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런 변화는 수치로도 확인할 수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집계에 따르면, 온라인 베이커리 시장은 2021년 3200억 원에서 2024년 5400억 원으로 커졌다. 지난해에는 6250억 원까지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불과 4년 만에 시장 규모가 2배 가까이 불어난 셈이다. 5조 원 규모로 추산되는 국내 베이커리 시장의 약 12%가 상승한 것으로, 소비자 10명 중 1명은 이제 빵집에 가지 않고 온라인으로 빵을 주문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가파른 성장의 키 아이템으로 ‘냉동 빵’을 지목한다.
소비자들이 냉동 빵을 선택하는 가장 대표적인 이유는 단연 가성비다. 특히 성장기 어린이와 청소년을 둔 3~4인 가정의 장바구니에는 냉동 빵이 빠질 수 없다. 코스트코 추천템으로 항상 언급되는 ‘프렌치롤’은 24개에 7000원대로 개당 300원꼴이며, 이마트 트레이더스에서 판매 중인 신세계푸드의 소금빵은 5개입 7980원이다. 개당 1600원 정도니 동네 베이커리에서 판매하는 빵 가격의 절반 수준이다. 대용량으로 사서 냉동했다가 필요할 때 꺼내 에어프라이어에 데우면 갓 구운 빵처럼 맛있게 먹을 수 있고, 맛도 베이커리 못지않다는 게 소비자들의 공통적인 반응이다.
최근에는 1~2인 가정도 냉동 빵 열풍에 동참했다. 30대 직장인 이예지 씨는 “최근 온라인에서 다양한 빵을 사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 씨는 “혼자 생활하다 보니 창고형 매장에 갈 일이 없다. 냉동 빵의 평가가 좋은 건 알고 있었지만 그림의 떡이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하지만 요즘은 마켓컬리나 쿠팡 같은 플랫폼에서 소용량으로도 빵을 판매해 부담 없이 살 수 있다”고 말했다.
냉동 빵 트렌드에서 주목할 또 하나의 키워드는 ‘식이 관리’다. 냉동 빵에는 저당 고단백, 글루텐 프리 같은 니즈가 따라붙기 때문. 여름을 앞두고 다이어트에 열심인 20대 후반 직장인 강주영 씨도 냉동 빵의 열성적인 소비자다. “다이어트를 여러 번 시도했지만 워낙 빵을 좋아해서 매번 실패했다”는 강 씨는 “최근 다이어터를 위한 저당 빵이 다양하게 출시돼 있어 큰 도움이 된다. 치팅데이에 나에게 주는 포상으로 하나씩 먹고 있다”고 말했다.

마켓컬리, 쿠팡 등 온라인 새벽배송 채널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다양한 냉동 빵.
얼리면 오히려 좋아, 혈당 낮추는 저항성 전분
냉동했던 빵이 갓 구운 빵보다 혈당 관리 측면에서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유럽임상영양학회지(Europe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에 수록된 2008년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식빵을 냉동했다가 해동할 경우 갓 구운 빵에 비해 혈당 반응 지표(IAUC)가 약 31%가량 낮게 나타난다. 2023년 이루어진 임상시험에서도 냉동 후 재가열한 빵을 섭취한 그룹의 최고 혈당치는 120mg/dl로, 신선한 빵 섭취 그룹의 132mg/dl보다 낮게 나타났다.그렇다면 왜 냉동 빵이 갓 구운 빵보다 혈당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걸까? 갓 구운 빵 속 전분은 수분을 머금고 팽창한 호화 상태로, 소화 효소가 쉽게 분해될 수 있는 대신 혈당은 빠르게 올라간다. 이와 반대로 냉동 빵은 어는 과정에서 전분 분자들이 다시 조밀하게 재배열되는 노화 현상을 거치는데, 이때 일부 전분은 소화 효소가 분해하기 어려운 제3형 저항성 전분으로 변하게 된다. 유튜브에서 ‘닥터리TV’를 운영하고 있는 ‘닥터리’ 가정의학과 전문의 이진복 원장은 “저항성 전분은 포도당으로 잘 분해되지 않아 식후 혈당이 완만하게 올라간다. 자연히 인슐린 분비가 줄어들어 지방이 덜 축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소화되지 않고 대장까지 내려간 저항성 전분이 발효되면 뷰티르산이라는 단세포 지방산이 만들어지는데, 이 물질은 식욕억제 호르몬을 분비시켜 포만감을 오래 유지하게 한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저항성 전분을 섭취할 경우 지방 대사가 활발해져 지방 산화율이 증가하고, 간의 인슐린 감수성을 높여 간 건강을 개선하는 등의 효과도 함께 얻을 수 있다. 단, -18℃ 이하에서 최소 12시간 이상 얼려야 저항성 전분이 확실히 생성되며, 냉동 후 섭취 시 너무 뜨겁게 데울 경우 전분이 다시 호화될 수 있으니 실온 해동하거나 미지근하게 데우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확대되는 냉동 빵 시장, 소비자는 즐겁다
다양한 니즈에 따라 소비자들이 냉동 빵 시장으로 몰리면서 식품업계 역시 시장 확대를 위해 재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연간 500만 개씩 판매되고 있는 ‘베키아에누보’ 냉동 샌드위치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총 8종으로 구성된 현재의 라인업을 확대하며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현대그린푸드는 아예 지난해 말 제2 베이커리 공장을 가동하면서 생산 품목을 40%, 생산량을 77% 대폭 확대했다. 아워홈은 제철 재료를 활용한 시즌 한정 냉동 빵을 출시하며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나섰다.해외 브랜드들도 활발하게 시장 공략에 힘쓰고 있다. 프랑스 브랜드 ‘브리오슈 파스키에’가 가장 대표적이다. 마케팅팀 박수진 대리는 “냉동 빵 시장의 성장과 브랜드 인지도 상승, 프랑스 정통 빵에 대한 소비자 니즈가 맞물리면서 판매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냉동 빵에 대한 수요와 기대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브리오슈 파스키에 역시 이에 맞춰 신제품 출시 및 라인업 확장을 진행할 계획이다. 한국 전용 제품에 대한 연구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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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정세영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 사진출처 마켓컬리 신세계푸드 현대그린푸드 그리팅몰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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