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NS에서 핫한 한국 여행 가이드는 유재석과 송은이, 미미, 고경표다. 이들이 출연하는 tvN의 예능 프로그램 ‘식스센스: 시티투어’가 여행의 길잡이로 쓰이는 덕분이다. SNS를 점령한 육감 자극 핫플부터 트렌드의 중심이 된 핫이슈까지. 매주 도시 곳곳의 이색적인 맛집과 장소, 인물을 찾아 떠난다는 ‘식스 센스 시티 투어!’라는 기획 의도만 봐도 기대감이 증폭된다. 살랑살랑 따뜻한 바람이 부는 계절을 맞아 남녀노소 두루 만족시킬 당일치기 봄나들이 코스를 찾고 있다면 ‘식스센스: 시티투어’ 속에서 힌트를 얻어보자.
서울의 중심 중구에서 만나는 대한민국 역사
식스센스: 시티투어’ 1회에 등장한 서울 중구는 조선시대부터 ‘서울’로 기능했던, 그야말로 우리나라의 중심지다. 중구의 매력은 복잡함에 있다. 광화문을 중심으로 대기업 본사가 밀집한 구역은 직장인의 출퇴근 사이클에 맞춰 움직이지만, 남대문에서 명동으로 이어지는 상업 지구는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부산스럽게 요동친다. 한동안 재개발로 몸살을 앓았던 을지로 부근은 젊은이들의 발걸음이 몰리며 ‘힙지로’로 탈바꿈했다. 중구의 중심에 우뚝 솟은 남산은 인근 주민들에게는 오르기 좋은 뒷동산으로, 관광객에게는 서울의 랜드마크로 인기가 높다.
중구로 봄나들이를 떠날 생각이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장소는 청계천이다. 봄을 맞아 졸졸 흐르는 시냇물 사이를 걷는 여유로움을 도시 한가운데서 느낄 수 있다. 특히 4월 14일부터는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조계종에서 준비한 연등회가 2주 이상 열릴 예정이다. 색색깔의 연등 사이를 걸으며 봄밤의 정취를 즐기고, 인증 사진을 남겨도 좋을 듯. 문화유산을 즐기는 프로그램도 있다. 덕수궁 석조전에서 4월 8일부터 5월 25일까지 진행되는 ‘덕수궁 밤의 석조전’은 대한제국 시기 궁중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야간 프로그램이다. 전문 해설사와 함께 석조전을 둘러보고, 3층 테라스에서 고종이 사랑했던 음료 가배(커피)와 디저트를 즐긴 후 대한제국을 배경으로 한 창작뮤지컬을 볼 수 있다. 티켓은 1인 2만6000원으로, 국가유산진흥원 홈페이지에서 예매 가능하다. 5월 23일과 24일에 정동길과 덕수궁길 일대에서 열리는 ‘정동야행(貞洞夜行)’도 눈여겨보자. 해당 기간에만 야간 개방하는 역사·문화 시설, 덕수궁 안에서 진행되는 고궁음악회, 근대 역사 체험 프로그램 등을 즐길 수 있다.

문화유산을 즐길 수 있는 ‘덕수궁 밤의 석조전’(왼쪽)과 ‘정동야행’.
‘식스센스: 시티투어’ 방송에 등장한 맛집에서 미식 경험을 만끽해도 좋다. 을지로3가에 위치한 버터 숙성 삼겹살 맛집 ‘빠삼’은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추천한다. 삼겹살을 특제 버터로 저온 숙성해 맛이 무척 고소하고 식감은 부드럽다는 게 방문자들의 리뷰다. 야키소바나 마늘종볶음밥, 청국술밥, 김치순두부찌개 등 식사 메뉴도 다양하다. 데이트 코스를 원한다면 퓨전 포차 ‘밥한술’로 향해보자. 아이스크림이 올라간 떡볶이 메뉴인 ‘아빠볶이’와 빵빠레 콘을 올린 들깨 크림 우동 ‘아들우동’ 등 음식에 아이스크림을 더해 맛과 비주얼을 모두 잡았다.
자전거 타고 서울 여행, 중랑천

매해 5월에 열리는
‘중랑 서울장미축제’.
‘식스센스: 시티투어’ 5회에 등장한 경기도 의정부시, 서울 도봉구, 강남구는 언뜻 아무 상관없어 보이지만 사실은 ‘중랑천’으로 연결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경기도 양주시에 수원을 둔 중랑천은 의정부를 지나 서울 한강으로 합류하는 34.8km 길이의 하천이다. 생태계복원 사업이 성공적으로 이뤄져 물이 맑고, 하천 둔치에는 다양한 식물이 자라고 있어 도심 속 자연의 모습을 제대로 느끼기에 그만이다.
중랑천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는 경사 없이 완만해 어린아이나 노인이 걷기에도 부담스럽지 않다. 봄에는 튤립이나 히아신스 같은 제철 꽃이 산책로를 따라 피어나 사진 찍기에도 좋다. 특히 5.45km의 중랑천을 따라 이어지는 중랑장미공원은 매해 5월이면 ‘중랑 서울장미축제’가 개최되는 지역 명소다. 200여 종 이상의 장미 30만 주를 심어 관광객들을 유혹한다.
중랑천은 생활체육인들 사이에서도 인기 좋은 운동 코스로 손꼽힌다. 산책로와 자전거도로가 잘 갖춰져 있어 러닝과 조깅, 자전거 라이딩이 두루 가능하다. 수변 공원 곳곳에 야구장과 축구장, 풋살장, 테니스장 등 다양한 체육시설이 있어 운동하기에도 제격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의 도시, 수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화성이 도시 중심에 위치한 수원은 고층 건물이 없어 아늑하고 아기자기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대중교통으로 편하게 이동이 가능해 최근 젠지 사이에서 가장 핫하게 뜨고 있는 데이트 명소다.
수원의 핫 플레이스로 여겨지는 행궁동은 화성행궁이 위치한 주변 동네 12곳을 모아 일컫는다. 지난해 신드롬을 일으켰던 tvN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에서 두 주인공인 류선재(변우석)와 임솔(김혜윤)이 자란 지역으로 등장하면서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인기 있는 방문지가 됐다. 드라마 속에서 선재와 솔이 함께 걷던 골목은 ‘행리단길’이다. 수원 화성 화서문부터 화홍문까지 600m 정도 되는 거리에 카페와 레스토랑, 소품 숍 등 젊은이들의 눈길을 끄는 작은 가게가 줄지어 방문객을 기다린다. 극에서 솔의 집으로 설정돼 가장 자주 등장한 건물은 카페로 운영 중이라 방문해도 된다. 드라마 팬들이 파란 지붕과 장미 넝쿨 앞에서 인증 사진을 찍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학창 시절 선재와 솔이 오가던 등하굣길인 ‘행궁동 왕의 골목’도 인기 많은 장소. 드라마 속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화성의 모습도 자주 등장했다. 선재가 솔에게 고백했던 장소인 화홍문과 솔이 선재에게 자전거를 배우던 곳인 방화수류정도 꼭 가보자.

야간에 화성행궁을 둘러볼 수 있는 ‘달빛화담, 和談’.
화성은 산책길이 아름답기로도 유명한데, 특히 봄이 되면 성곽을 따라 만개한 벚꽃을 즐기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수원시에서는 매해 봄부터 가을에 걸쳐 주말마다 화성행궁을 둘러볼 수 있는 야간 개장 ‘달빛화담, 花談’을 연다. 올해는 5월 2일부터 진행할 예정이니 봄나들이에 참고하자.
수원의 유명한 먹거리는 통닭이다. 치킨 맛집이 모여 있는 수원통닭거리에서도 지금 가장 핫한 곳은 ‘식스센스: 시티투어’에 등장한 ‘수원통닭’이다. ‘김치볶음밥을 품은 통닭’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아는 맛이라 더 먹고 싶어진다는 반응이 많다. 75cm 길이의 롱 파르페를 선보이는 디저트 카페 ‘모구야미’도 SNS에서 인기다.
본격적인 여행 기분을 내고 싶다면, 부산
좀 더 본격적인 봄맞이 여행을 원한다면 ‘식스센스: 시티투어’ 멤버들이 방문한 코스를 따라 부산을 누비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속이 탁 트일 만큼 시원한 바다 풍경을 볼 수 있는 남구 용호동 이기대공원의 동생말전망대를 첫 번째 코스로 추천한다. 동생말전망대는 이름 뜻 그대로 ‘동쪽 산의 끝’에 위치한 전망대다. 이곳에 서면 부산 시내와 바다를 실컷 조망할 수 있다. 왼쪽으로는 광안대교가 바다를 가로지르고, 정면으로는 마린시티가 한눈에 보인다. 밤에는 해운대의 야경이 별처럼 반짝이니 관광객은 물론 부산 시민들도 자주 찾는 야경 명소로 인기가 높다. 인근에 위치한 오륙도스카이워크와 함께 들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부산 ‘동생말전망대’에서는 광안대교와 마린시티, 해운대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부산을 방문했다면 해수욕장도 꼭 찾아보자. 아직까지는 수온이 차서 물에 들어가긴 어렵지만 백사장을 걸으며 봄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부산을 대표하는 명소인 해운대구 우동 해운대해수욕장은 길이가 1.5km 정도라 가벼운 산책 코스로 적합하다. 달맞이길을 지나면 나타나는 해운대구 송정동 송정해수욕장은 입구에 자리한 울창한 소나무 숲이 봄의 정취를 더해준다. 사하구 다대동에 위치한 다대포해수욕장은 모래가 곱고 부드럽기로 유명해 유독 맨발로 산책하는 이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수심이 얕고 수온이 따뜻해 물놀이를 즐기는 가족 단위 방문객부터 패들보드 같은 수상스포츠에 열심인 젊은 세대까지 두루 만날 수 있다.
해산물을 맛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부산을 대표하는 수산시장인 자갈치시장을 찾아가보는 것은 기본이다. SNS에서 이름난 식당을 방문해보고 싶다면 ‘식스센스: 시티투어’에 등장한 이색 해물 요리 전문점 ‘용꿈’을 추천한다. 이곳에서 독특한 동굴 인테리어를 감상하며 아구해물섞어찜이나 왕소금새우구이, 순살아구튀김 등 바다 내음 가득한 메뉴를 맛보자. 또 이순신 장군에서 모티프를 딴 한식 요리 전문점 ‘금신전선 상유십이’는 부산에서만 만날 수 있는 독특한 장소라 흥미롭다.
짧고 핫한 쇼핑 & 데이트 코스, 강남
서울 강남은 여전히 트렌드의 중심에 선 동네다. 봄기운을 패션이나 리빙 아이템에서 느끼고 싶다면 강남도 봄나들이 장소가 되기에 충분하다. ‘식스센스: 시티투어’에서도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편집 숍을 소개했으니 참고하자.
‘나이스웨더 마켓’은 패션과 디자인, 인테리어, 식음료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브랜드를 한곳에 모아 선보이는 편집 숍이다. 유명한 해외 브랜드뿐 아니라 국내 신인 디자이너나 인디 브랜드의 제품도 판매해 감각을 채우기에 제격이다. 매장 인테리어 역시 인스타그래머블한 감성을 지녀 인증 사진 명소로 유명하다. 침대 브랜드 시몬스에서 운영하는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 신사’도 함께 둘러볼 만한 곳이다. 감각적인 광고 디자인으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새롭게 정립한 브랜드답게 감도 높은 라이프스타일 아이템을 소개한다.
‘식스센스: 시티투어’ 강남 편에 등장한 디저트 숍 ‘누데이크’ 역시 젠지의 열광을 받는 베이커리 브랜드다. 내놓는 신제품마다 인증 사진 행렬이 이어지는 이곳의 대표 메뉴는 왕관 모양의 검은색 크루아상 안에 진한 초록색 말차 크림이 듬뿍 들어 있는 ‘피크 스몰’이다. ‘비주얼은 독특하고 맛은 훌륭하다’는 평이 줄을 잇는다. 최근에는 일본식 삼각김밥인 오니기리를 연상시키는 삼각형 크루아상을 출시해 인기를 끌고 있다. 진짜 주먹밥처럼 크루아상 안에 명란 크림과 김치 등의 다양한 속 재료가 든 것이 특징. 외국인 관광객들도 즐겨 찾는 명소인 만큼 웨이팅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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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식스센스: 시티투어’ 방송 화면 캡처 대한민국구석구석 중랑장미축제공식홈페이지 수원문화재단 시몬스그로서리스토어신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