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두 달 전부터 클렌징 후 피부에 잘 맞는 수분크림 ‘하나만’ 챙겨 바르고 있습니다. 그동안에는 어땠냐고요? 클렌징 후엔 반드시 스킨, 로션, 에센스, 크림이라는 4종 세트를 꼭꼭 챙겨 발라야 한다는 것이 제 신조였답니다. 거기에다 처진 모공을 탄탄하게 조여준다는 에센스나 칙칙한 얼굴 환하게 만들어준다는 세럼, 트러블 잠재워 준다는 스폿 에센스까지 마치 ‘기적의 치료제’인 양 신봉하며 사용했지요. 결과는 어떨까요? 오히려 지금 피부가 더 편안하고 안정돼 보입니다. 이맘때쯤이면 불거져 나오던 염증성 트러블도 잠잠하고요.
스스로 화장품을 구입해 사용했던 중학생 시절부터 약 13년간 이어온 기자의 뷰티 습관이 단번에 엎어진 계기는 바로 구희연·이은주씨가 쓴 ‘대한민국 화장품의 비밀’이라는 한권의 책이랍니다. 오랫동안 화장품 회사에 종사했던 저자들은 이 책을 통해 “불황을 모르는 화장품 시장은 치열한 아이디어와 마케팅의 전장이다. 화장품을 많이 사고 많이 바르게 하기 위해 스킨·부스터·토너, 로션·에센스·세럼·크림 등의 새로운 이름들을 쏟아낸다. 하지만 이름만 다른 이 제품들은 점성에 차이가 있을 뿐 실제로는 똑같은 제품들이다”라고 주장합니다. 생각해보면 우리들은 마치 법을 따르듯 기초 4종 세트를 발라왔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이를 두고 화장품 회사의 마케팅에 의해 은연중에 받게 된 교육의 일부분이라고 말합니다. 많이 바를수록 좋다는 것 뿐 아니라 동일한 브랜드 세트로 구비하는게 좋다는 생각까지도요. 저자들은 우리에게 이렇게 제안합니다. “화장품에서 세트나 로션의 개념은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허상이다. 광고에 혹해 쓸데없는 소비를 할 필요가 없다. 피부는 화장품보다 훨씬 과학적이다. 피부의 힘을 믿자”라고요. 물론 선택은 스스로의 몫이지만 맹목적으로 화장품을 사랑해왔던 우리가 한 번쯤은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입니다. 어떤 성분이 들어 있는지 확인하지도 않은 채 오로지 화장품 광고만을 믿고 의심 없이 사용했던 스스로의 모습을 한번쯤은 되돌아보길 바랍니다.
화장품 다이어트를 위해 먼저 챙겨야 할 제품은 클렌저입니다. 평소에는 수성 제품을, 진한 화장을 했을 때는 유성제품을 사용합니다. 두 번째는 화장수(순수한 맑은 액체로 된 것은 모두 같은 종류)랍니다. 화장수는 클렌징 후 남아 있는 노폐물을 화장솜에 묻혀 닦아내는 용도로 사용합니다. 세 번째는 크림(로션, 에센스, 세럼, 크림은 모두 한 종류)으로, 자신의 피부 상태에 맞는 점성의 제품을 고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네 번째는 UVA·UVB 모두 차단할 수 있는 자외선 차단제입니다. 일상생활용으로는 SPF15, 장시간 외부 활동을 할 때는 SPF30 정도가 적당합니다.
끝으로 두 저자가 기자에게 힘 있는 펜글씨로 건넨 이야기를 전합니다. “아름다운 화장품이 아니라 아름다움을 위한 화장품을 선택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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