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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클레임 쇼핑’으로 원하는 영양소 골라 먹어요

김나영 서울대학교 푸드비즈랩 연구원

2024. 04. 17

2020년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개인의 건강은 물론 삶의 질을 향상하고, 환경 및 사회적 가치를 함께 추구하는 헬스 앤드 웰니스(Health & Wellness, 이하 H&W)가 각광 받고 있다. H&W는 식품을 단순히 배고픔을 해결하는 섭취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닌, 건강과 삶의 질을 향상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여긴다.

H&W 확산의 중심에는 건강한 식생활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가 있다. 한때는 ‘푸드 패디즘(food faddism)’이라는 식품과 건강 사이의 관계를 비과학적으로 맹신하기도 했다. 식품의 위험성에 대한 과장된 마케팅으로 혼란을 주거나,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식품의 효능을 강조하며 소비자를 현혹하는 광고 또는 매체 홍보가 만연했다. 가공식품은 두려움을, 천연식품은 마치 신의 은총을 받은 것처럼 맹신하는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식품과 건강에 대한 이해가 과학적으로 발전하며 이러한 패디즘은 차츰 감소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규제로 과학적 근거가 없는 식품 마케팅이 줄었으며, 식품 과학자들의 노력으로 과학적 근거에 입각한 합리적인 시각과 이해가 확산했다.

국가에서 인증하는 건강기능식품의 등장은 이러한 변화 가운데 하나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소비자에게 건강기능식품은 일상 식생활에서의 식품이 아닌, 식사 전후에 섭취하는 건강보조제나 구체적 효능이 목적인 의약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H&W는 오늘날 주요 트렌드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H&W 관점에서 새롭게 강조되기 시작한 푸드 라이프스타일은 편의성과 건강, 균형 있는 섭취 및 긍정적인 환경 영향, 지속가능성을 지향한다. 이는 전반적으로 식품에 대한 소비자 관여도를 높이고 있으며, 과학과 영양학에 기반한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바탕으로 식품 선택 및 섭취를 촉진한다. 그 결과 소비자들은 일상식에서도 영양적인 요소를 꼼꼼히 따져 ‘나’의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고, ‘우리’의 건강과 지구의 미래를 생각해 식품을 선택한다.

건강과 편의성 2마리 토끼 잡은 ‘H&W 간편식’

H&W를 추구하는 바쁜 현대인들이 포기할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편의성’이다. 건강하고 영양가 있는 제대로 된 한 끼 식사를 더욱 편리하게 선택하고 싶어 하는 것이다. 이러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H&W 간편식이 등장했다.



H&W 간편식은 특정 성분을 강화 및 저감하거나, 영양 성분을 균형 있게 구성한다. 또 지속 가능한 소재를 활용하는 등의 가치를 일상식에 녹여낸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가치는 제품 패키지의 클레임을 통해 명확하게 드러난다. 클레임은 제품의 특징이나 이점 등을 강조하는 문구로 소비자들에게 제품의 가치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예컨대 ‘단백질 함량 높음’ ‘저지방’ ‘고식이섬유’ ‘유기농’ ‘식물성’ ‘글루텐프리’ ‘동물복지’ 등 다양한 클레임이 제시 및 표기되고 있다.
H&W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은 클레임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간편식을 선택하고자 한다. 내가 원하는 그리고 나에게 필요한 클레임을 쇼핑하는 것이다.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들은 저칼로리나 대체당 활용 클레임이 표기된 간편식에 수요를 보일 수 있으며, 단백질 강화나 탄수화물 저감 클레임이 제시된 간편식을 일상식으로 선호할 수도 있다. 또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은 동물복지나 친환경 등의 클레임을 강조한 간편식을 선택할 수도 있다. 단백질 강화가 목적인 소비자들은 제품 패키지에 표기된 단백질 함량(g)을 확인한 뒤 이를 기준으로 식품 구매를 결정한다.

나이, 성별, 자녀 유무··· H&W 간편식 클레임 맞춤 선호도

서울대학교 푸드비즈니스랩은 건강한 소비자 1070명을 대상으로 간편식 섭취 시 선호하는 H&W 클레임에 대한 온라인 실험을 수행했다. 먼저 연령대별 선호도 차이를 살펴보면, 20대와 30대는 타 연령대 대비 강화 클레임에 높은 선호도를 보였다. ‘단백질 강화’ 클레임이 두 연령대 모두에서 1위를 차지했으며, 2위로 20대는 ‘비타민 강화’, 30대는 ‘식이섬유 강화’ 클레임을 각각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40대 이상은 강화 클레임과 더불어 ‘식품첨가물 없음’ ‘무농약’ ‘non-GMO’ 등 자연과 관련된 클레임에 선호도가 높았다.

성별에 따른 선호도 차이도 있었다. 20대와 30대 남성은 공통적으로 ‘단백질 강화’ ‘비타민 강화’ ‘식이섬유 강화’ 순으로 선호도가 높았지만, 여성은 남성 대비 저감과 관련된 클레임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대 여성은 ‘탄수화물 저감’ ‘칼로리 저감’에 높은 선호도를 보였으며, 40대 여성은 ‘나트륨 저감’ 클레임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흥미로운 점은 자녀 유무에 따라서도 클레임 선호도가 크게 달라진다는 것이다. 자녀가 없는 여성들은 자신의 건강과 다이어트를 위한 저감(탄수화물, 칼로리)과 강화(단백질) 클레임에 더 높은 선호도를 보였다. 반면 자녀가 있는 여성은 자녀의 식사 섭취와 관련성이 높은 클레임에 더 큰 선호도를 나타냈다. 이들은 자연(식품첨가물 없음, 유기농, 무농약, non-GMO)과 관련된 클레임에 더 관심을 가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H&W #헬스앤드웰니스 #푸드비즈니스랩 #여성동아

사진출처 마켓컬리 SS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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