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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굿즈가 곧 나!” 요즘 굿즈 트렌드

오한별 객원기자

2025. 03. 12

굿즈는 이제 단순한 기념품이 아니다. 브랜드와 소비자의 유대감을 강화하는 강력한 도구. 참신한 아이디어와 감성으로 소비자들을 사로잡은 요즘 굿즈 트렌드를 소개한다.

굿즈의 시대, 취향을 소유하다

한때 아이돌 팬덤 문화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굿즈 시장은 영역을 넓히며 하나의 거대한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Z세대의 ‘덕질’ 문화가 주류로 떠오르면서, 굿즈는 단순한 소장이 아니라 자기 정체성을 표현하는 도구가 되고 있다. 소비자들이 굿즈를 사는 이유는 ‘사용’뿐만 아니라 ‘수집’에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좋아하는 콘텐츠와 관련된 물건이라면 실용성보다 그 물건에 담긴 가치와 의미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다양한 콘텐츠 업계도 굿즈를 통해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공략하고 있다. 콘텐츠 기반 굿즈는 기존 팬들의 충성도를 높이는 동시에, 새로운 덕후를 양산하는 강력한 마케팅 도구로 자리 잡았다. 그만큼 굿즈는 단순한 상품을 넘어, 개인의 취향과 정체성을 표현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

시네필 사로잡는 굿즈

극장가의 굿즈 마케팅이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했다. 포스터와 티켓 같은 기념품을 넘어, 배우의 수상을 기념하는 수건이 등장하는 등 종류가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최근 화제작 ‘서브스턴스’의 배급사 ‘찬란’은 주연 배우 데미 무어의 골든글로브상 수상을 기념해 특별한 굿즈를 제작했다. 트로피 색상인 노란색 송월타월에 ‘데미 무어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 수상 2025. 01. 05’를 새겨 넣은 것. 찬란은 SNS를 통해 “축하할 일은 수건에 새기는 게 아무래도… 인지상정이니까”라는 유쾌한 멘트를 남겼다. 이 수건은 상영회 종료 후 관객들에게 무료로 증정됐는데, 실용성과 상징성을 갖춘 독창적인 굿즈로 큰 인기를 끌었다.

‘서브스턴스’의 흥행으로 극장가에서도 개성 넘치는 굿즈들이 등장했다. 롯데시네마는 강렬한 비주얼이 돋보이는 아트 카드, CGV는 감각적인 디자인의 스페셜 티켓을 배포하며 화제를 모았다. 감상 평 대신 사진을 찍어 공유하는 트렌드와 맞물려, 굿즈는 기념품을 넘어 콘텐츠를 확산하는 중요한 홍보 역할을 하고 있다.

극장뿐만 아니라 영화 제작사가 직접 굿즈를 제작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특히 미국 영화사 A24는 ‘미나리’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등 아카데미상 수상작을 연이어 배출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을 뿐만 아니라, 독창적인 굿즈 마케팅 전략으로 브랜드 충성도를 더욱 높였다. A24 로고가 새겨진 초콜릿, 볼캡, 티셔츠 등 브랜드 자체를 소비할 수 있는 굿즈를 직접 제작하며 젊은 시네필들의 소장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이렇게 힙한 ‘뮷즈’라니

최근 몇 년 사이, 뮤지엄 스토어는 지루함을 벗고 트렌드를 선도하는 감각적인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전통문화를 현대적인 감성으로 재해석하는 ‘힙트레디션’ 트렌드의 중심에는 ‘뮷즈’가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뮤지엄(museum)’과 ‘굿즈(goods)’의 개념을 결합한 브랜드 ‘뮷즈’를 론칭하며 박물관 굿즈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유물과 소장품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한 뮷즈의 상품들은 연이어 품절 사태를 빚을 만큼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다.

그중에서도 화제를 모은 굿즈는 BTS와 협업한 ‘달마중’ 시리즈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국보급 유물 6점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된 시리즈로, 반가사유상 미니어처와 백자 달항아리에 BTS의 노래 가사를 새겨 넣어 더욱 의미가 있다. 이 외에도 단청 패턴을 입힌 키보드, 김홍도의 ‘평안감사향연도’를 활용한 변색 막걸리 잔, 부뚜막에서 영감을 얻은 인센스, 3D 프린팅으로 재현한 석굴암 조명 등 위트 있고 신선한 아이디어로 빛나는 굿즈들이 SNS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오픈런 사태까지 일었다.

기술을 입은 굿즈들

‘굿즈 맛집’이라 불리는 브랜드에서 자주 선보이는 인기 아이템이 있다. 바로 NFC 키 링이다. NFC는 스마트폰에 접촉해 무선으로 데이터를 주고받는 기술로, 기존에는 교통카드 등에 주로 활용되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웹사이트, 파일, 콘텐츠를 제공하는 굿즈로 확장되며 새로운 트렌드가 됐다.
NFC 굿즈의 강점은 디자인과 소재 선택의 폭이 넓다는 점이다. NFC 칩이 1~5cm로 작아 키 링, 인형 등 다양한 형태로 제작하기 쉽다. 예를 들어, 플라스틱 쓰레기를 재활용해 NFC 키 링을 제작하는 브랜드 ‘노플라스틱선데이’는 스마트폰에 태그하면 운세를 확인할 수 있는 ‘태그미 럭키 키링’을 출시해 큰 인기를 끌었다. 해당 제품은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 ‘좋아요’ 5만 개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또한 김밥 전문 큐레이션 계정 ‘김밥집’과 협업한 ‘전국 김밥 맛집 리스트 지도’는 출시 일주일 만에 1000개가 판매될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누구나 관심을 가질 법한 ‘맛집 지도’ 콘텐츠를 NFC 키 링에 담아낸 것이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이처럼 NFC 기술을 접목한 굿즈는 콘텐츠 접근성을 높이며, 실용적인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추구미’ 드러내는 게 요즘 추세

요즘은 꼭 덕질을 하지 않더라도, 자신의 가치관이나 감성을 담은 문구가 적힌 굿즈를 즐기는 이가 많다. 최근 SNS에서 급성장한 크리에이터 ‘셍이’는 ‘행집욕부(행복에 집중하며 욕심부리지 않기)’ ‘나멋나할(나는 멋지다 나는 할 수 있다)’ 등 긍정적인 마인드를 담은 사자성어 시리즈 영상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 문구들은 티셔츠, 마우스 패드, 스마트폰 케이스 등의 ‘긍정 굿즈’로 출시되며 한정 판매가 빠르게 마감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화제를 모았던 ‘디바마을 퀸가비’ 공식 굿즈도 대표적인 사례다. 유튜브에서 가장 핫한 콘텐츠 중 하나로 자리 잡은 ‘퀸가비’는 댄서 가비의 부캐로, 유쾌한 캐릭터와 강렬한 메시지로 사랑받고 있다. ‘Where is my Manager!’ ‘Don’t be a sad bitch, Be a savage‘ 등 유튜브 속 밈을 활용한 굿즈들은 가비만의 개성과 무드를 반영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사진출처 인스타그램 
‌사진제공 무신사 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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