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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감동의 나날

첫 아들 낳은 김혜영·김성태 부부, 바다 같은 사랑 품다

글 김유림 기자 사진 지호영 기자 || ■ 소품협찬 디엠소파(1644-8588) 쁘띠라뺑(031-767-1394) 자녀방 전문가 SASA(1588-4434) 제일벽지(02-513-0400) 해피랜드(02-3282-5700) 군 기저귀(1566-2527) 난쟁이똥자루(1688-6674) 각시밀(033-241-9290) 맘체어(070-8288-2725) 웰리스(070-8288-2725) 아코(1688-9984) 콤비 코리아(02-499-0872)

2010. 08. 17

지난해 동료연기자 김성태와 재혼한 김혜영이 엄마가 됐다. 가정을 꾸림과 동시에 아이까지 얻은 그의 흥미진진 러브스토리&생후 한 달된 아들 공개.

첫 아들 낳은 김혜영·김성태 부부, 바다 같은 사랑 품다


지난해 웨딩마치를 울린 귀순배우 김혜영(37) 김성태(38) 부부가 결혼 7개월 만인 지난 6월 엄마 아빠가 됐다. 결혼 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임신 소식을 밝혔던 두 사람은 요즘 늦깎이 부모 노릇에 하루가 짧다고 한다. 행복한 가족을 만나러 찾아간 곳은 충남 서산시 대산읍에 자리한 전원주택. 이곳은 건축업을 하는 김혜영의 제부가 마련해준 공간으로, 얼마 전까지 전원주택과 서울에 있는 신혼집을 오가며 두 집 살림을 하다가 아이가 태어나자 아예 이곳으로 내려왔다. 갓난아이를 위해서라도 당분간은 공기 좋은 시골에 머물 생각이라고 한다. 실제로 집 앞에는 드넓은 염전이, 뒤에는 탁 트인 갯벌이 펼쳐져 있다. 모래사장까지는 걸어서 5분도 채 안 걸린다. 바닷바람이 솔솔 불어오는 침대 위에서 평온하게 잠든 아이의 모습은 천사와 같다.
태어난 지 갓 한 달된 휘성이는 한눈에 봐도 아빠를 많이 닮았다. 남편 김성태는 아기를 이름 대신 “아들~”이라고 부르며 연신 미소를 지었다. 불과 몇 개월 전까지 노총각이었던 그는 가정을 꾸림과 동시에 소중한 보물, 아이까지 얻은 지금 마치 꿈을 꾸듯 행복하다고 한다. 젖몸살 때문에 한창 고생 중인 초보엄마 김혜영도 비록 몸은 힘들지만 인생에 있어 가장 행복한 순간을 만끽하고 있다.
“임신해서는 이런 저런 고민이 많았어요. 우선 경제적으로 안정이 돼야한다고 생각하니까 조바심이 나더라고요. 남편이나 저나 직업이 안정적이지 않다보니 무슨 사업을 해야 하나 고민이 많았죠. 둘이 하루에도 몇 번 고층빌딩을 지었다 무너뜨렸다 했어요(웃음). 그런데 아기가 태어나니까 신기하게 모든 근심 걱정이 사라졌어요. 지금처럼 아름다운 바닷가에서 우리 세 식구 편안하게 하루하루 지내는 게 행복인 것 같아요. 아직 몸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는데 남편이 아기보기며 집안일까지 다 알아서 하니까 고마워요.”
인터뷰를 하던 날도 남편이 주방에서 수박을 썰어 내오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식사 시간을 놓친 아내를 위해 미역국을 끓이던 그는 아기가 잠에서 깨자 부리나케 아기방으로 달려갔다. 김혜영이 한 달 동안 산후조리원에 있을 때도 잠시도 그의 곁을 떠나지 않고 수발을 들었다고 한다. 김성태는 “솔직히 산후조리원에 있을 때는 답답해서 혼났는데, 집에 오니까 숨통이 트인다”며 환하게 웃었다.

첫 아들 낳은 김혜영·김성태 부부, 바다 같은 사랑 품다


모든 근심 걱정 잊게해 준 복덩이 아들
‘휘성’이란 이름은 선배 가수 설운도가 추천해준 것이라고 한다. 결혼 발표하고 얼마 안됐을 때였는데, 평소 친하게 지내는 설운도가 김혜영에게 전화를 걸어 조만간 아기가 생길 것 같다는 말과 함께 성별은 남자고 이마에 별을 달고 나오는 기가 막힌 사주를 타고 났다고 말했다는 것. 그러면서 아이 이름에 빛 광(光)자가 들어가는 게 좋다는 말도 덧붙였다고 한다. 결국 고민 끝에 두 사람은 빛날 휘(輝)에 별 성(星)을 붙여 이름을 지었다.
“설운도 선배한테 전화를 받았을 때만해도 임신 사실을 전혀 몰랐어요. 나중에 병원 가서 확인하고 깜짝 놀랐죠. 당시 (김)지선 언니가 넷째 낳은 지 얼마 안됐을 때였는데 산부인과에 병문안 갔다가 몸이 좀 이상한 것 같은 생각이 들어 검사 받은 거였거든요. 예전부터 설운도 선배가 연예인들 사주팔자나 관상을 잘 봐주셨는데, 이번 일로 설운도 선배를 맹신하게 됐어요(웃음).”

김혜영은 노산이지만 진통 4시간 반 만에 보란 듯이 자연분만에 성공했다. 순산이었지만 통증이 심해 아직도 그때만 생각하면 숨이 턱 막힌다고 한다. 그는 “아이 낳는 고통은 정말 낳아본 사람만 알겠더라”며 고개를 흔들었다. 남편 역시 고통스러워하는 아내의 모습을 지켜보는 게 쉽지 않았다고 한다.
“진통 막바지에 ‘수술시켜 달라’고 어찌나 소리를 지르던지 제 마음이 다 타들어가는 것 같았어요. 출산교실에서 배운 호흡법을 함께 하며 아내를 진정시키려고 했는데, 갑자기 아내가 ‘담배냄새나. 저리가!’하고 소리 지르는 바람에 잠시 쫓겨나기도 했죠(웃음). 이후에도 아내는 계속 수술시켜달라며 울고불고 했는데, 의사선생님의 고집 덕분에 자연분만에 성공할 수 있었어요. 아기를 처음 품에 안았을 때 아내는 좀 전까지 그렇게 고통스러워하던 표정은 온데간데없고, 환희로 가득 찬 표정이었어요.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을 보니까 저도 눈물이 나더라고요.”



친정부모에게 사랑 듬뿍 받는 남편

첫 아들 낳은 김혜영·김성태 부부, 바다 같은 사랑 품다


그 순간 김혜영은 친정엄마 얼굴이 떠올랐다고 한다. 산후조리 중 젖몸살을 심하게 앓을 때도 힘들게 자식 셋을 키워냈을 어머니를 생각하니 가슴이 뭉클했다고. 더욱이 그의 부모는 세 딸에게 자유를 찾아주려 목숨 걸고 압록강을 건넌 분들이다. 김혜영은 “이제야 ‘자식을 낳아봐야 부모 마음을 안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알 것 같다”고 말했다.
늘 맏딸 걱정에 마음을 놓지 못했던 부모님은 그가 남편을 집으로 데려와 “결혼하고 싶은 사람”이라고 소개하자 뛸 듯이 기뻐했다고 한다. 2005년 첫 번째 결혼생활에 실패하고 한동안 힘겨운 시간을 보낸 그가 드디어 새 짝을 만났다는 사실에 마냥 흐뭇해했다고. 더욱이 부모님은 남편의 활달하고 붙임성 있는 성격을 무척 마음에 들어 했다고 한다. 김성태는 “솔직히 혜영이는 얼굴이 알려진 사람이고 저는 일개 무명배우인데도, 장인 장모님께서 그런 조건을 따지지 않고 결혼을 허락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요즘 친정아버지는 남편 목소리를 듣고 싶다면서 하루에 한 번씩 전화를 하세요. 지난해 유학을 떠난 막내 동생 뒷바라지하시려고 부모님이 함께 캐나다로 떠나셨거든요. 임신했을 때 남편이 저한테 잘하는 모습을 보시고는 ‘이제 마음을 놔도 되겠다’며 고마워하셨어요. 제가 워낙 외로움을 많이 타고 예민한 성격이라 걱정이 많으셨거든요. 바로 밑 여동생도 결혼을 앞두고 ‘언니 옆에 형부가 있어 너무 좋다’며 눈물을 글썽였을 정도예요.”
98년 귀순 후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가수, 배우로 바쁘게 산 김혜영은 어느 순간 활동이 줄어들면서 우울한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바쁠 때 일만 하다보니 마음을 툭 터놓고 하소연할만한 친구가 없어 더욱 그랬다고. 심지어 그의 부모는 하루 종일 방에서 꼼짝도 않고 울기만 하는 딸이 걱정돼 거금을 주고 굿을 벌이기도 했다고 한다.
“신기하게 남편을 만나고부터 우울증이 싹 사라졌어요. 아기 낳고 초반에 우울증이 온다고 하는데 저는 그럴 겨를이 없어요(웃음). 힘든 일은 남편이 알아서 다 해주고 항상 옆에 있어주니까 부족함을 못 느끼겠어요. 또 제가 기운 없어하면 남편이 먼저 알고 어떻게든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려고 애써요. 한번은 출산에 가까웠을 땐데 제가 짜증을 좀 심하게 부렸더니 남편도 속상했는지 슬쩍 밖으로 나가더라고요. 한참을 안 들어와 걱정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맹꽁이 두 마리를 들고 나타나 깜짝 놀란 적이 있어요. 그것도 짝짓기 중인 맹꽁이였거든요(웃음). 제가 다소 정적인 반면 남편은 언제나 유쾌한 사람이에요.”

박지성·김연아처럼 스포츠스타로 키우고 싶어

첫 아들 낳은 김혜영·김성태 부부, 바다 같은 사랑 품다

답답한 도시생활에서 벗어나 전원생활을 즐기고 있는 두 사람의 표정에서 여유가 묻어난다.



김혜영 김성태 부부는 지난해 악극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에 출연하면서 가까워졌다. 김혜영은 이순재의 권유로 여주인공 홍도 역을 맡았고, 김성태는 처음에는 홍도 오빠 역을 맡았다가 홍도 남편 역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덕분에 두 사람의 사랑은 연기에서 현실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김성태는 김혜영이 노래 연습하는 모습을 보고 ‘저 여자가 아내가 돼 아침마다 노래를 불러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김혜영 역시 첫 인사를 나누던 날 남편의 눈빛을 보고 ‘저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하는 궁금증이 일었다고 한다. 서로에게 처음부터 호감을 느낀 두 사람의 관계는 공연 연습이 한창 무르익어가던 무렵, 감자탕 집에서 소주 한잔을 기울이던 중 김성태가 ‘사귀어보자’는 말을 먼저 꺼내면서 급진전됐다.
“그날 새벽에 혜영이한테 전화가 왔어요. 한참을 흐느껴 울더니 ‘저 많이 부족한 여자예요’하고는 전화를 끊더라고요. 순간 ‘드디어 됐구나’ 싶었죠. 너무 기분이 좋아서 그날 한숨도 안자고 혜영이 미니홈피를 샅샅이 훑었어요(웃음).”
“감자탕 집에서 헤어진 뒤 집 앞에 차를 세웠는데, 비가 하도 구슬프게 내려서 기분도 센티멘털해졌어요. 남편의 말이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으면서 저 역시 그 말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죠. 남편한테 전화를 걸고 싶은데 계속 눈물이 나서 열 번 정도 걸었다 끊었다를 반복했어요. 결국 눈물을 다 닦고 전화를 한 거였는데 남편 목소리가 들리니까 저도 모르게 또 눈물이 나더라고요(웃음).”
‘울보’ 김혜영에게 남편과 아들은 삶의 이유나 마찬가지다. 아이가 태어나자 엄마로서 책임감이 더욱 커졌다는 그는 “아이 앞에서는 좋은 모습만 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자 남편은 “아내가 아이를 과잉 보호할까봐 살짝 걱정이 된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저는 시골에서 자라 상관없는데 혜영이는 어려서부터 곱게 자라 혹시 휘성이가 밖에서 맞고 들어오기라도 하면 난리 날 것 같아요(웃음). 그래도 아이는 남자답게 씩씩하게 키울 거예요. 갯벌에서 낙지도 잡고 진흙탕에 뒹굴면서 축구랑 야구도 하고요. 앞으로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일들이 많다는 게 행복합니다.”
부모가 다 배우인 만큼 아이에게 거는 기대감도 남다를 텐데, 김성태는 아이가 원하면 연기를 시키겠다는 반면, 김혜영은 아이만큼은 다른 길을 열어주고 싶다는 의견이다. 예를 들면 박지성, 김연아처럼 스포츠 스타로 키우는 것도 좋겠다는 바람이다.
김혜영은 조만간 새 음반을 낼 계획이다. 그가 임신했을 때부터 들어오는 일을 다 사양하고 아내 곁을 지켜온 남편 김성태도 빠른 시일 내에 다시 무대에 설 생각이다. 전주시립극단 출신인 그는 99년 서울로 올라와 극단 연우무대에서 연기를 다진 뒤 2002년부터 영화 ‘피아노 치는 대통령’ ‘마을금고 연쇄습격사건’ ‘강적’ ‘내 머리 속의 지우개’ 등에 조연으로 출연했다.
미래에 대한 불안함을 접고 새로운 희망을 꿈꾸는 김혜영·김성태 부부. 둘 아니 셋이기에 어떤 어려움도 이젠 두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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