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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홍성묵 교수의 굿섹스 레슨

바람피운 남편으로 인해 섹스혐오증 앓던 30대 주부 치료 사례

정리·최호열 기자 / 사진·동아일보 출판사진팀

입력 2005.11.15 16:48:00

드라마 ‘장밋빛 인생’을 계기로 또다시 남편의 외도가 사회이슈가 되고 있다. 남편의 외도로 인한 고통으로 섹스혐오증을 앓은 30대 주부가 상담치료를 통해 부부관계를 회복하기까지의 과정과 남편의 외도를 막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에 대해 홍성묵 교수가 들려주었다.
바람피운 남편으로 인해 섹스혐오증 앓던 30대 주부 치료 사례

KBS 드라마 ‘장밋빛 인생’의 영향으로 남편의 외도가 다시 우리 사회의 화두가 되고 있다. 주부 입장에서 자신은 아이 키우고, 살림하고, 남편 뒷바라지하며 바지런히 살았는데 남편이 외도를 했다면 충격과 함께 깊은 배신감을 느끼게 된다.
지난 봄, 상담을 의뢰해온 주부 김씨(36)도 “남편의 다리를 부러뜨리고 싶은 심정”이라고 했다. 결혼 6년째인 남편이 2년 전, 자기 친구의 여동생과 바람이 났다는 것. 더 기가 막힌 것은 남편에게 “왜 바람을 피우냐”고 따지자 “당신이 성적으로 너무 미숙해서 만족을 못 느꼈다. 그녀는 순전히 성욕 해소를 위해 만나는 것이다. 가정을 깨고 싶은 생각은 없으니 당신도 묵인해달라”고 했다고 한다.
김씨는 당장이라도 이혼하고 싶었지만 혼자 살아갈 생각을 하면 막막했다. 친구 여동생에게 복수하기 위해 그녀의 남편에게 알릴까 생각했지만 그럴 수도 없었다. 그 부부간의 싸움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 불 보듯 뻔했기 때문. 당장 남편 사무실로 달려와 한바탕 난리를 부릴 텐데, 남편은 공직자여서 외도 사실이 알려지면 사표를 내야 했다. 그러면 식구들 먹고살 길이 막막해져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친구가 자신의 동생을 설득해 둘 사이를 떼어놓기는 했지만 남편의 외도는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던 것 같다고 했다. 그 후로도 남편이 야근과 출장을 핑계로 늦거나 외박하는 일이 종종 있었다는 것.
김씨는 처음엔 ‘남편도 가정은 유지하면서 밖에서 재미를 보겠다고 했으니 나도 그럴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생각에 맞바람을 피우기도 했다. 하지만 몇 달 지나지 않아 ‘이건 아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무엇보다 아이들에 대한 죄책감이 컸기 때문이다. 남편은 죄책감 없이 바람을 피우는데 자기는 죄책감을 느끼니까 혼란이 왔고, 우울증까지 생겼다.
이 즈음 남편이 지난 잘못을 빌며 “앞으로는 가정에 충실하겠다”고 맹세했지만 쉽게 용서가 되지 않았다고 했다. 용서하려고 노력을 해도 이미 닫혀버린 마음의 문을 열 수 없었다고.

바람피운 남편과 섹스할 때 ‘섹스는 더러운 것’이라는 생각으로 섹스혐오증 앓는 경우 많아
남편이 외도를 했을 경우 가장 깨끗한 해결책은 이혼하고 새 남자를 만나는 것이다. 외도 사실을 알고 나면 말은 “용서했으니 다시 잘 살아보자”고 해도 배신감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평생 미운 감정을 안고 살게 되고, 평소엔 그 일을 꺼내지 않다가도 부부싸움을 하게 되면 그 일을 걸고넘어지게 된다.
따라서 서양에서는 이혼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우리나라 주부들은 경제적 자립능력이 낮아 이혼 후 살 길이 막막한 게 현실이다. 또한 아직은 이혼한 사람에 대해 편견을 갖고 보는 사회적 시선, 자라는 아이들이 부모의 이혼으로 인해 받을 상처를 생각해 이혼하고 싶어도 참고 사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많은 주부들이 “바람피우는 남자가 내 남편뿐이랴” 하고 반 체념 상태로 산다.
하지만 그냥 산다고 끝나는 게 아니다. 남편의 외도 문제를 상담해오는 주부 대부분이 김씨처럼 화병을 안고 산다. 남편에 대한 애정이 사라진 것은 물론이고 꼴도 보기 싫다고 말한다. 남편이 “정신을 차렸다”고 말해도 “몰래 만나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고, 남편이 늦게 들어오면 ‘또 어떤 여자랑 자고 있겠지’ 하고 상상한다. 남편을 불신하는 것뿐 아니라 섹스혐오증까지 생긴다.
섹스혐오증은 성교에 대한 극단적인 기피현상을 말한다. 기피현상은 성교에 대한 불편감, 구역질나는 느낌을 동반하는데, 때로는 통증이나 공포감의 형태로 나타난다. 결과적으로 섹스가 싫어지는 증세를 말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여성의 몸에 이상이 있어 생기는 게 아니라 남편이 외도를 했을 경우 아내에게 ‘섹스는 더럽고 추한 것’이란 의식이 생겨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한국적 성기능 장애인 셈이다.

바람피운 남편으로 인해 섹스혐오증 앓던 30대 주부 치료 사례

“남편이 잘못을 빌고 돌아온 후에도 섹스에 대한 욕구가 일기는커녕 남편 손이 몸에 닿기만 해도 소름이 끼쳤다”는 김씨는 그 후 남편과 관계회복을 위해 억지로 섹스를 하려 해도 삽입이 되기도 전에 심한 통증을 느끼는 등 삽입 자체가 되지 않았다고 한다. 호르몬 검사를 해보았지만 이상이 없었다. 또한 성 비디오를 보여주자 질액이 나오는 게 느껴진다고 했다. 성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는 셈이다.
한국적 섹스혐오증의 특징은 바람피운 남편과 섹스를 하려고 할 때만 나타나고 다른 남자와는 정상적인 섹스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남편과 섹스를 할 때는 마음속에 ‘그 여자하고 이렇게 했겠지’ 하는 생각에 거부반응이 나타나지만 다른 남자와 할 때는 그런 생각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배우자의 이야기도 함께 들어야 한다. 그런데 외도를 한 남자의 경우 상담을 받으러 오지 않는다. 성건강센터를 개소한 후 6개월 동안 남편의 외도 문제를 상담해온 1백 명이 넘는 주부들에게 남편을 데리고 오라고 했지만 성사된 경우는 거의 없었다.
그런데 김씨의 남편 문씨(37)는 나를 찾아왔다. 외도를 접은 후 가정에 충실하고 싶은데 아내가 계속 자신을 소 닭 보듯 하는데다, 툭하면 지나간 이야기를 끄집어내 심적 고통이 많다고 토로했다.
나는 그와 상담하며 부부관계가 금이 가게 된 원인과 지금 다시 화합하기 힘든 원인이 무엇인지를 찾았다.
문씨는 아내와의 섹스가 단조로워 재미를 느낄 수 없었다고 했다. 여성들은 ‘성 테크닉은 남성이 잘 알아서 해주는 것이지 여성이 나서는 게 아니다’는 생각이 강하다. 그래서 알려고 하지도 않고, 자기 성감대가 어디인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남자가 발기가 안 되면 오럴섹스를 해주는 등 적극적으로 도와주어야 하는데 가만히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여성들은 ‘여자가 조신해야 남자가 좋아한다’고 생각하는데 남자들은 여성들의 이런 수동적인 생각 때문에 섹스가 단조롭다는 불만을 갖는다.
그는 또한 아내가 자기관리를 너무 안 한다고 했다. 집안일이 힘들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퇴근하고 집에 들어왔을 때 부스스한 모습으로 퍼져 있는 아내에게 성적 매력을 느끼기는 힘들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다 보니 아내가 여성이 아니라 ‘아이 돌보는 베이비시터’ ‘살림하는 하우스 메이드’로만 느껴졌다는 것.
많은 남성들이 문씨와 같은 생각을 한다. 주부들도 자기의 몸을 가꿔야 한다. 직장생활을 하지 않더라도 ‘장밋빛 인생’의 맹순이처럼 궁색하게 살기보다는 몸치장을 해야 한다. 침실도 분위기 있게 꾸미고 속옷도 섹시하게 입는 센스가 필요하다. 매일 새로운 느낌을 주어야 남편도 성욕을 느끼게 된다.
문씨는 아내가 잔소리가 너무 많아 섹스하고 싶은 생각이 뚝 떨어졌다는 말도 했다. 잠자리에 들려고 하는데 아이 이야기며 돈 이야기, 시부모 이야기를 하면 옆에 있는 것조차도 짜증이 났다고.
이 외에도 그는 아내와 속궁합이 맞지 않는다고 했다. 자신은 2~3일에 한 번은 섹스를 하고 싶은데 아내는 피곤하다며 일주일에 한 번 하는 것도 내켜하지 않았다는 것. 게다가 자기는 여러 가지 체위를 즐기고 싶고, 오럴섹스도 받고 싶은데 아내는 불결하다며 안 해주고, 체위가 조금만 달라도 “변태 같다”는 말을 하는 등 성적으로 통하지 않는다고 했다.
다시 김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그는 “살림에 힘들어 섹스에 소홀했을 뿐인데 그렇다고 외도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분개했지만 중요한 것은 두 사람이 서로의 생각 차이를 해소하기 위해 한번도 터놓고 이야기한 적이 없었다는 것이다.

정상적인 부부관계 회복 위해 자위 통해 성감 살리고 남편과의 섹스에 최선 다해야
다행히 두 사람 모두 이혼을 생각하지는 않았다. 서양에서는 이런 부부들만을 모아놓고 워크숍을 진행한다. 참가자들이 허심탄회하게 자신의 고통을 털어놓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자신을 돌이켜보고 배우자의 마음을 이해하게 된다. 또한 자기가 지금 고민하는 문제를 다른 부부는 어떻게 해결했는지도 배우게 된다. 하지만 아직 한국에서는 이런 워크숍 치료를 할 여건이 갖춰져 있지 않아 아쉽다.
나는 우선 김씨에게 “한국에서 바람이라는 게 흔히 일어나는 것으로 당신에게만 일어난 불행이 아니다. 그걸 현실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런 후에 그가 앓고 있는 섹스혐오증을 없애기 위해 “사람과 섹스를 분리하라”고 충고했다. 남편이 바람을 피운 게 나쁘지 섹스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므로 사람은 미워해도 섹스는 미워하지 말라는 뜻이다.

바람피운 남편으로 인해 섹스혐오증 앓던 30대 주부 치료 사례

다음으로 두 사람의 관계 회복을 위해 노력하도록 충고했다. 서로 충분한 대화를 갖도록 하는 것은 물론 부부간의 신뢰회복을 위해 몇 가지 약속을 하도록 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남편의 귀가시간을 밤 10시까지로 정하고 늦으면 10만원, 자정이 넘으면 50만원의 벌금을 내도록 했다. 아내에게 남편이 노력하는 모습을 구체적으로 보이도록 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또한 그동안 잃었던 성감을 되찾게 하기 위해 자위행위를 꾸준히 하도록 했다. 아름다운 섹스를 위해선 성 기능을 유지해야 한다. 산부인과에서 종종 질이 너무 헐거워져서 남편이 바람을 피운 것이라며 수술을 권하는데 그것보다는 케겔운동(여성동아 2005년 7월호 ‘부부 함께 명기 만들기’ 참조, 여성동아 홈페이지 http://women.donga.com)이 더 근본적인 치료방법이다.
그리고 의식적으로 남편과의 섹스에 최선을 다하라고 강조했다. 문씨는 아내에게 성적 불만을 느껴 외도를 한 것이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성적인 불만이 쌓여 또다시 외도할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아내에게 버려졌다는 느낌이 들면 남자는 반발심리 때문에 더 밖으로 돈다. 이혼할 게 아니라면 더 열심히 부부관계를 복원시켜야 한다.
나는 이들 부부의 과거 섹스 테크닉을 자세히 물은 뒤 성에 대해 소극적인 김씨에게 즐거운 섹스를 하기 위한 몇 가지 테크닉을 알려주었다. 남자도 오럴섹스 등 애무를 받고 싶어 한다는 사실과 성감대를 찾고 개발하는 방법(여성동아 2005년 5월호 참조), 체위별로 성적 흥분이 어떻게 다른지(여성동아 2005년 12월호에서 자세히 소개할 예정입니다) 등을 이야기해주었다.
김씨는 내 이야기를 받아들여 남편과의 섹스에 노력했다. 처음엔 ‘다른 여자와 성관계를 할 때도 이랬겠지’ 하는 생각에 화가 치밀기도 했지만 마음을 다스리며 섹스에 최선을 다했더니 시간이 지나면서 남편과 섹스할 때 느끼던 통증이 사라졌다고 했다. 문씨 역시 자신을 받아들이려 노력하는 아내의 모습에 고마움을 느낀 것은 물론 아내가 적극적으로 섹스에 임하자 섹스가 재미있어지기 시작했다고 털어놓았다.
지금도 남편의 외도로 고통스러워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들에게 충고하고 싶은 것은 고통을 스스로 키우지 말라는 것이다. 결국 자기 손해다. 스스로 행복한 성생활을 즐길 권리가 있다. 이를 위해 남편이 외도중인 사람은 우선 자위행위를 하라고 권하고 싶다.


여성동아 2005년 11월 50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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