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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뽀득뽀득’ 아이들의 손끝에서 피어나는 건강한 희망

강현숙 기자

2025. 09. 23

위러브유는 세계 10개국에서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클린핸즈’ 위생교육 및 위생용품 지원사업을 펼치며 미래 꿈나무들의 건강에 집중하고 있다. 이와 함께 물펌프와 수도, 위생시설 지원에도 열심이다. 

손톱깎이와 손수건이 포함된 위생키트를 선물 받은 캄보디아 푼프놈초등학교 학생들이 즐거워하고 있다.

손톱깎이와 손수건이 포함된 위생키트를 선물 받은 캄보디아 푼프놈초등학교 학생들이 즐거워하고 있다.

 위러브유의 ‘클린핸즈’ 위생교육에서 올바른 손 씻기 방법을 따라 하며 즐거워하는 에콰도르 라눌포로드리게스초등학교 학생들. 

 위러브유의 ‘클린핸즈’ 위생교육에서 올바른 손 씻기 방법을 따라 하며 즐거워하는 에콰도르 라눌포로드리게스초등학교 학생들. 

전 세계 인구 4명 중 1명은 여전히 깨끗한 식수를 마시지 못한다. 5명 중 2명은 안전한 위생시설을 사용하지 못한다. 매년 50만 명이 단순한 손 씻기만으로 예방할 수 있는 설사와 급성호흡기 감염으로 목숨을 잃는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와 청소년에게는 그 피해가 더욱 치명적이다. 무려 8억1800만 명의 아동이 학교에서 기본적인 위생시설조차 이용하지 못해 인권과 학습권은 물론 생존까지 위협받고 있다(세계보건기구·유엔아동기금). 

이러한 현실 속에서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회장 장길자, 이하 위러브유)는 미래세대가 깨끗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자라나 사람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 세계 보건의 날(4월 7일)과 세계 손 위생의 날(5월 5일)을 기점으로 에콰도르, 파나마, 네팔, 케냐 등 10개국 17개 학교 약 7000명에게 위러브유스쿨 일환의 ‘클린핸즈(Clean Hands)’ 위생교육을 전개했다. 아이들이 올바른 손 씻기 습관을 길러 스스로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코스타리카 필라르히메네스 초등학교 학생들이 교육 내용을 따라 깨끗하게 손을 씻고 있다.

코스타리카 필라르히메네스 초등학교 학생들이 교육 내용을 따라 깨끗하게 손을 씻고 있다.

아동 건강과 직결된 위생의 중요성 
각국 지부는 지방자치단체, 교육행정기관과 협력해 취약계층 학생들이 많은 학교를 선정했다. 이 과정에서 정부 관계자들도 학교 위생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으며 위러브유 활동에 공감을 표했다. 캄보디아 교육청소년체육부 부촘세러이 차관은 프놈펜 미타핍초등학교 행사에서 “위생의 중요성을 함께 배우고 이해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라며 “위생은 아동 건강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정부에서도 각별히 신경 쓰는 부분이다. 이런 자리를 마련해주신 위러브유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파나마 파나마시티의 카를로스콘스탄티노초등학교 행사에 앞서 미구엘 레카로 교육부 국제협력국장 역시 “위러브유의 활동을 기쁜 마음으로 환영한다”고 밝혔다.

각국 현장에서 위러브유 회원들은 교육용 패널과 영상 자료를 활용해 위생의 개념과 손 씻기의 효과, 올바른 손 씻기 방법을 쉽고 재미있게 소개했다. 학생들은 손바닥부터 손등, 손가락 사이를 비누로 깨끗하게 씻는 과정을 그대로 따라 하며 즐겁게 익혔다. 위러브유는 약 5000명의 학생에게 비누, 수건, 손톱깎이 등이 담긴 아기자기한 위생키트를 선물했고, 일부 학교에는 공용 손 세정제와 디스펜서를 비치하도록 지원했다.



예산 부족으로 화장실에 비누조차 마련하지 못했던 코스타리카 산호세의 필라르히메네스초등학교에는 위생용품과 함께 여학생을 위한 여성용품도 기증했다. 이 자리에서 페르난도 차바리아 키로스 고이코에체아 시장은 “이번 활동은 학생들에게 큰 혜택이자 자기 관리를 배우는 값진 교육의 장이다. 위생의 중요성이라는 메시지를 전 세계적으로 확산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캄보디아 미타핍초등학교에서 열린 ‘클린핸즈’ 위생교육에 참여한 어린이들이 올바르게 손 씻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

캄보디아 미타핍초등학교에서 열린 ‘클린핸즈’ 위생교육에 참여한 어린이들이 올바르게 손 씻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

8월 20일, 필리핀 케손시티의 캠프크라메고등학교에서는 학생과 교직원 등 230명이 참여한 가운데 화장실 보수 완공식과 더불어 위생교육이 진행됐다. 위러브유가 두 달간 정비한 학교 본관, 별관, 야외 등 3곳의 화장실이 한층 밝고 쾌적하게 바뀌어 학생들의 환호를 받았다. 

마리페 탈라부콘 교장은 “아동 친화적이고 안전한 환경을 조성해준 위러브유에 감사한다”고 학교 구성원들을 대변해 인사를 전했다. 에드나 갈리사 케손시티 교육청 장학사는 “전 세계 공동체를 사랑과 연민으로 감싸는 위러브유의 사명과 헌신에 진심으로 감동했다”며 “우리 학교를 위해 손 내밀어준 그 마음이 위러브유가 지켜온 성실의 가치를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필리핀에서는 15%의 학교가 물과 비누가 있는 기본 위생시설을 갖추지 못하고 있어 이번 지원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참여 학생들도 긍정적인 변화를 체감했다. 알라나 후안세(14) 학생대표는 “사랑의 실천이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우리도 미래 리더로 성장하며 책임감 있고 배려심 깊게 다른 사람을 도울 것”이라고 다짐했다.

감염병 예방 효과 입증된 손 씻기 지원
5월 26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츠와네의 세로토마첼라초등학교 위생교육에 함께한 교사는 “겨울철에는 기침과 재채기로 바이러스가 쉽게 퍼진다. 그런 시기에 손 씻기는 바이러스 확산을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교육의 효과를 설명했다. 실제로 코로나19 팬데믹을 지나며 손 위생은 사회적 거리두기와 함께 감염병 차단의 핵심 전략으로 전례 없는 주목을 받았다. 손은 질병 전파의 주요 경로인 만큼, 손 씻기는 감염병 예방 효과가 입증된 동시에 비용 대비 효율성이 뛰어난 공중보건 투자로 손꼽힌다. 

위러브유가 대규모 산불로 피해를 입은 브라질 호라이마주 파라카이마 지역 아마존 원주민 마을에 물펌프 2대를 설치하며 이웃들의 일상 회복을 응원했다. 사진은 마을에 설치된 물펌프 모습.

위러브유가 대규모 산불로 피해를 입은 브라질 호라이마주 파라카이마 지역 아마존 원주민 마을에 물펌프 2대를 설치하며 이웃들의 일상 회복을 응원했다. 사진은 마을에 설치된 물펌프 모습.

위러브유는 바람직한 위생 습관을 심어주는 교육과 위생용품 지원에 앞서 안전한 물과 위생시설 보장을 위한 물펌프 설치, 저수·수도 시설 확충, 노후화된 화장실 개보수 등 실질적인 인프라 개선 활동을 이어왔다. 지금까지 가나, 베냉, 라오스, 방글라데시, 투발루 등 13개국에 물펌프 31대와 물탱크 225대를 설치했으며, 지하수 탐사와 시추, 설치 이후의 사후관리까지 체계적으로 진행했다. 또 학교 위생시설 30곳을 신축 및 개보수하고, 물 부족이 심각한 인도에서는 넬로르·켄두자르·쿠타크에 물펌프와 공중위생 시설을 마련했으며, 푸네의 국립병원에 음수대와 정수필터를 지원해 의료 환경개선에도 나섰다. 이러한 활동은 국제사회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6번 ‘깨끗한 물과 위생 보장’을 구체적으로 구현한 사례로 평가받는다.

교육과 지원, 기반 조성을 통한 기본적인 위생 실천은 사회 전체에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 수 있다. 작은 습관이 모여 지속 가능한 위생 문화를 만드는 토대가 되기 때문이다. 위러브유의 꾸준한 노력은 아이들과 지역사회의 건강한 미래를 함께 만드는 힘이 되고 있다.

위생교육으로 희망 찾은 글로벌 리포트

엘살바도르 레푸블리카데온두라스학교 웃음 가득 손 씻기

학생들의 건강한 생활환경 조성과 지속 가능한 위생 문화 확산을 위해 손 세정제와 디스펜서를 기증했다. 수돗가에서 손을 씻으며 수줍게 웃는 엘살바도르 레푸블리카데 온두라스학교 학생들의 모습.

학생들의 건강한 생활환경 조성과 지속 가능한 위생 문화 확산을 위해 손 세정제와 디스펜서를 기증했다. 수돗가에서 손을 씻으며 수줍게 웃는 엘살바도르 레푸블리카데 온두라스학교 학생들의 모습.

5월 15일 엘살바도르의 수도 산살바도르에 위치한 레푸블리카데온두라스학교 강당이 아이들의 해사한 웃음소리로 가득 찼다. 지난 2023년 물탱크와 정수시설을 지원한 이 학교를 다시 찾은 위러브유 회원들은 전교생과 교직원 160명을 대상으로 감염병 예방을 위한 ‘클린핸즈’ 위생교육을 진행했다. 교육과 함께 전달된 위생키트는 아이들의 일상에 작은 즐거움을 선물했다. 수업이 끝난 뒤 아이들은 알록달록한 위러브유 로고가 새겨진 디스펜서가 새로 설치된 수돗가로 달려갔다. 손바닥부터 손가락 사이사이까지 꼼꼼히 씻으며 환하게 웃는 아이들의 모습은 자연스레 손 씻는 습관이 몸에 배는 순간을 보여줬다.

이 학교는 도시 빈민촌 내에 위치해 기초생활 여건이 열악하고 학생들의 위생에 대한 인식도 낮은 편이었다. 이번 교육을 통해 피어나는 아이들의 미소는 더 나은 미래로 이어지는 희망의 씨앗이 됐다.

케냐 마타레노스초등학교 인생 첫 위생 수업

케냐 마타레노스초등학교에 전교생이 6개월간 사용할 수 있는 150리터 분량의 손 세정제를 기증했다.

케냐 마타레노스초등학교에 전교생이 6개월간 사용할 수 있는 150리터 분량의 손 세정제를 기증했다.

지난해 초대형 엘니뇨 홍수로 큰 피해를 입은 케냐 나이로비의 마타레노스초등학교. 무너져 내린 벽과 물이 새던 지붕은 위러브유의 지원으로 복구됐지만, 여전히 낡은 화장실과 열악한 위생 환경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었다. 케냐 학교의 25%가 기본적인 물 공급조차 받지 못하는 어려운 현실은 그 심각성을 잘 보여준다.

5월 26일, 작은 교실에 옹기종기 모여 앉은 아이들은 반짝이는 눈망울로 앞을 바라봤다. 케냐 지부 회원이 손 씻기 시범을 보이자 아이들은 곧 작은 손을 내밀어 수줍게 따라 했다. 실습 시간에는 손바닥에 거품이 일어날 때마다 아이들 사이에서 까르르 웃음이 터져 나왔다. 이날 위러브유는 150리터 분량의 손 세정제를 기증했다. 전교생 1100명이 약 6개월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태어나 처음으로 체계적인 위생교육을 받은 아이들은 손 씻기를 ‘즐거움’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보니파세 베리나 마틴디 교장은 “학생들이 손을 씻는 습관을 기르게 돼 앞으로 더 건강하게 자랄 수 있을 것”이라고 기쁨을 전했다. 웃음과 설렘으로 가득했던 작은 교실은 건강한 변화를 익히는 첫 배움의 공간이 됐다.

#위러브유 #위생교육 #클린핸즈 #여성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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