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8일부터 강원도 정선군에서 열린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 투어 하이원 리조트 여자오픈에서는 3라운드를 마치고 안선주(35)가 10언더파를 기록했습니다. 2위 그룹인 한진선(25), 최예림(23)에 3타 차로 앞서며 일본에서의 복귀 후 첫 우승이 유력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최종 라운드를 앞두고 티잉 그라운드에 나선 선두권 선수들의 옷차림을 보고 필자는 한진선의 우승을 점쳤습니다. 당시 골프장 낮 최고 기온은 섭씨 31℃, 지열을 감안하면 체감 온도는 35℃가 넘었습니다. 여기에 3라운드까지의 체력 소모를 염두에 두면 누가 무더위를 잘 이겨내느냐가 우승의 열쇠였죠.
필자는 한진선이 다른 선수들보다 시원한 옷차림으로 흔들림 없이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한진선은 반팔 티셔츠에 반바지를 입었는데 아래위 모두 흰색이었습니다.
반면 1위를 달리던 안선주는 긴팔 티셔츠에 긴바지, 라이벌 최예림은 반팔 티셔츠에 반바지였지만 컬러는 짙은 파란색이었죠. 긴팔, 긴바지는 반팔, 반바지보다 체감 온도가 3℃가량 높습니다. 짙은 파란색은 하얀색보다 체감 온도가 1~2℃ 높고요. 안선주와 최예림이 더위를 이겨내지 못해 제 컨디션을 발휘하지 못한 건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결과적으로 한진선이 11언더파로 데뷔 첫 우승을 따냈죠. 최예림은 9언더파로 공동 2위, 안선주는 마지막 라운드에서 무려 5오버파를 쳐 합계 5언더파로 공동 8위에 그쳤습니다. 또 7월 24일 끝난 호반-서울신문 위민스 클래식 최종 라운드에서도 상하 시원한 차림의 조아연(22)이 비가 조금 내렸다고 후드티를 입은 이제영(21)에게 2타 차 역전 우승을 거뒀습니다.
물론 지금은 선선한 가을입니다. 그런데 왜 제가 철 지난 여름 라운드 이야기를 할까요. 10월은 아침저녁 기온차가 10~15℃ 나는 환절기여서, 여름 못지않게 옷차림이 중요합니다. 오전 8시 전후 이른 시간에 티오프면, 시작할 땐 10℃ 안팎으로 서늘하지만 끝날 때쯤인 낮 12시~오후 1시엔 25℃ 이상으로 기온이 올라갑니다. 반면 오전 11시 전후 1번 홀 출발 때는 초여름 날씨지만 15번 홀 이후에는 다소 쌀쌀해질 수 있습니다. 라운드 시작 때부터 끝날 때까지 똑같은 옷차림이면 체온 조절에 실패할 확률이 높습니다.
그렇다고 라운드 도중 옷을 갈아입을 순 없으니 집에서 겉옷을 준비해 가야 합니다. 조끼와 윈드브레이커, 토시를 골프백에 미리 넣어두는 거죠. 라운드 시작할 때 날씨가 서늘하면 조끼 혹은 윈드브레이커를 입었다가 후반 들어 기온이 올라가면 벗는 식입니다. 반대로 오전 11시 이후 라운드 땐 긴팔 티셔츠만 입었다가 기온이 내려가면 조끼나 윈드브레이커를 껴입어 스윙에 차질이 없게 해야 합니다.
아니면 반팔 티셔츠를 착용했다가 서늘함을 느끼면 토시를 팔에 끼우는 방법도 있습니다. 토시가 왜 중요하냐면, 윈드브레이커보다 옷차림이 훨씬 가볍기 때문입니다. 옷차림이 가벼울수록 경쾌한 샷을 날릴 수 있는 건 당연하겠지요. 서늘함을 느끼면 근육이 위축돼 어프로치나 퍼팅 때 미스가 날 수 있습니다.
10년 전 10월 중순 지인과 라운드할 때입니다. 당일 오전 8시 라운드 시작 때는 기온이 10℃인 데다 바람까지 불어 서늘한 편이었죠. 지인 A는 두꺼운 윈드브레이커를 입고 체온 조절을 잘해 스윙이 가벼웠습니다. 전반에 39타를 기록해 동반자들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었죠.
하지만 A는 후반엔 55타를 쳐 완전히 기가 죽었습니다. 이유는 뭘까요. 후반 들어 기온이 갑자기 상승해 25℃까지 올랐는데도 A는 윈드브레이커를 그대로 입고 플레이 했습니다. 샷이 흔들릴 수밖에 없었죠. 반면 필자는 후반 들어 윈드브레이커를 벗고 가벼운 차림으로 스윙해 후반 40타로 휘파람을 불었습니다. 이처럼 옷차림 하나만으로 스코어가 10타 가까이 널뛰기할 수 있다는 걸 명심하시길 바랍니다.
#골프레슨 #여성동아
김수인
23년간 스포츠 기자로 활동하며 2013년 파이낸셜뉴스 ‘김수인의 쏙쏙골프’를 시작으로 여러 매체에 골프 칼럼을 연재했다. ‘김수인의 쏙쏙골프’와 ‘김수인의 파워골프’ 두 권의 저서가 있으며 현재 국민체육진흥공단 골프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사진 게티이미지 사진제공 KLPGA
하지만 최종 라운드를 앞두고 티잉 그라운드에 나선 선두권 선수들의 옷차림을 보고 필자는 한진선의 우승을 점쳤습니다. 당시 골프장 낮 최고 기온은 섭씨 31℃, 지열을 감안하면 체감 온도는 35℃가 넘었습니다. 여기에 3라운드까지의 체력 소모를 염두에 두면 누가 무더위를 잘 이겨내느냐가 우승의 열쇠였죠.
입고 벗고 하며 체온 조절
8월 경기에서 시원한 옷차림새로 경기 끝까지 좋은 컨디션을 유지한 한진선 선수.
반면 1위를 달리던 안선주는 긴팔 티셔츠에 긴바지, 라이벌 최예림은 반팔 티셔츠에 반바지였지만 컬러는 짙은 파란색이었죠. 긴팔, 긴바지는 반팔, 반바지보다 체감 온도가 3℃가량 높습니다. 짙은 파란색은 하얀색보다 체감 온도가 1~2℃ 높고요. 안선주와 최예림이 더위를 이겨내지 못해 제 컨디션을 발휘하지 못한 건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결과적으로 한진선이 11언더파로 데뷔 첫 우승을 따냈죠. 최예림은 9언더파로 공동 2위, 안선주는 마지막 라운드에서 무려 5오버파를 쳐 합계 5언더파로 공동 8위에 그쳤습니다. 또 7월 24일 끝난 호반-서울신문 위민스 클래식 최종 라운드에서도 상하 시원한 차림의 조아연(22)이 비가 조금 내렸다고 후드티를 입은 이제영(21)에게 2타 차 역전 우승을 거뒀습니다.
물론 지금은 선선한 가을입니다. 그런데 왜 제가 철 지난 여름 라운드 이야기를 할까요. 10월은 아침저녁 기온차가 10~15℃ 나는 환절기여서, 여름 못지않게 옷차림이 중요합니다. 오전 8시 전후 이른 시간에 티오프면, 시작할 땐 10℃ 안팎으로 서늘하지만 끝날 때쯤인 낮 12시~오후 1시엔 25℃ 이상으로 기온이 올라갑니다. 반면 오전 11시 전후 1번 홀 출발 때는 초여름 날씨지만 15번 홀 이후에는 다소 쌀쌀해질 수 있습니다. 라운드 시작 때부터 끝날 때까지 똑같은 옷차림이면 체온 조절에 실패할 확률이 높습니다.
그렇다고 라운드 도중 옷을 갈아입을 순 없으니 집에서 겉옷을 준비해 가야 합니다. 조끼와 윈드브레이커, 토시를 골프백에 미리 넣어두는 거죠. 라운드 시작할 때 날씨가 서늘하면 조끼 혹은 윈드브레이커를 입었다가 후반 들어 기온이 올라가면 벗는 식입니다. 반대로 오전 11시 이후 라운드 땐 긴팔 티셔츠만 입었다가 기온이 내려가면 조끼나 윈드브레이커를 껴입어 스윙에 차질이 없게 해야 합니다.
조끼, 윈드브레이커, 토시로 체온 조절
옷차림에 따라 라운드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걸 명심하자.
10년 전 10월 중순 지인과 라운드할 때입니다. 당일 오전 8시 라운드 시작 때는 기온이 10℃인 데다 바람까지 불어 서늘한 편이었죠. 지인 A는 두꺼운 윈드브레이커를 입고 체온 조절을 잘해 스윙이 가벼웠습니다. 전반에 39타를 기록해 동반자들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었죠.
하지만 A는 후반엔 55타를 쳐 완전히 기가 죽었습니다. 이유는 뭘까요. 후반 들어 기온이 갑자기 상승해 25℃까지 올랐는데도 A는 윈드브레이커를 그대로 입고 플레이 했습니다. 샷이 흔들릴 수밖에 없었죠. 반면 필자는 후반 들어 윈드브레이커를 벗고 가벼운 차림으로 스윙해 후반 40타로 휘파람을 불었습니다. 이처럼 옷차림 하나만으로 스코어가 10타 가까이 널뛰기할 수 있다는 걸 명심하시길 바랍니다.
#골프레슨 #여성동아
김수인
23년간 스포츠 기자로 활동하며 2013년 파이낸셜뉴스 ‘김수인의 쏙쏙골프’를 시작으로 여러 매체에 골프 칼럼을 연재했다. ‘김수인의 쏙쏙골프’와 ‘김수인의 파워골프’ 두 권의 저서가 있으며 현재 국민체육진흥공단 골프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사진 게티이미지 사진제공 KL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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