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캄보디아 방문 당시 프놈펜 스마테리아 매장을 찾아 친환경 가방을 들어보고 있는 김건희 여사.
패션 브랜드 할리케이 김현정 대표의 말이다. 대구에 기반을 둔 할리케이는 업사이클링 및 비건 가죽제품을 생산하는 회사다. 딸 셋을 키우는 김현정 대표는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를 고민하다 2018년 친환경 소재를 활용하는 패션 회사를 설립했다. 대구 지역의 청년과 시니어 봉제 장인, 경력 단절 여성을 고용해 친환경 제품을 생산하는 착한 기업이지만 매출 규모가 크지 않았던 할리케이는 지난해 11월 김건희 여사가 이 회사의 ‘비니 미니 토트백’을 착용하면서부터 갑자기 바빠지기 시작했다. 온라인에서 뜨겁게 화제를 모으며 기존 제품이 완판돼 예약 주문을 받는 것은 물론, 3월 21일 H몰 라이브 판매에서는 단 몇 시간 만에 30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 3월 말에는 서울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 팝업스토어도 열었다.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배우자 프로그램에 참석했을 당시에는 원두 자루로 만든 할리케이의 비니 미니 토트백을 들었다.
“우리나라는 세계 6위의 원두 수입국이다. 그런데 원두를 들여올 때 사용한 자루는 용도가 다하면 땅에 묻거나 소각해야 한다. 일종의 산업 쓰레기인데, 이걸로 가방을 만들면 예쁘고 가벼우며 내구성도 좋다”는 게 김현정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김건희 여사가 어떻게 할리케이 제품을 접하셨는지 모르겠다. 사전에 알았더라면 재고를 넉넉히 준비해두었을 텐데 아쉽다”며 웃었다. 아울러 “비니 미니 토트백이 유명해지면서 자사 다른 친환경 제품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며 “사회 전반에 업사이클링 제품에 대한 인식이 확산하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사과껍질로 만든 마르헨제이의 가방을 들고 있는 김건희 여사.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1년간 김건희 여사가 보여준 스타일 키워드는 ‘지속가능성’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해외 순방 기간에는 반드시 국내 회사의 친환경 제품을 착용하고, 순방 일정에 되도록 업사이클링 브랜드 방문을 포함한다.
윤석열 대통령과 미국 국빈 방문을 한 김건희 여사. 메르헨제이 가방을 들었다.
스페인 방문 당시에는 아모레 퍼시픽 뮤지엄에서 판매하는 에코백을 들었다.
이보다 앞서 지난해 6월 윤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참석차 스페인 마드리드를 방문했을 당시 김 여사는 현지 업사이클링 회사 에콜프(Ecoalf) 매장을 방문, 폐기물을 재활용해 만든 의류와 중고 타이어로 제작한 신발 등을 살펴보며 지속 가능 패션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이날 착용한 가방은 아모레퍼시픽의 ‘아카이브 와펜 에코백’. 해당 가방은 아모레퍼시픽에서 굿즈 등을 제작하고 남은 자투리 천으로 만든 것으로, 에코백 세트에 아모레퍼시픽의 1950~60년대 출시 제품 4종(ABC 포마드, ABC 허니레몬 로숀, ABC 리도 포마드, 횃숀 콜드크림) 와펜을 넣어 개성 있게 에코백을 꾸밀 수 있도록 했다.
공식 만찬 때는 로저비비에 클러치백 매치
G20 정상회의 환영 만찬에서 메가와티 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부부. 김건희 여사가 든 가방은 로저비비에의 클러치백이다.
김건희 여사는 지난해 11월 캄보디아 방문 시에는 수도 프놈펜 스마테리아 매장을 찾아 업사이클링 제품들을 둘러봤다. 이 회사는 폐어망 등을 활용한 가방과 액세서리 등을 제작, 판매하는 친환경 업사이클링 사업으로 여성의 경력 단절을 막고 일자리를 지원할 뿐 아니라 적극적인 보육 혜택을 제공한다.
김건희 여사가 TPO(시간·장소·상황)를 무시하고 모든 자리에 친환경 가방을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외국 정상들과의 만찬 등 격식을 차려야 하는 자리에는 주로 프랑스 명품 브랜드 로저비비에의 ‘섹시 쇼크 클러치백’을 든다. 블랙 컬러 새틴 소재에 크리스털 버클 장식이 있는 제품으로, 특별한 이브닝 행사에 어울리는 우아한 디자인이라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 제품은 브랜드 공식 홈페이지에서 177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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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뉴스1 뉴시스
사진제공 아모레퍼시픽 마르헨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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