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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한 뒤 더 예뻐지고 연기 잘한다 칭찬받는 탤런트 김지호

■ 글·이한경 기자(hklee9@donga.com) ■ 사진·조영철 기자 ■ 코디네이터·장미현 ■ 장소협찬·해나(02-512-8983), 블룸(02-541-1530)

입력 2002.10.02 16:08:00

지난해 12월 동료 탤런트 김호진과 결혼식을 올린 톱스타 김지호. 새내기 주부인 그의 얼굴에서는 요즘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신혼 생활이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는 데다 주연으로 출연중인 SBS 드라마 <정>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결혼 후 인터뷰에 응하는 것은 처음이라는 그가 환한 웃음과 함께 털어놓은 행복한 결혼이야기.
“쉽게 만나고 헤어지는 세상이지만 우리만은 그러지 말자고 오빠랑 자주 다짐해요”
결혼한 뒤 더 예뻐지고 연기 잘한다 칭찬받는 탤런트 김지호
새내기 주부 김지호(28)에게 “결혼하고 나서 가장 달라진 점이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돌아온 답변은 조금 엉뚱하게도 “좋은 연기자가 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는 것이었다. 같은 연기자와 결혼해서 그런지 전보다 연기가 친숙하게 다가오면서 다시 태어나도 연기자가 되고 싶을 만큼 연기가 좋아졌다는 것.
“결혼하고 나니까 다들 어른 대접을 해주세요. 저 스스로도 무게감(그는 책임감 대신 이 표현을 사용했다) 같은 게 생겼고요. 이제 귀엽고 상큼한 모습으로 승부할 나이는 지났잖아요. 그러면서 연기를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고 한살이라도 어릴 때 이것저것 해보지 못한 아쉬움이 남더라고요. 사실 예전에는 연기를 열심히 하지 않았거든요. 기껏해야 일년에 한 작품 정도 했죠. 그래서 당분간 그런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 연기 욕심을 부릴 생각이에요.”
아닌 게 아니라 그는 결혼하고 나서 눈에 띄게 왕성한 연기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3월부터 방영한 SBS 드라마 에 출연한 데 이어 곧바로 에 출연중인 것. 의 정세호 PD가 만드는 은 가족간의 애틋한 정을 그린 작품으로, 그는 극중에서 가족의 구심점이 되는 며느리 미연으로 등장한다.
“원래는 를 끝내고 오빠랑 유럽이나 미국으로 한달 정도 여행을 다녀올 생각이었어요. 결혼하고 나서 둘다 너무 바빠 이렇다 할 추억을 만들지 못했거든요. 그러다 의 대본을 보고 마음을 바꿨어요. 너무 재미가 있어서 8회까지 단숨에 읽어내려 갔죠. 결혼 3년차 주부인 미연이라는 역할이 제 나이에 한번은 꼭 해볼 만한 역이라는 판단도 들었고요. 결혼을 해서 그런지 극중의 대사들이 가슴에 와닿고 재미있어요.”
그가 를 끝내고 쉰 기간은 불과 사흘. 하지만 그는 의 매력에 푹 빠져 힘든 줄도 모르고 강행군을 하고 있다. 아침 일찍 집을 나와 저녁 늦게야 들어가는 그의 가장 든든한 지원군은 바로 남편 김호진(32). 불규칙한 연예인의 생활을 누구보다도 잘 알기에 아침 한번 변변히 차려주지 못하는데도 불평 한마디 없다고 한다.
이 끝나는 시기는 오는 11월. 하지만 그는 이 끝난 뒤에도 좋은 작품만 있다면 휴식 없이 곧바로 출연한 욕심이 있음을 감추지 않았다. 앞으로 1~2년 뒤에는 아이를 낳을 계획이라 출산 전에 맘껏 연기 활동을 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한다.
“오빠나 저나 나이가 있기 때문에 출산을 무한정 늦출 생각은 없어요. 그리고 저는 아이를 낳으면 다른 사람에게 맡기지 않고 제 손으로 키울 거고요. 그러면 아무래도 지금처럼 자유롭지 못할 것 같아 그 전까지 무리를 하려고요. 다행히 이번 작품을 하면서 ‘연기가 늘었다’는 칭찬을 자주 받아 신이 나요. 또 어떤 분들은 ‘예뻐졌다’면서 오빠한테 잘하라는 말씀도 하시고요. 그런 말씀 들을 때면 민망하면서도 기분은 좋아요.”
결혼한 뒤 더 예뻐지고 연기 잘한다 칭찬받는 탤런트 김지호

그는 “5년 후 어떤 모습이면 좋겠느냐”는 질문에 주저없이 “예쁜 아이의 엄마, 인생을 아는 연기자로 살고 있으면 좋겠다”고 대답했다. 그와 남편 김호진이 아직까지 의견의 일치를 보지 못한 것은 아이 문제. 외동으로 자란 김호진은 적어도 세명은 낳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육아와 연기 생활을 병행해야 하는 그는 한명이나 두명을 고집하고 있다.
“결혼 전부터 의견이 맞섰는데 아직까지도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어요. 제가 하나만 낳아서 잘 키우자 그러면 오빠는 형제가 없는 외로움이 어떤 건지 몰라서 그런다며 안된대요. 어릴 때는 자신도 몰랐는데 크고 나니까 부쩍 외롭다면서요. 우리가 아니라 자식들을 위해서 많이 낳아야 한다는 게 오빠 생각이에요. 저는 삼남매 가운데 둘째인데 오빠는 그런 제가 너무 부럽대요. 일단 첫아이를 낳고 다시 이야기하기로 했는데 결론이 어떻게 날지는 모르겠어요(웃음).”

결혼한 뒤 더 예뻐지고 연기 잘한다 칭찬받는 탤런트 김지호
요즘 그를 보면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예뻐졌다는 것이다. 그 자신은 별다른 변화를 느끼지 못하는데 사람들로부터 하도 같은 말을 듣고 원인을 생각해봤을 정도. 그리고 그의 생각에는 머리를 기른 게 분위기를 바꿔놓은 것 같다고 한다.
“데뷔하고 나서 머리를 기른 건 이번이 처음이에요. 사람들이 커트가 잘 어울린다고 해서 오랫동안 커트만 고집했거든요. 종종 분위기를 바꾸고 싶어서 머리를 길러보기도 했는데 기르는 과정에서 어중간한 머리가 마음에 안 들어 늘 짧게 잘랐죠. 이번에는 어떻게 기회가 돼서 길렀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은 것 같아요. 커트보다도 잘 어울린다고 말하는 분들도 많고요.”
그는 앞서 방영된 에 출연하면서 머리를 기를 기회를 잡았다. 극중에서 머리를 단정하게 묶고 나오는 경우가 많아 몇달 동안 손질 한번 하지 않은 것. 그리고 이번 드라마의 출연을 앞두고 머리를 다듬었는데 그 자신도 의외로 긴 머리가 잘 어울려 깜짝 놀랐다고 한다.
단골 미용실은 서울 압구정동에 있는 김청경 헤어 페이스. 지난해 11월 결혼식을 올릴 때도 김청경 원장에게 메이크업을 받았다. 김청경 원장과는 데뷔 초 CF 촬영을 하면서 인연을 맺은 사이.
“중요한 일이 있을 때는 청경이 언니한테 메이크업을 받아요. 누구보다 제 얼굴을 잘 아니까요. 청경이 언니 말로는 요즘 제 얼굴이 변했대요. 예전에는 화장을 안한 게 더 예뻤는데 요즘 들어 색조 화장이 어울리기 시작했다면서요.”
김지호 하면 청바지와 티셔츠가 잘 어울리는 연예인으로 생각하지만 그가 좋아하는 스타일은 의외로 에스닉풍이다. 집시나 인디언 패션을 좋아해 자주 구입한다는 것. 남편 김호진도 그에게 그런 옷들이 잘 어울린다며 여러 벌 사주었다고 한다. 대신 그는 화려한 장식이 달린 옷은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아 절대로 입지 않는다고.
운동광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 들어서는 운동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 어쩌다 시간이 나서 남편 김호진이 운동을 하러 가자고 권해도 몸이 말을 듣지 않아 집에서 쉬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한다. 그런데도 몸무게는 결혼할 때보다 2kg이 더 빠져 브라운관에서는 마르게 나온다고.
“제가 나이가 들기는 들었나봐요. 사실 결혼 전에는 친구들과 맥주 마시면서 수다 떠는 걸 좋아했거든요. 설혹 다음날 일에 지장이 있어도 비오는 날은 비가 와서, 날씨가 좋은 날은 날씨가 좋아서, 우울한 영화 본 날은 우울해서 술을 마셨죠. 그런데 요즘은 저도 모르게 몸을 사리게 돼요. 그럴 때마다 정열을 잃어버린 것 같아서 슬퍼져요. 그러나 어쩌겠어요. 몸이 예전 같지 않을 걸(웃음).”

결혼한 뒤 더 예뻐지고 연기 잘한다 칭찬받는 탤런트 김지호
지난 9월11일은 그와 김호진이 결혼하기로 했다는 사실을 세상 사람들에게 알린 지 꼭 1년이 되는 날이었다. 두 사람은 지난해 12월11일 결혼식을 올렸는데 ‘9·11 테러’ 때문에 결혼발표일 역시도 결혼기념일만큼이나 잊을 수 없는 날이 되었다. 그래서 두 사람은 그날 저녁 집 근처 이탈리아 식당에서 와인과 스파게티를 즐기며 조용히 1주년을 기념했다고 한다.
결혼생활 10개월째를 맞은 그는 결혼 전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재미있고 만족스럽다”고 한다.
“결혼 생활 자체도 즐겁지만 엄마, 아빠의 잔소리에서 벗어나 느끼는 자유로움이 커요. 결혼으로 인해 생긴 책임감도 기꺼이 감수할 수 있을 정도죠. 오빠는 변함이 없어요. 결혼 전에도 잘 안해주더니 결혼 후에도 똑같더라고요. 대신 손님들이 왔을 땐 너무 잘 도와줘요. 저희 집에 왔다가 오빠의 그런 모습 보고 사이 나빠져서 돌아간 친구 부부들도 많죠(웃음).”
그렇지만 그들이 모르는 비밀이 하나 있다. 손님을 초대했을 때를 제외하고는 사실 남편 김호진이 집안일을 잘 도와주지 않는다는 것. 그래서 그는 친구들이 있을 때 남편이 도와주면 다른 사람들은 평소에도 그런 줄 알고 부러워하니까 가만 있으라고 오히려 말린다고 한다.
요리실력도 남편 김호진이 그보다 한수 위. 하지만 역시 평소에는 그가 직접 요리를 해봐야 실력이 향상된다며 도와주지 않는다고 한다. 그는 일주일에 한번씩 전문 요리 선생에게 강습을 받고 있는데 자신 있는 요리는 각종 찌개류와 국수, 카레.
그는 결혼하고 나서 남편 김호진에 관한 새로운 사실 하나를 발견했다. 결혼 전에는 보통 사람들이 김호진 하면 떠올리는 이미지처럼 깔끔한 사람으로 알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일이 없는 날은 오후 서너시까지도 씻지 않고 뒹굴더라는 것.
“저희는 보통 사람들보다 생활이 훨씬 불규칙해요. 때로는 며칠씩 밤을 새며 촬영을 하는 경우도 있죠. 그래서 쉬는 날은 대개가 아무 일도 하지 않고 퍼지게 마련이고요. 그런 생활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오빠가 그렇게 빈둥대도 ‘이제 씻지’ 하고 한두번 말한 뒤에는 그냥 둬요. 반대로 제가 피곤해서 늘어져 있을 때 오빠 역시도 아무 말 안 하거든요.”
그는 결혼을 하고 나서 같은 연예인과 결혼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 사실 보통 사람들은 자신들의 불규칙한 생활을 이해하기 힘들다는 것. 흔히 일반인과 결혼한 여자 연예인들이 결혼 후 활동이 뜸해지는 경우가 많은데 모두 그 때문이라고 한다.
“물론 같은 연예인끼리 결혼하면서 느끼는 책임감도 커요. 공인으로서 사람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의식적으로라도 잘 살려는 노력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하고요. 요즘 쉽게 포기하고 쉽게 헤어지는 사람들이 많잖아요. 하지만 세상이 그렇더라도 우리만은 그러지 말자, 열심히 잘 살자는 이야기를 오빠랑 종종 해요.”
결혼생활이 잘 맞기는 하지만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니다. 결혼으로 인해 포기하거나 미룬 일도 있는 것. 일단 결혼 전에 미국 뉴욕으로 3개월 동안 어학 연수를 다녀오려다 뒤늦게 그 사실을 안 김호진의 반대로 기숙사까지 알아본 상태에서 포기해야 했고 오랜 꿈이었던 대학원 진학도 아이를 가진 이후로 미뤄야 했다.
혼자만의 여행은 상상도 할 수 없게 된 것도 결혼으로 인한 변화. 혼자 영화보기를 좋아하는 그는 결혼 후에도 가끔씩 혼자 훌쩍 떠나는 상상을 하는데 남편 김호진은 그런 생각을 한다는 것조차도 이해 못한다는 것이다.
“결혼 전에는 나만 생각하면 됐는데 이제는 우리, 가정, 오빠를 먼저 생각해야 돼요.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선뜻 나서지 못할 때가 많고요. 그렇지만 결혼으로 인해 포기한 것들보다 결혼을 선택해서 얻은 만족감이 더 크기 때문에 불만은 없어요. 사실 요즘도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를 만큼 재미있거든요.”
그와 김호진도 여느 신혼 부부들처럼 부부싸움을 자주 하는 편이다. 대개는 사소한 문제로 다투는데 먼저 결혼한 선배들로부터 “원래 결혼하고 3년 동안은 누구나 그렇게 싸운다”는 말을 듣고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대신 싸우고 나서 금방 화해해 오히려 주변 사람들이 어이없어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결혼하고 나서 더 예뻐지고 연기 잘한다는 칭찬을 많이 받아 기쁘다는 김지호. 그는 만남과 헤어짐이 쉽게 이뤄지는 세상이지만 결혼할 때 세상 사람들 앞에서 잘 살겠다고 약속한 그대로 김호진과 아름다운 가정을 일궈가겠다고 다짐했다.

여성동아 2002년 10월 46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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