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라드 전문 아이돌 그룹 2AM의 멤버 조권(24). 데뷔 초부터 독특한 캐릭터를 구축하며 ‘깝권’이란 별명을 얻은 그는 ‘예능돌’로서 탄탄한 입지를 다졌다. 하지만 그가 사랑받는 것은 그 때문만은 아니다. 까불까불한 이미지 뒤엔 착실함이라는 반전이 숨어 있다.
2009년 경희대 포스트모던음악과에 입학한 조권은 학과 수석으로 ‘전액 장학금’을 받았다. 아이돌 연예인들이 스케줄을 핑계로 수업에 소홀하고 졸업장만 받아가는 것과는 달랐다. 그는 학생의 본분은 공부라면서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시간을 쪼개가며 학업에 매진했다.
조권의 성실함을 보여주는 일화는 또 있다. 그는 3월 23일 음악방송 리허설을 마친 뒤 차량에서 홀로 휴식을 취하다 가스에 중독되는 사고를 당했다. 차에 있던 물건을 꺼내려던 스태프가 실수로 차량용 휴대난로의 밸브를 건드려 부탄가스가 누출돼 일어난 일이었다. 조권은 컨디션이 좋지 않음에도 생방송으로 진행된 음악방송 무대를 예정대로 소화했다. 무대에서 내려오자마자 이상 증세를 느껴 바로 응급실로 실려갔으나 다행히 큰 이상은 없었다고 한다.
사고 다음 날에는 KBS 드라마 ‘직장의 신’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 ‘직장의 신’은 Y-JANG이라는 회사를 배경으로 슈퍼갑 계약직 미스김과 직원들의 이야기를 다룬 코믹 드라마. 조권은 신입사원 계경우 역을 맡았다. 창백한 안색에도 애써 밝은 표정으로 제작발표회에 등장한 그는 “병원에서 다녀왔더니 부모님이 서울에 올라오셨다. 오랜만에 어머니가 해주신 밥을 먹고 몸이 빨리 회복된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조권의 연기에 대한 시청자들의 평가는 합격점. 함께 드라마에 출연하는 김혜수도 “출연 분량이 많지 않을수록 튀고 싶어 하기 마련인데 조권은 과장 없이 상황에 맞게 연기한다. 현장에서 만나면 항상 대본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아이돌 출신이라고 색안경 끼고 보지 않았으면
조권이 첫 애니메이션 더빙을 맡은 ‘피노키오: 당나귀 섬의 비밀’. 그는 말썽꾸러기 피노키오의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조권은 4월 25일 개봉하는 애니메이션 ‘피노키오: 당나귀 섬의 비밀’의 더빙에도 참여했다. 그가 맡은 역은 주인공 피노키오로 애니메이션 더빙은 이번이 처음이다. 함께 출연한 제페토 역의 성우 겸 배우 장광은 조권에 대해 “만일 성우를 한다면 애니메이션계를 휩쓸 것”이라고 극찬했다.
그의 일정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4월 26일부터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작곡한 대작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의 헤롯 왕 역으로 출연하기 때문이다. 그는 “이전에도 뮤지컬 출연 요청이 적지 않게 들어왔다. 처음에는 자신이 없어 거절했다. 대학 진학 전에 뮤지컬학과 입시 준비를 해 (뮤지컬) 경험은 있었지만, 프로 무대에 서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웠다”고 그간 도전을 미뤄왔던 이유에 대해 털어놨다. 조권이 연기할 헤롯 왕은 환락을 즐기며 지저스를 비웃는 냉소적인 왕. 경쾌한 뮤지컬 넘버로 자칫 무거울 수 있는 극에 즐거움을 주는 감초 캐릭터다. 첫 뮤지컬 도전에 대한 걱정은 없을까.
“아이돌에 대한 색안경은 벗어주시면 좋겠어요. ‘한 번 경험 삼아’라는 태도로 뛰어든 몇몇 아이돌 때문에 부정적인 시선이 많아요. 뮤지컬은 콘서트와 비슷해 상당한 준비 기간과 노력, 열정이 필요해요. 그리고 아이돌 티켓 파워는 이제 옛말이라고 생각해요. 열심히 해야 사람들도 저를 찾을 거라 생각합니다. 제 역량을 한껏 내보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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