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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력·표현력 쑥쑥 올려주는 나만의 책 만들기

세상에 꼭 하나뿐에예요!

■ 기획·이한경 기자(hklee9@donga.com) ■ 글·이승민 ■ 사진·정경진

입력 2002.12.12 12:38:00

읽기, 쓰기, 그림 그리기, 만들기, 말하기 등등 책 만들기 하나면 이 모든 것들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다. 자신만의 책을 만들며 즐거워하는 아이들과 이런 자녀의 모습을 지켜보며 뿌듯해하는 엄마들을 만나 보았다.
창의력·표현력 쑥쑥 올려주는 나만의 책 만들기
만추의 토요일 오후, 서울 성북동에 위치한 ‘책 만들며 크는 학교’로 학교 수업을 끝낸 어린이들이 엄마의 손을 잡고 속속 들어서고 있었다. 초등학교 1~2학년 어린이 예닐곱명이 모였고 아이들은 들어서자마자 책가방에서 자신이 만든 책을 꺼내 자랑하느라 분주했다.
책 만들기에 푹 빠진 아이들과 엄마들
“이거는요, 용감한 토끼 토토가 친구들을 괴롭히는 나쁜 친구를 혼내주는 이야기예요.”
“이거 만들 때, 선생님이 여기만 오려주셨거든요. 그리고 제가 다 했어요.”
“저는 이 책이 제일 좋아요. 그래서 하루에 열번도 더 읽어요.”
아이들의 재잘거림은 책 만들기에 대한 자랑으로 이어졌다.
“너무 재미있어요. 처음에는 글 쓰고 그림 그리는 게 어려웠는데 지금은 괜찮아요. 자꾸자꾸 만들고 싶어져요.”
“내 책을 내 손으로 만드니까 너무 좋아요. 세상에서 하나뿐인 거잖아요.”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어요. 동화책은 다른 사람이 하는 이야기지만 이 책에는 내 이야기가 있어요.”
아이들은 정말 책 만들기에 푹 빠져 있는 듯했다. 앞으로 더 근사하고 두꺼운 책을 만들고 싶다는 게 한결같은 희망사항이다. 이런 아이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부모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혜준이는 그리고 만드는 것을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미술학원에 몇년 보냈는데 거기서는 정형화된 것만 그리잖아요. 그런데 책 만들기는 그림뿐 아니라 글쓰기도 할 수 있고, 만들기도 할 수 있고 응용할 수 있는 게 많아서 좋아요.”
“책 만들기는 아이들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좋은 프로그램인 것 같아요. 호영이는 책을 만들면서 자기가 작가가 되었다는 생각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어요. 한번 책을 만들면 2탄, 3탄까지 스스로 알아서 만들지요.”
“윤진이는 내성적이었거든요. 싫어하는 게 무엇인지 표현하지 않아서 윤진이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전혀 몰랐죠. 근데 책 만들기를 시작하고 나니 조금씩 자기 표현을 하는 거예요. 성격도 밝아지고 점점 자신감을 가지는 것 같아요.”
책 만들기의 교육 효과를 직접 체험한 엄마들은 책 만들기가 학교 교육과정에 포함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종이 한장으로 만드는 나만의 책

책 만들기 과정은 종이 한장을 접는 것에서 시작한다. 기본책 접기와 아코디언 책 접기 두 가지 방식을 기본으로 팝업(Pop-up)이나 움직이는 책 등 여러가지로 활용 가능하다.
기본책 접기와 아코디언 책 접기를 통해 종이를 접으면 8쪽의 공간이 생긴다. 이 8쪽을 책의 형태에 맞게 꾸미는 것이다. 이야기의 주제를 정하고, 그 주제에 맞는 글과 그림을 구상한다. 그리고 앞표지와 뒷표지를 제외한 6쪽 각각의 면에 들어갈 글과 그림을 미리 작성해본 다음, 직접 책에 옮긴다.
이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법, 쪽 수에 따라 이야기를 쪼개는 법, 글과 그림으로 이야기를 표현하는 법 등을 자연스럽게 체득한다. 이 과정이 끝나면 표지를 만든다. 앞표지에는 책 제목과 지은이, 출판사를 적는데 이때가 아이들이 가장 신나는 시간이다. 지은이로 자신의 이름을 적어놓고, 출판사 이름도 직접 정하다 보니 8쪽의 작은 책이지만 아이들이 갖는 애정은 특별하다.
이젠 뒷표지를 만들 차례. 자신들이 즐겨보던 동화책을 유심히 살펴본 아이들은 자신이 만든 이야기를 함축적으로 표현해서 뒷표지에 써넣는다. 그리고 값도 직접 매긴다. 어떤 아이는 많은 사람들이 보라고 싼 값을 매기는 반면, 다른 아이는 세상에서 하나뿐인 책이니까 비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하나의 책이 만들어지면 아이들은 부모와 함께 자신이 만든 책을 발표하는 기회를 갖는다. 책 제목을 이야기하고 자기가 쓴 글을 읽어주면서 발표력을 기르게 되고, 또한 남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습관도 가지게 된다. 이 시간을 함께한 엄마들은 때로 가슴이 뭉클할 정도의 감동을 받는다고 이야기한다. 책 한권을 무사히 만든 아이가 대견하고 책을 만들면서 얼마나 많은 생각을 했을까, 힘들지는 않았을까 등등 여러가지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지난 10개월간 ‘책 만들며 크는 학교’의 강의를 수강해온 아이들은 벌써 10~15권의 ‘저서’를 가지고 있다. 아이들은 자신이 만든 책을 집에 전시해두고 수시로 읽어 본다고 한다. 또 친척들이나 손님이 오면 자랑도 하고 자기가 매긴 값으로 책을 팔기도 하면서 책 만들기의 또다른 재미를 느끼고 있다.

책 만들기는 영미권과 유럽권에서 오래전부터 이어져왔던 북 아트(Book Art) 장르 중 하나다. 북 아트란 ‘수공예 책을 만들어내는 예술 분야’로, 책의 기본이 되는 종이에서부터 책의 내용을 구성하고 책의 형태로 완성하는 작업까지 모두 직접 손으로 한다. 이런 전통을 응용해 영국 맨체스터 예술전문대학의 폴 존슨 교수가 책 만드는 과정을 독특한 교육 프로그램으로 체계화하였다. 책 만들기는 지난 20년 동안 영국의 초등학교 교과과정에 포함되었고 현재 영국은 물론 미국에서도 학교 교육에 활용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책 만들며 크는 학교’를 통해 2001년 초에 처음 소개되었다. “책 만들기를 하면 허구의 이야기를 꾸며낼 때뿐 아니라 탐방기를 쓸 때, 방학숙제를 할 때, 친구들에게 줄 생일 카드를 만들 때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책 만들며 크는 학교’ 권성자 대표는 이야기한다. 다양한 팝업(pop-up)의 형태를 만들 수 있어 아이들의 손재주를 키워주는 데도 도움이 된다. 책의 형태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고, 표현방식도 실이나 단추, 색종이 등 모든 재료를 활용할 수 있어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책 만들며 크는 학교’에서는 유치원~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와 성인 대상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서 관심 있는 어린이와 학부모 교사들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또한 학교 내부 전시장에 다양한 교재와 아이들이 직접 만든 작품을 전시해놓아 책 만들기와 관련한 충실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문의 02-765-2547 홈페이지 www.makingbook.net
손쉽게 따라할 수 있는 책 만들기
종이 한장만 있으면 누구나 책 만들기에 도전할 수 있다. 책 만들기의 기본이 되는 아코디언 책과 기본 책, 이를 응용해서 만들 수 있는 회전목마 책과 얼굴 책을 만들어 보자.

창의력·표현력 쑥쑥 올려주는 나만의 책 만들기
▶아코디언 책 만들기
① 종이를 가로로 펼쳐놓은 후, 왼쪽 끝을 오른쪽 끝에 맞춰 접었다가 다시 펼치세요.
② 종이의 양쪽 끝을 한가운데 있는 중심선에 맞춰 접었다가 다시 펼치세요.
③ 이제 종이에는 수직으로 4개의 면이 생겼을 것입니다.
④ 이번엔 종이를 가로로 2등분해서 접으세요.
⑤ 그림과 같이 접어놓은 선을 따라 지그재그 형태로 종이를 접으세요.

창의력·표현력 쑥쑥 올려주는 나만의 책 만들기
▶아코디언 책을 응용한 회전목마 책 만들기
① A3(42×29.7cm) 크기의 용지를 가로로 2등분해서 자르세요.
② 종이의 A부분을 반으로 접었다가 다시 펼치세요. 그런 다음 중앙선에 맞춰 접은 후, 다시 한번 중앙선에 맞춰 양끝을 접으세요.
③ 종이 전체를 펼친 다음 아코디언 모양으로 한면씩 차례로 접어나가세요.
④ 이번엔 종이의 B부분을 6등분한 후 6분의 1에 해당하는 종이를 가위로 잘라내세요.
⑤ 잘라낸 B부분에서 양쪽 끝으로 1cm 정도 접으세요. 그런 다음 끝부분은 그대로 둔 채 2에서 했던 방법대로 종이를 접으세요.
⑥ B부분을 다시 펼쳐 6 그림처럼 아코디언 모양으로 만드세요.
⑦ 아코디언 모양으로 접은 종이를 하나로 모은 후 창문이 될 부분을 가위로 예쁘게 오려내세요.
⑧ 앞면이 될 B부분과 뒷면이 될 A부분을 잘 맞춘 다음, B부분의 양끝에 풀칠을 해서 서로 연결되도록 붙이세요. 이때 앞뒷면이 잘 연결되도록 주의하세요.



창의력·표현력 쑥쑥 올려주는 나만의 책 만들기
▶기본 책 만들기
① ‘아코디언 책’을 만드는 방법 중에서 4단계까지 똑같이 따라하세요. 그런 다음 종이 전체를 펼치면 그림과 같이 8개의 면이 만들어질 것입니다.
② 종이 전체를 세로로 2등분해서 반 접은 후, 접힌 쪽에서부터 중심선을 따라 한면만 가위로 오리세요.
③ 그런 다음 종이를 다시 펼치면 한가운데에 가위로 오린 선이 나타날 것입니다.
④ 이번엔 종이를 가로로 2등분해서 아래쪽으로 내려 접으세요.
⑤ 손으로 양쪽 끝을 잡은 채 중심점을 향해 안으로 밀어넣으세요. 이렇게 하면 종이의 가운데 부분에 공간이 생길 것입니다.
⑥ 종이 전체가 십자 모양이 될 때까지 계속해서 중심점을 향해 밀어주세요.
⑦ 한쪽 면은 앞표지로, 또 한쪽 면은 뒷표지로 정한 다음, 나머지 종이를 한 방향으로 몰아서 책 모양이 되도록 접으세요.

창의력·표현력 쑥쑥 올려주는 나만의 책 만들기
▶기본 책을 응용한 얼굴 책 만들기
①A3(42×29.7cm) 크기의 종이를 준비해서 ‘기본 책’의 3단계까지 만듭니다.
② 왼쪽과 오른쪽의 양끝을 중심선에 맞춰 접으세요. 그런 다음 각 면의 중간쯤에서 안쪽으로 2cm 정도 들어가게 수평으로 코 부분을 잘라줍니다. 바로 밑에 코 부분보다 조금 작게 입 부분을 오리세요.
③ 가위로 자른 부분을 2에 표시된 점선대로 접은 다음 접었던 부분을 원래의 상태로 다시 펼칩니다.
④ 종이 전체를 펼쳐서 ‘기본 책’을 만드세요.
⑤ 각각의 면을 펼쳐서 팝업 부분을 조심스럽게 밖으로 빼내면 코 모양, 입 모양이 있는 얼굴 책이 완성됩니다.


여성동아 2002년 12월 46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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