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랙 & 화이트에 기반한 우아한 페미닌 스타일

1 지난 2월 정몽규 HDC 회장 장남 결혼식 하객으로 참석한 이부진 사장. 2 손에 든 데스트리 가방은 완판을 기록했다. 3 이부진 사장과 홍라희 리움 전 관장이 아르노 LVMH 회장 일행에게 리움 미술관을 안내하고 있다.
이부진 사장의 스타일이 관심을 모으기 시작한 건 2010년 2월 ‘호암 이병철 회장 탄생 100주년 기념식’ 때부터다. 당시 이 사장은 화이트 새틴 재킷과 블랙 팬츠에 그레이 컬러 퍼를 두르고 블랙 클러치백을 매치했다. 당시 이 사장이 들었던 가방은 에르메스의 지제 클러치백이었는데, 이는 부자들의 잇 백으로 자리매김하며 백화점마다 구입 문의가 쇄도했고 재벌 완판 패션의 시초가 됐다.
이 사장의 패션은 우아한 페미닌 스타일로 정의할 수 있다. 실크, 새틴, 벨벳 등 고급 소재에 컬러는 화이트, 블랙, 그레이를 벗어나지 않는다. 미니멀리즘이 스타일의 출발점이라는 패션업계의 오랜 불문율에 충실한 코디다. 기본적으로는 단정한 비즈니스우먼 룩이지만, 시스루나 레이스 등으로 포인트를 주거나 벨트, 코르사주 등 소품을 활용해 여성미가 돋보이도록 한다.
기존의 많은 여성 경영인은 남성과 대등한 업무 능력을 강조하고 여성성이 부각되는 것을 막기 위해 밋밋한 바지 정장을 선호했다. 이와 대비되는 이부진 사장의 스타일링은 일 잘하는 여성은 패션에 무심하다든가 남성과 대등하게 경쟁하기 위해선 여성스러움을 일정 부분 포기해야 한다는 보수적인 고정관념에서 벗어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전체적인 실루엣은 맞춤복처럼 몸에 피트되는 스타일을 선호하며 스커트나 원피스를 입을 때는 무릎길이를 고수한다. 액세서리는 의상에 따라 변화를 주지만 과한 장식이 들어간 건 삼가는 편이며, 드롭형 이어링을 자주 한다.
전문가 수준의 패션 지식 갖추고 전략적 옷차림 구사

주주총회를 비롯한 회사 공식 일정에는 블랙 컬러의 의상에 브로치나 지퍼장식, 벨트 등 디테일과 소품으로 포인트를 준다.
연예인들은 협찬, 이미지 구축 등을 이유로 특정 브랜드 제품을 집중적으로 입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내돈내산’ 옷차림의 이부진 사장은 브랜드 스펙트럼이 넓다. 때로는 브랜드 선택에서 굉장히 전략적이기도 하다.
이부진 사장은 지난 3월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그룹 총괄회장 일행이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리움 투어를 함께했다. LVMH는 루이비통, 디올, 불가리, 펜디, 티파니, 태그호이어 등 내로라하는 하이엔드 브랜드들을 거느린 세계 최대 패션 그룹이다. 이날 이 사장은 디올의 하운드투스체크 재킷을 입었는데, 이는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을 수행한 델핀 아르노 디올 CEO를 배려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이부진 사장과 델핀 아르노 디올 CEO는 평소 돈독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지난 5월 한국방문의해 행사에서 함께 카메라 앞에선 김건희 여사와 이부진 사장. 두 사람 모두 블랙 컬러의 의상을 입었다.
이에 앞서 이 사장은 2월 정몽규 HDC 회장의 장남 정준선 씨 결혼식에 하객으로 참석했을 때 발렌티노의 케이프 코트를 입고 노끈을 돌돌 말아 가방에 장식으로 얹은 듯한 독특한 디테일의 백을 들었다. 겉으로 로고가 드러나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냈던 이 가방은 프랑스 브랜드 데스트리의 건터 파스망트리 백. 데스트리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제랄딘 구이엇과 크리스찬디올 디렉터 출신의 레티시아 롬브로소가 컨템퍼러리 아트를 모티프로 만든 브랜드다. 영국의 패션 명문인 센트럴 세인트 마틴을 졸업한 제랄딘 구이엇은 알렉상드르 아르노 티파니 총괄사장의 부인이자,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의 셋째 며느리다. 데스트리는 국내에 거의 알려진 바가 없는 생소한 브랜드였으나, 이부진 사장이 가방을 든 후 큰 화제를 모으면서 국내 판매 사이트에서 완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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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김명희 기자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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