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의사제는 지역 간 의료 인력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고, 지역에서도 필수의료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올해 대입에 지역의사선발전형이 신설되면서 의대 입시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서울을 제외한 전국 32개 의과대학에서 늘어난 입학 정원을 지역의사선발전형으로 선발하기 때문이다. 증원 규모는 2027학년도 490명, 2028~2031학년도는 연간 613명이다. 선발된 학생은 등록금, 교재비, 실습비, 기숙사비 등을 지원받으며, 10년간 선발 당시 공고된 의무복무 지역에서 근무해야 한다. 내과, 신경과, 외과, 신경외과, 심장혈관흉부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응급의학과, 가정의학과 등 9개 과는 레지던트 기간 전체가 의무복무 기간으로 인정된다. 그 외 과목과 인턴 과정은 수련 기간의 절반만 의무복무 기간으로 인정된다.
지역의사선발전형에 지원하려면 해당 의과대학이 소재하거나 인접한 지역의 중고교를 졸업해야 한다. 단, 2026학년도 이전에 중학교에 입학한 학생들의 경우 해당 지역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된다. 모집 인원의 70%는 대학 소재지와 인접한 도 지역의 진료권에서 선발하며, 나머지 30%는 지원자 확보 여건을 고려해 인접 시도를 포함한 광역권에서 선발한다. 예를 들어 올해 충남대의 경우 천안권(6)과 공주권(2), 서산권(5), 논산권(3), 홍성권(3) 등 진료권에서 19명을 선발하고 대전·세종·충남·충북 광역권에서 8명을 선발하는 식이다.

지역간 의료 인력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대입 지역의사제 전형이 도입된다. 올해는 전국 32개 의대에서 490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올해 490명 선발, 전형 방식은 수시 학종 가장 많아
2027학년도 지역별 지원 가능 의대 및 선발 인원을 살펴보면, 대전·세종·충남·충북 광역권은 △건양대(6) △단국대(천안·15) △순천향대(18) △을지대(6) △충남대(27) △건국대(글로컬·7) △충북대(39)다. 광주·전남·전북은 △전남대(31) △조선대(19) △원광대(17) △전북대(21)에서, 대구·경북은 △경북대(26) △계명대(15) △대구가톨릭대(13) △동국대(WISE·5) △영남대(13)에서 각각 모집한다. 부산·울산·경남은 △경상국립대(22) △고신대(7) △동아대(17) △부산대(31) △울산대(5) △인제대(15)에서 모집하며, 강원은 △가톨릭관동대(6) △강원대(39) △연세대(미래·11) △한림대(7), 제주는 △제주대(28) 등에서 지원을 받는다. 경기·인천은 △가천대(7) △성균관대(3) △아주대(6) △인하대(6) △차의과대(2)에 지원할 수 있다.전형 방식에도 관심이 쏠린다. 진학사가 각 대학의 전형 계획을 분석한 결과 수시 학생부종합전형(학종) 선발 인원이 310명으로 가장 많고, 학생부교과전형(교과)이 261명이며, 충북대·전남대·제주대 등 3곳은 정시 선발이 포함돼 있다.
최승해 올인원에듀 소장으로부터 지역의사선발전형과 이 전형이 올해 상위권 입시 판도에 미칠 영향을 들었다. 최 소장은 스카이에듀 입시연구소장을 거쳐 현재 유튜브 채널 ‘입시천재 펜타킬’을 운영하며 입시 정보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다.
입시 현장에서 느끼는 지역의사제에 대한 관심도는 어느 정도인가요.
학년별로 온도 차가 큽니다. 고3 부모님들은 의외로 잠잠한 편입니다. 이미 현재 성적을 바탕으로 자신의 아이가 의대에 갈 수 있을지에 대한 판단이 끝났기 때문이죠. 반면 지방의 초등학생 학부모들이나 반드시 아이를 의대에 보내고 싶어 하는 수도권 학부모들은 관심이 많은 편입니다. 사교육업계에서 ‘의대 가려면 지금 당장 지방으로 이사 가라’는 식의 마케팅을 펼치면서 동요하는 분위기도 감지됩니다.
학생들이 의대 졸업 후 ‘지역 내 10년 의무 근무’라는 조건에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는 아닌가요.
의대 진학 자체가 워낙 어렵다 보니, 의대 합격선에 아슬아슬하게 걸쳐 있는 학생들에게 10년 근무 조건은 큰 장애가 되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일단 의대만 갈 수 있다면 10년은 감수하겠다’는 반응이 많아요. 또 지방 출신 학생 중에는 익숙한 지역에서 부모님과 생활하며 안정적으로 근무하는 것을 선호하는 경우도 많아 지원자는 충분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역의사선발전형은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학생을 선발하게 되나요.
수시 학종과 교과, 정시까지 3가지 방식으로 운영되며 그중 학종 비중이 가장 높습니다. 2028학년도 대입 전형 계획을 기준으로 보면 논술 전형은 포함되지 않았더라고요. 그렇지만 현재 초등학생의 경우 향후 ‘2032 대입 개편’ 등에서 수시와 정시 통합 등 대대적인 변화가 예고돼 있기 때문에, 지금의 선발 방식이 그대로 유지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의대는 수능최저학력기준이 매우 높은데, 지역의사선발전형도 마찬가지인가요.
현재까지 발표된 바에 따르면 대부분의 대학이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다만 일반 전형에 비해서는 문턱이 약 1등급 정도 낮게 형성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일반 전형이 ‘3개 영역 등급 합 5’라면, 지역의사선발전형은 ‘3합 6’ 정도로 설정되는 식입니다. 정책 취지에 맞춰 수능최저학력기준을 더 낮춰야 한다는 사회적 논의가 나온다면 향후 기준이 바뀔 가능성도 있습니다.
지역의사제가 올해나 내년 입시 결과(커트라인)에 큰 영향을 줄까요.
단기적으로 유의미한 합격선 하락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전체 증원 규모는 커 보이지만, 이를 광역권과 진료권으로 나누어 개별 학교 단위로 배분하면 실제 증가는 학교당 1명 수준인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반도체나 AI 등 공대 계열의 경제적 매력이 부각되고 ‘의대만이 정답이 아니다’라는 인식이 퍼져 최상위권 인재가 분산되면 그땐 의대 합격선 하락이 나타날 수도 있을 거라고 봅니다.
특목고나 자사고 학생도 지원이 가능한가요. 학교 유형에 따른 유불리가 궁금합니다.
지원 자체는 가능합니다. 그렇지만 ‘특목고·자사고 vs 일반고’처럼 단순한 구도로 유불리를 나누는 것은 적절하지 않아요. 교과와 정시는 점수 중심의 정량 평가이기 때문에 학교 유형에 따른 유불리는 사실상 없습니다. 일반고 학생이라도 수능 성적이 잘 나온다면 그냥 정시로 지원하면 됩니다. 반면 학종은 전국 단위 자사고 3등급이 일반고 2등급보다 좋은 결과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도 학교에 따른 유불리라기보단 학업 역량에 따른 결과라고 볼 수 있어요. 또 하나 중요한 포인트는 지역의사선발전형이 광역권과 진료권으로 나뉘어 있다는 점입니다. 대구·경북 지역의 포항권에 포항제철고처럼 진료권 내 경쟁력이 높은 학교가 포함돼 있다면 지역 일반고 학생은 불리할 수 있겠죠. 따라서 지역의사선발전형에 지원하고자 한다면 전형 방식과 지역별 선발 인원, 진료권 내 경쟁 구도를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최승해 소장은 지역의사제 전형 때문에 의대 입시 문턱이 유의미하게 낮아지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네, 현재로서는 가능합니다. 특히 메디컬 계열을 지원했다가 실패한 상위권 대학 재학생 중 의대 재도전을 꿈꾸는 수요가 많습니다. 이들에게 지역의사선발전형의 낮은 수능최저학력기준은 상당히 매력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역인재전형과 지역의사선발전형 중복 지원은 불가능한가요.
만약 중복 지원이 허용된다면 학생들은 두 전형 모두를 활용하려 할 것입니다. 그런데 지역의사제는 10년 의무복무 조건이 있기 때문에, 두 전형에 모두 합격할 경우 지역인재전형을 선택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정책적으로 중복 지원을 제한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지역인재전형과 지역의사선발전형 가운데 어떤 전형을 택할지 전략적 고민이 매우 중요하겠네요.
의대 합격 안정권에 있는 최상위 학생들은 큰 영향을 받지 않겠지만 커트라인에 걸쳐 있는 학생들은 치열한 눈치 싸움을 벌이게 될 겁니다. 예컨대 자기 학교에서 매년 전교 2~3등까지 의대를 갔는데 본인이 딱 3등이라면 지역인재전형에 모험을 걸어볼지, 지역의사선발전형을 쓸지 고민하게 되겠죠. 개인적으론 그런 학생들이 합격 확률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해 지역의사선발전형을 선택하는 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합니다.

올해 최상위권 의대와 공대로 분산 예상
지역의사선발전형으로 의대 문턱이 낮아질 거라는 전망도 있는데요.의대 정원을 1500명 정도 늘렸던 2025학년도에 유사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당시에도 의대 진학이 쉬워질 거라는 기대가 있었죠. 그런데 일부 지방대 교과에서 소폭 하락한 사례가 있었을 뿐, 유의미한 하락은 나오지 않았어요. 이번처럼 약 600명 정도의 인원을 권역별로 세분화하는 구조에서는 커트라인이 흔들릴 정도의 변화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지역의사선발전형을 염두에 둔 학생이나 학부모가 특히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요.
고등학생들은 ‘이 전형 덕분에 의대에 쉽게 갈 수 있다’는 막연한 기대를 버리는 것이 좋습니다. 여러 전형 중 하나일 뿐이라는 생각으로 수시와 정시 어디서든 통할 수 있는 실력을 쌓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의 경우 지역의사선발전형을 노리고 이주를 고민할 수 있을 텐데, 향후 대입 개편에 따라 평가 방식이 어떻게 바뀔지 알 수 없습니다. 그리고 지역인재전형을 노리고 지방으로 이사하는 학생은 중학교까지 대치동·목동 등 학군지에서 선행을 마친 경우가 많은데, 지역의사선발전형은 중학교부터 해당 지역에서 다녀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초등학생 시기 지방으로 이사했을 때 학군지 수준의 학습 강도를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고려하셔야 합니다.
올해 의대 포함 최상위권의 학과 지원 패턴은 어떻게 전망하나요.
지역의사선발전형 같은 제도적 변화보다는 경제 상황과 산업구조 재편이 입시 판도를 흔드는 더 큰 변수라고 봅니다. 지금까진 자연계 최상위권은 무조건 의대를 써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었는데, 최근 학생들을 만나본 결과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어요. 반도체와 AI가 각광받고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주가, 연봉이 급등하는 등의 현상 덕분에 공학 계열 진학에 관심을 갖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늘고 있습니다. 올해는 최상위권이 의대와 함께 반도체학과나 전자공학 계열로 분산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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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조영철 기자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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