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디지털 마케팅 플랫폼 기업 나스미디어가 발간한 ‘2023 상반기 미디어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잘파세대(Zalpha Generation)의 63.8%가 장래 희망으로 인플루언서를 꼽았다. 인플루언서들이 진행하는 SNS 공동구매는 요즘 세대의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았다. 이들을 ‘팔이피플’이라 부르며 비하하던 것도 옛말. 대부분의 인플루언서는 인스타그램 등 SNS 피드를 통해 제품을 소개하고, 팔로어들에게 일시적으로 구매 가능한 링크를 오픈한다. 화장품, 의류, 음식, 건강기능식품 등 카테고리도 다양하다. SNS 공동구매를 이용하는 이유는 팔로하는 인플루언서에 대한 신뢰감과 합리적인 비용 때문. 좋아하는 인플루언서와 DM을 주고받거나 댓글로 소통하면서 친근감을 느끼는 것도 구매 결정에 큰 역할을 한다.
관련 산업도 함께 성장하고 있다. 인플루언서 커머스 전문 기업인 ‘안목고수’를 이끄는 오종철 대표는 최근 인플루언서들 사이에서 화제의 인물로 꼽힌다. 그는 2017년 안목고수의 전신인 ‘파라스타’를 설립해 인플루언서 사업에 처음 발을 내디뎠다. 오 대표는 공동구매 대표 품목 중 하나인 ‘효소’를 유명 인플루언서와 함께 선보여 그야말로 대박을 터뜨렸다. 가능성을 인정받아 2019년 초기 투자 전문 벤처캐피털(VC)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와 김봉진 배달의민족 창업자로부터 전략적 투자를 유치했다. 안목고수는 지난 2021년 연 매출 100억 원을 달성한 데 이어 지난해 누적 거래액 450억 원을 넘었다.
MCN(Multi Channel Network)과 비슷한 거냐고 많이들 물어보세요. MCN은 인터넷 방송인이나 크리에이터를 발굴해서 관리하고, 콘텐츠를 제작하고, 마케팅하는 회사인 반면 저는 광고나 마케팅 시장은 처음부터 관심이 없었어요. ‘인플루언서 커머스’라는 말 그대로 인플루언서들이 자신의 소셜 미디어 채널에서 제품을 추천하고 판매하는 데 필요한 시스템을 지원해주는 회사예요. 인플루언서의 활동을 지켜보며 신뢰감이 쌓인 구독자들이 브랜드와 제품에 대한 믿음을 갖고 구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별다른 마케팅이나 광고는 필요 없죠. 오히려 인플루언서가 판매하는 행위 자체가 광고예요. 저희는 창업 초기부터 공동구매를 하는 다양한 인플루언서들과 작업을 진행해왔어요. 현재는 결이 맞는 브랜드와 인플루언서를 연결하는 데서 발생하는 매출이 가장 커요.
사명을 변경하셨는데 이유가 뭔가요.
2017년에 ㈜파라스타라는 이름으로 창업했는데, 지금도 그때와 하는 일은 똑같아요. 사업을 하면서, 몰랐던 제품을 많이 알게 되고 훌륭한 인플루언서도 많이 만나면서 이들을 위한 문화생활 서비스를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침 OTT 플랫폼에서 인플루언서가 주인공인 드라마(셀러브리티)가 이슈가 되면서 인플루언서 커머스 기업의 사치스럽고 부정적인 면이 부각되는 것 같아 분위기를 좀 바꿔보고 싶었죠. 협회나 전속, 소속 이렇게 강제적으로 묶는 모임보다는 언제라도 헤쳐, 모여 할 수 있는 느슨한 연대가 오히려 더 끈끈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커뮤니티 서비스를 만들었죠. 그리고 이 과정에서 자문단과 구성원들의 고민 끝에 탄생한 이름이 바로 ‘안목고수’예요. 세상에 존재하는 많은 상품과 서비스 중에서 최고만 골라낼 수 있는 안목을 지닌 이들이 바로 인플루언서잖아요. 서비스 이름과 같이 사명도 ‘안목고수’로 바꿨죠.
새로 추가한 커뮤니티 서비스는 뭔가요.
‘月刊(월간) 안목세션’이라는 인플루언서들을 위한 프라이빗 세션을 진행해요. 전문가 강연, 꽃꽂이, 파인 다이닝 체험 등 주제는 매달 바뀌죠. 돈이나 선물 협찬을 받아도 웬만한 행사에는 안 움직이는 분들이라 초대장부터 감동과 진심이 느껴지게 만들어요. 그리고 행사 당일은 리무진을 보내드려요. 따로 SNS 업로드 요청을 하지 않았는데도 행사 전 과정을 포스팅해주는 경우가 많죠. 저희가 따로 홍보하지 않아도 업계에서 주목받은 이유예요. 같은 세션에서 만난 인플루언서들은 행사 이후에도 동기처럼 잘 지내고 있어요. 자기가 공동 구매하는 제품을 서로 선물하기도 하고 집들이에 초대받아서 놀러 가기도 하고요. 라이브 커머스 파트너가 되신 분들도 있어요. 확실히 영향력 있는 분들이 한자리에 모이니까 즐겁기도 하고 재미있는 일들이 많이 생겨요.
인플루언서 브랜딩도 커뮤니티 서비스에 포함된다고 들었어요.
안목고수 앱에서 인플루언서를 소개하는 각각의 콘텐츠를 볼 수 있어요. 月刊(월간) 안목세션에 참가했던 분들의 정보는 다 있어요. 여기에 국내에서 하이라이팅된 공구(공동구매)들을 한자리에 모아 소셜 팬덤이 더욱 간편하게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거죠. 소비자들이 일자를 놓치지 않도록 공구 오픈 알림 예약도 신청할 수 있어요. 이렇게 정보를 한자리에 모으면 몰랐던 사람을 알게 되고 신규 팔로어 유입에도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해요.
초대받고 싶어 하는 인플루언서도 많을 것 같아요.
요즘은 인플루언서들로부터 먼저 “불러달라”는 연락을 많이 받아요. 초창기에 저희 연락을 외면했다가 “그때 참석할 걸 그랬다”며 후회한다는 분들도 계시고요.
멤버 구성은 직접 하나요.
각 분야의 인플루언서 8~10명 정도를 초대하는데, 매달 새로운 인물로 구성해요. 저희가 적당한 인물을 계속 찾기도 하고 추천도 받아요. 일단 추천을 받으면 내부에서 검증하는 작업을 거치죠. 사실 검증 기준은 단순해요. 팔로어와 팬들에게 진심인 분들을 찾고 있어요.
올해 커뮤니티 서비스는 어떻게 운영되나요.
2022년 3월에 첫 행사를 시작해 어느덧 66명의 인플루언서가 저희 행사에 참여했어요. 올해 1월 11일에는 이분들을 한자리에 모셔놓고 ‘안목페스타 2024’를 개최했어요. 이날 라움아트센터에 모인 인플루언서들의 팔로어 수를 모두 합치면 무려 1000만 명이 넘어요. 저희 직원들이 몇 달에 걸쳐 준비하긴 했지만, 초대장만 보내고 확인 메일이나 전화를 따로 돌리지 않았는데도 많은 분이 와주셨어요. 몇몇 인플루언서는 ‘행사에 몇 명이나 참석할까’ 하고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방문했다가 거의 전원이 오신 걸 보고 깜짝 놀랐다며 “커뮤니티의 힘을 실감했다”고 하더라고요.
올해도 3월부터 月刊(월간) 안목세션을 다시 시작해요. 지난해 반응이 좋았던 ‘경영의 안목’, ‘와인의 안목’과 같은 세션을 새로운 분들을 모시고 다시 진행할 예정이에요. 그리고 팬들을 오프라인에서 만날 수 있는 기부 플리마켓, 인플루언서 커머스에 관심 있는 기업 담당자들을 위한 비즈니스 포럼 등 다양한 세션을 기획하고 있어요.
사업하기 전 개그맨 생활은 어땠나요.
1996년 SBS 5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했어요. 강성범, 김준호, 심현섭, 지상렬이 동기예요. 저도 나름 개그 좀 하는 축에 속했는데, 방송국에는 전국의 웃긴 사람들이 다 모여 있잖아요. 제가 두각을 나타내긴 쉽지 않았죠. 오히려 안 웃긴 개그맨으로 유명했어요(웃음). 그래서 13년 전 ‘세상에 웃을 일을 많이 만드는 사람이 되자’는 의미를 담은 개인 브랜드 ‘소통테이너(소통하는 엔터네이너)’를 만들었어요. 개그맨 오종철은 오로지 개그 프로그램을 통해서 성과를 낼 수 있었지만, 소통테이너 오종철은 할 수 있는 일의 범위가 훨씬 넓어졌죠. 덕분에 유튜브, 방송, 기업 강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어요. 지금은 CBS 미니 프레젠테이션 강연 프로그램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세바시)’ 진행만 하고, 다른 방송 활동은 다 접었어요. 사업에만 집중하고 있죠.
인플루언서 커머스 분야에는 어떻게 관심을 갖게 됐나요.
아내가 둘째를 낳고 육아와 경력 단절이라는 시기를 겪으면서 우울증이 매우 심했어요. 당시 유일하게 세상과 연결 짓는 통로가 인스타그램이었죠. 인플루언서들을 팔로하면서 공감도 하고 위로도 받고, 앞으로 어떻게 살고 싶은지 고민도 하더라고요. 그러던 중 동대문에서 의류업을 하던 지인이 아내에게 “요즘 인플루언서 쇼핑몰이 대세라는데 접근 방법을 잘 모르겠다”며 고민 상담을 했어요. 다행히 함께 해결 방법을 찾아냈고 사업도 함께 시작했죠. 일이 바빠지면서 아내의 우울증도 싹 사라졌어요. 아내를 통해 업무 관련 에피소드를 자주 듣다 보니 저도 자연스럽게 인플루언서들과 그들이 판매하는 제품에 관심 가지게 됐고요.
꾸준히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비결이 뭔가요.
‘개인 마켓’에 대한 아이디어를 사업계획서로 만들고, 모 대기업에서 주최한 인큐베이팅 공모전에 통과되면서 창업을 했어요. 운이 좋게 처음부터 수익이 났어요. 메가 인플루언서 1명과 ‘효소’ 공동구매를 진행했는데, 결과가 좋았던 거죠. 지금은 인플루언서들이 효소 공동구매를 많이 진행하지만 당시는 효소가 그렇게 대중적인 아이템은 아니었어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6년 동안 정기적으로 해당 인플루언서와 ‘효소 공구’를 진행하고 있는데 여전히 인기가 많아요. 공장에서 한 달에 1만 개를 생산하면 하루 만에 다 팔리는 수준이죠. 수량이 부족해서 팔로어들이 기다렸다가 구매하기도 하고요. 이런 식으로 브랜드와 인플루언서를 매칭시키면서 각 카테고리마다 잘 맞는 분들의 데이터를 구축하고, 수익도 발생하는 구조로 운영하고 있어요.
2019년에는 VC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와 김봉진 배달의민족 창업자로부터 좋은 사업 아이템이라는 평가를 받고 전략적 투자를 유치했는데, 마침 코로나19가 시작됐어요. 모두가 힘든 시기였지만 오히려 그 시기를 지나면서 인플루언서 커머스 시장이 대폭 확장됐죠. 야외 활동을 전혀 못 하고 집에서만 생활하니까 매출도 상승했고요.
최근 회사의 주요 이슈는 무엇인가요.
하반기에 쇼트폼 커머스 플랫폼이 출시돼요. 모두가 무척 기대하고 있습니다. 인플루언서들을 위한 서비스지만 소비자들의 구매 방식이 새롭게 바뀌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일단 정보는 여기까지만 드릴게요.
대표님이 생각하는 훌륭한 인플루언서의 자격은 무엇인가요.
다른 사람을 잘 살게 해주는 사람인 것 같아요. 내가 추천한 제품을 누군가 구매했는데 그 제품으로 인해서 더 예뻐질 수도 있고, 삶의 질이 달라질 수도 있는 거잖아요. 인플루언서들의 라이프스타일이나 팬덤을 구매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그 바탕에 신뢰와 진심이 깔려 있어야 해요. 이건 저희가 판매를 진행하기 전에 인플루언서 샘플링을 해보면 알 수 있어요. 그냥 쉽게 통과될 때가 없어요. 테스트 기간이 1~3개월은 기본이고, 길면 1년 후에 피드백을 받은 적도 있어요. 그만큼 사용 기간을 길게 두고 테스트하는 거죠. 안 되겠다 싶은 제품은 아무리 마진이 높다고 해도 안 팔아요.
안목고수를 어떤 회사로 만들고 싶은가요.
기업의 존재 이유도, 형태도 많이 달라졌어요.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지는 요즘, 회사는 멋진 사람들과 재미있는 프로젝트를 함께 만들어가는 조직이었으면 좋겠어요. 뒤에 따라오는 숫자의 크기나 양보다는 진심과 가치가 우선이라고 생각해요.
#오종철 #인플루언서커머스 #여성동아
사진 박해윤 기자
지난해 4월 열린 月刊(월간) 안목세션. 회사 경영에 고민이 있는 인플루언서들을 위해 강윤선 준오헤어 대표가 연사로 나섰다.
연예인 뺨치는 인플루언서들의 위력
‘인플루언서 커머스 전문 기업’이라는 명칭이 생소한데요.MCN(Multi Channel Network)과 비슷한 거냐고 많이들 물어보세요. MCN은 인터넷 방송인이나 크리에이터를 발굴해서 관리하고, 콘텐츠를 제작하고, 마케팅하는 회사인 반면 저는 광고나 마케팅 시장은 처음부터 관심이 없었어요. ‘인플루언서 커머스’라는 말 그대로 인플루언서들이 자신의 소셜 미디어 채널에서 제품을 추천하고 판매하는 데 필요한 시스템을 지원해주는 회사예요. 인플루언서의 활동을 지켜보며 신뢰감이 쌓인 구독자들이 브랜드와 제품에 대한 믿음을 갖고 구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별다른 마케팅이나 광고는 필요 없죠. 오히려 인플루언서가 판매하는 행위 자체가 광고예요. 저희는 창업 초기부터 공동구매를 하는 다양한 인플루언서들과 작업을 진행해왔어요. 현재는 결이 맞는 브랜드와 인플루언서를 연결하는 데서 발생하는 매출이 가장 커요.
사명을 변경하셨는데 이유가 뭔가요.
2017년에 ㈜파라스타라는 이름으로 창업했는데, 지금도 그때와 하는 일은 똑같아요. 사업을 하면서, 몰랐던 제품을 많이 알게 되고 훌륭한 인플루언서도 많이 만나면서 이들을 위한 문화생활 서비스를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침 OTT 플랫폼에서 인플루언서가 주인공인 드라마(셀러브리티)가 이슈가 되면서 인플루언서 커머스 기업의 사치스럽고 부정적인 면이 부각되는 것 같아 분위기를 좀 바꿔보고 싶었죠. 협회나 전속, 소속 이렇게 강제적으로 묶는 모임보다는 언제라도 헤쳐, 모여 할 수 있는 느슨한 연대가 오히려 더 끈끈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커뮤니티 서비스를 만들었죠. 그리고 이 과정에서 자문단과 구성원들의 고민 끝에 탄생한 이름이 바로 ‘안목고수’예요. 세상에 존재하는 많은 상품과 서비스 중에서 최고만 골라낼 수 있는 안목을 지닌 이들이 바로 인플루언서잖아요. 서비스 이름과 같이 사명도 ‘안목고수’로 바꿨죠.
1월 11일 서울 강남 라움아트센터에서 열린 ‘안목페스타 2024’ 현장.
‘月刊(월간) 안목세션’이라는 인플루언서들을 위한 프라이빗 세션을 진행해요. 전문가 강연, 꽃꽂이, 파인 다이닝 체험 등 주제는 매달 바뀌죠. 돈이나 선물 협찬을 받아도 웬만한 행사에는 안 움직이는 분들이라 초대장부터 감동과 진심이 느껴지게 만들어요. 그리고 행사 당일은 리무진을 보내드려요. 따로 SNS 업로드 요청을 하지 않았는데도 행사 전 과정을 포스팅해주는 경우가 많죠. 저희가 따로 홍보하지 않아도 업계에서 주목받은 이유예요. 같은 세션에서 만난 인플루언서들은 행사 이후에도 동기처럼 잘 지내고 있어요. 자기가 공동 구매하는 제품을 서로 선물하기도 하고 집들이에 초대받아서 놀러 가기도 하고요. 라이브 커머스 파트너가 되신 분들도 있어요. 확실히 영향력 있는 분들이 한자리에 모이니까 즐겁기도 하고 재미있는 일들이 많이 생겨요.
인플루언서 브랜딩도 커뮤니티 서비스에 포함된다고 들었어요.
안목고수 앱에서 인플루언서를 소개하는 각각의 콘텐츠를 볼 수 있어요. 月刊(월간) 안목세션에 참가했던 분들의 정보는 다 있어요. 여기에 국내에서 하이라이팅된 공구(공동구매)들을 한자리에 모아 소셜 팬덤이 더욱 간편하게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거죠. 소비자들이 일자를 놓치지 않도록 공구 오픈 알림 예약도 신청할 수 있어요. 이렇게 정보를 한자리에 모으면 몰랐던 사람을 알게 되고 신규 팔로어 유입에도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해요.
‘안목고수’는 앱을 통해 인플루언서들을 소개하는 콘텐츠를 제공한다. 이들이 판매하는 공구 아이템도 앱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다.
요즘은 인플루언서들로부터 먼저 “불러달라”는 연락을 많이 받아요. 초창기에 저희 연락을 외면했다가 “그때 참석할 걸 그랬다”며 후회한다는 분들도 계시고요.
멤버 구성은 직접 하나요.
각 분야의 인플루언서 8~10명 정도를 초대하는데, 매달 새로운 인물로 구성해요. 저희가 적당한 인물을 계속 찾기도 하고 추천도 받아요. 일단 추천을 받으면 내부에서 검증하는 작업을 거치죠. 사실 검증 기준은 단순해요. 팔로어와 팬들에게 진심인 분들을 찾고 있어요.
올해 커뮤니티 서비스는 어떻게 운영되나요.
2022년 3월에 첫 행사를 시작해 어느덧 66명의 인플루언서가 저희 행사에 참여했어요. 올해 1월 11일에는 이분들을 한자리에 모셔놓고 ‘안목페스타 2024’를 개최했어요. 이날 라움아트센터에 모인 인플루언서들의 팔로어 수를 모두 합치면 무려 1000만 명이 넘어요. 저희 직원들이 몇 달에 걸쳐 준비하긴 했지만, 초대장만 보내고 확인 메일이나 전화를 따로 돌리지 않았는데도 많은 분이 와주셨어요. 몇몇 인플루언서는 ‘행사에 몇 명이나 참석할까’ 하고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방문했다가 거의 전원이 오신 걸 보고 깜짝 놀랐다며 “커뮤니티의 힘을 실감했다”고 하더라고요.
올해도 3월부터 月刊(월간) 안목세션을 다시 시작해요. 지난해 반응이 좋았던 ‘경영의 안목’, ‘와인의 안목’과 같은 세션을 새로운 분들을 모시고 다시 진행할 예정이에요. 그리고 팬들을 오프라인에서 만날 수 있는 기부 플리마켓, 인플루언서 커머스에 관심 있는 기업 담당자들을 위한 비즈니스 포럼 등 다양한 세션을 기획하고 있어요.
‘트렌드 코리아 2024’의 대표 저자인 김난도 서울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가 ‘안목 페스타 2024’에 강연자로 참여했다.
1996년 SBS 5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했어요. 강성범, 김준호, 심현섭, 지상렬이 동기예요. 저도 나름 개그 좀 하는 축에 속했는데, 방송국에는 전국의 웃긴 사람들이 다 모여 있잖아요. 제가 두각을 나타내긴 쉽지 않았죠. 오히려 안 웃긴 개그맨으로 유명했어요(웃음). 그래서 13년 전 ‘세상에 웃을 일을 많이 만드는 사람이 되자’는 의미를 담은 개인 브랜드 ‘소통테이너(소통하는 엔터네이너)’를 만들었어요. 개그맨 오종철은 오로지 개그 프로그램을 통해서 성과를 낼 수 있었지만, 소통테이너 오종철은 할 수 있는 일의 범위가 훨씬 넓어졌죠. 덕분에 유튜브, 방송, 기업 강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어요. 지금은 CBS 미니 프레젠테이션 강연 프로그램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세바시)’ 진행만 하고, 다른 방송 활동은 다 접었어요. 사업에만 집중하고 있죠.
인플루언서 커머스 분야에는 어떻게 관심을 갖게 됐나요.
아내가 둘째를 낳고 육아와 경력 단절이라는 시기를 겪으면서 우울증이 매우 심했어요. 당시 유일하게 세상과 연결 짓는 통로가 인스타그램이었죠. 인플루언서들을 팔로하면서 공감도 하고 위로도 받고, 앞으로 어떻게 살고 싶은지 고민도 하더라고요. 그러던 중 동대문에서 의류업을 하던 지인이 아내에게 “요즘 인플루언서 쇼핑몰이 대세라는데 접근 방법을 잘 모르겠다”며 고민 상담을 했어요. 다행히 함께 해결 방법을 찾아냈고 사업도 함께 시작했죠. 일이 바빠지면서 아내의 우울증도 싹 사라졌어요. 아내를 통해 업무 관련 에피소드를 자주 듣다 보니 저도 자연스럽게 인플루언서들과 그들이 판매하는 제품에 관심 가지게 됐고요.
꾸준히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비결이 뭔가요.
‘개인 마켓’에 대한 아이디어를 사업계획서로 만들고, 모 대기업에서 주최한 인큐베이팅 공모전에 통과되면서 창업을 했어요. 운이 좋게 처음부터 수익이 났어요. 메가 인플루언서 1명과 ‘효소’ 공동구매를 진행했는데, 결과가 좋았던 거죠. 지금은 인플루언서들이 효소 공동구매를 많이 진행하지만 당시는 효소가 그렇게 대중적인 아이템은 아니었어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6년 동안 정기적으로 해당 인플루언서와 ‘효소 공구’를 진행하고 있는데 여전히 인기가 많아요. 공장에서 한 달에 1만 개를 생산하면 하루 만에 다 팔리는 수준이죠. 수량이 부족해서 팔로어들이 기다렸다가 구매하기도 하고요. 이런 식으로 브랜드와 인플루언서를 매칭시키면서 각 카테고리마다 잘 맞는 분들의 데이터를 구축하고, 수익도 발생하는 구조로 운영하고 있어요.
2019년에는 VC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와 김봉진 배달의민족 창업자로부터 좋은 사업 아이템이라는 평가를 받고 전략적 투자를 유치했는데, 마침 코로나19가 시작됐어요. 모두가 힘든 시기였지만 오히려 그 시기를 지나면서 인플루언서 커머스 시장이 대폭 확장됐죠. 야외 활동을 전혀 못 하고 집에서만 생활하니까 매출도 상승했고요.
커스터마이징 라벨을 붙인 스페셜 와인과 손 편지로 구성된 月刊(월간) 안목세션 초대장.
하반기에 쇼트폼 커머스 플랫폼이 출시돼요. 모두가 무척 기대하고 있습니다. 인플루언서들을 위한 서비스지만 소비자들의 구매 방식이 새롭게 바뀌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일단 정보는 여기까지만 드릴게요.
대표님이 생각하는 훌륭한 인플루언서의 자격은 무엇인가요.
다른 사람을 잘 살게 해주는 사람인 것 같아요. 내가 추천한 제품을 누군가 구매했는데 그 제품으로 인해서 더 예뻐질 수도 있고, 삶의 질이 달라질 수도 있는 거잖아요. 인플루언서들의 라이프스타일이나 팬덤을 구매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그 바탕에 신뢰와 진심이 깔려 있어야 해요. 이건 저희가 판매를 진행하기 전에 인플루언서 샘플링을 해보면 알 수 있어요. 그냥 쉽게 통과될 때가 없어요. 테스트 기간이 1~3개월은 기본이고, 길면 1년 후에 피드백을 받은 적도 있어요. 그만큼 사용 기간을 길게 두고 테스트하는 거죠. 안 되겠다 싶은 제품은 아무리 마진이 높다고 해도 안 팔아요.
안목고수를 어떤 회사로 만들고 싶은가요.
기업의 존재 이유도, 형태도 많이 달라졌어요.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지는 요즘, 회사는 멋진 사람들과 재미있는 프로젝트를 함께 만들어가는 조직이었으면 좋겠어요. 뒤에 따라오는 숫자의 크기나 양보다는 진심과 가치가 우선이라고 생각해요.
#오종철 #인플루언서커머스 #여성동아
사진 박해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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