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대를 건너도 늙지 않는, 미키 마우스 & 디즈니 프렌즈
1980년대생에게 디즈니는 유년 그 자체다. 주말 아침 TV 앞에 앉아 ‘디즈니 만화동산’을 보던 시간, 화면 속을 뛰놀던 미키 마우스와 친구들은 꿈과 환상 그 자체였다. 30대 중반부터 40대 중반에 이르는 이 세대는 이제 자녀를 둔 부모가 됐고, 한 시대의 추억은 가족 소비로 이어지고 있다.
1995년 월트디즈니와 픽사가 만든 ‘토이 스토리’는 세계 최초의 풀 3D 장편 애니메이션이라는 기술적 의미를 넘어 ‘장난감에도 감정이 있다면?’이라는 상상으로 관객들의 감정을 움직인 작품이다. 주인공 우디와 버즈는 4편의 시리즈를 통해 우정, 성장, 이별이라는 보편 감정을 체현하는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6월 중순 개봉한 ‘토이 스토리 5’는 스마트 태블릿 캐릭터 릴리패드의 등장으로 위기에 처하는 우디와 버즈의 이야기를 그렸다. 영화 개봉에 맞춰 배스킨라빈스는 캐릭터를 연상시키는 색감과 콘셉트의 신제품을 선보였고, 지난 4월 출시된 스타벅스의 ‘토이 스토리’ MD 상품은 출시 당일 품절될 정도로 높은 반응을 얻었다.
엘사는 디즈니 프렌즈의 계보에서 빠질 수 없는 캐릭터다. 2013년 개봉한 ‘겨울왕국’과 2019년 개봉한 속편 ‘겨울왕국 2’는 극장 상영 종료에 따른 최종 집계 마감일 기준, 글로벌 누적 12억9000만 달러(한화 1515원 기준, 약 1조9546억 원), 누적 14억5165만 달러(한화 1515원 기준, 약 2조1995억 원)의 수입을 올리며 역대 최고 흥행작으로 기록됐다. 많은 사람이 ‘Let It Go’를 따라 부르고, 전 세계 여자 어린이들이 푸른색 드레스를 집어 들게 만든 것도 ‘겨울왕국’의 효과다. 홍콩 디즈니랜드, 도쿄 디즈니랜드, 파리 디즈니 어드벤처 월드에 차례로 ‘월드 오브 프로즌’ 테마랜드가 문을 열며 엘사의 세계관은 체험형 공간으로 확장되고 있다. 뮤지컬 ‘프로즌’은 2026년 8월부터 2027년 3월까지 서울 샤롯데씨어터와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한국 초연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겨울왕국’의 주인공 엘사가 스크린과 굿즈를 넘어 드디어 무대 위에서 새로운 팬들을 만날 준비를 마친 것이다.

1990년대를 점령한 일본 애니메이션 캐릭터들
1990년대생 부모들에게 일본 애니메이션은 친숙한 존재다. 지상파 방송과 케이블 만화 채널, 비디오 대여점 문화가 맞물리면서 일본 애니메이션은 일상으로 스며들었다. 그 시절 화면 속에서 반짝이던 캐릭터들은 지금의 30~40대에게 취향을 넘어 문화적 배경에 가깝다.그 중심에 선 캐릭터가 바로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의 피카츄다. 1996년 닌텐도 게임으로 출발해 1999년 국내에 상륙한 ‘포켓몬스터’는 어린이들의 일상을 바꿔놓았다. 포켓몬 빵 속 ‘띠부띠부씰’을 모으던 그 시절의 아이들은 이제 자녀를 데리고 팝업스토어를 찾는 세대가 됐다. 올리브영과의 대형 협업, 편의점 등이 선보이는 기획전, 외식 브랜드와의 MD 협업은 라이프스타일 전방위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트레이딩 카드(수집을 목적으로 판매되는 소형 이미지가 들어간 카드) 시장의 급성장은 피카츄를 투자와 소장 가치까지 품은 복합 자산으로 끌어올렸다.
1980년대에 디즈니 프렌즈가 있었다면, 1990년대에는 산리오 캐릭터즈가 있다. 당시에는 헬로키티가 독보적이었지만, 지금은 시나모롤과 쿠로미, 폼폼푸린, 마이멜로디가 번갈아가며 스타성을 발휘하고 있다. 헬로키티를 좋아했던 부모 세대와 시나모롤, 쿠로미를 좋아하는 자녀 세대가 같은 브랜드 안에서 각자의 최애를 찾는 구조, 이것이 산리오의 저력이다. KREAM(한정판 거래 플랫폼)이 주최한 ‘헬로키티 X 지수’ 팝업스토어에서는 패션과 라이프스타일을 통합하는 IP 활용이 이루어졌고, 게임 ‘오버워치’ 속 산리오 캐릭터인 스킨 출시는 팬덤의 스펙트럼을 게이머까지 확장했다.
짱구도 빼놓을 수 없다. 버릇없고 엉뚱하던 다섯 살에 공감했던 어린이들은 이제 짱구 아빠의 출근길과 짱구 엄마의 독박 육아에 공감하는 어른이 됐다. 짱구 IP의 저력은 ‘시점의 이동’에 있다. 같은 이야기를 어린 시절엔 짱구의 눈으로, 지금은 짱구 부모의 눈으로 다시 읽게 되는 것. 2025년 12월 개봉한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초화려! 작열하는 떡잎마을 댄서즈’의 흥행 열기가 올 상반기까지 이어지며 굿즈 수요를 견인했고, 다이소와 편의점 시즌 기획전에서도 빠지지 않는다.

2000년대에 활짝 핀 K-캐릭터들
2000년대는 한국이 직접 키즈 콘텐츠를 만들어낸 시대다. EBS라는 플랫폼과 함께 탄생한 국산 캐릭터들은 외래 캐릭터의 빈자리를 채우는 데에 그치지 않고, 전 세계에 수출되는 IP로 성장했다. 2003년 첫 전파를 탄 ‘뽀롱뽀롱 뽀로로’의 뽀로로는 ‘뽀통령’이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사회 현상으로 분류됐다. 20년이 지난 지금도 신작을 선보이는 현역이다. 2010년 데뷔한 ‘꼬마버스 타요’는 캐릭터 IP가 일상의 인프라와 결합했을 때 얼마나 강력한 경험을 만들어내는지를 보여준 사례로 꼽힌다.
지금의 캐릭터 열풍은 단순한 복고 트렌드가 아니다. 성수동을 가득 채운 피카츄, 카페의 ‘토이 스토리’ 캐릭터들, 드러그스토어의 헬로키티, 야구장의 잔망루피는 이제 특정 세대의 아이콘으로 한정할 수 없을 만큼 광범위한 인기를 누린다. 어린 시절의 캐릭터를 사랑했던 세대가 구매력을 지닌 부모가 되어 자신이 좋아했던 세계관을 자녀와 공유하면서, 캐릭터 IP는 그 어느 때보다 넓은 시장을 확보하게 됐다. 캐릭터는 이제 온 가족이 함께 소비하고 공유하는 문화 콘텐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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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정세영 기자 사진제공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CJ뉴스룸 현대자동차뉴스룸 사진출처 디즈니코리아·배스킨라빈스 인스타그램 디즈니런인천2026·젠틀몬스터·위글위글·뉴에라코리아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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