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3세 대관식 드레스에 자신의 자녀 이름과 반려견을 수놓은 카밀라 왕비.
영국의 한 타블로이드 신문은 찰스 3세(75)가 지난 5월 6일 대관식 직후 아내인 카밀라 파커 볼스(76)와 마주 보는 사진을 게재하며 이 같은 헤드라인을 달았다. 찰스 3세가 공식으로 영국 왕위에 오르면서 어쨌든 카밀라는 사랑의 승자가 됐고 ‘콘월 공작부인’ 혹은 ‘왕의 배우자’라는 호칭 대신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카밀라 왕비(Queen Camilla)’ 칭호도 얻게 됐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지 53년, 재혼한 지 18년 만이다. 대관식에서 찰스 3세 이상으로 카밀라 왕비가 주목받은 이유다.
성 에드워드 왕관과 퀸 메리의 왕관을 쓴 찰스 3세와 카밀라 왕비 부부.
카밀라의 대관식 드레스를 디자인한 브루스 올드필드는 생전의 다이애나를 패션 아이콘으로 만든 주인공이기도 하다.
대관식 드레스에 자녀와 손주들 이름 새기고, 반려견 자수 넣어
대관식 후 버킹엄 궁에서 환영 인파를 향해 인사를 하고 있는 영국 로열패밀리
카밀라는 대관식에서 화이트 컬러 바탕에 금색과 은색 자수 장식이 들어간 코트 스타일 드레스와 언더스커트, 소박한 트레인 의상을 입었다. 드레스 소맷단과 언더스커트에는 장미, 엉겅퀴, 수선화, 토끼풀이 수놓아져 있는데 이는 각각 영국의 영토인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를 상징한다. 브루스 올드필드는 자연을 사랑하는 왕과 왕비를 위해 물망초, 애기똥풀, 별봄맞이꽃 등 영국의 정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꽃들도 장식으로 넣었다고 밝혔다.
영국 왕립자수학교의 학생들이 대관식에 사용될 가운에 수를 놓고 있다.
카밀라의 대관식 드레스에 등장한 반려견들
식민 지배 논란 재소환한 왕관과 보석들
대관식에선 영국 왕실의 진귀한 보석들도 대거 등장했다. 찰스 3세는 1953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즉위식에서 썼던 것과 같은 ‘성 에드워드 왕관’을 머리에 얹었다. 높이 30cm, 무게 2.23kg에 달하는 이 왕관은 다이아몬드와 로즈컷 아콰마린, 사파이어, 루비, 화이트 토파즈, 자수정, 금 등 444개의 보석으로 장식됐다. 카밀라는 ‘퀸 메리의 왕관’을 썼는데, 여기에는 1905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채굴된 컬리넌 3번, 4번, 5번 다이아몬드를 비롯한 2200개의 다이아몬드가 사용됐다. ‘아프리카의 큰 별’이라고 불리는 컬리넌 1번(530캐럿)은 찰스 3세가 들었던 지팡이 모양의 홀에 장식돼 있다. 영국 왕실 재단인 ‘로열 컬렉션 트러스트’에 따르면, 컬리넌은 남아공 정부가 1907년 영국 국왕 에드워드 7세의 66세 생일에 맞춰 선물하면서 왕실 소유가 됐다. 채굴 당시 3106캐럿의 원석이었던 컬리넌은 이후 9개의 커다란 다이아몬드와 96개의 작은 다이아몬드로 연마돼 왕관과 홀을 비롯한 영국 왕실 장신구에 사용되고 있는데,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사망 이후 남아공에서 반환 요구가 일고 있다.이 외에도 카밀라는 1953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대관식에서 착용했던 것과 같은 목걸이를 착용했다. 파키스탄 펀자브주 라호르 지역에서 채굴된 22.4캐럿의 펜던트를 포함, 총 26개의 다이아몬드로 장식된 이 목걸이는 영국의 유서 깊은 보석 브랜드 가라드가 세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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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게티이미지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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