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PEOPLE

WHY

#총리와 통역사 #로맨틱 슈뢰더 #서울에서 결혼발표

editor 정희순

2018. 03. 21

“하늘과 땅 사이에는 우리가 배운 학문과 논리로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있는데, 이방인으로서 그런 것은 그저 환영하며 받아들이면 되는 운명 같은 것이다. 지금 우리가 바로 그렇다.” 

게르하르트 슈뢰더(74) 전 독일 총리는 셰익스피어의 ‘햄릿’에 등장하는 문구를 인용해 한국인 통역사이자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NRW) 연방주 경제개발공사 한국대표부 김소연(48) 대표와의 인연을 표현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요청으로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개막식 참석차 한국을 찾은 슈뢰더 전 총리는 지난 1월 2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김소연 대표와 올가을 결혼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슈뢰더 전 총리는 1998년부터 2005년까지 독일 7대 총리로 재임하며 통일 이후 침체된 독일 경제를 살려낸 주인공으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그의 피앙세인 김소연 대표는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을 수석 졸업하고 김대중·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문재인 대통령의 통역까지 맡은 전문 통역사다. 

두 사람의 관계는 슈뢰더 전 총리와 이혼 소송 중인 도리스 슈뢰더 쾨프 사회민주당(SPD) 의원이 지난해 9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의 결별 이유 중 하나는 2016년 봄에 나타난 프라우 킴(김소연 씨)’이라는 글을 올리면서 처음 알려졌다. 슈뢰더 전 총리는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 아내 쾨프와는 2015년 3월 이전부터 별거를 해왔고, 이혼 역시 그쪽에서 먼저 요청한 것”이라 설명하며 “2016년 9월 이혼 및 별거 합의 계약서를 작성했지만 쾨프가 선거에 출마하면서 이혼 공개를 미뤄달라고 해 이제야 알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국과 달리 독일에서는 소송을 통해서만 법적으로 이혼이 가능하다. 

김 대표가 슈뢰더 전 총리의 통역을 처음 맡은 것은 2012년 무렵. 그땐 줄곧 부스 안에서만 통역을 진행했기에 마주할 일이 없었으나, 지난 2015년 5월 제주국제포럼에서 대면하게 됐다. 두 사람이 본격적으로 교제를 시작한 것은 지난해 봄 무렵으로, 그해 9월 슈뢰더 전 총리가 자서전 한국 출판기념행사를 위해 방한했을 당시에는 모든 일정에 김 대표가 동석했다. 



부부가 되기로 공식 선언한 두 사람은 이미 가족 상견례를 마쳤으며, 결혼 후에는 슈뢰더 전 총리의 집이 있는 독일 베를린과 하노버, 그리고 서울을 오가며 살 계획이다. 슈뢰더 전 총리는 “앞으로의 계획은 한국이라는 나라를 배우고 알아가는 것”이라며 “한국말도 더 배우고 평범한 이웃 아저씨 같은 모습으로 여생의 절반을 한국에서 보내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국적과 거리, 나이 차이도 이들에겐 중요치 않은 듯했다. 두 사람의 말처럼, 이들의 사랑은 ‘운명’이란 말밖에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어 보인다.

designer 최정미
사진 뉴스1



  • 추천 0
  • 댓글 0
  • 목차
  • 공유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