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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이제 진한 엄마가 된 것 같아요” ‘육아 여신’으로 돌아온 최희

전혜빈 기자

2025. 03. 04

아이가 울면 따라 울었던 초보 엄마에서 이젠 아이들의 짓궂은 장난에도 코웃음을 치는 ‘프로 엄마’가 된 최희의 워킹 맘 성장기.

‘야구 여신’이라 불렸던 최희(39)가 어느덧 두 아이의 엄마가 돼 공감 백배 일상과 육아 스토리를 유튜브를 통해 공개해 화제다. 2020년 4월 사업가와 결혼한 그는 같은 해 11월 딸 서후를, 2023년 4월에는 둘째 아들 태주를 낳고 육아와 일을 병행하며 워킹 맘으로 인생 2막을 열고 있다.

최희는 2010년 KBS N의 아나운서로 발탁되며 방송계에 혜성같이 등장했다. 그는 청순한 이미지와 깔끔한 진행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2018년에는 유튜브에 ‘최희의 노잼희TV’ 채널을 개설해 자기 관리 루틴, 싱글 여성의 삶을 가감 없이 보여줬다. 결혼 후에는 삶의 변화가 자연스럽게 유튜브 콘텐츠에도 녹아들었다. 2021년 채널명을 ‘최희로그’로 변경했고, 주 콘텐츠 역시 결혼과 육아로 바뀌었다. 연세대학교 아동가족학과 출신인 그는 자녀들의 연령별 발달 상태, 영어 공부법 등 유용한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최희는 “둘째 아이가 22개월이 된 지금, 엄마로서 내공이 쌓여가는 느낌”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워킹 맘으로서 두 아이를 키운다는 건 녹록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그는 “아이들은 엄마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다 기억한다”며 “스트레스 받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이 육아 팁”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아이들이 두 팔 가득 안길 때 엄마로서 가장 큰 행복을 느낀다”며 “가족의 사랑이 삶의 원동력”이라고 덧붙였다. 방송인 최희에게 엄마가 된 기쁨과 의미, 방송인으로서의 꿈을 들어보았다.

두 아이의 웃음소리로 가득 찬 집

유튜브 채널 ‘최희로그’에서 유용한 육아 팁을 공유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최희로그’에서 유용한 육아 팁을 공유하고 있다.

4년 전에도 ‘여성동아’와 인터뷰를 했는데, 그때와 어떤 점이 가장 달라졌나요.
4년 전에는 아이가 첫째 서후 하나였는데 지금은 둘째 태주도 태어나 두 아이의 엄마가 됐죠. 세 살 터울 남매를 키우면서 열심히 일하는 워킹 맘으로 살고 있습니다.

둘째 아이를 낳은 후 인생은 어떻게 변했나요.
첫아이가 태어난 뒤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아이가 둘이 되니 그만큼 더 변화가 있는 것 같아요. 엄마로서 할 일도 늘어나고요. 그러면서 일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좀 더 ‘진한 엄마’가 된 느낌이랄까요. ‘초보 엄마’ 티를 벗고 내공이 쌓여가는 것 같습니다. 인간적으로 더 많이 배우고 성장하고 있어요.

언제 초보 티를 벗었다는 생각이 드나요.
첫아이 낳고서는 아이가 울면 저도 따라 울었어요. 아이가 왜 우는지도 몰랐고, 어떻게 달래야 할지 막막했죠. 지금은 아이가 울면 왜 우는지 대충 알겠어요. 아이 달래는 방법도 나름 터득하게 됐고요. 때로는 아이에게 울면 안 된다며 단호한 모습을 보이는 엄마로 성장했습니다.

첫째와 둘째의 다른 점이 있다면요.
첫째 서후는 진짜 순한 편이라 키우면서 크게 애를 먹인 부분이 없었어요. 그런데 둘째는 정말 개구쟁이예요. 첫째가 하지 않았던, 상상도 못 할 장난들을 치곤 해요. 서후가 쌓아놓은 장난감을 일부러 무너뜨리기도 하고요. 식탁에 올라가 소리 지르면서 자기를 쳐다보라고 할 때도 있어요. 첫째만 키울 때와는 다른 새로운 육아 세계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같은 배에서 나왔지만 아이마다 성향이 다르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는 중이에요.

진한 엄마가 된 지금, 개구쟁이 둘째의 장난을 보면 어떤가요.
그저 재미있어요. 주변에서도 둘째는 뭘 해도 다 귀엽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그래요. ‘아이고 네가 그래 봤자지’ 이렇게 생각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도 생긴 것 같고요. 첫째 때는 다 처음 해보는 것들이라 아이가 예쁜 줄도 모르고 키운 느낌인데, 둘째는 짓궂은 장난도 사랑스럽고 귀여워요.

첫째는 친구 같은 딸이라고요.
서후가 가끔 고민 상담도 해줘요. 일이 많아서 힘들다고 하면 딸이 “그러면 일을 줄이면 되잖아”라고 답해주더라고요. 이제 대화 같은 대화를 딸과 할 수 있는 거죠. 친구 같은 딸이 됐다는 생각에 신기하기도 하고 감격스럽기도 해요. 요즘 부쩍 딸 키우는 재미를 느끼고 있습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힘들었던 순간도 있었을 것 같아요.
체력적인 문제가 있었어요. 첫째 출산 후 건강관리를 안 했더니 대상포진에 걸렸거든요. 안면 마비가 와서 입원하기도 했죠. ‘나는 방송을 하는 사람인데 돌아와서 다시 일할 수 있을까?’ 이런 고민도 많이 했어요. 그래서 둘째 낳고는 체력을 키우기 위해 운동을 열심히 했어요. 영양제도 잘 챙겨 먹고 좋은 생활 습관을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가 건강해야 우리 아이들을 잘 키우고 가정도 잘 돌볼 수 있으니까요.

반대로 가장 감격스러웠던 순간이 있다면요.
아이를 둘씩이나 낳을 줄은 몰랐어요(웃음). 그런데 둘 낳길 잘했다고 느끼는 순간이 있어요. 서후가 태주를 돌봐주고, 둘이 별거 아닌 이불을 갖고 ‘꺄르르’ 웃으면서 장난칠 때요. 집 안에 두 아이의 웃음소리가 꽉 찰 때면 충만한 행복감을 느껴요. 또 일하고 집에 돌아와서 문을 열면 아이 둘이 뛰어와 양팔 가득 저한테 안겨요. 그럴 때 아이들을 향한 사랑이 더 커지면서 ‘엄마가 된다는 것은 이런 것이구나’ 깨달아요.

남편을 만나서 결혼을 결심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남편을 만나기 전에는 ‘굳이 결혼은 안 해도 되겠다’ 생각하고 싱글 라이프를 즐기고 있었어요. 남편을 일로 만나서 오랫동안 지켜봤는데요. 이런 사람이라면 가정을 이루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의지하고 싶은 믿음직스러운 느낌이 있었거든요. 자연스럽게 남편과 결혼하게 됐죠.

남편의 육아 기여도는 얼마나 되나요.
예전에 첫째를 낳고 인터뷰했을 때는 남편의 육아 기여도를 낮게 평가했었어요. 결혼 초에는 육아 때문에 남편과 많이 부딪혔죠. 제가 육아를 더 많이 한다고 느꼈거든요. 제가 더 힘들다는 생각에 억울하기도 했고요. 그런데 남편도 성장하더라고요. 아빠도 아빠가 되는 데 시간이 좀 필요한 것 같아요. 둘째까지 낳은 지금은 육아가 체질인 아빠로 거듭났어요. 지금은 저희 친정 엄마도 남편보고 저보다 육아를 잘한다고 칭찬해요. 육아 점수로 100점 만점에 90점을 주고 싶어요.

인생의 초점은 나 아닌 가족

미래에 그리는 가족상이 있다면요.
저의 이상적인 가족상은 자녀들이 ‘우리 엄마, 아빠같이 살고 싶다’ ‘우리 엄마 같은 여자, 아빠 같은 남자 만나고 싶다’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제가 롤 모델로 삼는 지인 중에 자녀가 장성할 때까지 일하신 분이 계세요. 아들이 취직하려고 면접을 봤는데, 면접관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 누구냐”고 물어봤대요. 그러니까 그 아들이 “엄마를 가장 존경한다”고 답했다는 거예요. 저도 서후랑 태주가 존경할 수 있는 엄마가 되고 싶습니다.

요즘 비혼주의자가 많은데, 여성 후배들에게 결혼과 출산을 추천하나요.
결혼과 출산은 본인의 가치관에 따라 개인이 결정할 문제라고 생각해요. 저는 결혼과 출산을 선택해서 살아가는 사람이니 결혼의 좋은 점을 얘기하자면, 예전보다는 덜 까칠하다는 거예요. 결혼 전에는 인생의 초점이 오직 저에게만 있었거든요. 지금은 가족들을 챙기다 보니 저 자신에 집착했던 마음을 내려놓게 됐어요. 그러니까 좀 더 편안해지고 마음의 여유도 생긴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을 키우고 가족을 이끌어야 한다는 생각에 부담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에요. 이런 장단점을 다양하게 생각하고 결혼에 대한 결론을 내리시길 바랍니다.

유튜브 ‘최희로그’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정말 우연한 기회에 유튜브를 시작하게 됐어요. 오랜 시간 야구 프로그램을 진행하다가 그만두게 되면서 ‘이제 뭐 해야 하지?’라는 고민이 한창 많을 시기였어요. MCN 기업인 ‘샌드박스’ 창업자가 저랑 대학교 1학년 때 조 모임을 같이 했던 친구예요. 그 친구가 저에게 유튜브를 해보라고 제안했고, 이후 ‘최희의 노잼희TV’ 채널을 개설해 일상 공유, 자기 관리 팁 등 콘텐츠를 제작했어요. 지금 햇수로 6년째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어요. 그동안 자연스럽게 제 인생에도 결혼, 육아 등 다양한 변화가 있었어요. 채널명도 2021년에 ‘최희로그’로 바꾸고 채널을 리뉴얼하게 됐죠. 요즘은 육아나 결혼 생활 이야기를 더 많이 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육아 정보를 유튜브에 올리고 있어요.
아이를 키우다 보면 정보가 많이 필요한데 물어볼 데가 딱히 없더라고요. 아이를 키우면서 의문점이 들 때면 육아 선배님들이 유튜브에 올린 영상을 통해 쏠쏠한 정보를 많이 얻었어요. 저도 초보 엄마들에게 많은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육아 정보를 제공하는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교육열 높은 목동에 살면서 아이들 교육에도 관심이 많을 듯합니다.
사실 목동 맘치고는 교육열도 크지 않고 정보도 부족한 편이에요. 교육 정보에 대한 기대감이 점점 올라가는 것 같아서 구독자분들의 기대치를 맞춰야 하나 고민이 많습니다. 저도 서후와 태주를 인성이 훌륭하고 사회에서 제 역할을 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어 교육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어요.

어떤 부분에서 관심이 많아졌나요.
아이들이 좀 더 크면 해주고 싶은 것은 경제 교육이에요. 과거 세대는 어렸을 때 딱히 경제 교육 과정이 없었잖아요. 그런데 살다 보니 돈의 개념을 배우고 생활에 적용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더라고요. 요즘은 엄마들이 아이들의 머니 IQ, 경제 IQ를 키워준다면서 경제 교육을 하는 경우가 많아요. 저도 아이들에게 경제가 너무 복잡하고 어려운 것이 아니라 생활에 필요한 요소라는 점을 일깨워주고 싶습니다.

첫째는 영어 유치원에 다니고 있더라고요.
영어를 잘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보내게 됐어요. 제가 영어에 콤플렉스가 있거든요. 교환학생도 해보고 토익 시험공부도 많이 하는 등 나름 영어를 열심히 했는데, 영어로 말할 기회가 있으면 떨리는 게 사실이에요. 다양한 국가의 친구를 사귀고 사회적으로 많은 기회를 얻는 데 걸림돌이 영어인 것 같더라고요. 서후는 언어적 장벽 없이 다양한 기회를 누렸으면 하는 마음에서 영어 유치원을 보내게 됐어요.

초보 엄마들에게 육아, 출산 전 꼭 신경 쓰라고 조언해주고 싶은 부분이 있나요.
육아는 장기전이에요. 편해지는 때가 빨리 오지는 않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무리하거나 너무 애를 쓰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아이들은 알아서 커주는 부분도 있는데, 지나치게 많은 부분을 간섭하면 오히려 부작용이 있는 것 같습니다. 좀 더 여유로운 마음을 갖고 아이를 돌보길 바라요. 아이들은 엄마가 힘들어하고 짜증 내면 그 모습을 다 기억하거든요. 엄마가 행복한 모습을 아이들에게 많이 보여주기 위해, 너무 애쓰지는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워킹 맘으로서 어쩔 수 없이 힘든 부분도 있지 않나요.
제 몸은 하나인데 할 일이 너무 많을 때 힘들기도 하죠. 정신이 없다 보니까 실수도 가끔 하고요. 예를 들어 유치원 단체 사진을 보는데 서후만 빼고 다 같은 옷을 입은 거예요. 저만 단체복 챙기는 걸 까먹은 거죠. 그럴 때면 속상하기도 하지만 선생님, 아이 모두 어느 정도 이해를 해주더라고요. 모든 것을 다 잘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면서 너무 스트레스 받지 않으려고 합니다.

‘야구 여신’ 다음은?

지금은 어떤 활동을 주로 하고 있나요.
“인공호흡기를 단 것처럼 방송 활동을 하고 있다”고 주변에 이야기하곤 해요. 2010년 야구 채널 아나운서로 데뷔해 2018년 야구 프로그램을 그만둘 때쯤에는 유튜브로 인공호흡기를 달았고요. 아이를 낳은 후 방송인으로서 생명이 끝났다고 느꼈을 때는 라이브 커머스로 인공호흡기를 달았어요. 일할 기회는 꾸준히 있었던 것 같습니다. 요즘은 유튜브도 찍고 라이브 커머스 방송하면서 감사하게도 바쁜 삶을 살고 있어요.

방송인으로서 좀 더 여유로워졌나요.
예전에는 방송을 즐기면서 했던 것 같아요. 야구에 푹 빠져 있었거든요. 과거에 제가 진행했던 야구 프로그램을 보면 지금도 ‘저것보다는 잘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열정을 불태워서 참 열심히 재밌게 했었거든요. 지금은 물론 경륜이 쌓여서 더 여유롭게 라이브 커머스 방송을 진행할 수 있기는 하죠. 하지만 그때의 열정이 가끔은 그립기도 해요.

방송인으로서 ‘야구 여신’ 이후에 불리고 싶은 타이틀이 있다면요.
저에겐 ‘야구 여신’이라는 호칭도 너무 감사하고 소중해요. 많은 분이 저를 그렇게 생각해주신다는 게 흔한 일은 아니잖아요. ‘야구 여신’ 다음의 호칭이 없다는 것에 아쉬운 마음이 들긴 하지만요. 지금 제가 주로 하는 일은 라이브 커머스 진행이에요. 좋은 제품을 선택해서 대중에게 설명하고 판매하는 일을 하고 있으니 거기에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라이브 커머스의 여신’으로 불리며 좋은 모습 많이 보여드리고 싶어요.


#최희 #야구여신 #워킹맘 #여성동아

‌사진 박해윤 기자 
‌사진출처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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