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CULTURE

MZ들의 성지 된 요즘 핫한 지역 축제

전혜빈 기자

2025. 05. 27

MZ가 ‘2025 울산옹기축제’에 간 이유는 무엇일까. 힙한 지역축제 홍보 영상 비하인드부터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6월 축제까지 소개한다.

고구마를 호날두 모양으로 편집한 ‘고날두 포스터’. 충주시 홍보맨 김선태 뉴미디어팀 팀장의 2018년 작품이다.

고구마를 호날두 모양으로 편집한 ‘고날두 포스터’. 충주시 홍보맨 김선태 뉴미디어팀 팀장의 2018년 작품이다.

태초에 ‘충주시 홍보맨’ 김선태 충주시청 뉴미디어팀 팀장이 있었다. 지자체 홍보의 새 장을 연 그는 이후 SNS를 통해 다양한 지역 홍보 콘텐츠를 만들며 MZ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자칫 촌스럽고 고리타분할 수 있는 지역축제가 새삼 활기를 띠고 MZ의 성지로 재탄생하게 된 배경에도 그가 있다. 대표적으로 2018년 9월 산척면에서 열린 ‘충주 천등산 고구마 축제’를 들 수 있다. 행사에 앞서 김선태 팀장이 만든 ‘고날두 포스터’는 B급 감성의 전형으로 불리며 MZ 사이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후 그는 ‘현재 유행하는 밈이 무엇인지 알아보려면 충주시 홍보맨을 보라’는 말이 생길 만큼 유튜브에 신선한 홍보 영상을 업로드하며 공무원계의 트렌드세터로 떠올랐다. 그의 행보는 다른 지자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홍보만 된다면 항아리에 들어가는 것쯤은 아무렇지도 않아요.” 

올해 5월 울산시 울주군에서 열린 ‘2025 울산옹기축제’를 홍보하는 영상이 화제가 됐다. 이 영상은 유튜브 조회수 63만 회(5월 15일 기준)를 돌파했다. 해당 영상에서 울주군 공무원은 상체를 탈의한 채 옹기에 들어가 ‘항아리 게임’의 캐릭터를 패러디했다. 항아리 게임은 항아리에 하체가 낀 나체의 남성이 도끼로 돌과 가구가 있는 산을 오르는 게임이다. 이 게임은 5년여 전부터 독특한 캐릭터와 높은 난도로 게임 스트리머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이 게임의 캐릭터를 따라 하기 위해 상반신을 탈의한 이는 정확석 울주군청 홍보미디어과 주무관이다. 정 주무관은 “항아리 게임의 항아리가 울주군의 옹기와 비슷한 것에서 힌트를 얻어 패러디 영상을 제작했다”고 말했다. 더불어 “공무원으로 일하면서 상의를 탈의한 일은 처음이었다”며 “조금 민망했지만 이 영상으로 많은 분이 울주군의 존재를 알게 돼 행복하다”고 말했다. 

4월 27일 울산시 울주군 유튜브에 업로드된 ‘2025 울산옹기축제’ 홍보 영상 ‘한국판 퉁퉁퉁 사후르’. ‘항아리 게임’을 절묘하게 패러디해 폭발적인반응을 얻었다.

4월 27일 울산시 울주군 유튜브에 업로드된 ‘2025 울산옹기축제’ 홍보 영상 ‘한국판 퉁퉁퉁 사후르’. ‘항아리 게임’을 절묘하게 패러디해 폭발적인반응을 얻었다.

울산옹기축제도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주최 측은 ‘옹기 축제에 가면 옹기맨을 볼 수 있냐’는 문의가 많아 축제 현장에 ‘옹기맨 포토존’을 만들기도 했다. 항아리에 들어간 정 주무관과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옹기맨 포토존은 당초 하루만 운영하기로 했으나, 인기에 힘입어 하루 더 연장했다는 후문이다.

화제가 된 또 다른 지역축제 홍보 영상은 ‘애니마(Anyma)’를 패러디한 ‘2025 군포철쭉축제’다. 애니마는 이탈리아의 디지털 영상 아티스트와 테크노 음악 DJ가 멤버로 있는 팀이다. 이들은 파격적이고 정교한 디지털 아트로 젠지(Gen Z)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3월 20일 경기도 군포시 인스타그램에는 철쭉을 머리에 쓴 채 애니마를 흉내 내는 한 공무원의 영상이 업로드됐다. 애니마의 디지털 아트 속 움직임을 공무원이 어색한 듯 비슷하게 따라 하는 모습이 웃음을 자아낸다. 해당 영상 역시 인스타그램 릴스 조회수 87만 회(5월 15일 기준)를 넘어섰다. 



홍보 영상에서 애니마 역할로 등장한 이효준 군포시청 뉴미디어팀 주무관은 “공무원들이 대부분 내향적 성향이라서 영상 촬영이 쉽진 않다”며 “그래도 영상의 담당자가 살신성인해서 촬영에 최선을 다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유머 포인트가 없는 영상은 도달률이 낮다”며 “영상이 많은 분께 도달하기 위해 인기 있는 밈을 파악해서 영상에 적용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올해 4월 개최된 군포철쭉축제는 54만 명이 방문하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밈을 활용한 지역축제의 원조 격인 김선태 청주시청 뉴미디어팀 팀장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 “타 지자체의 홍보 영상을 보면 위기감이 들기보다 지자체 홍보력이 발전한 것에 대한 뿌듯함이 더 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역축제 홍보도 중요하지만 축제 자체의 콘텐츠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애니마’ 실제 공연 영상(위)과 이를 패러디해 만든 ‘2025 군포철쭉축제’ 홍보 영상.

‘애니마’ 실제 공연 영상(위)과 이를 패러디해 만든 ‘2025 군포철쭉축제’ 홍보 영상.

#지역축제 #6월축제 #여성동아 
‌사진 게티이미지 사진출처 각 지자체 홈페이지 유튜브 인스타그램



  • 추천 0
  • 댓글 0
  • 목차
  • 공유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