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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러닝하러 하와이 갈까? ‘피트니스 트립’의 시대

오한별 객원기자

2025. 09. 02

여행지에서 운동을 즐기는, 일명 ‘피트니스 트립’이 화제다.
휴양과 액티비티를 결합해 색다른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어
여행 트렌드로 떠오르는 추세다.

호놀룰루 마라톤은 이올라니 궁전과 와이키키, 다이아몬드 헤드, 카할라와 하와이 카이를 거쳐 다시 다이아몬드 헤드를 돌아 카피올라니 공원에서 끝나는 해안 순환 코스다. @honolulumarathon

호놀룰루 마라톤은 이올라니 궁전과 와이키키, 다이아몬드 헤드, 카할라와 하와이 카이를 거쳐 다시 다이아몬드 헤드를 돌아 카피올라니 공원에서 끝나는 해안 순환 코스다. @honolulumarathon

최근 여행업계에서는 ‘운동하러 떠나는 여행’이 트렌드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글로벌 여행 플랫폼 스카이스캐너(Skyscanner)가 발표한 ‘트래블 트렌드 2025’에 따르면, 한국인 여행자 10명 중 6명이 건강과 웰빙에 대한 관심이 예전보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단순 휴양을 넘어 여행지에서 건강 습관을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음주를 줄이며 회복탄력성을 기르는 방식으로 웰니스를 실천하려는 경향도 강해졌다. 글로벌 호텔 그룹 아코르(Accor)의 조사 결과 ‘워크아웃 홀리데이(workout holiday)’ 관련 검색량이 최근 1년간 50% 증가했고, 피트니스 플랫폼 스트라바(Strava)의 지난해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런 클럽(run club)’ 참여율이 59%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01 | 대세 중의 대세 런 트립

요즘 가장 뜨겁게 떠오르고 있는 피트니스 트립은 바로 ‘런 트립(run trip)’이다. 한국관광공사 ‘한국관광 데이터랩’에 따르면 2022년 6월부터 올해 5월까지의 검색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런 트립’ 언급량은 2021년 대비 598% 증가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러닝코어 붐이 이제는 유행을 넘어 생활체육으로 자리 잡으면서, 러닝을 즐기러 해외로 떠나는 러너들이 늘어난 것이다. 

해외 마라톤 전문 여행 스타트업 ‘클투’는 2025년 12월 14일 새벽 5시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열리는 ‘2025 호놀룰루 마라톤’을 중심으로 한 런 투어를 선보인다. 호놀룰루 마라톤은 뉴욕, 시카고, 보스턴에 이어 미국에서 네 번째로 큰 대회로, 시간제한 없는 풀코스로 유명하다. 환상적인 하와이 풍경을 배경으로 한 해안 순환 코스를 총 26.5마일(약 42.65km) 달릴 수 있어 러너들의 선호도가 높다. ‘오사카 마라톤’과 ‘나고야 우먼스 마라톤’ 등 일본에서 열리는 마라톤도 접근성이 좋아 주말을 활용한 원정이 활발하다. 

런 트립을 떠난 셀럽들도 화제다. 가수 션은 러닝 성지로 꼽히는 호주 골드코스트에서 열린 ‘ASICS 골드코스트 마라톤’ 대회에 올 7월 가족과 함께 참가했다. 배우 유이는 ‘2025 사이판 마라톤’에 홍보대사로 참여해 ‘10K 여성’ 부문에서 연령대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유이가 참가한 올해 사이판 마라톤 대회에는 612명의 러너가 모여들었는데, 이 중 200명 이상이 한국인이었다.

래디언틀리 얼라이브는 창립 5년 만에 10만 명이 다녀간 인기 스튜디오로,현재도 매주 60여 개의 수업을 진행한다.

래디언틀리 얼라이브는 창립 5년 만에 10만 명이 다녀간 인기 스튜디오로,현재도 매주 60여 개의 수업을 진행한다.

베트남 요가 팟 @yogapodsaigon 

베트남 요가 팟 @yogapodsaigon 

02 | 요가로 떠나는 힐링 여행

매일 아침 요가와 명상으로 하루를 여는 사람들에게 ‘요가 리트리트(yoga retreat·바쁜 일상에서 한발 물러나 요가를 하며 내면을 수련하는 일)’는 단순한 여행이 아닌 웰니스 트립의 완성이다. 그 성지로 손꼽히는 곳은 바로 인도네시아 발리, 그중에서도 우붓의 ‘요가 반(The Yoga Barn)’과 ‘래디언틀리 얼라이브(Radiantly Alive)’가 유명하다. 특히 2007년 설립된 요가 반 스튜디오는 매주 130개 이상의 클래스를 운영하며 요가·댄스·명상·아유르베다 스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울창한 나무를 배경으로 한 이곳의 포토 스폿은 ‘발리 요가 여행’의 상징처럼 여겨진다. 2012년에 문을 연 래디언틀리 얼라이브는 창립 5년 만에 10만 명이 다녀간 인기 스튜디오로, 현재도 매주 60여 개의 수업을 진행한다. 1회 수업료는 약 16만5000루피아(약 1만4000원)로, 발리를 찾은 여행객 누구나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다.



발리 외에 베트남 호찌민 타오디엔 지역의 요가 팟(Yoga Pot)도 주목받고 있다. 하타 요가, 아쉬탕가 요가, 빈야사 요가부터 회복 요가, 티베트 싱잉 볼을 활용한 사운드 힐링까지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매일 진행한다. 2023년 11월에는 가수 이효리가 이곳에서 직접 하타 요가 수업을 열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요가 트립은 주로 리트리트 전문 여행사 ‘웰리’를 통해 선보인다. 알케미·사마디·더패스 등 발리의 대표 요가센터를 방문해 수업을 듣는 일정이 체계적으로 구성돼 있다. 요가 반이나 래디언틀리 얼라이브 같은 인기 요가 센터에서는 숙박이 포함된 패키지를 자체 운영해 홈페이지에서 직접 예약할 수도 있다.

03 | 트레킹과 사이클이 어우러진 어드벤처 트립

역동적인 스포츠를 즐긴다면 여행사가 운영하는 자전거 여행 상품을 눈여겨볼 만하다. 하나투어 상품의 경우 백두산 천지 정상부터 압록강 하구 80km까지 다양한 난도와 구간으로 설계됐다. 사이클 인플루언서 ‘스포츠봉’과 협업해 인생 샷 명소를 포함한 ‘관광+라이딩’ 패키지를 제안한 것도 특징이다.

두 발만 있으면 떠날 수 있는 트레킹은 언제 어디서나 가능하다. 인도·서남아시아 전문 여행사인 ‘티아우어(T-our)’는 안나푸르나를 중심으로 가을·겨울 시즌 트레킹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숲길·계단길·마을길이 이어지는 여정 속에서 히말라야 마차푸차레산의 황금빛 봉우리와 붉게 물드는 푼힐 정상 등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피트니스 트립은 이제 운동을 ‘해야 하는 일’이 아니라 ‘즐기는 경험’으로 바꾸고 있다. 러닝화, 요가 매트, 트레킹화가 여행 가방 속 필수품이 되고, 여행지에서의 하루가 운동과 휴식, 그리고 새로운 만남으로 채워진다. 목적지는 달라도 공통점은 하나다. 몸과 마음이 모두 건강해지는 여정이라는 것. 여행이 끝난 뒤에도 그 경험은 삶의 리듬과 습관 속에 오래 남을 것이다.

#피트니스트립 #러닝코어 #마라톤 #여성동아

사진제공 래디언틀리 얼라이브 티아우어 사진출처 언스플래시 유튜브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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