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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프라이버시 인터뷰

KBS 드라마 ‘아내’로 안방극장 컴백한 탤런트 김희애

“결혼하고 아이 둘 낳아 온종일 부대끼다보니 7년 세월이 어느새 지나갔어요”

■ 글·이지은 기자(smiley@donga.com) ■ 사진·최문갑 기자, 동아일보 사진DB파트, KBS 홍보실

입력 2003.01.09 11:32:00

톱스타 김희애가 안방극장으로 돌아온다. 복귀작은 1월초 첫방송되는 KBS 드라마 '아내'. 교통사고로 기억을 잃은 한 남자가 자신을 구해준 여자와 사랑에 빠져 결혼하지만 첫아내를 만나 갈등한다는 내용으로 그는 실종된 남편을 7년 동안 기다리는 본처 김나영 역을 맡았다. “대본연습을 하는데 너무 긴장이 돼 울렁증이 생기기도 했다”는 그가 환히 웃으며 털어놓은 두 아이의 엄마로, 전업주부로 살아온 지난 7년간의 이야기.
KBS 드라마 ‘아내’로 안방극장 컴백한 탤런트 김희애

톱스타 김희애(36)가 KBS 드라마 ‘아내‘로 안방극장에 컴백한다. 드라마 ‘아내‘는 지난 82년 인기리에 방영됐던 동명 작품을 리메이크한 것으로 교통사고로 기억상실증에 걸린 남자가 자신을 치료해준 여자와 결혼하지만 7년 후 첫 부인을 만나 갈등한다는 내용. 7년 동안 실종된 남편을 기다리는 본처 김나영 역을 맡은 김희애에게 “실제 드라마 같은 상황이 벌어지면 어떻게 하겠냐”고 묻자 그는 “그냥 어영부영 살다 보면 7년 세월이 금방 지나가지 않겠냐”며 특유의 차분한 미소를 지었다.
“어떤 여자가 남편이 없어졌다고 다른 남자부터 찾겠어요?(웃음) 먹고 살기 바쁘면 7년이라는 세월, 금방 지나가지 않을까요. 저도 결혼하고 아이 둘 낳아 키우다 보니 7년이 후딱 지나갔는걸요.”
지난 99년 드라마 ‘하나뿐인 당신‘에 잠시 얼굴을 비춘 것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김희애의 방송 복귀는 95년 드라마 ‘연애의 기초‘ 이후 7년 만의 일. 그의 말처럼 96년 드림위즈 대표인 이찬진씨(38)와 결혼한 후 기현(6), 기훈(4) 두 아이의 엄마로만 7년 이상의 세월을 보낸 것이다.
“드라마 ‘카레이스키‘를 1년 넘게 찍으면서 쉬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또 결혼할 사람을 찾아야겠는데 도저히 시간이 나지 않아 방송을 그만둬버렸죠(웃음). 다행히 바로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 결혼했고 아이도 둘이나 낳았네요. 그동안 아이들만 키웠어요. 제가 욕심이 많아서 육아를 다른 사람에게 맡기지 못하거든요. 먹이고 입히고 재우는 것까지 일일이 챙기다 보니까 너무 피곤해서 9시쯤 아이들 재울 때 함께 잠든 적이 많아요. 그래서 드라마조차 제대로 못봤어요.”
처녀 때 집과 방송만이 세상의 전부인 줄 알았다는 그에게 지난 세월은 가족과 함께하는 삶이 얼마나 행복한지를 알게 해줬다고 한다. 온종일 아이들과 부대끼다가 엉클어져버린 머리카락, 아이들의 장난이 하도 심해 아이를 침대 위로 던져버리고 싶을 정도로 화가 났다가도 다시 아이들이 너무 예뻐 환히 웃다가 주름살이 생겨버린 얼굴을 발견할 때면 ‘이것이 바로 행복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운동하고 피부 관리하며 방송복귀 준비
하지만 드라마 현장과 떨어져 있어도 연기는 그에게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래서일까. 둘째 기훈이를 낳은 후부터 하루 1시간씩 헬스클럽에서 꾸준히 운동하고 피부 마사지를 받는 등 자기 관리를 하며 막연히 방송복귀를 준비해왔다고 한다. 그러던 그가 ‘아내‘의 정하연 작가와의 인연으로 이번 작품을 선택하게 됐다.
“사실 정하연 작가님의 다른 작품에 출연하기로 약속했었는데 사정이 생겨 그 작품의 촬영이 미뤄졌어요. 그러자 작가님이 제게 ‘아내‘에 출연해보는 것은 어떻겠냐고 제안하셨죠. 처음에는 김나영이라는 캐릭터가 마음에 와닿지 않아 망설였는데 대본을 꼼꼼히 읽어보니 공감이 가더라고요. 남편도 이 드라마가 제게 잘 맞을 것 같다며 강력 추천했고요. 아이들이 걱정됐지만 여섯살난 첫째도 웬만큼 자랐고, 둘째는 형보다도 의젓해 마음이 놓였어요. 그래서 출연을 결정했죠.”

KBS 드라마 ‘아내’로 안방극장 컴백한 탤런트 김희애

<아내>에서 유동근이 기억상실증에 걸린 상진을, 김희애가 본처 나영을, 엄정화가 후처 현자 역을 맡았다.


드라마 출연을 결정한 후 그는 두 아이와 함께 빈탄으로 휴가를 다녀왔다. 촬영이 시작되면 너무 바빠질 것 같아 마지막으로 아이들과 온전한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다. 그리고 제작진으로부터 첫 녹화 대본을 받았는데, 그는 너무 긴장이 돼 울렁증이 생길 정도였다고 한다. 꽤 오랜 시간동안 살림만 하다가 갑자기 다른 인물을 연기하려고 하니 참 어색했다고. 하지만 타고난 연기자이기 때문일까. 순식간에 ‘김나영’으로 변해버린 자신을 보니 너무 신이 났고 잘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생겼다. 또 그는 “함께 출연하는 유동근씨와 엄정화씨가 너무 훌륭한 연기자라 무척 기대가 된다”며 환하게 웃었다.
“유동근씨는 함께 연기해본 적은 없지만 사극에서의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보고 꼭 한번 같이 작품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엄정화씨는 그동안 노래 잘하고 섹시한 가수로만 알았는데 최근 영화 ‘결혼은 미친 짓이다‘를 보고 생각을 완전히 바꿨어요. 복잡한 내면 연기를 너무 잘하시더군요. 또 정화씨가 저와 다르게 애교가 있어서 촬영장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이끌어줄 것 같아요(웃음).”
오랜만에 드라마에 복귀했지만 그는 부담감이 앞선다고 말했다. 우선 같은 시간대에 방영되는 SBS 드라마 ‘야인시대‘의 인기가 대단한데다가 최진실, 채시라 등 최근 안방극장으로 컴백한 왕년의 톱스타들이 줄줄이 고전하고 있기 때문.
“사람들은 결혼하고 아이 낳고 남편 있는 연기자의 사생활과 연기자의 극중 이미지를 겹쳐서 보기 때문에 연기자의 연기 자체에 몰입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오히려 저는 다행이에요. 제가 맡은 역할이 사랑하는 남편을 둔 아내잖아요”
“남편이 저와 다른 사람이라는 걸 인정한 후로 남편과의 다툼이 훨씬 줄었어요”
KBS 드라마 ‘아내’로 안방극장 컴백한 탤런트 김희애

그는 96년 드림위즈 이찬진 대표와 결혼한 후 두 아이의 전업주부로 살아왔다.

그렇다면 실제 어떤 ‘아내’인지 물었더니 그는 ‘잘하지도 않고 못하지도 않는 아주 평범한 아내’라고 짤막하게 대답했다.
“여자들이 결혼하면 콩쥐 콤플렉스가 생기는 것 같아요. ‘아내’ ‘엄마’ ‘며느리’로서 모든 역할을 다 잘하려고 하죠. 이런 건 직장 여성들이 훨씬 심해요. 하지만 저는 작전을 바꿨어요. 너무 잘하려고 하면 저도 힘들고 남편이나 시댁의 기대치도 올라가니까 어쩌다 잘못하면 실망감이 더 커지잖아요. 그래서 대충대충 살려고 했어요. 그랬더니 결혼생활이 훨씬 편해지던데요.”
또 그는 남편이 자신과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하면서 남편과의 다툼이 훨씬 줄었다고 한다. 남편 이찬진씨는 편하고 착한 사람이지만 종종 감정 표현을 잘하지 않아 답답할 때도 많았다고.
“남편과 저는 성격이 180도 달라요. 저는 조곤조곤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인데 남편은 무뚝뚝하다고 생각될 정도로 말수도 없고 감정표현을 하지 않거든요. 신혼 때는 그것 때문에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어요. 특히 여러 힘든 일을 겪으면서도 사정을 이야기하지 않을 땐 섭섭하기도 했고요. 하지만 이젠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인정해요. 부부 갈등은 배우자를 나와 똑같이 만들려고 할 때 생기는 것 같아요.”
90년대 중반 드라마 ‘아들과 딸‘ ‘폭풍의 계절‘ ‘카레이스키‘> 등을 통해 최고의 연기력을 과시했던 김희애. 7년이 지난 지금, 그가 어떤 연기를 펼칠지 매우 기대된다.


여성동아 2003년 1월 46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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