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남길(37) 하면 먼저 머릿속에 그려지는 이미지는 ‘거친 남자’다. 그를 스타덤에 올려준 대표작인 드라마 〈 선덕여왕 〉을 비롯해 〈 나쁜 남자 〉, 영화 〈 해적: 바다로 간 산적 〉 〈 무뢰한 〉 〈 판도라 〉 등에서 강한 남성미를 발산해서가 아닌가 싶다. 그런 그가 최근에는 영화 〈 어느날 〉을 통해 색다른 모습으로 관객을 만나고 있다. 그는 영화 속에서 천성은 유쾌하고 속이 깊지만 두 달 전 아내를 여의고 실의에 빠진 보험회사 과장 강수라는 인물로 등장한다. 강수는 병원에서 우연히 식물인간 상태인 시각장애인 미소(천우희)의 영혼을 만난다.
엄마에게 버려진 미소와 아내를 잃은 강수가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가는 과정을 그린 이 영화는 관객에게 끊임없이 묻는다. 사랑하는 이에게서 떠나야 하는 사람과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야 하는 사람 중 누가 더 힘들겠냐고. 영화 개봉을 앞두고 만난 김남길은 이 물음에 대해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를 따지는 것과 다를 바 없지만 인간이라면 누구나 맞아야 하는 죽음이기에 깊이 생각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여겨진다”며 “이 작품을 통해 강수처럼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자기연민에 빠진 사람들에게 긍정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 출연했다”고 밝혔다.
“처음에는 연기할 자신이 없어서 고사했는데 몇 달 뒤 시나리오를 다시 읽으면서 많이 슬프고 아팠어요. 제가 경험한 아픔과 슬픔, 치유의 감정들을 관객들도 느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이 뭔가요.
예전에는 캐릭터를 중시했는데 지금은 이야기의 힘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우리 주위에 있을 수 있는 이야기, 다양성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할 수 있는 작품, 제가 자부심을 갖고 관객의 공감을 유발할 수 있는 시나리오를 선호하죠. 예를 들어 〈 어느날 〉에서 다룬 존엄사에 관한 문제만 해도 찬반 여론이 팽팽한데 어느 쪽이 정답이라고는 단정하기 힘들잖아요. 그렇게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을 수 있는, 꼭 메시지가 있어야 하는 건 아니지만 잔잔하게 생각해볼 수 있는 작품에 요즘은 더 눈길이 가요.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있나요.
원래 긍정적이라서 부정적인 생각을 잘 안 하는데, 요즘 건강이 나빠지면서 마음이 움츠러들다 보니 먹고살기 너무 힘들다, 정말 못 살겠네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집안의 장남이자 가장으로서 갖게 되는 책임감 때문에 웬만하면 그런 생각을 안 하려고 하는데, 건강에 안 좋은 상황이 도미노처럼 이어지고 배우로서 사는 게 좀 힘들 때는 극단적인 생각도 하게 되더라고요. 이 영화의 상황과 반대로 제가 몸이 아파서 사경을 헤맨다면 저는 연명을 원하지 않을 것 같아요. 주변 사람들이 저 때문에 힘든 것도 견디기 어려울 것 같고, 저는 조금이라도 더 아름다운 모습일 때 생을 마감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거든요. 하지만 외국 영화를 보니 존엄사를 원하는 사람의 입에 약물을 넣던데 막상 그 상황이 닥치면 벌떡 일어날 수도 있어요. ‘이렇게 빨리 내가 죽기를 바란 거야?’ 하면서요(웃음).
▼그동안 연기한 캐릭터 가운데 실제 성격과 가장 많이 닮은 인물은 누군가요.
예전에는 제가 까칠하고 어두운 캐릭터를 주로 맡아서인지 실제 성격도 그런 줄 아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저를 가까이에서 지켜본 사람들은 〈 해적: 바다로 간 산적 〉에서 연기한 산적 두목 장사정 캐릭터가 평소의 저와 가장 겹친다고 하고요. 그런데 저는 〈 어느날 〉의 강수와 제가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강수를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어요.
▼드라마 〈 나쁜 남자 〉에서 연기한 ‘나쁜 남자’ 캐릭터와 이번 작품에서 연기한 순정남 가운데 실제로는 어느 쪽에 가깝나요.
나쁜 남자처럼 살았던 적도 있고, 강수처럼 순정파로 살았던 적도 있어요. 상대나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아요. 분명한 건 나쁜 남자도 제 안에 살고, 순정적인 모습도 제 안에 있다는 거예요. 푼수 같은 면도요. 하하하.
▼고등학교 때 본 연극에 반해 연기를 하게 됐다고 들었어요. 어떤 작품이었나요.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 리어왕 〉이에요. 리어 왕의 마초적인 모습이 무척 멋있었어요. 대사들도 마치 저한테 하는 이야기 같았고요. 그 연극을 보면서 나도 무대 위에서 관객들과 느낌을 주고받으며 연기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연극을 하다 2003년 MBC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공연하는 선배님들의 권유로 시험을 봤어요. 그 당시에는 잘나가던 선배님들이 죄다 공채 탤런트 출신이었어요. 특히 그때는 MBC 드라마가 강세여서 MBC 공채 탤런트 시험에 합격하면 탄탄대로가 펼쳐질 줄 알았어요. 하지만 그런 시절은 오지 않았어요. 그 무렵 우후죽순 생긴 대형기획사들에서 배출한 신인들이 주요 배역을 따내 공채 출신들은 작은 역할부터 시작해야 했죠. 그때는 역할이 작아서 좌절하기보다 무대에서 공연하던 습관이 잘 고쳐지지 않아 힘들었어요. 방송 환경에 쉽게 적응하지 못했거든요. 카메라 앞에 설 때마다 핀잔을 듣기 일쑤였죠. 제게 연기자로서의 자질이 있나, 의구심이 들 때도 많았고요.
▼그런 시간들이 연기 생활에 약이 됐나요.
많은 도움이 됐죠. 인기에 휘둘리거나 연연하지 않는 편이거든요. 2009년 〈 선덕여왕 〉의 비담 역으로 갑자기 많은 사랑을 받았고, 그 덕분에 인기가 뭔지도 실감할 수 있었는데 그 기간이 그리 길지는 않았어요. 본의 아니게 많은 것들을 내려놓기 시작하면서 올라가는 것보다 잘 내려가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10년 넘게 충무로 블루칩으로 불리고 있는데, 저를 필요로 하는 작품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배우로서 감사한 일이 아닌가 싶어요.
▼본의 아니게 많은 것들을 내려놓게 된 계기가 군 입대를 말하는 것 같은데, 2010년 〈 나쁜 남자 〉가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을 때 갑자기 입영 통보를 받아 아쉬워한 팬들이 많아요. 원래 교통사고 후유증이 심각해서 군 면제를 받을 수 있는 상황 아니었나요.
진짜 군대에 안 가도 되면 병무청에서 오지 말라고 했겠죠(웃음). 데뷔 초 교통사고가 크게 나 십자 인대도 없고, 이래저래 수술을 많이 해서 공익근무 판정을 받았어요. 그때는 배우로 한창 인정받을 때 입영 통지를 받아 저 역시 많이 아쉽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왕 할 거면 잘하자는 마음으로 훈련소에서도 굉장히 열심히 했던 기억이 나요. 그런데 지나고 보니 그게 공평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당장은 핫한 것 같아도 군대 갔다 오면 누구나 초기화되거든요.
▼결혼을 생각할 나이잖아요. 결혼하고 싶은 여성상이 있나요.
저를 잘 이해해주는 마음이 넓은 사람이면 돼요. 그런 사람과 제가 행복할 때 결혼하고 싶어요. 제 주변의 기혼자들이 이런 조언을 해주더라고요. “결혼은 사랑을 떠나서 행복하려고 하면 실패한다. 누군가를 통해서 행복해지려고 하면 기대치가 못 미쳤을 때 불신이나 배신감, 달라진 상황들 때문에 관계가 틀어진다. 특정한 여성상을 좇지 말고 네가 행복해서 그 행복을 나눠주고 싶을 때 결혼해야 행복하다”고요.
▼지금은 어떤가요.
불행해요. 하하. 힘드네요.
▼천우희 씨를 어떤 배우라고 생각하나요. 천우희 씨가 궁금해하더라고요(웃음).
작은 체구임에도 에너지가 넘쳐요. 제가 애드리브를 했을 때도 순발력 있게 잘 받아줄 정도로 상대를 배려하고 이해하려고 하고요. 현장에서도 흐트러지지 않고 계속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 함께하려고 하더라고요. 그 나이에 그럴 수 있는 배우는 흔치 않죠.
▼영화 속 ‘어느 날’은 어떤 의미라고 생각하나요.
일상적인 어느 날인데, 특별한 상황이 생겨 특별해지는 그런 날이요.
▼다시 돌아가보고 싶은 어느 날이 있나요.
없어요. 저는 바로 지금, 오늘만 삽니다. 하하.
▼10년 후에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요.
사람으로서는 더욱 성숙해져 있기를 바라요. 하지만 배우로서 철들고 싶은 마음은 없어요. 본질적으로 뭐가 중요한지는 계속 고민하고 깊이 생각하겠지만, 철없는 아이 같은 모습으로 계속 남고 싶다는 바람이 있어요. 철이 들면 생각이 많아져서 저답게 살지 못할 것 같아요. 주위의 시선이나 편견에 휩쓸리지 않고 제가 아는 만큼 믿으면서 나답게 사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사진제공 오퍼스픽쳐스 디자인 최정미
엄마에게 버려진 미소와 아내를 잃은 강수가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가는 과정을 그린 이 영화는 관객에게 끊임없이 묻는다. 사랑하는 이에게서 떠나야 하는 사람과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야 하는 사람 중 누가 더 힘들겠냐고. 영화 개봉을 앞두고 만난 김남길은 이 물음에 대해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를 따지는 것과 다를 바 없지만 인간이라면 누구나 맞아야 하는 죽음이기에 깊이 생각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여겨진다”며 “이 작품을 통해 강수처럼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자기연민에 빠진 사람들에게 긍정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 출연했다”고 밝혔다.
“처음에는 연기할 자신이 없어서 고사했는데 몇 달 뒤 시나리오를 다시 읽으면서 많이 슬프고 아팠어요. 제가 경험한 아픔과 슬픔, 치유의 감정들을 관객들도 느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이 뭔가요.
예전에는 캐릭터를 중시했는데 지금은 이야기의 힘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우리 주위에 있을 수 있는 이야기, 다양성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할 수 있는 작품, 제가 자부심을 갖고 관객의 공감을 유발할 수 있는 시나리오를 선호하죠. 예를 들어 〈 어느날 〉에서 다룬 존엄사에 관한 문제만 해도 찬반 여론이 팽팽한데 어느 쪽이 정답이라고는 단정하기 힘들잖아요. 그렇게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을 수 있는, 꼭 메시지가 있어야 하는 건 아니지만 잔잔하게 생각해볼 수 있는 작품에 요즘은 더 눈길이 가요.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있나요.
원래 긍정적이라서 부정적인 생각을 잘 안 하는데, 요즘 건강이 나빠지면서 마음이 움츠러들다 보니 먹고살기 너무 힘들다, 정말 못 살겠네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집안의 장남이자 가장으로서 갖게 되는 책임감 때문에 웬만하면 그런 생각을 안 하려고 하는데, 건강에 안 좋은 상황이 도미노처럼 이어지고 배우로서 사는 게 좀 힘들 때는 극단적인 생각도 하게 되더라고요. 이 영화의 상황과 반대로 제가 몸이 아파서 사경을 헤맨다면 저는 연명을 원하지 않을 것 같아요. 주변 사람들이 저 때문에 힘든 것도 견디기 어려울 것 같고, 저는 조금이라도 더 아름다운 모습일 때 생을 마감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거든요. 하지만 외국 영화를 보니 존엄사를 원하는 사람의 입에 약물을 넣던데 막상 그 상황이 닥치면 벌떡 일어날 수도 있어요. ‘이렇게 빨리 내가 죽기를 바란 거야?’ 하면서요(웃음).
▼그동안 연기한 캐릭터 가운데 실제 성격과 가장 많이 닮은 인물은 누군가요.
예전에는 제가 까칠하고 어두운 캐릭터를 주로 맡아서인지 실제 성격도 그런 줄 아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저를 가까이에서 지켜본 사람들은 〈 해적: 바다로 간 산적 〉에서 연기한 산적 두목 장사정 캐릭터가 평소의 저와 가장 겹친다고 하고요. 그런데 저는 〈 어느날 〉의 강수와 제가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강수를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어요.
▼드라마 〈 나쁜 남자 〉에서 연기한 ‘나쁜 남자’ 캐릭터와 이번 작품에서 연기한 순정남 가운데 실제로는 어느 쪽에 가깝나요.
나쁜 남자처럼 살았던 적도 있고, 강수처럼 순정파로 살았던 적도 있어요. 상대나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아요. 분명한 건 나쁜 남자도 제 안에 살고, 순정적인 모습도 제 안에 있다는 거예요. 푼수 같은 면도요. 하하하.
▼고등학교 때 본 연극에 반해 연기를 하게 됐다고 들었어요. 어떤 작품이었나요.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 리어왕 〉이에요. 리어 왕의 마초적인 모습이 무척 멋있었어요. 대사들도 마치 저한테 하는 이야기 같았고요. 그 연극을 보면서 나도 무대 위에서 관객들과 느낌을 주고받으며 연기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연극을 하다 2003년 MBC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공연하는 선배님들의 권유로 시험을 봤어요. 그 당시에는 잘나가던 선배님들이 죄다 공채 탤런트 출신이었어요. 특히 그때는 MBC 드라마가 강세여서 MBC 공채 탤런트 시험에 합격하면 탄탄대로가 펼쳐질 줄 알았어요. 하지만 그런 시절은 오지 않았어요. 그 무렵 우후죽순 생긴 대형기획사들에서 배출한 신인들이 주요 배역을 따내 공채 출신들은 작은 역할부터 시작해야 했죠. 그때는 역할이 작아서 좌절하기보다 무대에서 공연하던 습관이 잘 고쳐지지 않아 힘들었어요. 방송 환경에 쉽게 적응하지 못했거든요. 카메라 앞에 설 때마다 핀잔을 듣기 일쑤였죠. 제게 연기자로서의 자질이 있나, 의구심이 들 때도 많았고요.
▼그런 시간들이 연기 생활에 약이 됐나요.
많은 도움이 됐죠. 인기에 휘둘리거나 연연하지 않는 편이거든요. 2009년 〈 선덕여왕 〉의 비담 역으로 갑자기 많은 사랑을 받았고, 그 덕분에 인기가 뭔지도 실감할 수 있었는데 그 기간이 그리 길지는 않았어요. 본의 아니게 많은 것들을 내려놓기 시작하면서 올라가는 것보다 잘 내려가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10년 넘게 충무로 블루칩으로 불리고 있는데, 저를 필요로 하는 작품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배우로서 감사한 일이 아닌가 싶어요.
▼본의 아니게 많은 것들을 내려놓게 된 계기가 군 입대를 말하는 것 같은데, 2010년 〈 나쁜 남자 〉가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을 때 갑자기 입영 통보를 받아 아쉬워한 팬들이 많아요. 원래 교통사고 후유증이 심각해서 군 면제를 받을 수 있는 상황 아니었나요.
진짜 군대에 안 가도 되면 병무청에서 오지 말라고 했겠죠(웃음). 데뷔 초 교통사고가 크게 나 십자 인대도 없고, 이래저래 수술을 많이 해서 공익근무 판정을 받았어요. 그때는 배우로 한창 인정받을 때 입영 통지를 받아 저 역시 많이 아쉽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왕 할 거면 잘하자는 마음으로 훈련소에서도 굉장히 열심히 했던 기억이 나요. 그런데 지나고 보니 그게 공평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당장은 핫한 것 같아도 군대 갔다 오면 누구나 초기화되거든요.
▼결혼을 생각할 나이잖아요. 결혼하고 싶은 여성상이 있나요.
저를 잘 이해해주는 마음이 넓은 사람이면 돼요. 그런 사람과 제가 행복할 때 결혼하고 싶어요. 제 주변의 기혼자들이 이런 조언을 해주더라고요. “결혼은 사랑을 떠나서 행복하려고 하면 실패한다. 누군가를 통해서 행복해지려고 하면 기대치가 못 미쳤을 때 불신이나 배신감, 달라진 상황들 때문에 관계가 틀어진다. 특정한 여성상을 좇지 말고 네가 행복해서 그 행복을 나눠주고 싶을 때 결혼해야 행복하다”고요.
▼지금은 어떤가요.
불행해요. 하하. 힘드네요.
▼천우희 씨를 어떤 배우라고 생각하나요. 천우희 씨가 궁금해하더라고요(웃음).
작은 체구임에도 에너지가 넘쳐요. 제가 애드리브를 했을 때도 순발력 있게 잘 받아줄 정도로 상대를 배려하고 이해하려고 하고요. 현장에서도 흐트러지지 않고 계속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 함께하려고 하더라고요. 그 나이에 그럴 수 있는 배우는 흔치 않죠.
▼영화 속 ‘어느 날’은 어떤 의미라고 생각하나요.
일상적인 어느 날인데, 특별한 상황이 생겨 특별해지는 그런 날이요.
▼다시 돌아가보고 싶은 어느 날이 있나요.
없어요. 저는 바로 지금, 오늘만 삽니다. 하하.
▼10년 후에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요.
사람으로서는 더욱 성숙해져 있기를 바라요. 하지만 배우로서 철들고 싶은 마음은 없어요. 본질적으로 뭐가 중요한지는 계속 고민하고 깊이 생각하겠지만, 철없는 아이 같은 모습으로 계속 남고 싶다는 바람이 있어요. 철이 들면 생각이 많아져서 저답게 살지 못할 것 같아요. 주위의 시선이나 편견에 휩쓸리지 않고 제가 아는 만큼 믿으면서 나답게 사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사진제공 오퍼스픽쳐스 디자인 최정미
-
추천 0
-
댓글 0
- 목차
-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