤처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이모씨(32)로 알려졌다. 남자친구 이씨와는 재작년 여름 가수 이상민, 이혜영과 함께 식사하다 우연히 합석하게 되면서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둘 다 밤늦게 일이 끝나는 탓에 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 영화관에서 심야 영화를 보거나 맛집을 찾아다니며 데이트를 한다고. 그러나 그는 그 이상에 대해선 함구했다. 다시금 다그쳐 묻자 그는 특유의 애교 어린 태도로 “지금은 유동근씨를 좋아해야 하는데 왜 그러세요?”하며 웃어넘기고 말았다. 어찌됐건 지금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당분간 결혼할 생각이 없다”는 것뿐이라고.
“예쁘고 착한 아내가 되고 싶어요. 결혼은 사랑해서 하는 거잖아요. 사랑하는 만큼 잘해야죠. 때론 여우처럼 굴기도 하고, 남편이 힘들어하면 용기도 주고, 밥도 맛있게 해주고…. 저 알고 보면 지고지순한 스타일이라니까요(웃음). ‘아내‘에서의 윤현자, ‘결혼은 미칫 짓이다‘에서의 연희, 둘 중에 하나를 고르라면 전 정말 윤현자 쪽이에요. 안 믿겨져요(웃음)?”
그는 입버릇처럼 “사랑 없이 조건만 가지고 결혼할 수 없다”고 단정적으로 말해왔다. 힘든 연예계 생활을 해온 자신에게 결혼은 안식처와도 같은 것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소중하다는 그. 2003년, 과연 올해도 그는 ‘소중한 안식’에 들지 않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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