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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

With Specialist 블로거 본드의 촌철살인 여자 옷 품평기

패딩 유감

기획·이성희|글·전정욱|사진·문형일 기자

2014. 01. 06

여자들에게 예쁘다고 칭송받으며 핫 아이템으로 떠오른 옷이 남자들에게도 예뻐 보일까? 이달부터 옷 잘 입는 남자로 소문난 패션 블로거 전정욱이 남자의 시선으로 본 여자의 옷차림에 대해 솔직담백하게 이야기한다. 남편에게, 또는 애인에게 조금이라도 더 예뻐 보이고 싶은 이라면 귀 기울여라.

패딩 유감
요즘 시내에 나가 보면 남녀를 막론하고 패딩 코트를 입고 다니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기상 이변으로 인해 겨울이 빨리 찾아오고 유난히 추워진 탓이겠지만 미슐랭 맨(미쉐린타이어 회사의 상징)처럼 울룩불룩한 우스꽝스러운 모습의 외투를 왜 너도나도 입고 다니는지 이해할 수 없다. 그 장소가 혹한을 견뎌야 하는 자연, 아웃도어 신이라면 모르겠지만 말이다.

나는 매거진이나 방송에서 패션과 관련한 인터뷰를 할 때마다 빼놓지 않고 거론하는 키워드가 있다. 바로 T.P.O다. 패션의 근본적인 핵심은 시간, 장소, 경우에 따라 그에 어울리는 것을 추구하는 것이며, 이를 적절하게 맞춰야 진정한 멋쟁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패션의 기본 원칙인 T.P.O를 바탕으로 생각해 봤을 때 패딩 코트의 대대적인 유행은 코미디가 아닐 수 없다.

최근 수년간 우리나라에서 아웃도어웨어는 패션 시장에서 황금 시장으로 떠오르며 매년 어마어마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와 같이 아웃도어 시장이 커지는 현상은 안타깝게도 일상복을 대신해 등산복이나 아웃도어용 패딩 코트를 외출복으로 입는 이들이 느는 것으로도 증명되고 있다. T.P.O라는 패션 기본 원칙을 무너뜨리고 대한민국을 패션 테러리스트의 나라로 만들어가는 가슴 아픈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좋은 소재, 클래식한 캐시미어 코트에 집중

통통한 패딩족들 사이에서 잘 재단된 테일러드 코트를 입고 다니는 여성이 눈에 띌 때 자연스레 눈이 간다. 특히 윤기 흐르는 캐시미어 소재로 만든 클래식한 코트를 입은 여성이 보이면 시선이 집중되지 않을 수 없다. 그에게서는 천연 소재에서 발하는 자연스러운 광채가 마치 후광처럼 빛나 보인다. 패딩 코트 같은 기능성 화학섬유로 만들어진 껍데기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여성스럽고 고급스러운, 그리고 우아한 분위기가 난다. 게다가 잘 만든 테일러드 코트는 소재가 감싸고 있는 여성의 신체 곡선 또한 아름답게 느껴지게 한다. 두꺼운 패딩 코트를 입고 있다면 제아무리 슈퍼모델이라 한들 그 몸매가 돋보일 수 있을까?



사놓은 패딩 코트는 옷장 안에 잘 보관해두었다가 스키장이나 추위와 싸워야 하는 아웃도어 신에서 입고, 도심에서는 좀 더 여성스러움을 강조할 수 있는 옷으로 갈아입는 것은 어떨까? 패딩 점퍼보다 보온성이 떨어져 불만이라면 옆에 있는 남편이나 애인의 어깨에 기대어 따스함을 빌리면 된다.

패딩 유감
전정욱 씨는...

남자들 사이에서 이미 입소문이 자자한 패션 고수다. ‘본드’라는 이름으로 블로그 앤디즈 룸(www.etchbond.com)을 운영하는 그는 연 매출 800억원에 육박하는 기업을 이끄는 CEO다. 패션을 좋아하지만 단순히 디자인이 예쁜 것보다는 역사적 배경이 있는 클래식한 아이템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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