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일요일 많은 시청자들에게 흐뭇한 웃음을 선사하고 있는 KBS 장수 예능 프로그램 ‘1박2일’이 조만간 폐지된다. 8월 중순 강호동(41)이 프로그램 하차 의사를 밝히자 방송국은 며칠간의 논의 끝에 6개월 뒤 프로그램을 폐지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강호동은 이미 7월에 ‘1박2일’ 멤버들과 함께 경기도 양평에 있는 별장에서 송별회를 치른 것으로 알려졌다.
KBS는 보도자료를 통해 “예능 프로그램에 끝이란 사실상 없으며, 보통은 시청률이 하락하고 멤버들이 빠지면서 초라하게 퇴장한다. 하지만 ‘1박2일’은 프로그램 말미에 초라하게 퇴색되거나 변질되는 것을 원치 않고 현실적으로 멤버들 역시 ‘1박2일’을 평생 동안 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이런 결론을 지었다”고 종영 이유를 밝혔다. 또한 앞으로 6개월 동안은 멤버들 중 단 한 사람도 빠지지 않고 촬영에 임하기로 했다고 한다.
이후 ‘1박2일’ 나영석 PD가 시즌 2가 만들어질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했다. 나 PD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종영하는 건 사실이지만 폐지는 아니다. 시즌 1이 끝난다는 의미로 이해해주시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 멤버 체제로 만드는 게 6개월 정도 될 것이고 이후에 ‘1박2일’을 다시 할 수 있는 가능성은 열려 있다. 멤버들도 동의한 상태며 시즌 2가 나올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로써 여론은 하차 의사를 밝힌 강호동에 대한 배신감에서 프로그램 종영에 대한 서운함으로 옮겨졌다.
1백억원 이적? 1인 기획사 설립?
이런 가운데 강호동이 ‘1박2일’을 떠나기로 한 배경, 향후 행보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방송가에서는 톱 MC 강호동을 붙잡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중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곳이 SBS와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 그리고 CJ E·M이다. SBS 경우에는 이적료로 1백억원을 제시했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 실제로 한국방송공사 자료에 따르면 ‘1박2일’이 포함돼 있는 ‘해피선데이’ 회당 광고 수익은 6억7천만원 선으로 본방과 재방까지 모든 광고를 ‘완판’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회당 광고 수익은 10억여원, 연간 4백80억원 정도 수익을 올린다는 계산이 나온다. 따라서 1백억원은 그리 과한 금액이 아니라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종편의 경우에는 앞서 그쪽으로 옮겨간 거물급 PD들이 강호동의 이적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그동안 소속돼 있던 스톰이엔에프와의 전속 계약이 끝나면서 강호동이 1인 기획사를 설립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데뷔 때부터 함께 일한 고향(마산) 친구 박태현씨와 함께 독립할 예정이라는데, 이에 대해 강호동 측은 “1인 기획사를 설립할지 다른 연예 기획사로 들어갈지 여부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럼에도 방송가에서는 강호동이 ‘1박2일’ 하차와 1인 기획사 설립을 연관 짓는 분위기다. 1인 기획사를 설립하면 자신이 출연하는 예능 프로그램을 직접 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출연료는 물론이고 외주 제작을 통해 발생하는 수익까지 챙길 수 있어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다. 특히 예능 프로그램에 간접광고가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외주 제작자로선 더 큰 수익이 보장된다. 게다가 강호동을 섭외하는 과정에서 몸값이 치솟아 엄청난 계약금까지 챙길 수 있다. 그렇다면 강호동이 1인 기업을 설립한다는 전제 하에 어느 방송사의 외주 제작권을 따낼지가 관건. 조만간 결정될 강호동의 선택에 따라 방송가에 어떤 지각 변동이 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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