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ONHYUK&JIHYUN” 4월 13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다이너스티 홀에서 열린 전지현의 결혼 기자회견장. 기자들에게 나눠준 프레스카드, 스타 하객을 위해 준비한 포토월에 나란히 박힌 두 이름이 유난히 시선을 끌었다. 두 손 잡고 걸어 나갈 그 길의 주인공은 한 사람이 아니라 두 사람임을 선포하는 듯했다.
신부 전지현(31)은 설명이 필요 없는 아시아의 톱스타. 동갑내기 신랑 최준혁 씨 역시 아내 못지 않은 훤칠한 외모의 소유자로, 고려대를 졸업하고 현재 미국계 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에서 과장으로 일하고 있다.
전지현과 최준혁 커플의 결혼은 시작부터 화제였다. 2011년 12월 29일 한 매체를 통해 열애 사실이 알려지며 작년 한 해를 마무리 짓는 연예계 핫 이슈가 됐다. 전지현은 오히려 다음날 자신의 소속사 제이앤코를 통해 현재 만나고 있는 사람은 한복 디자이너 이영희 씨의 외손자 최준혁이며, 1년 정도 교제 중이라는 사실을 밝혔다. 이영희 씨는 열애설 발표 후 가진 여성동아와의 인터뷰에서 예쁘고 단아한 전지현이 마음에 꼭 들며, 집안에 그런 훌륭한 며느리가 들어온다면 당연히 환영이라고 두 사람을 응원했다.
‘엄친아’ 남편의 매력 포인트는 도도함
열애설은 인정했으나 남편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하지 않았던 전지현이 결혼식 당일 기자회견에서 얼마나 솔직하게 털어놓을지도 관심거리였다. 전지현은 영국 출신 디자이너 제니 팩햄의 드레스를 입고 기자회견장에 나타났다. 제니 팩햄은 영국의 왕세손비 케이트 미들턴이 좋아하는 브랜드로 잘 알려져 있다. 업스타일의 헤어스타일과 클래식한 느낌의 드레스가 그의 미모를 더욱 빛나게 했다. 그리고 그동안 숨겨왔던 러브 스토리를 들려주었다. 둘은 어린 시절 서울 압구정동에 살며 당시 양가 가족들이 다 아는 친구사이였음은 알려진 부분.
“남편과는 초등학교 때 처음 알았어요. 하지만 한참 연락하지 않고 지내다 지인의 소개로 2년 전 다시 만났어요. 그리고 작년부터 진지하게 만남을 이어갔어요.”
교제 1년 만에 결혼을 결심한 전지현. 그가 생각하는 남편의 매력은 다름 아닌 ‘도도함’이었다. 이날 전지현이 밝힌 최준혁 씨의 프러포즈 방법도 도도함과 배짱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시도였다.
“프러포즈 전날 저한테 전화를 걸어서 ‘내일 여권 갖고 나와’ 하는 거예요. 갈 데가 있다면서요. 다음날 짐을 챙겨 함께 공항에 갔는데 그때서야 일본에 간다는 사실을 알려 줬어요(웃음).”
일본에서 프러포즈와 함께 반지를 선물 받았다는 전지현은 반지를 공개해 달라는 취재진의 요청에 “결혼식 예물교환 때 쓰려고 아직 끼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신혼여행에 대해 묻자 전지현은 “지금 당장은 영화 촬영 때문에 갈 수 없다”며 아쉬워했다. 속도위반으로 결혼 날짜를 앞당긴 것이 아니냐는 설도 나와 2세 계획에 대해 묻자 “아직 없다. 조금 더 생각해 본 뒤 결정할 예정이다”라는 말로 소문을 일축했다.
1 전지현의 결혼식을 찾은 이영애, 차태현, 김혜수(왼쪽부터 시계방향). 2 하객으로 인사하는 황정민, 김윤진, 장혁. 3 전지현·최준혁 부부가 신혼집으로 선택한 서울 강남 대치동의 고급 빌라.
영화 촬영이 우선, 신혼여행은 다음 기회에
기자회견 후 전지현은 곧장 예식장으로 향했다. 그가 선택한 본식 드레스는 미국의 웨딩드레스 디자이너 림 아크라의 작품이다. 림 아크라는 김희선이 결혼식 당시 입어 화제가 됐던 브랜드. 전지현의 스타일리스트 이선희 씨는 한 인터뷰에서 “평소 전지현은 과도한 장식이나 과시를 좋아하지 않는다. 몸을 과하게 드러내지 않고도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는 기준에서 선택한 드레스”라고 전지현의 취향을 설명하기도 했다. 드레스는 전지현이 직접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예식 때 입은 웨딩드레스의 가격은 8천만원 상당이다.
이번 결혼에서 또 화제가 된 것은 협찬 여부. 연예인들의 결혼은 대부분 협찬으로 진행되는데 그만큼 홍보 효과가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지현은 웨딩드레스, 메이크업, 사진 촬영 등 모든 협찬을 사양하고,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동료들에게 의뢰하는 의리를 보였다. 10년 넘게 전지현의 스타일리스트로 일해 온 이선희 씨가 웨딩드레스 피팅을, 영화 ‘엽기적인 그녀’부터 인연을 맺은 메이크업 아티스트 배경란 씨가 신부화장을, 김보하 작가가 사진촬영을 맡았다. 이와 함께 결혼식 당일 화환도 받지 않고, 축의금 전액은 시외할머니 이영희 씨가 후원하는 재단에 기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의 결합을 축하하러 결혼식장을 찾은 하객들의 면면도 빛났다. 가장 눈에 띈 스타는 이영애. 전지현은 지난 2월 말 이영애의 쌍둥이 자녀 돌잔치에 연예인으로는 유일하게 초대됐다. 그런 이영애가 전지현의 결혼식에 참석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
전지현을 스타덤에 올린 영화 ‘엽기적인 그녀’에 상대역으로 출연했던 차태현의 모습도 보였다. 미국 ABC 드라마를 촬영 중인 배우 김윤진도 깜짝 등장해 전지현과의 친분을 알렸다.
“사랑스러운 동생의 결혼식이라 미국에서 급히 귀국했어요. 남편은 직접 보지 못했고 소문을 듣자하니 잘 생기고, 키 크고 완벽한 남자라고 하더군요. 지현 씨는 결혼해도 시크한 아줌마 느낌일 것 같아요.”
이 밖에도 김혜수, 송중기, 김수로, 황정민, 한예슬 등 전지현과 같은 작품에 출연했거나 친분이 있는 연예인들이 대거 등장해 결혼식장은 순식간에 별들의 잔치가 됐다. 결혼식 주례는 권재진 법무장관이 맡았는데, 알파에셋 자산운용 대주주인 시아버지 최곤 씨와 고교 동창이라고 한다. 사회는 남편의 친구가 맡고, 축가는 전지현의 부탁으로 가수 이적이 ‘다행이다’를 편곡해 불렀다.
결혼식에 참석한 하객에 따르면 기자회견에서 밝은 모습을 보였던 전지현이 양가 부모님에게 인사를 드리는 차례에서 친정부모를 향해 “감사합니다”를 반복하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려 많은 이들의 가슴에 여운을 남겼다고 한다. 이날 예식 2부에서 전지현은 시외할머니 이영희 씨가 디자인한 한복을 입고 나와 하객들에게 인사를 올렸다.
전지현은 결혼식 다음날 서울 대치동 신혼집으로 들어갔다. 이들의 신혼집은 지상 17층, 지하 3층의 고급 빌라로 3월에 최준혁 씨와 왕지현(전지현의 본명) 공동명의로 약 28억원에 대출 없이 매입했다고 한다. 2011년 11월 분양을 시작한 신축 빌라로, 분양 면적은 약 110평, 전용 면적은 54평형이며 지하 1층에는 자체 영화관, 피트니스센터, 마사지룸 등 편의시설이 마련돼 있다. 이들 부부의 신혼집 내부 인테리어는 고현정의 스타일룸 작업을 진행한 양태오 디자이너가 맡았다.
새댁의 첫 공식 외출은 4월 19일 영화 ‘베를린’ 촬영 현장 방문이었다. 전지현은 직접 준비한 떡을 들고 찾아가 결혼식에 와 준 동료와 스태프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영화 ‘베를린’은 여주인공 전지현을 비롯해 한석규, 하정우, 류승범 등 초호화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은 작품. 전지현은 첫 촬영을 위해 5월 5일 독일로 출국한다.
7월 개봉 예정인 최동훈 감독의 영화 ‘도둑들’에 이어 류승완 감독의 신작 ‘베를린’까지 결혼 준비 중에도 영화에 대한 의욕을 불태운 배우 전지현이 영화에 대한 사랑만큼 아름다운 신혼을 이어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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