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편성채널의 등장과 위성방송, 케이블, IPTV의 보급으로 기억하기조차 힘들 만큼 채널 수가 늘어났다. 시청률 면에서도 슬슬 지상파를 위협하는 화제작도 적지 않다. 춘추전국시대 방송가, 무엇을 볼까?
JTBC ‘히든싱어’
모창 능력자 속 숨은 가수 찾기
진짜 가수와 모창 가수가 커튼 뒤에서 노래 대결을 해 누가 진짜 가수인지 찾아내는 프로그램이다. 독특한 기획으로 3회에 1% 시청률을 넘기더니 5월 18일 이문세 편에서는 4.4%를 기록했다. 1라운드부터 4라운드까지 진행되며 3라운드까지는 연예인 게스트를 포함해 1백 명의 패널이 가장 ‘아닐 것 같은’ 사람을 한 명씩 떨어뜨리는 방식이다. 최종 4라운드에서는 반대로 진짜 가수일 것 같은 사람을 고르는데 모창 가수가 선택되면 상금과 앙코르 무대가 주어진다. 참가자들은 무대에 서기 전까지 보컬 트레이너에게서 집중적인 훈련을 받아 노래 실력이 수준급. 해당 가수와 친한 연예인 패널조차 진짜를 찾아내지 못해 쩔쩔 맬 정도. 1회 박정현을 시작으로 성시경, 김종서, 바비킴, 장윤정, 박상민, 김종국, 이문세 등 내로라하는 가수들이 출연했다. MC는 전현무.
꼭 다시 봐야 할 에피소드 8회 ‘장윤정 편’. 뛰어난 모창 능력자의 출현으로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다.
언제 할까? 매주 토요일 밤 11시
MBN ‘속풀이 쇼 동치미’
서로 이해하고 공감하는 시원한 힐링 토크쇼
제목처럼 답답한 속을 동치미 국물 한 사발 들이키는 것처럼 시원하게 풀어주는 것을 목표로 시작됐다. 동시에 ‘동감하고 치유하는 아름다운(美) 여인들의 이야기’라는 뜻도 지닌다. 매주 주제를 하나씩 정해 이에 대해 패널들이 허심탄회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 토크쇼다. KBS ‘아침마당’의 금요일 ‘생생토크’와 비슷하다. 주제도 집안일, 배우자와의 갈등, 음식 솜씨, 명절, 자녀교육 등 실생활과 가깝다. 연예인뿐 아니라 일반인들과 사례자의 이야기도 함께 들을 수 있다. 메인 패널은 엄앵란, 이혜정(요리연구가), 전수경(뮤지컬 배우), 양재진(정신의학과 전문의), 이경제(한의사), 양소영(변호사), 박경림 등이다. MC는 박수홍과 최은경.
꼭 다시 봐야 할 에피소드 25회 ‘당신 엄마, 내 엄마’ 편. 주는 것 없이 미운 시어머니와 받은 것 없이 미안한 친정엄마에 대한 이야기다. 특히 엄앵란이 밝힌 친정엄마와의 이야기는 눈물 쏙 뺄 만큼 안타까운 사연.
언제 할까? 매주 토요일 밤 11시
JTBC ‘썰전’
실명 공개! 거칠 것 없는 입담꾼의 대결
‘썰(舌)戰’. 제목처럼 각 분야 독설가들이 모여 시사와 연예계를 주제로 비평하는 프로그램이다. 기존의 옴부즈맨 프로그램이 자사 프로그램 띄워주기와 얌전한 진행으로 시청자들에게 외면받는 것과는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시사 부문(썰전)과 2부인 예능 부문(예능 심판자)으로 나눠 진행된다. 썰전은 김구라의 진행으로 강용석과 두문정치연구소 이철희 소장의 밀착 토론이 이뤄진다. ‘예능 심판자’는 박지윤과 김구라가 진행을 맡고 이윤석, 강용석, 홍석천, 문화평론가 허지웅 등이 패널로 출연한다. 각 방송사들이 자사 프로그램 보호를 위해 말하지 않았던 쪽대본, 시청률에 대한 허울에 대해서도 통쾌하게 다뤘다. 비하인드 스토리를 실명을 공개하며 털어놓는 것도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장점.
꼭 다시 봐야 할 에피소드 5회 예능 심판자 ‘연예기획사 Top3 SMvsYGvsJYP 전격 비교’ 편. 이윤석이 3사에 대해 ‘미디움, 레어, 웰던’이라 표현한 것이 방송 후 극찬을 받았다.
언제 할까? 매주 목요일 밤 11시 5분
채널A ‘이제 만나러 갑니다’
남과 북 화합 모색하는 소통 버라이어티
처음에는 이산가족이나 실향민 출신의 일반 주민들을 만나며 이들의 이야기를 나누는 교양 프로그램으로 출발했다가 KBS ‘미녀들의 수다’ 형식을 따와 탈북 미녀 특집을 방송하며 프로그램 포맷 자체가 바뀌었다. 패널들은 탈북 스토리뿐 아니라 북한에서의 경험담을 털어놓으며 남과 북의 다양한 생활과 문화 차이를 설명한다.
탈북자들이 단체로 등장하는 프로그램이라 신변에 위험이 있을 수 있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도 있지만 대부분 신변 보호를 위해 가명으로 출연한다. 시사 프로그램에서만 다뤘던 북한의 이야기를 생활과 가까운 측면에서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MC는 남희석과 강성연.
꼭 다시 봐야 할 에피소드 69회 김일성의 전 주치의였던 김소연 박사의 사연. 절망 끝에서 새로운 삶을 위해서 탈출을 감행한 그의 이야기는 ‘엑소더스’와 같은 감동을 준다.
언제 할까? 매주 일요일 밤 11시
tvN ‘더 지니어스:게임의 법칙’
각 분야 브레인이 펼치는 치열한 생존게임
13인의 플레이어가 매 회 진행되는 게임을 통해 한 사람 씩 탈락하고,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사람이 최종 우승을 한다는 설정 자체는 새로울 것 없다. 하지만 기본 룰을 어기지 않으면 어떤 수단이나 방법이라도 사용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심리 싸움이 중요해졌고 이것이 곧 프로그램의 강점이 됐다. 매 게임은 혼자만 잘 한다고 이길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누구와 함께 연합하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각 회차는 우승자와 탈락 후보를 가리는 메인 매치와 최종 탈락자를 선정하는 데스 매치로 진행된다.
출연자는 각 분야 고수로 꼽히는 사람들이 모였다. 김구라, 가수 이상민, 아나운서 김경란, 방송인 박은지, 아이돌 성규(인피니트), 루키 정치인 이준석, 드라마 ‘올인’의 모델인 포커 플레이어 차민수, ‘학교 2013’의 엄친아 최창엽, 당구여신 차유람, 프로게이머 홍진호, 만화가 김풍, 서울대 천재 미소녀 최정문, 경매사 김민서 등 13명이다.
꼭 다시 봐야 할 에피소드 2화 ‘대선게임’. 게임이 진행되는 내내 김구라는 선거운동을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자신이 이긴다며 여유롭게 미소 짓는 모습을 보인다. 산전수전 다 겪은 김구라의 빠른 두뇌회전을 엿볼 수 있는 에피소드다.
언제 할까? 매주 금요일 밤 11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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