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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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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EET AND SMART 하석진

EDITOR_FASHION 최은초롱 기자 서희라 EDITOR_FEATURE 정혜연 기자 윤혜진

2021. 06. 25

명석한 두뇌, 자신감 있는 말투, 시원시원한 애티튜드까지. 배우 하석진은 스마트해서 오히려 더 스위트하고, 더 인간적이다.



화이트 니트 셔츠, 스트라이프 슈트 모두 맨온더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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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차 배우 하석진은 올 4월 자신의 이름을 딴 유튜브 채널 ‘하석진’을 시작했다. 유튜버라면 누구나 다 하는 그 흔한, ‘구독’과 ‘좋아요’를 눌러달라는 말이 쑥스러워 2개월이 넘도록 해본 적이 없다. 대신 팬의 댓글에 대댓글을 달고 팬들이 보고 싶다는 하석진을 순도 있게 담아내는 것으로 묵묵히 구독자를 늘려나가는 중이다. 특이하게도 구독자의 70%가 남자다.

한양대 기계공학과 재학 중 연예기획사에 다니는 친구 제안으로 2005년 연예계에 발을 들인 이래 하석진은 늘 그렇게 연예인 같지 않은 연예인으로 살아왔다. 배우 하석진을 돋보이게 하는 건 생업으로서 ‘연기’라는 노동을 대하는 태도다. ‘혼술남녀’나 ‘1%의 어떤 것’ 같은 로맨틱 코미디부터 긴 호흡의 주말극 ‘세 번 결혼하는 여자’, 최근작인 정통 멜로 ‘내가 가장 예뻤을 때’에 이르기까지 어떤 작품이든 현장을 즐기되 최선을 다했다. tvN 예능 프로그램 ‘뇌섹시대-문제적 남자’와 ‘문제적 남자:브레인 유랑단’에도 무려 6년 동안 출연하며 ‘하파고’ ‘뇌섹남’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보이는 대로가 전부라 해도 이미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하석진의 진짜 매력은 인간 하석진과 배우 하석진 간의 갭이다. 표지 촬영이 있던 날에도 여성 스태프들로부터 “귀엽다” “잘생겼다”는 응원을 듣자 그렇게 쑥스러워할 수가 없었다

interview

니트 베스트 YOUNGOH. 데님 팬츠, 벨트, 스니커즈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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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채널명이 ‘하석진’이더라고요. 팬들이 그조차 하석진답다던데 기획은 직접 하나요.

특정한 이름을 짓는 순간 정체성이 되어버리잖아요. 제가 앞으로 무얼 어떻게 가지고 나갈지 모르는 상황에서 특정 장르화되고 싶지 않았어요. 시작한 지 이제 두 달 됐어요. 초반 아이템은 제가 하고 싶은 거 한 거고 이후 제작진과 회의하면서 정하고 있어요.

트레이닝복 마니아, 디지털 기기 전문가, 리버풀 팬으로도 유명하죠. 무언가에 깊게, 오래 파고드는 타입인가요.

사실 저는 다방면에 얕고 넓은 지식을 추구하는데 흥미를 가진 부분에 있어서는 파보는 편이에요. 약간 부족하던 부분도 주제를 설정하고 누군가에게 설명해줘야지 하는 마음이 들면 공부를 좀 하게 되더라고요. 그게 저한테는 동기부여가 되고 삶이 가득 차는 느낌이에요. 요즘은 특별하게 어떤 것에 빠졌다기보단 새로운 관심을 가질 만한 게 뭐가 있나 찾고 있어요.



최근 MBC ‘나 혼자 산다’ 김지석 씨 편에 출연했던 게 화제였어요. 나이를 가늠하지 못하다가 1982년생, 한국 나이로 마흔 살이라고 하니 ‘벌써?’ 이런 반응이 대다수였어요.

제가 직업상 관리를 하는 것도 있는데 이제는 ‘마흔’이란 이미지 자체를 사람들이 바꿔야 하는 시점이 아닌가 싶어요. 예전에는 마흔 살 하면 아버지뻘 중년을 생각하고 그랬는데 이제는 40에 0.8을 곱해야 실제 나이 이미지와 맞는다는 이야기도 들리거든요. 요즘 ‘백세 시대’라고 하잖아요. 마흔 살이면 아직 반도 못 살았어요.

스트라이프 셔츠 포츠브이. 니트 톱 보스맨. 화이트 데님 팬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스니커즈 골든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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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동안이기도 해요. 어떻게 관리하고 있나요.

건강하려고 노력해요. 그래야 기회도 많고요. 특별히 어떤 방부제를 먹진 않지만 젊은 상태를 좀 더 연장시키려고 노력하죠(웃음). 운동 열심히 하고 식사도 잘하고 있어요.

SNS에서 마흔에 대해 ‘두 번째 스무 살’이라 표현했잖아요. 첫 스무 살의 하석진은 어땠나요.

‘빠른 82년생’이라 19세에 대학교에 입학하고 만 19세에 입영했어요. 2002년 월드컵도 군에서 봤죠. 그때는 스무 살, 나이에 대한 생각이 없었어요. 두 번째 스무 살인 요즘에서야 다방면에 자유롭게 시선을 두고 제 분야에서도 관록이 생긴 느낌이에요.

그럼 보통의 스무 살 이야기를 들으려면 대학교 때를 물어봐야겠네요.

뭐, 놈팽이였죠. 하하. 학교를 갔으나 강의실에 있지 않았달까. 맨날 친구들이랑 당구장과 PC방에 가다가 다 같이 학사경고 받고, 부모님께 성적표 숨기려다 들키고 결국 군대 가고 그랬죠. 지금 대학생들은 안 그런다는데 제가 학교 다니던 2000년대 초반 남대생들한텐 흔한 일이었어요. 부모님께 죄송하지만 그랬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도 가끔 학교 근처에 가보곤 해요.

공대생으로 지내다가 감수성이 필요한 연기자가 된 지 16년째예요. 이성과 감수성, 현재 더 익숙한 건 어느 쪽인가요.

이성적인 면을 옆으로 밀어두고 감성적인 면을 발달시키려고 노력했고 지금은 제법 감성적인 면이 많이 생겼어요. 주변을 많이 관찰했어요. 예를 들어 범죄물을 보더라도 그 범죄자에 대한 생각까지 이해하고 공감해보려고 했어요. 감정에 대한 이해가 감성이니까요. 그런데 사람이 타고난 기질이란 게 있잖아요. 요즘 유튜브 촬영을 하면서 보니까 이성적인 부분을 깊숙하게 묻어둔 줄 알았는데 금방금방 꺼내지더라고요.

화이트 셔츠 브로이어. 팬츠, 슈즈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스카프 맨온더분.

화이트 셔츠 브로이어. 팬츠, 슈즈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스카프 맨온더분.

맞아요. 국민 뇌섹남이잖아요. 뇌섹남으로 산다는 건 어떤가요.

일상의 인간 하석진으로는 뇌섹남 타이틀이 단점보단 장점이 더 많긴 한데요. 배우로서는 단순 무식한 역할이 잘 안 들어온다는 제약이 있어요. 저는 굉장히 하고 싶거든요. 지난해 드라마 ‘내가 가장 예뻤을 때’에서도 카레이서 역이라 무겁지 않았으면 했는데 아니었어요. 제작진이 저한테 그런 걸 바라질 않아요.

이 인터뷰를 보는 관계자분들이 있다면 믿고 한번 맡겨주셨으면 좋겠어요(웃음).

지난해 ‘내가 가장 예뻤을 때’에서는 기존 역할과 달라 많은 호평을 받았잖아요. 사고로 인해 다리를 못 쓰는 연기라든지, 한 여자를 동생과 동시에 사랑하는 연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서진’ 역은 어려운 대신 저한테는 꽤 큰 성장을 가져다줬어요. 어려운 만큼 대충 어설프게 할 수 없다 보니 노력을 많이 기울였는데 그게 저한테는 굉장히 의미가 있었어요. 솔직히 연기하고 있는 동안은 정말 고통스러웠어요. 지난해 여름을 불살랐던 작품이에요.

실제 하석진이라면 ‘가족과 친구 vs 사랑’ 중에서 무얼 택하나요.

그 인물이 처한 상황이라면 저도 비슷한 선택을 했을 것 같아요. 서진이 원래는 안 그런 캐릭터인데 귀에 종이 울린 거거든요. 그런 경험이 평생 몇 번밖에 없을 테니 그 순간에는 이성적이지 못할 듯해요. 실제 그런 상황 자체가 왔으면 좋겠네요(웃음). 누군가에게 그렇게 한눈에 탁 마음을 뺏겨보지 못해서인지 한번 경험해 보고 싶어요. 그런데 막상 닥치면 제 자신에 대한 의심을 해볼 거 같긴 해요. 순간적인 감정일 수도 있으니까요.

‘나 혼자 산다’에서 “사랑에 대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는데 현재진행형인가요? 김지석 씨가 여자 친구와 마시라고 선물해준 와인도 따야 하잖아요.

네. ‘노력ing’입니다. 방송 후 SNS 다이렉트 메시지가 많이 와요. 그만큼 만남의 창구에 다들 결핍들이 있다 보니까 그날 방송에서 한 이야기에 공감하는 분들이 많으셨나 봐요. 신기했어요.

문제 푸는 걸 좋아하시니까 우리 마지막은 스스로 문제를 내고 답해볼까요.

우와, 어렵네요. (침묵) “석진아, 요즘 너는 네 자신이 마음에 드니? 삶에 만족하니?” “어. 비교적 만족하는데 더 만족하고 싶어”라고 하겠습니다. 괜찮나요?

사진 신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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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 태현 메이크업 하나 스타일리스트 황금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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