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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들은 버버리의 클래식 아이템인 트렌치코트, 과감하게 소매를 삭제한 바시티 재킷, 변형된 형태의 울 더플 코트를 입고 런웨이에 등장했다. 버버리의 시그니처 코드인 애니멀 킹덤의 사슴뿔을 모티프로 한 니트 비니와 말발굽을 형상화 한 롱부츠도 선보였다. 백팩과 함께 부착된 길이가 제각각인 우산도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 가운데 단연 압권은 ‘남성복 단독 프레젠테이션’이란 타이틀을 무색케 한 여성 모델들의 등장과 젠더리스 아이템들이었다. 여성 모델들은 오버사이즈 애니멀 프린팅 셔츠에 활동이 용이한 바이시클 팬츠를 입고 거대한 메신저 백을 멘 채 무심한 표정으로 런웨이를 누볐고 남성 모델들은 단아해 보이는 실크 플레어스커트를 휘날리며 무대에 올랐다. 여성 모델을 남성복 런웨이에 등장시킨 이유를 묻는 질문에 리카르도 티시는 “성 유동성(Gender Fluidity 남성, 여성, 트랜스젠더 등 모든 성을 유연하게 오가는 것)은 젊은 세대에게 아주 중요한 가치다. 그들은 자신의 성 정체성에 대한 공포가 없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버버리의 ‘올드’한 이미지를 젊게 변화시키고 있다는 평을 듣는 티시다운 답변이었다.
모피 사용 중단에 이은 또 하나의 파격적인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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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시의 젠더에 대한 관심사는 이전부터 지속해 왔다. 2010년 오랜 시간 자신의 비서로 일했던 트랜스젠더 모델 레아 티(Lea T)를 당시 자신이 몸담고 있던 지방시의 런웨이에 올리기도 했다. 이후 버버리의 CCO로 부임한 뒤 2019 F/W 버버리 캠페인에 다시 레아 티를 등장시켰다. 당시 선보인 컬렉션은 배우 유아인이 참여하기도 해 국내에서 주목받았다.
이탈리아 태생의 리카르도 티시는 세계적인 패션 명문학교 센트럴세인트마틴(CSM)을 졸업하고 2005년부터 12년간 LVMH그룹 소속의 지방시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역임했다. 비욘세와 마돈나의 무대의상을 제작하고 케이트 블란쳇, 루니 마라 등 여러 헐리우드 여배우들의 시상식 드레스를 디자인하기도 했다. 2018년 버버리의 CCO로 부임한 뒤 모피 사용 중단 선언과 인종과 성 정체성에 얽매이지 않는 모델 기용으로 버버리를 외면하던 젊은 세대로부터 주목받았다. 2020년 팬데믹으로 심각한 경영난을 겪은 버버리가 다양성을 전면에 내세운 티시의 컬렉션으로 다시 핫한 브랜드로 거듭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제공 버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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