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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아이와 함께 보는 명화②

절로 고개가 숙여지는 비장한 죽음의 순간 ‘마라의 죽음’

입력 2005.08.09 13:53:00

절로 고개가 숙여지는 비장한 죽음의 순간 ‘마라의 죽음’

자크 루이 다비드(1748~1825), 마라의 죽음, 1793, 캔버스에 유채, 165×128cm, 브뤼셀, 왕립 미술관


서양에서는 예전부터 죽은 사람의 모습이 자주 그려졌습니다. 우리의 경우 간혹 죽은 이를 그리기는 했어도 생전의 모습을 그렸지 주검을 그리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서양 사람들은 십자가에 매달려 죽은 예수 그리스도를 그리는 관습과 구원을 향한 기독교적 소망이라는 전통 때문에 죽은 이의 모습을 화폭에 담은 경우가 많습니다.
19세기 신고전주의의 대가로 꼽히는 자크 루이 다비드가 그린 ‘마라의 죽음’은 죽은 이의 초상으로 매우 유명한 작품입니다. 이 그림은 프랑스 혁명 지도자 장 폴 마라가 욕실에서 살해된 사건을 소재로 한 것입니다. 마치 피에타 상을 보는 듯 단순하면서도 엄격한 구도가 숙연한 느낌을 줍니다. 혁명 당시 진보 세력의 지도자였던 마라는 피부병이 있어 욕조 안에서 집무를 보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 샤를로트 코르데라는 여인이 청원서를 들고 찾아왔고, 업무를 보느라 잠시 방심한 마라를 칼로 찔러 죽였습니다. 여인은 지롱드당이라는 보수파에 속한 인물이었습니다. 혁명을 지지했던 화가 다비드는 동지를 잃은 슬픔과 그의 출중한 지도력을 기리기 위해 이 작품에 매우 비장한 기운을 불어넣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완성된 이 그림은 종교화 못지않게 숙연한 빛을 띱니다.
화가 다비드는 유명한 예술가이기도 했지만 현실 정치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한 인물이었습니다. 오늘날의 국회의원인 국민공회의원을 지냈고, 나폴레옹 정부의 문화정책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적극적인 정치활동 때문에 나폴레옹이 몰락하자 망명길에 올랐고, 타국에서 생을 마쳤습니다. 말년에 죽음을 앞둔 다비드는 아마도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는 경구를 새삼 되새기지 않았을까요.

한 가지 더∼

‘피에타’는 이탈리아어로 동정심, 신앙심, 불쌍히 여김 등을 뜻합니다. 가톨릭에서는 “주여, 불쌍히 여기소서” 하며 신의 동정을 구할 때 피에타라는 말을 씁니다. 미술에서는 예수 그리스도가 죽어서 성모 마리아에게 안겨 있는 모습을 의미하는 용어로 사용됩니다. 다시 말하면 죽은 자식을 끌어안고 신 앞에 오열하는 마리아의 심정을 가장 잘 대변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여성동아 2005년 8월 50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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