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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BTS·블랙핑크 솔로에 엑소·샤이니 완전체까지…내 아이가 바빠진 이유

윤혜진의 아이돌레이더 ③

윤혜진 프리랜서 기자

2023. 03. 24

올봄 대어가 몰려온다. 첫 솔로 앨범을 발매하는 방탄소년단 지민과 블랙핑크 지수, ‘초통령’ 아이브, 완전체 엑소 등 누구 하나 거를 수 없다. 덩달아 팬들도 바빠진다. 아이돌과 팬은 한배에 탄 동반자니까.

1 블랙핑크 지수 솔로 포스터.

1 블랙핑크 지수 솔로 포스터.

3월이 되자 컴백 러시가 이어졌다. 시상식과 많은 공휴일이 낀 대표 컴백 비수기 연말연시를 피해서다. 새 학기 적응에 까칠해진 자녀가 있다면 이 정도 컴백 라인업은 기억해두길. 아침 밥상 분위기가 달라질지도 모른다.

우선 변화의 급물살을 타고 있는 SM엔터테인먼트(SM) 소식이다. SM은 올해 2월 기업설명회에서 4월 태연·NCT 유닛·에스파, 5월 샤이니·NCT 솔로 등 여러 컴백 일정을 공유했다. 그중에도 ‘군백기(군복무로 인한 공백기)’를 끝낸 엑소와 샤이니의 완전체 컴백 소식이 반갑다. 엑소는 4월 8일과 9일 팬 미팅을 시작으로, 올해 데뷔 15주년을 맞은 샤이니는 막내 태민의 4월 소집해제 이후 데뷔일 5월 25일을 전후로 컴백할 확률이 높다.

걸 그룹 대전도 흥미롭다. 걸 그룹 명가 JYP엔터테인먼트(JYP)의 트와이스와 엔믹스, 일본 활동 중인 케플러와 아이브, 맏언니 격인 2세대 아이돌 에이핑크까지 모두 맞붙는다. 특히 미니 12집으로 미국 빌보드 차트를 두드리는 트와이스와 이제 막 공식 팬클럽 1기를 모집한 데뷔 2년 차 엔믹스는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한 JYP의 현재이자 미래다. 특히 아이돌 그룹 마의 7년을 넘고 지난해 전원 재계약에 성공한 트와이스는 새 미니앨범 ‘READY TO BE’가 선주문 170만 장을 돌파하며 또 한 번의 커리어하이를 예고했다. 지난해 주요 연말 시상식에서 신인상과 대상을 동시에 거머쥐는 진기록을 세운 아이브는 4월 첫 정규앨범으로 컴백한다. 뉴진스와 르세라핌이 위협 중인 ‘초통령(초등학생의 대통령)’ 자리를 굳건히 다진 후 6월부터 첫 아시아 투어에 나설 예정이다.

그룹만 컴백? 솔로도 컴백!

2 BTS 지민의 앨범 사진.

2 BTS 지민의 앨범 사진.

홀로서기에 도전한 아이돌도 많다. 먼저 방탄소년단 리더 RM의 뒤를 이어 솔로 주자로 나선 제이홉과 지민이 눈에 띈다. 3월 3일 공개된 제이홉의 솔로 디지털 싱글 ‘on the street’는 전 세계 80개국 아이튠즈 ‘톱 송(Top Song)’ 차트 1위에 올랐다. 지민은 3월 17일 선공개된 곡을 시작으로 24일 첫 솔로 앨범 ‘FACE’를 발매한다. 아티스트로서 새 시작을 알리는 것이다.

지난해 3월 뉴이스트 활동 종료 이후 연기에 매진했던 황민현 역시 2월 27일 데뷔 11년 만에 미니 1집 ‘Truth or Lie’를 발표했다. 2012년 가요계에 첫발을 디딘 후 2017년 프로젝트 그룹 워너원에 이은 세 번째 데뷔다. 예능 치트 키로 급부상 중인 갓세븐 출신 뱀뱀도 3월 28일 첫 정규앨범 ‘Sour & Sweet’로 컴백한다. 총 8곡으로 이뤄진 정규앨범을 혼자 준비한 데서 데뷔 10년 차 뱀뱀의 식지 않은 열정이 느껴진다.



5년에 걸친 블랙핑크 솔로 프로젝트도 마무리된다. 3월 31일 음반을 내는 지수가 마지막 타자. 오래 기다린 만큼 지수의 솔로 데뷔 뮤직비디오엔 블랙핑크 뮤직비디오 중 역대 최대 제작비가 투입됐다고.

3 3월 10일 미국 NBC ‘더 투나잇 쇼 스타링 지미 펄론’에 출연해 ‘SET ME FREE’ 퍼포먼스를 최초 공개한 트와이스.

3 3월 10일 미국 NBC ‘더 투나잇 쇼 스타링 지미 펄론’에 출연해 ‘SET ME FREE’ 퍼포먼스를 최초 공개한 트와이스.

컴백이 다가오면 아이돌만큼 팬도 바쁘다. 앞선 라인업 중 자녀가 좋아하는 아이돌이 있다면 미리 알아두면 좋은 이유다. 현재 K-팝 산업은 충성심 높은 프로슈머(생산자와 소비자 역할을 동시에 하는 사람) 팬에 초점을 맞출 정도로 그들의 중요도가 크다. 한국국제교류재단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K-팝 아이돌 팬 산업(팬더스트리·fan+industry) 규모는 8조 원에 달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하이브엔터테인먼트가 SM을 두고 1조 원 규모의 ‘쩐의 전쟁’을 벌인 이유도 이 때문. 양사는 3월 12일 SM 경영권은 카카오가, 플랫폼 협력은 하이브가 맡기로 합의했다. 이로써 IP(지식재산권)를 확보한 카카오는 콘텐츠 사업으로, 하이브는 팬 플랫폼 사업으로 각각 확장을 노릴 수 있게 됐다.

최애 컴백에 네가 왜 바빠?

글로벌 팬덤을 대상으로 유료 소통이나 굿즈, 앨범 판매 등을 진행하는 플랫폼들. ‘메이크스타’는 2022년 매출 479억원을 달성하며 전년 동기 대비 60% 이상 증가했다.

글로벌 팬덤을 대상으로 유료 소통이나 굿즈, 앨범 판매 등을 진행하는 플랫폼들. ‘메이크스타’는 2022년 매출 479억원을 달성하며 전년 동기 대비 60% 이상 증가했다.

‘덕질(좋아하는 분야를 파고드는 것)’의 양상은 크게 최애 그룹의 활동기와 비(非)활동기로 나뉜다. 새 앨범이 공개되기 전 맛보기 콘텐츠가 담긴 컴백 일정표가 나오면 슬슬 활동기로 넘어갈 때다. 음원 순위를 올려주기 위해 음원 스트리밍 계정을 재정비하고 각종 음악방송 투표 앱에서 투표권을 모으며 ‘덕력(좋아하는 분야를 파고드는 힘)’을 예열한다. 또 영상통화, 팬 사인회 이벤트도 놓칠 수 없다. 모든 일정을 체크해 능력껏 음반을 사전 구매한 뒤 이벤트에 응모한다. 보통 음반 하나를 구매하면 응모권 하나를 얻는다.

활동기가 시작됐다. 소속사가 홍보를 위해 발로 뛴다면 팬은 손으로 뛴다. 잔뜩 준비해둔 스트리밍에, 투표에, 신곡 영업까지 자연스레 휴대폰과 한 몸이 된다. 이렇게 바쁜 와중에도 엄청난 경쟁률의 ‘댓림·폼림(방송 참여 공지에 선착순 댓글이나 폼으로 신청하는 것을 올림픽에 비유한 신조어)’까지 뚫으며 음악프로그램 공개방송을 발로 뛰는 팬도 있다.

레드벨벳 웬디의 생일을 축하하는 전광판 광고.

레드벨벳 웬디의 생일을 축하하는 전광판 광고.

평소에도 할 일은 많다. 멤버의 생일처럼 축하할 일이나 소속사에 따지고 싶은 점이 생기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실시간 인기 트렌드에 오르도록 단체 활동을 하기도 하고, 악플을 발견하면 그 내용을 모두 캡처해 파일로 모아 소속사 대표 메일로 보낸다. 즐거운 덕질도 빼놓을 수 없다. 생일 카페(연예인이나 캐릭터 등 최애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팬들이 이벤트를 여는 카페)를 방문하거나 굿즈 거래, 팬 브이로그 제작, 팬 플랫폼을 이용한 유료 소통 등이 그 예다.

당연하게도 이 모든 정성은 대가 없는 사랑에서 나온다. 나의 최애도 누구보다 이를 잘 알기에 수상 시 ‘고맙습니다’ 대신 ‘축하해요’로 팬을 위한 소감을 전한다. 함께 결과를 만들어냈다는 의미다. 원하는 대로 풀리는 게 몇 없는 세상에서 덕질하는 이유 중 하나는 이런 성취감일지도 모른다. 또 해보면 알겠지만 ‘지갑으로 키운 내 새끼’들은 대체로 예쁜 짓만 골라 한다.

#아이돌 #지수 #지민 #엑소 #여성동아

윤혜진은
아이돌 조상 H.O.T.부터 블락비, 에이티즈까지 마라맛에 중독된 K-팝 소나무다. 문화교양종합지와 패션 엔터테인먼트 매거진 기자를 거치며 덕업일치를 이루고, 지금은 ‘내돈내산’ 덕질 하는 엄마로 살고 있다.

사진제공 Todd Owyoung/NBC JYP엔터테인먼트사진출처 방탄소년단·블랙핑크 인스타그램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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