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움이 세상을 구한다, 어른이를 위한 키덜트

만화 강국 일본 출신의 이노 마사유키가 이끄는 더블렛의 2025 F/W 키워드는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영감을 받은 ‘팬덤’이다. 애니매이션 캐릭터를 담은 핑크 로브를 선두로 생동감 넘치는 그래픽 프린트를 활용해 키덜트의 창의적인 접근을 꾀했다. 밀라노에서 열린 2025 S/S 보테가베네타 컬렉션에서는 객석에 동물 의자를 배치했다. 보테가베네타의 수장 미티유 블라지는 “완벽하게 옷을 입혀 학교에 보낸 아이가 집으로 돌아온 첫날을 상상했다”며 룩에 다양한 동물 디테일을 가미해 동화 같은 런웨이를 선사했다.
올해 다양한 브랜드가 선보인 키덜트 패션은 성이나 연령은 배제하고, 창의성과 재미를 중시한 모습이다. 이는 유행을 빠르게 흡수하는 MZ의 마음을 완벽하게 저격했다는 평. 이번 컬렉션을 계기로 키덜트가 시나브로 비주류에서 주류로, 나아가 올해를 대표하는 핫 트렌드로 올라서길 기대해본다.
롱 팬츠인가 핫팬츠인가, 원 레그 팬츠

원 레그 팬츠는 한국어로 외다리 바지를 의미한다. 바지는 바지인데 한쪽 다리를 시원하게 드러낸 것. 사실 외다리 바지가 아주 생소한 아이템은 아니다. 2019년 푸시버튼을 시작으로 웨슬리해리엇 등이 유사한 디자인으로 실험적인 스타일을 선보였다. 하지만 이번 시즌 외다리 바지는 좀 더 특별하게 다가온다. 동시대 주목받는 다양한 브랜드가 외다리 바지를 메인 아이템으로 내세우며 클래식에 갇혔던 지난날의 답답함을 말끔하게 해소했기 때문. 특히 셔츠나 딱 떨어지는 원피스에 외다리 바지를 매치한 룩은 그 어떤 하의와 견줄 수 없을 만큼 파급력이 컸다.
다소 파격적인 이 아이템이 트렌드로 살아남을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패션 관계자들은 언밸런스 스커트나 원피스 등 비슷한 아이템을 참고하면 일상에서도 충분히 시도할 수 있다는 반응이다. 이지민 스타일리스트는 “팬츠와 동일한 컬러의 레깅스나 스키니진 등을 매치하면 부담스럽지 않게 연출할 수 있다”며 “유니크함을 극대화하고 싶다면 레이스나 러플이 가미된 스타킹을 선택하라”고 조언했다.
2025 패션 추구미는, 스포티

특히 이번 시즌에는 요가, 발레, 권투 등 각종 스포츠에 착안한 비주얼에 화려한 시스루와 비즈 장식 등으로 포장된 룩이 패션 트랙을 질주했다. 오버사이즈 아노락 점퍼에 블랙 시스루 스커트를 매치한 디아티코를 비롯해 페라가모는 스윔웨어 위에 재킷을 걸쳐 애슬레저 범주에서 벗어난 색다른 룩을 연출했다. 그중 계속 회자되는 아이템은 복서 부츠다. 촘촘한 레이스업 디테일의 끈을 타이트하게 묶는 스타일로 스포츠 룩은 물론 원피스, 레깅스 등에 매치해 스타일링의 범위를 넓혔다. 복서 부츠를 클래식 룩에 활용하고 싶다면 먼저 스트라이프 패턴 셔츠에 비슷한 톤의 스커트를 입어보자. 여기에 블루 포인트의 복서 부츠를 신고 모노톤의 볼캡으로 강약 조절을 하면 스타일리시한 무드까지 자아낼 수 있다.
철사와 밧줄로 구부리고 묶고,
절묘한 한 끗

철사를 대신해 부피감이 있는 밧줄을 활용한 장폴고티에의 2025 S/S 쿠튀르는 대서양을 유영하는 한 편의 신화 같았다. 난파선을 주제로 전개한 이번 컬렉션에 바닷속 주인공을 불러 모아 관능미를 마음껏 펼쳐냈기 때문. 그중 단연 화제는 인어 공주를 모티프로 한 패션 신이다. 하얀 원피스에 밧줄 디테일을 활용해 유연한 볼륨감을 선사하며 세련되면서도 관능적인 룩을 완성했다. 이에 패션 피플은 “월트디즈니 애니매이션 ‘인어 공주’의 주인공 에리얼이 런웨이에 온 것 같다”며 “모든 룩이 세련되면서도 도발적이었고, 음탕하면서도 품격이 있었다”고 찬사를 보냈다.
안 보여도 잘 걸어요,
페이스리스 룩

얼굴을 가리는 룩은 실용성 제로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난해하다. 하지만 이 어려운 트렌드에 도전하고 싶다면 한 가지만 기억하길. ‘얼굴 좀 안 보이면 어때!’ 같은 당당한 태도가 페이스 리스 룩의 핵심이란 것을!
#2025런웨이 #패션트렌드 #여성동아
사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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