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청순한 외모로 ‘바람아 멈추어다오’ ‘그 이유가 내겐 아픔이었네’ 등을 히트시켰던 가수 이지연(38)이 18년간의 결혼생활에 종지부를 찍었다. 지난해 10월 자신이 거주해왔던 미국 조지아주 한 법원에 이혼소송을 제기, 11월 이혼절차를 마무리한 것. 국내 언론에 자신의 이혼관련 기사가 뒤늦게 쏟아지자 그는 지난 연말 자신의 팬카페를 통해 “1년 반 전부터 별거했고, 최근 이혼했다”고 털어놓았다. 그가 밝힌 이혼 사유는 성격차이. 그는 “그동안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려고 많이 노력했지만 세상에는 노력해도 안되는 일이 있더라. (이혼 원인은) 자아가 무척 강한 나의 불찰”이라며 남편을 감싸는 모습을 보였다.
사실 이지연의 결혼생활에 문제가 있다는 소문은 지난해 여름부터 흘러나왔다. 지난 90년 언더그라운드 가수 정모씨와 미국으로 건너가 가수활동을 중단한 채 평범한 주부로 살던 그가 유명 요리학교에 다니면서 식품영양사·식품위생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지연 셰프 백’이라는 전문 요리사 전문 가방 사업을 시작하는 등 개인적인 행보를 보이기 시작한 것. 더욱이 지난해 9월 출연한 MBC ‘네버엔딩 스토리’에서 남편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의혹이 커졌다. 지난 2006년 겨울, 한 콘서트 무대에 서기 위해 이지연과 일시귀국한 남편은 팬미팅에 함께 참여, 소소한 부분까지 직접 챙겼었다. 하지만 측근들은 이혼설을 부인했다.
그러나 되짚어보면 이지연은 팬카페를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이혼 전후 자신의 복잡한 심경을 고백했던 걸로 보인다. 이지연은 당시 “개인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때로는 주저앉아 일어나고 싶지 않다. 하지만 잠시만 주저앉고 잠시만 아프고 잠시만 울고 다시 걸어야 한다는 걸 안다”며 “세상을 살다 보면 힘든 일과 부딪치고, 좌절하고 넘어지고 부서지고 깨진다. 인생은 결코 쉽거나 아름답기만 한 건 아니다. 이를 깨닫고 나면 아픔과 상처로부터 조금은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자신의 인터넷 미니홈피 메인화면에 “지연 힘내! 주님께서 지켜주신단다”는 글을 적어두기도 했다.
성격차이로 이혼, 신장결석으로 응급실 실려가기도
아이가 없다는 점 또한 이혼사유로 꼽힌다. 이지연은 결혼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를 가졌지만 자연유산 됐고, 3년 전 임신했지만 또다시 유산을 경험해야 했다. 그는 한 방송과의 인터뷰를 통해 “뜻대로 되지 않아 속상하다. 순박한 모자(母子) 인형을 보면 아기를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잡지에 나온 예쁜 아기사진을 욕실에 붙여놓기도 한다. 남편이 아기를 굉장히 원한다”고 말해 주위의 안타까움을 사기도 했다.
이지연은 전문 요리사 가방 사업과 요리를 하며 이혼의 아픔을 이겨내고 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여전히 인터넷 미니홈피를 함께 사용하고 있다. “별거를 결심했을 땐 두 사람 모두 힘들고 괴로웠는데, 지금은 담담하고 편안해졌다”고 심경을 밝힌 이지연은 “남편과 친구 관계로 지낸다. 착한 사람이니 부디 행복하길 빈다”고 말했다. 아울러 “양가 부모님께 죄송하다. 부모님이 나를 부끄러워하지 않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담담하게 자신의 심경을 고백했지만 그간 적잖이 마음고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최근 신장결석으로 응급실에 실려갔다고 한다. 5년 전 담석증으로 고생하다 담낭제거수술을 받았던 그는 “극심한 통증을 참지 못해 ‘하나님, 이제 아무것도 필요 없어요. 이 고통만 없애주세요’라고 울부짖었다. 다행히 몸속에 있던 돌이 다 빠져나갔다. 건강하게 새해를 맞이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이혼의 아픔을 이겨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가을 출시한 ‘지연 셰프 백’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사업을 확장하려는 것. 그는 “세계 최고의 판매량을 자랑하는 독일의 한 칼 회사와 미팅이 있어서 곧 뉴욕으로 떠날 예정이다. 이렇다 할 단계는 아니지만 그 회사에서 먼저 ‘지연 셰프 백’에 호의를 가지고 이뤄지는 만남이라 기대된다”고 말했다. 2월부터는 사업으로 미뤄뒀던 요리도 다시 시작할 예정. 이지연의 요리솜씨는 수준급으로 미국 라스베이거스 전미요리사협회 주최 요리경연대회에서 동남부 지역대표로 출연해 은메달을 따기도 했다. 아울러 요리책도 출간할 계획이다.
무엇보다도 팬들이 기다리는 건 가수로서의 활동재개가 아닐까. 하지만 그는 이 부분에 대해서 어떠한 말도 남기지 않고 있다. 기회가 생기면 자연스레 무대에 오를 생각은 있지만 “5년 안에 애틀랜타 톱 10 셰프로 뽑히는 게 꿈”이라며 가수보다는 요리사·사업가로 성공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 그가 어떤 미래를 선택하든 자신의 길을 당당하게 개척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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