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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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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완 · 곽도원 · 윤진서ⵈ 지방에 산다! 스타의 전원생활

글 이미나

2020. 11. 03

가평의 산골에서 휴식을 빙자한 게으름을 만끽 중인 김동완, 스킨스쿠버의 천국 고성으로 떠난 하재숙, 돈이나 명예보다 제주살이가 좋다는 윤진서…. 팍팍한 일상을 풍요롭게 바꾼 스타의 전원생활.

가평에서 누리는 ‘정중동’의 삶, 김동완
#반려견 대신 반려벌 #슈트 대신 몸뻬

“대부분 생각만 하잖아요. 그런데 동완이는 벌써 했어, 뭔가!” 동갑내기 친구, 가수 성시경의 말이다. 그의 말처럼 모두가 막연하게 느끼는 도시살이의 팍팍함을, 아이돌 그룹 신화의 멤버 김동완(41)은 일찌감치 벗어던졌다. 경기도 가평에서 4년 차 전원생활 중인 자신의 일상을 tvN ‘온앤오프’를 통해 공개한 것. 2015년 MBC ‘나 혼자 산다’에서 시간 단위로 부산히 도시 속의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줬던 것을 생각하면 조금은 놀라운 일이다. 그러나 스케줄을 위해 서울을 찾은 김동완이 “서울살이가 정말 힘들었다. 마치 백화점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기분이었다”고 말하는 장면을 보면, 그가 전원생활을 결심하게 된 이유를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어쩌면 20대에 아이돌 그룹의 멤버로 데뷔한 것을 시작으로 쉴 틈 없이 배우, 방송인, 가수로 살아오는 동안 쌓인 깨달음과 지혜가 그를 지금의 전원생활로 이끈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김동완이 가평에서의 일상을 휴식을 빙자한 게으름으로 채우고 있지 않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매트를 펴고 느긋하게 밤사이 굳은 몸을 풀거나 따뜻한 보이차 한 잔을 마시며 산자락 풍경을 감상하는 ‘쉼표’ 가운데, 반려동물처럼 기르고 있는 벌들을 챙기고 몸뻬 차림으로 쑥을 뜯어 요리하거나 마당에 무성한 잡초를 깎는 등 부지런히 몸을 움직이기를 멈추지 않는다. 

한마디로 ‘정중동(靜中動, 조용한 가운데 어떠한 움직임이 있음)’의 삶, 그리하여 휴식 가운데 새롭게 내일을 살아갈 힘을 얻는 것. 그것이 김동완이 자신의 세월을 맞이하는 방식 아닐까.

평생 연애하듯 살고 싶어 고성으로 떠난 하재숙
#취미가 맺어준 인연 #이것은 휴가인가 일상인가

다양한 작품에서 자신의 색깔을 펼치고 있는 배우 하재숙(41)의 또 다른 이름은 바로 ‘고성댁’이다. 지난 2016년 동갑내기 남편 이준행 씨를 만나 강원도 고성에 신혼집을 마련했기 때문. 스킨스쿠버를 좋아한다는 교집합으로 처음 인연을 맺게 된 이들은 함께 취미 생활을 나누며 2년 6개월간 사랑을 키웠고, 결혼 후에도 함께 스킨스쿠버를 하겠다며 도시 대신 고성의 바닷가 마을에 자리 잡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고성 지역에 큰 산불이 났을 당시 “산불로 안타까운 모습도 많지만, 여전히 아름다운 곳도 많다. ‘이런 상황에 어찌 놀러 가냐’ 하실 텐데, 이곳 분들은 관광객 발길이 뚝 끊길까 걱정을 많이 하신다”는 당부의 말을 남기는 등 완연히 제2의 고향인 고성에 뿌리를 내린 모습을 보여줬다. 올해 4월에는 SBS ‘동상이몽 2-너는 내 운명’에 남편과 함께 출연해 고성에서의 신혼 생활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의 말처럼 바다가 보이는 집에서 남편과 함께 커피를 마시고, 남편으로부터 하트 모양의 전복 껍데기를 선물 받는 달콤한 모습이 공개되자 스튜디오에선 “매일매일이 두 사람의 휴가 같다”는 감탄이 쏟아졌고, 다음 날 포털 사이트는 ‘고성’ ‘하재숙 결혼’ 등이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차트에서 수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연애한 곳에서 연애하는 것처럼 살고 싶어서 신혼집을 고성에 마련했다”는 말에서 읽을 수 있듯, 하재숙에게 고성은 평생 변치 않을 사랑의 보금자리 그 자체다.

돈과 명예보다 제주살이가 좋은 윤진서
#서핑·요가 마니아 #도시 떠나 찾은 마음의 평화

배우 윤진서(37) 역시 오롯이 자신에게 충실한 삶을 살겠다며 복잡한 도시를 떠나 자연 속에 정착했다. 2014년과 2015년 각각 개봉한 영화 ‘산타바바라’와 ‘태양을 쏴라’를 촬영하기 위해 미국 LA에 머물던 중 바닷가에서 서핑을 하며 자유롭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고 ‘나도 저렇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2016년 아예 제주도로 삶의 터전을 옮겼고, 2017년에는 제주도에서 서핑을 연결고리로 교제하게 된 남편과 웨딩마치를 울렸다. 남편과 함께 제주도의 낡은 농가주택을 직접 개조한 신혼집은 제주도의 환상적인 풍경이 들어오는 커다란 창문과 나무와 식물을 활용한 자연 친화적 인테리어 등 전반적으로 따뜻하고 소탈한 느낌으로 채워졌다. 집이 주는 분위기처럼 제주에서의 삶 역시 넉넉함과 여유가 넘친다. 윤진서는 

한 인터뷰에서 “돈도, 명예도 별로 욕심이 안 난다. 예전엔 듣기 싫은 이야기나 쓸데없는 이야기로 스트레스 받지 않기 위해 귀를 의식적으로 닫았지만, 지금은 내 귀에 어떤 말이 들려도 크게 개의치 않는다”며 제주살이를 통해 변화된 삶에 대해 털어놓기도 했다. “일도 여행도 무엇도 마음 편히 즐기지 못했다. 무엇 하나 새로울 것 없이 이렇게 나머지 인생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남은 시간이 소중하게 느껴지지 않았다”던 과거의 윤진서는 이제 “언제든 바닷가로 나가 서핑을 하고 마당 있는 집에서 정원을 가꾸며” 사는, 그가 LA의 바닷가에서 동경한 이들과 같은 영혼을 가진 사람이 된 듯하다.



연세살이라도 제주가 좋아! 곽도원·박병은
#걷기와 낚시의 천국 #무명 시절 버팀목

윤진서처럼 도시와 다른 풍경, 그리고 자유를 찾아 제주도를 택한 연예인들이 적지 않다. 이 가운데 최근 ‘연세살이’라는 제주도 특유의 거주 형태를 소개한 이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먼저 배우 곽도원(47)은 지난 8월 MBC ‘나 혼자 산다’를 통해 제주도에 위치한 자신의 두 번째 집을 공개했다. 2년간 연세로 계약한 제주 집은 숲과 바다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고 있었지만 그 그림 같은 집에서 때로는 짠내가, 때로는 자취 20년 차의 내공이 담긴 곽도원의 모습이 가감 없이 드러나 묘한 웃음과 공감을 자아냈다. 제주도에 따로 집까지 마련하게 된 건 곽도원에게 제주도가 힐링의 상징과도 같기 때문이라고.

그는 당시 방송에서 “연극을 그만두고 영화 단역을 오래 했는데, 연기를 그만둘까 고민을 하던 중 제주도에 가게 됐다”며 “게스트 하우스에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데 내가 누군가에게 조언을 하고 있다는 게 힐링이 됐다”고 했다. 배우 박병은(43)도 긴 무명 생활을 견디게 해준 낚시를 하기 위해 서울과 제주를 오가고 있는 케이스다. 동료 배우인 공유와 이동욱 등 친한 이들을 초대해 함께 머물고, 소중한 이들을 위해 낚시로 직접 잡은 해산물을 택배로 부치고, 혼자 고깃집에 들어가 한가로이 식사를 한 뒤 바다를 배경으로 긴 산책을 하는 박병은의 제주살이는 말 그대로 그다음을 위한 재충전의 시간이다. “예전에는 할 일이 없어서 걸었는데, 지금은 이렇게 걸으면서 다음 작품을 위한 시간을 갖고 있어요. 이런 곳에서 걷는 것 자체가 행복하고 아름다운 일 같아요.” 그의 말 속에 제주가 선사하는 힐링이 오롯이 담긴 듯하다.

사진제공 인스타그램, ‘나 혼자 산다’·‘동상이몽2’·‘온앤오프’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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