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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살뜰 재테크 통해 목돈 마련을 꿈꾸는 사람들

“각종 재테크 정보와 진솔한 성공담 & 실패담을 나눠요”

■ 글·박윤희

2002. 12. 20

맞벌이 부부의 최대 목표는 아무래도 ‘돈 모으기’가 아닐까. 최소의 투자로 최대의 이익을 올리는 확실한 재테크 방법을 배우고 싶다면 ‘맞벌이 부부 10년 10억 모으기’에 들러보자. ‘짠순이 필살기’에서 ‘종자돈 굴리는 방법’까지 각종 재테크 정보와 성공담, 실패담까지 가득하다.

알뜰살뜰 재테크 통해 목돈 마련을 꿈꾸는 사람들
10억원! 1억원도 아닌 10억원을, 그것도 10년 안에 모으겠다는 의지로 똘똘 뭉친 사람들이 있다. 재테크 동호회 ‘맞벌이 부부 10년 10억 모으기(cafe.daum.net/10in10)’ 회원들은 10년 안에 10억원을 모아 ‘경제적 자유’를 실현하겠다는 목표의식이 확고하다. 한낮 돼지꿈 한번 꾼 후 복권 당첨식의 일확천금을 꿈꾸는 사람들과는 차원이 달라도 한참 다르다. 여기서 말하는 경제적 자유는 ‘근로소득 없이 자기가 원하는 생활수준을 누릴 수 있는 상태’를 말하는데, 이를 위해 회원들은 ‘짠순이 필살기’에서 ‘과학적인 재테크’에 이르기까지 세상의 모든 ‘목돈 만들기’ ‘목돈 굴리기’ 방법을 총동원한다.
맞벌이 부부 10년 10억 모으기(이하 10년 10억) 동호회가 처음 생긴 때는 지난해 6월. 운영자 박범영(30·상담사)씨가 인터넷에 동호회방을 마련한 이후 지금까지 2만6천여명의 회원들이 온라인 중심으로 활동하면서 서로의 재테크 노하우를 공유한다.
‘맞벌이를 하다 보니 1년 만에 우리들의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사랑하는 울 아들과 함께 단칸방에서 시작했다. 울 아들 유치원 갈 때까지 내가 머리를 다 깎아주었다. 웬만한 두세 정거장 거리는 걸어다녔다. 적금 늘어가는 소리가 매일매일 들리는 것 같았다. 울 아들 옷도 어리니까 메이커 옷 안 사 입혔다. 맞벌이하다 보니 어디 나갈 일도 없어서. 주로 집에서… 내복이 젤이었다.’ -보라
‘근로자우대저축에 50만원, 주택청약 관련저축에 매달 10만원씩, 나머지 20만원은 정기적금으로 대신 은행권이 아닌 상호신용금고나 새마을금고 같은데 회원으로 가입하면 이자소득세를 적게 때거든요. 혹시 부모님이나 조부모님 중 나이가 65세 이상이시면 그분 명의로 생계형 비과세저축으로 가입하시면 근로자우대저축이랑 효과가 똑같아요. 그리고 나머진 개인연금이나 종신보험에 드셔도 될 것 같고요.’ -소나무
‘우리 아이가 태어났을 때 만들어준 통장이 있거든요. 백일, 돌잔치 때 받은 것부터 크면서 세뱃돈, 손님들이 주시는 용돈… 모조리 그 통장에 넣었어요. 애가 초등학교 들어갈 때부터 통장을 건네주었어요. 직접 관리하라고 말이죠.(출금은 못하는 통장임^^;) 어제 카페에 글 올리면서 잔고가 얼마인지 궁금해지더군요. 내가 놀라 자빠지는 줄 알았어요~~~ 잔고 4백56만원. 우리 애가 지금 열살인데 부자죠? 우리집에서 제일 막강한 경제력을 소유한 넘^^’ -제비꽃


10년 10억 동호회 인터넷 게시판의 카테고리는 총 13갈래로 분류되는데, 회원 참여도가 가장 높은 ‘맞벌이 부부 경제이야기’를 비롯해 ‘맞벌이 부부의 삶’ ‘재테크 기사’ ‘절약 노하우’ ‘경제적 자유로 가는 길’ 등으로 각 코너마다 재테크의 전문화와 차별화를 꾀한 점이 돋보인다. 무엇보다 돈 냄새 풍기는 사람들이 대박을 꿈꾸며 ‘배팅’을 논하는 자리가 아니라, ‘개미’처럼 성실한 이 땅의 서민들이 알뜰살뜰 재테크 하는 모습이 빼곡이 담겨 있는 사이트여서 이곳에 들리면 재테크 정보뿐만 아니라 삶의 경건함 또한 얻어갈 수 있다. 특히 ‘적자인생탈출’ 코너를 클릭하면 은행 신용카드 빚에 얽힌 회원들의 처절한 생존기가 진솔하게 펼쳐진다.
‘암튼 몇 년을 낮에는 똑바른 직장…. 밤에는 알바하며 빚을 없애갔음돠. 열분들 신용불량 거 겁내지 마세요. 카드 돌리고 돌리고 하는 것보담 신용불량 걸려서 걸려오는 독촉전화 받아가면서 갚아가는 게 훨 수월하고 이자도 적게 나갑니다. 그리고 첨엔 전화오기 시작하니깐 무서워 죽는 줄 알았거든요. 첨 단계는 상냥한 여직원 목소리… 두 번째는 약간의 욕설과 짜증이 썩인 허스키한 여직원 목소리… 마지막 단계는 빨간 줄 두 줄이 그어진 법적최고장이 날아옵니다. 독촉전화 와도 절대 쫄면 안됩니다. 당당한 걸 유지하되 배째라는 식은 절대 금물이고요. 갚겠다는 의지를 강하고 적극적으로 보이면 카드사에서 불쌍히 여겨 살길을 열어줍니다.’ -안개꽃가득
현재 안개꽃가득 회원은 5천만원 상당의 신용카드 빚을 다 갚고 동호회 회원들에게는 ‘자기 운명은 자기가 책임진다’는 교훈을 남겼다고. 한번은 10년 10억 동호회가 네티즌들의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 신용카드와 대출 연체 경험이 있는 회원들이 벌떼처럼 몰려들기 시작해 동호회 사이트가 마비된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10억’이란 말에 현혹돼 ‘쉽게 돈 버는 방법’을 구하러 동호회를 찾았던 사람들은 동호회에 가입했다가 탈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지금도 여전히 10년 10억 동호회를 지키는 사람들은 명확한 목표의식을 가진 ‘짠순이’ ‘짠돌이’가 주류를 이룬다.
그런가 하면 재테크의 제 1원칙을 ‘남편의 경제관념 뜯어고치기’라고 외치는 주부들도 이곳을 자주 찾는다.
‘남편은 맞벌이가 무신 봉인지 혼자 황야의 무법자도 아니고 어디 가면 잘 쏜다. 그러다 보니 내가 더 돈을 못쓴다. 나도 명품 알고, 백화점에 가면 볼 줄도 안다. 자기는 뭐 대단한 부잔 줄 안다. 쥐꼬리만한 월급 받아서 이리저리 모으고 저축해서 이만큼 사는 게 누구 덕인데, 퍽 하면 TV보고 이것저것 사잔다. 우리 집은 여자, 남자 역할이 바뀌었나봐. 도움이 안된다. 어디 하소연 할 때도 없다’ -보라
이렇게 재테크의 성공담, 실패담, 푸념을 늘어놓는 회원들은 주로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직장인. 맞벌이 부부뿐만 아니라 결혼을 앞둔 예비 부부들도 상당수를 차지한다. 운영자 박범영씨는 이런 회원들의 가입동기가 대부분 가족, 친구, 친지들의 권유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다고 한다.
“사람들이 저희 동호회에서 다른 전문적인 재테크 동호회와 다르게 인간적인 냄새, 즉 나와 똑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의 실패담, 성공담을 진솔하게 들을 수 있기 때문에 많이 찾는 것 같아요. 또 회원들이 아주 기본적인 질문을 해도 은행, 보험, 증권, 부동산 등 전문 분야에서 일하는 회원들이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 범위 안에서 열심히 답글을 달아주는 것도 동호회 회원들 수가 늘어나는 이유입니다.”
금융회사에 다니며 새벽과 점심시간을 이용해 사이트 관리를 하는 박씨는 “그동안 미래에 대한 계획 없이 살아온 회원들이 동호회를 통해 작은 재테크 방법이라도 실천하면서 변해가는 모습을 볼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하는데, 무엇보다 동호회 운영자인 그가 과연 10억원 달성 목표에 어느 정도 접근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10억원을 모으는 재테크 핵심전략은 합리적인 소비를 통한 종자돈 마련에 있어요. 전 소득의 70% 이상을 저축하고 그렇게 모아진 여유돈을 예금, 부동산, 주식, 채권 등에 투자합니다. 아직까지 큰 성공을 거두진 못했지만, 어떤 분야에서 10년간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노력하면 안될 일이 없다고 생각해요.”
없으면 불편하고, 있어도 만족하지 못하면 오히려 해를 끼칠 수 있는 돈. 그래서 돈을 ‘필요악’이라고 하는 것일까. 맞벌이 부부 10년 10억 모으기 동호회 회원들은 경제적인 자유를 통장 속에 차곡차곡 쌓아가며 오늘도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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