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네기홀에서 두 번째 공연을 갖고 스스로 ‘여유로워지고 성숙했다’고 느꼈다는 임형주.
‘천상의 목소리’ 팝페라 테너 임형주가 첫 스페셜 앨범을 발표했다. 4집 ‘더 로터스’가 나온 지 2년, 크리스마스 앨범인 ‘화이트 드림’을 선보인 지 1년 만이다. 이번에 발표하는 ‘이터널 메모리’는 출시하기도 전에 각종 온라인 음반 사이트 종합 예약순위에서 1위를 기록했다. 큰 사랑과 관심을 쏟아준 팬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만든 이번 스페셜 앨범에는 그동안 공연 현장에서 열광적인 반응을 끌어냈던 노래들을 골라 실었다고 한다. “공연에서 즐겨 불렀던 노래, 관객이 좋아하시던 노래들을 모아 이번 앨범을 만들었어요. 그러니까 이번 앨범은 관객과 저 임형주, ‘우리’가 함께 나눈 불멸의 추억(이터널 메모리)이라고 할 수 있지요.” 임형주에겐 30, 40대 여성팬이 많다. 공연장에 가면 초등학생 자녀 손에 CD를 쥐어 보내 사인을 받아 가는 주부팬들을 종종 만날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이번 앨범에서는 7080세대라고 불리는 30, 40대 팬들이 반가워하고 익숙하게 들을 수 있는 곡을 많이 넣었다. “‘예스터데이(yesterday)’나 ‘위다웃 유(without you)’ 같은, 제가 무척 좋아하고 공연에서도 자주 불렀던 올드팝 명곡들을 실었습니다. 주위의 30, 40대 분에게 자문을 구했고 그중 10대, 20대도 알고 좋아할 만한 노래로 골랐지요.”
특히 그가 어려서부터 좋아했던 가수 나나 무스쿠리의 ‘온리 러브(only love)’를 녹음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한다. “어머니가 나나 무스쿠리를 좋아하셔서 저는 어머니 배 속에 있을 때부터 그분 노래를 들었어요. 저에게 ‘천상의 목소리’라는 수식어를 붙여주셔서 감사하지만 저한테 ‘천상의 목소리’는 바로 나나 무스쿠리였고 이번 앨범에 넣은 ‘온리 러브’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예요. 초등학교 때부터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흥얼거리며 따라 불렀던 이 노래를 들으면 지금도 그 옛날로 돌아간 것 같은 아련한 향수를 느껴요.”
나나 무스쿠리와 자신이 추구하는 음악세계가 비슷한 점이 많아 더욱 각별한 애착을 느낀다는 임형주는 이 노래를 통해 나나 무스쿠리를 잘 모르는 젊은 세대에게 그녀의 음악을 소개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한다.
그 밖에도 이번 앨범에는 팬들을 위한 깜짝 선물로 트로트곡 ‘사랑밖엔 난 몰라’를 넣었다.“2005년 신년 콘서트에서 ‘사랑밖엔 난 몰라’를 불렀는데 무척들 좋아하셨어요. 제 또래들도 이 노래는 다들 잘 알고 있고요. 영화 ‘너는 내 운명’에 나왔대요.” 빈·프라하·도쿄·서울을 오가며 유명 오케스트라와 작업한 다른 곡들과 달리 ‘사랑밖엔 난 몰라’는 피아노와 기타로만 이뤄진 반주에 임형주만의 부드럽고 감미로운 감성을 담았다고 한다. “아직 절절한 사랑을 해본 적은 없어요. 저는 사랑보다는 성공과 커리어를 인생의 전부로 놓고 정신없이 몰두하는 스타일이거든요. 하지만 아주 가끔은, 모든 것을 다 잃어도 좋을 그런 사랑을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볼 때가 있어요. ‘사랑밖엔 난 몰라’는 그런 감정을 담아 불러봤어요.”
예민하고 완벽주의자인 자신 많이 놓아주고 싶어
팝페라 테너 임형주는 공연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던 곡을 모은 스페셜 앨범 ‘이터널 메모리’를 발표했다.
핏줄이 들여다보일 듯 맑고 투명한 얼굴 피부가 인상적인 그는 이제 스물한 살. 열일곱 살이던 2003년 대통령 취임식에 애국가를 불러 일약 ‘애국가 소년’으로 유명해진 이후로 지금까지 한순간도 쉬지 않고 달려왔다. 카네기홀에서의 데뷔 독창회, 소니뮤직과 전 세계 음반 유통계약, 일본과 대만에 앨범 진출, EMI 클래식의 세계 팝페라 스타 선정, 그 밖에 지면이 넘쳐 일일이 적을 수 없는 수많은 공연과 행사 등으로 숨 가쁘게 커리어를 쌓아왔다.
“가끔 ‘애국가 소년’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니는 게 지겹지 않으냐는 말씀을 하시는데 저는 지금도 국가의 큰 행사에서 애국가를 불렀다는 걸 영광으로, 자랑스럽게 기억하고 있어요. 끝도 안 보이는 4만8천 명의 군중 앞에 서 있을 때는 그 전에도 후에도 없을 만큼 떨렸지요.”
얼마 전에는 전 세계 음악인들의 꿈의 무대인 카네기홀에서 4년 만에 두 번째 공연을 가졌다. ‘예전처럼 떨지 않고 즐겁게 여행하듯’ 콘서트를 마치고 나서 ‘이제는 많이 여유로워지고 성숙했다’는 자신감이 느껴졌다고 한다.
내년에는 데뷔 5년째를 맞아 준비하고 있던 정통 클래식 앨범을 선보일 계획이다.
“팝페라 테너로 데뷔 인사를 드렸지만 언젠가는 클래식을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클래식 앨범 발매를 기념해 유럽 7개국에서 테너 독창회를 열게 되는데 이때 현재 휴학 중인 학교(이탈리아 산펠리체 음악원)에도 다녀올 예정이라고. 이어서 데뷔 5년 기념으로 시드니·파리·모스크바·도쿄·토론토 등 5대 도시를 도는 월드투어를 열게 된다. 몇 년째 구상해온 음악 잡지도 내년이면 선을 보여 “쉼 없이 도전하는 임형주”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고 한다.
“예술가들이 다 그렇지만 저도 너무 예민하고 완벽주의 성향이 있어요. 그래서 여자친구도 아직 없잖아요(웃음). “요즘에는 종종 임형주, 너 이제 겨우 스물한 살이야, 그러니 스스로를 좀 편하게 놓아줘!” 하면서 타이르고 있어요. 그러다가도 또 생각해보면 하고 싶은 일이 너무나 많은 거예요. 앗, 벌써 스물한 살이나 먹어버렸잖아! 하면서 마음이 급해진다니까요.”
임형주가 ‘영원한 추억’을 담아 팬들에게 선물하는 노래들은 12월24·25일 고양아람누리 아람극장에서 열리는 ‘임형주의 화이트 크리스마스’ 콘서트에서 직접 감상할 수 있다.
공연기간 12월24일 오후 8시, 25일 오후 7시 장소 고양시 고양아람누리 아람극장 입장료 VIP석 11만원, R석 8만8천원, S석 7만7천원, A석 5만5천원, B석 3만3천원 문의 02-3471-88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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