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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한국 상륙한 ‘위고비’ 궁금증 4

윤혜진 객원기자

2024. 11. 26

여러 유명인이 체중감량의 비결로 꼽으면서 세계적인 품귀 현상을 빚은 비만치료제 위고비. 출시 3년 만에 한국에서 정식 판매를 시작했다. 위고비는 비만치료제 시장을 평정할 수 있을까.

1 향정신성 계열보다 효과 좋은 GLP-1 계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위고비를 통해 체중 감량에 도움을 본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 세계적인 품귀 현상이 나타났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위고비를 통해 체중 감량에 도움을 본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 세계적인 품귀 현상이 나타났다.

2022년 SNS에서 13kg 감량 비결을 묻는 팬의 질문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단식과 위고비”라 답했다. 할리우드 스타 킴 카다시안 역시 위고비로 3주 만에 7.5kg 감량에 성공했다. 이들이 사용한 비만치료제 위고비는 덴마크 제약 회사 노보 노디스크에서 개발한 세마글루타이드(성분명)를 기반으로 한 주사제다.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호르몬을 모방해 식욕 억제, 포만감 증대, 혈당 조절 작용을 한다. GLP-1은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켜 소화 속도를 늦추며 식욕을 억제하는 호르몬이다.

원래 GLP-1 계열 약물은 2형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됐으나, 체중감량 효과 덕분에 귀한 몸이 됐다. 최근 몇 년간 GLP-1 계열 비만치료제는 전 세계적으로 품귀 현상을 일으키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기존 향정신성 계열 비만치료제와 비교해 GLP-1 계열 비만치료제가 인기인 이유는 여러 가지다. 일단 기존 향정신성 약물과 달리 GLP-1 계열 치료제는 장기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또 기존 약물 복용 시 수면장애, 두근거림 등의 불편감 때문에 약물을 중단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GLP-1 계열은 교감신경계 자극 증상이 없어서 적응이 더 쉽다. 체중감량과 요요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2 같은 제약사에서 만든 주 7회 삭센다 vs 주 1회 위고비

노보 노디스크에서 위고비보다 3년 앞서 선보인 대표적인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삭센다’ 는 국내에서 2018년 출시된 직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위고비는 지난해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허가를 받은 뒤 10월 15일 국내 정식 출시됐다.

위고비와 삭센다 두 약물은 GLP-1 수용체 작용제로 동일한 기전을 사용하지만, 약물의 성분과 체내 지속 시간이 다르다. 가장 큰 차이는 체내 반감기다. 삭센다가 약 13시간인 반면 위고비는 7일 정도다. 삭센다는 ‘리라글루타이드’ 성분으로 매일 주사해야 하나 위고비는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으로 주 1회 투여해 편리할 뿐만 아니라, 체중감량 효과도 위고비가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삭센다는 12세 이상 청소년의 체중 관리에 안전성과 효과가 입증돼 허가를 받은 반면, 위고비는 성인에게만 사용 허가가 나 있다. 위고비의 성분과 체내 반응에 대한 청소년 대상 임상 데이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가격은 위고비가 삭센다보다 비싼 편이다. 현재 삭센다는 1펜(일주일분)당 10만 원 초반대를 형성한다. 위고비의 1펜당 국내 제품 공급가격은 37만2025원. 유통비, 처방비 등을 더한 실제 가격은 병의원이나 약국마다 다르다. 보통 약국에서는 40만~50만 원대로 구할 수 있고, 병의원은 70만~80만 원대다.

가격이 비싼 편이지만 사용의 편리성이나 효과를 고려하면 합리적이란 의견도 있다. 보통 체중감량을 시도해 원래 체중의 5% 이상 줄어들면 일단 성공으로 본다. 위고비는 10% 이상의 감량 성공률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 제품으로 비만 치료를 한다면 10% 이상의 체중감량 목표를 세워도 무리는 아니다. 따라서 기존 비만치료제를 사용해도 효과가 크지 않다고 느낀 환자들에게서 특히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내년 봄 결혼을 앞둔 정 모 씨는 “매일 맞아야 하는 삭센다는 혹시라도 주사 자국이 남을까 염려돼 위고비로 택했다”며 “앱으로 비대면 진료 처방을 받아 약국에서 직접 구했더니 위고비 3펜(3개월분)과 진료비 등을 포함해 130만 원대가 들었다. 단시간에 확실한 효과가 있다면 투자할 만하다”고 말했다. “어차피 식욕억제제를 먹으며 지방 분해 주사 같은 시술을 받을 계획이 있었기 때문에 체중감량이 더 잘된다면 비용 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3 뚱뚱하지 않은 사람이 위고비 쓴다면?

모든 약이 그렇듯이 위고비에도 부작용이 있고, 효과가 강력한 만큼 신중한 사용이 요구된다. 위고비는 일정 기간 이상 사용해야 효과가 있으며 중단 시 식욕이 다시 증가하고 체중이 늘 가능성이 있다. 무엇보다 최근 위고비가 ‘기적의 비만치료제’로 입소문이 나면서 오남용 위험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원래 위고비는 초기 체질량지수(BMI) 30kg/㎡ 이상인 성인 비만 환자, BMI가 27kg/㎡ 이상 30kg/㎡ 미만이면서 고혈압이나 당뇨병 전 단계, 제2형 당뇨병 등 1개 이상의 체중 관련 동반 질환이 있는 성인 비만 환자에게 처방된다.

그러나 국내 출시 후 BMI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에도 비대면 처방으로 약을 구하는 데 성공했다는 후기들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속속 올라오고 있다. 이에 대한의사협회는 “위고비는 담석, 탈모, 소화불량, 췌장염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BMI에 근거해 처방돼야 하는 전문의약품”이라며 비대면 처방을 통한 무분별한 오남용 위험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위고비를 비만치료제로 승인받기 위한 임상 연구 자체가 BMI 30kg/㎡ 이상이거나 27kg/㎡ 이상이면서 동반 질환이 있는 환자들만 대상으로 했기 때문이다. 이 범위를 벗어나는 환자에게 투약 시 반응도 임상 연구에서의 반응과 같다고 할 수 없다. 대한비만학회는 “GLP-1 같은 인크레틴 기반 항비만 약물의 적응증 이외에 미용 등의 목적으로 사용 시 약물의 치료 효과를 얻기보다는 부작용을 경험하고, 이로 인해 의료기관에 입원하거나 사망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용량에 따른 부작용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최근 국제 학술지 ‘큐리어스(Cureus)’에 따르면 미국의 70대 남성이 세마글루타이드 용량을 늘렸다가 급성췌장염으로 입원한 뒤 결국 사망한 사례가 발생했다. 연구 팀은 “이 환자는 약물을 0.5mg으로 늘린 뒤 심한 구토와 메스꺼움, 변비 등의 부작용을 겪고 다시 용량을 0.25mg 줄였으나 높은 용량의 세마글루타이드를 견디지 못해 급성췌장염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영국에서도 세마글루타이드 사용 요건에 맞지 않는 환자가 미용을 목적으로 사용했다 췌장염에 걸린 사실이 알려졌다. 우리나라에서도 위고비 처방 BMI 기준에 못 미치는 구매자가 늘자 복지부는 위고비의 비대면 처방 제한 여부를 검토 중이다.

그렇다면 보다 효과적이면서 안전한 위고비 사용 방법은 무엇일까. 일단 처방 기준에 맞아야 한다. 또 위고비 사용 시 식단 관리와 적절한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단백질 위주의 식단과 규칙적인 유산소운동이 효과적이다. 김정은 365mc 올뉴(All New)강남본점 대표원장은 “치료 기간은, 약물의 용량을 서서히 늘리되 유지 용량까지의 기간이 16주이기 때문에 16∼20주 이상 투여는 기본으로 생각하는 편이 좋다”며 “중단할 때는 점진적으로 복용량을 줄이거나 생활 습관 개선 프로그램을 병행하며, 의료진과의 상담을 통해 체계적으로 진행하기를 권한다”고 조언했다.

4 내년 국내 출시 앞둔 위고비보다 더 센 마운자로?

혈당 조절과 체중 감소 모두 뛰어난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진 미국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는 지난 8월 식약처의 허가를 받았고 내년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위고비는 68주 투약 기준 평균 14.9%의 체중감량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고비와 마찬가지로 주 1회 맞는 주사제인 마운자로의 경우 GLP-1과 GIP(포도당 의존성 인슐린 분비 폴리펩타이드) 이중 작용제로, 72주 기준 22%의 체중감량 효과를 나타내 학계의 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전문가들은 두 약물은 작용 기전이 약간 다르기 때문에 향후 환자의 상태에 따라 더 다양한 맞춤형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위고비 #삭센다 #비만 #여성동아

‌사진 게티이미지
‌사진출처 한국 노보 노디스크제약 일론 머스크 SNS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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